네 곁에 있어 줄게 : 소년재판과 위기 청소년을 바라보는 16개의 시선

네 곁에 있어 줄게 : 소년재판과 위기 청소년을 바라보는 16개의 시선

$18.00
Description
소년재판, 소년사건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담다
소년재판 담당 법관의 문제의식이 낳은 책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류기인 부장판사는 1년간의 소년부 업무를 마칠 즈음, 소년재판 및 보호소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관심과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품게 되었다. 소년재판 담당 법관으로서 비행 청소년에 관한 우리 사회의 선입견과 편견이 생각보다 크고 깊은 현실에서, 한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소년사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줄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소년재판, 소년사건에는 담당 판사 한 사람만이 아니라 여러 기관과 관계자가 그물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법원 소년부 참여관과 조사관, 청소년회복센터 관계자와 정신심리전문가 국선보조인 등 모두 하나같이 부모보다 더 가까이 밀착해 보호소년들을 만나고 아이들의 속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함께 울고 웃는 이들이다. 따라서 오늘 우리 사회의 소년재판과 위기 청소년 실태를 입체적으로 알아 가려면, 오랫동안 위기 청소년들과 함께해 온 소년사건 관계자들의 관점과 목소리가 그만큼 중요하다. 이들 관계자는 아이들 곁에서, 곁이 되어 줌으로써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이들의 숨겨진 아픔과 속내를 비로소 맞닥뜨린다. 소년재판에 관해 좋은 책이 이미 여러 권 나와 있음에도, 류 판사가 굳이 다양한 현장 관계자의 관점과 목소리를 담은 책을 기획하고 집필에까지 적극 참여한 이유가 여기 있다.

저자

류기인,최형록,전미연,유수천,박선옥,손예진,박현숙,조정혜,최윤희,반경민,

저자:류기인
앉으나서나보호소년생각이뇌리를떠나지않는창원지방법원소년부판사로,매달2백건씩쏟아져들어오는소년보호사건기록에파묻혀지낸다.안타까운환경에서비행의길로내몰린보호소년들이올바른삶의방향으로나아가기를바라고늘기도하면서,보호소년들의목소리에귀기울이고곁에서함께걷고자‘걷기학교’에진심을다하고있다.한아이를바르게키우기위해서는온마을이나서야한다는마음으로소년보호재판실태를알리고보호소년에대한공동체적관심을일깨우기위해이책을기획하고함께글을썼다.

저자:최형록
법원공무원으로27년간다양한법원업무를경험했으며,현재는창원지방법원형사과서무계장으로근무하고있다.창원지방법원소년부참여관으로일했던2년은,재판받는소년들을통해청소년의성장과정을가까이서지켜본희로애락의시간이었다.교화와성장에초점을맞춘소년법특성상다양한기관이다방면으로협력하는과정에서관계자들의숨은노고를확인하고몸소경험했다.비행청소년문제는처벌과제재보다공감과이해에기반하여근본원인을먼저생각하는방향으로접근해야한다는사실을깊이인식하게되었고,이와관련한경험을글로풀어냈다.

저자:전미연
정신병원에서임상심리사로근무하다가우연한기회에창원지방법원가사·소년조사관으로서근무하게되었고,현재는서울가정법원아동보호조사관으로일한다.창원지방법원소년부에서함께한걷기학교당시체득한걷기운동,함께책을쓰며익힌한줄글쓰기등을실천하면서인생의경험치를넓혀가는중이다.40대중반에늦둥이막내딸아이를출산한덕분에20년넘게육아만했는데,소년재판을받는아이들을만나면서인간을사랑과존중의눈길로바라볼수있게되었다.그런아이들을위해훌륭한조사관이되려고오늘도수고를다하는중이다.

저자:유수천
해군에서정년이될때까지36년간복무한후사회에이바지할일을찾다가천종호판사와의인연으로청소년회복센터를1호로개소했다.샬롬청소년회복센터센터장이자창원지방법원국선보조인으로,청소년들에게가정이라는울타리안에서함께나누고배려하며살아가는법을가르치고있다.아이들이자신의지나온시간을돌아보고앞으로나아갈힘을키우기를바라는마음으로곁에서함께해왔다.아이들과함께하는탁구교실을자체운영하면서탁구를통해사회생활의규칙과예절,책임까지일깨우며,경쟁심이아닌성취감,자존감,공감능력을키워주려힘을쏟고있다.

저자:박선욱
“잘먹고!잘자고!잘웃자!”외치며아이들에게넓고큰세상을가르치는샬롬청소년회복센터소장.‘지금은비행청소년이더라도언젠가평범한어른이될것’이라는믿음으로아이들과생활하고있다.어려서부터초등학교교사와보육원원장을꿈꿀정도로아이들을좋아했으며,중학교1학년때부터지금까지교회학교교사로활동할정도로아이들을오랫동안만나왔다.길을가다가도아이들의싸움을보면중재라도해야직성이풀렸다.‘아이들은순수한아이들일뿐이다’라는한결같은태도로아이들을대하고있다.

저자:손예진
누나에서선생님으로,보호소년들과함께성장해온새빛청소년회복센터사무국장이며보호상담원일도겸하고있다.새빛청소년회복센터는스무살되던해부모님이시작한곳이다.대학생시절주말마다부모님일을도우며아이들의‘누나’로첫걸음을내디뎠고,이후정식선생님이되어올해6년차를맞았다.부모님의헌신과사명을소중하게품고서,그뜻을겸손히이어가기위해한걸음씩나아가는중이다.아이들과울고웃는과정에서결혼도하고아내와엄마가되어새빛의이야기를함께만들어가고있다.

저자:박현숙
소망청소년회복센터센터장으로주택가한가운데서보호소년들과함께생활하면서이아이들이세상과이어질수있는연결고리를찾기위해노력하고있다.미운오리새끼같은아이들이이곳에서함께어울려살면서각자의연약함을인정하며배려와사랑을배워가는일상을가꾸고자날마다힘을쏟는다.때로는이웃의불편한시선과편견을느낄때도있지만,아이들에게인사성을강조하고골목길도청소하도록독려하면서좋은이웃이되는법을가르친다.보호소년들의엄마로서언젠간이아이들이백조가될수있으리라믿으며비전을심어주고있다.

저자:조정혜
청소년지원시설로뎀의집책임자로,26년째위기청소년들과울고웃으며살아왔다.함께한세월에비추어누구보다아이들을잘이해하는줄알았는데,시간이흐를수록10대의언어와생각이낯설게느껴지기도한다.청소년들이‘내일’보다‘지금여기’를더중요시한다는사실을자주경험하고있으며,국선보조인활동이힘들어한동안접었다가2년전부터다시참여하고있다.비행청소년을향한기성세대의변함없는편견과고정관념을바꾸기위해작은행동이라도필요하다는생각때문이었다.청소년을바라보는인식이점차개선되길바라며,공감을끌어내고픈마음을담아이글을썼다.

저자:최윤희
승려로30년넘게작은절을운영하던중,청소년을위해힘이되어줄어른이필요하다는천종호판사의권유로두아이의위탁보호를맡은일이계기가되었다.교육비지원은마다하면서도‘좋은일은마다하지말자’는일념으로경남함양군소재자비사암자에서청소년위탁보호를시작했다.이후경남거창에정식으로연지청소년회복센터를열었고,센터장으로서아이들과지금까지함께지내면서더불어살아가고있다.

저자:반경민
청소년과전혀관련없는일을하다가서른한살에연지청소년회복센터직원으로근무하기시작해이제는어느덧7년차를맞은연지청소년회복센터사무국장.생각지도못한,비행청소년과함께하는일이처음에는부담스럽고어렵기만했지만,점점더이일에가치를느끼며아이들과부대끼며살아가는하루하루를소중히여긴다.이과정에서달라진생각과삶의변화를글로풀어내이책에담았다.2019년청소년복지시설운영성과보고대회공모전우수사례에서여성가족부장관상을수상했으며,현재창원지방법원소년부국선보조인이자위탁보호위원으로도활동하고있다.

저자:이수봉
창원지방법원지정수강기관인경남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소장으로,지역사회에서소외되고보호받지못하는아동·청소년에게관심을쏟고있다.이학박사로여러대학에서가족복지론,아동복지론등을강의하면서,창원지방법원소년부국선보조인이자위탁보호위원,화해권고위원으로비행청소년들의멘토역할을12년째이어오고있다.국선보조인으로서보호소년들과의오랜상담경험을통해,따끔한훈계이전에따뜻한돌봄이늘선행해야한다고믿으며오늘도아이들목소리에귀를쫑긋세운다.

저자:이호정
잘생기고따뜻한마음을지닌초등생두아들을키우는워킹맘.경남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교육실장으로근무한지8년차로,창원지방법원소년부정신심리전문국선보조인으로활동하면서화해권고위원,위탁보호위원,김해교육지원청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위원으로도참여하고있다.대학원에서사회복지학을전공했으며,청소년들곁에서그들의이야기를귀담아듣고공감하는시간을소중히여긴다.이일을천직으로생각하면서청소년들과더불어하루하루젊게지내는날을행복하다고느끼며살고있다.

저자:김종임
다양한심리적어려움을겪는이들을돕는상담과연구활동에힘을쏟는마음나눔심리상담연구소소장으로,대학교와평생교육원에서교육학및교육심리를강의하고있다.아울러창원지방법원위탁보호위원과이혼상담위원,국선보조인으로활동하면서비행청소년,장애인,범죄피해자등사회적취약계층에대한관심과지원활동을지속적으로펼쳐왔다.자살예방및비행예방교육,장애인직무훈련등여러방면에걸쳐우리사회의긍정적인변화를이끌어내기위해오늘도변함없이힘을쏟고있다.

저자:박정숙
아이들과만날때가가장즐거운청소년상담사로,‘내자식잘키워보자’라는욕심으로상담공부를시작했다.중학교에상주하는학교폭력상담사로일하면서자살,가출등심각한청소년문제를현실로체감하게되었고,마음이어려운청소년과부대끼며비행예방에보람을느끼면서청소년상담에빠져들었다.보호관찰소특별범죄예방위원,보호관찰위원으로서보호소년을상담하기도했다.현재창원지방법원소년부국선보조인,위탁보호위원으로활동중이며,남들은힘들지않냐고묻지만오늘도즐겁게아이들을만나러간다.

저자:이순화
아이를있는모습그대로가만히들여다보고품어주는어른이기를소망하는,‘아이들곁’이가장행복한전문상담사.대학에서가족상담및치료,상담심리학을가르쳤으며,14년째창원지방법원소년부와함께하면서국선보조인,위탁보호위원,화해권고위원으로활동하면서법무부창원청소년꿈키움센터에서아이들과보호자를만나고있다.“밥먹자”“뭔가사정이있겠지”“제대로야단맞자속후련~해지게”“더나빠지지않게딱거기까지만”같은말을자주쓰면서,오늘도가슴한구석을비워놓은채아이들을기다린다.

저자:조원교
교도소재소자를대상으로하는인성교육강사로활동하면서가족관계회복에관심을가진일을계기로,위기청소년및그부모와의만남이시작되었다.창원지방법원소년부위탁보호위원을시작으로마산지원가사조정상담위원과소년부국선보조인으로활동하고있다.10여년전창원가족상담연구소를개원하여개인및가족상담을해오고있으며,창원시가족센터가족상담전문가및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폭력예방통합교육전문강사로서건강한가정과안전한사회를만드는데작은역할이라도감당하고자오늘도온힘을쏟고있다.

목차


추천사오선화ㆍ박보희ㆍ도춘석
머리말함께빚어갈미래를꿈꾸며_류기인

1부.소년법정의안과밖
1.곁에있어줄순없을까_류기인
2.소년법정의안과밖_최형록
3.극한직업소년조사관_전미연
4.전쟁처럼살아온아이들에게평안을_유수천
5.날선아이승현이_박선옥

2부.지금도너희를기다려
6.새로운빛을기다리며_손예진
7.현민이의아픈성장담_박현숙
8.나는오늘도소녀들을기다린다_조정혜
9.엄마가된스님_최윤희
10.미워도다시한번_반경민

3부.곁에서,곁이되기
11.더나은마무리를위하여_이수봉
12.아이들의숨은목소리_이호정
13.내작은아이들과함께한여정_김종임
14.어른들은정말몰라요_박정숙
15.따뜻하면서엄격하게_이순화
16.보호소년곁,동행자의길_조원교

부록.곁이되어걷는‘걷기학교’이야기_류기인
1.함께가는길이아름답다
2.짧지만뜻깊은만남의시간
3.대의와함께한맨도롱한날들

출판사 서평

소년재판,소년사건현장의다양한시선과목소리를담다

소년재판담당법관의문제의식이낳은책
창원지방법원소년부류기인부장판사는1년간의소년부업무를마칠즈음,소년재판및보호소년에대한우리사회의공동체적관심과인식변화가필요하다는문제의식을품게되었다.소년재판담당법관으로서비행청소년에관한우리사회의선입견과편견이생각보다크고깊은현실에서,한아이를바르게키우기위해온마을이나서야한다는마음으로소년사건현장의생생한목소리를들려줄책을내야겠다는생각을한것이다.
소년재판,소년사건에는담당판사한사람만이아니라여러기관과관계자가그물처럼촘촘히연결되어있다.법원소년부참여관과조사관,청소년회복센터관계자와정신심리전문가국선보조인등모두하나같이부모보다더가까이밀착해보호소년들을만나고아이들의속얘기에귀기울이면서함께울고웃는이들이다.따라서오늘우리사회의소년재판과위기청소년실태를입체적으로알아가려면,오랫동안위기청소년들과함께해온소년사건관계자들의관점과목소리가그만큼중요하다.이들관계자는아이들곁에서,곁이되어줌으로써누구에게도말하지못한아이들의숨겨진아픔과속내를비로소맞닥뜨린다.소년재판에관해좋은책이이미여러권나와있음에도,류판사가굳이다양한현장관계자의관점과목소리를담은책을기획하고집필에까지적극참여한이유가여기있다.

격리?배제아닌,‘곁’이되는책임의식으로
“제가잘못한것도있지만,이런가정에서생활하게만든엄마,아빠가벌받아야하는것아니에요?제대로양육하지도않는부모는아무렇지않은데,왜이렇게살수밖에없는제가벌을받아야해요?”(190쪽)
수시로소년재판을받다가결국소년원처분을받게된아이가항변하는이말을철딱서니의단순한원망으로듣고지나칠수는없다.어떤아이라도폭력과학대,무관심과방임,외로움과두려움,배고픔가운데서성장기를보내고있다면,이는명백히어른들의책임이다.그런성장환경을스스로선택할아이는없기때문이다.
개인이든공동체든문제가생기면근본원인을살피고성찰하기보다는문제가된사안자체를하나씩가능한빨리제거하거나수습하려는쪽으로방향을잡는다.격리와배제로담장이나격실에철통같이가두는방안이늘해결책으로제시되는이유다.이런접근으로는결국문제가더욱심화되고악화하여악순환의무한반복에갇히고만다.소속기관과업무,삶의배경이저마다다른열여섯저자들이일관되게‘비행청소년을우리곁에서단호히격리해야한다’는주장에반대하는이유다.저자들은우리의곁을내주고우리가곁이되어주어야한다고한목소리로말하고있다.
“흔히말하는비행청소년,사회질서를어지럽히고범법행동을하는소년들대부분은알고보면잘못을저질러놓고는어쩔줄몰라하며후회하는미숙한아이들이다.범법행동은분명잘못이고,본인이대가를치르고책임져야한다.하지만그아이자체를잘못된존재로보고거부해서는안된다.비행소년을거부하고손을놓아버렸을때그소년이또래들까지더큰범죄에끌어들이며함께집단화·흉포화하는사례도보게된다.”(234-235쪽)

‘추천사’에서부터‘부록’까지,길고깊은울림
이책추천인가운데는창원지방법원소년부및공저자한명과인연이깊은이가있다.자신을가리켜“소문난골칫거리”라고말하면서‘비행을멈추지않아결국장기소년원처분을선고받았다’고밝히는그에게서,추천사부탁을받고나서12시간동안모니터만바라보며고민했다는말을들었다.내가과연자격이있는걸까,내가쓰는추천사가도리어마이너스가되면어쩌나,쓴다고는했는데무슨말을써야하나….고민이길고도깊었을것이다.그런그가추천사지면을빌려창원지법소년부와이책공저자들에게남긴감사인사는깊은울림을남긴다.
“늘혼자라는생각으로두려움에갇혀살던저희곁을묵묵히지켜주셔서감사합니다.가슴으로낳아마음으로키워주신당신들의조건없는사랑이헛되지않도록,비록조금느리지만언젠가세상에꼭베풀수있는어른이되겠습니다.정말감사합니다.”(9쪽)
이책말미에는대표저자인류기인판사가기획하고진행해온‘보호소년들과함께하는걷기학교’이야기가세편나온다.걷기학교를시작하게된계기뿐아니라,걷기학교에참여한아이들과멘토들의간략한소감도함께실려있다.아울러,류판사가보호소년과함께8박9일이라는짧지않은기간동안도보여행을하며대화의시간을보낸‘올레길도보여행’의생생한장면들도담겨있다.

※기획자이자대표저자인류기인부장판사인터뷰는보도자료말미에부록으로실었습니다.

“소년사건현장에서아이들과동고동락한목소리를담고싶었습니다”
―류기인기획자겸대표저자인터뷰

《네곁에있어줄게》(온기담북)는류기인창원지방법원(이하‘창원지법’)부장판사의고민과기획에서시작된책이다.류판사는사법연수원29기로검사3년,변호사8년을거쳐40대초반에법관에임용되어14년째재직중이다.지난2022년2월창원지법소년부를맡아2년반가까이근무해오는동안5천여건의소년재판을담당하면서소년부업무를‘몸에딱맞는옷’처럼여긴다.그가과중한업무에시달리는중에도이책을구상하고열여섯공저자의일원이자대표저자로열과성을다해뛰어다닌이유는무엇일까?‘소년재판과위기청소년을바라보는’열여섯저자의목소리를담은《네곁에있어줄게》출간을앞두고,류판사와서면인터뷰를가졌다.

―책에보면,2023년한해동안창원지법소년부에접수된사건만2천4백건이훌쩍넘어서월평균2백여건의소년사건을하나의재판부에서판사한명이감당한다는내용이나옵니다.
몇몇법원의소년부는과중한업무에시달리고있는데,창원지법소년부도대표적인곳이에요.사건이너무많다보니소년부를맡는첫해는사건처리하기에도급급하지요.소년보호사건특성상신속한처리가필요하다보니평일야근은당연하고,주말에도매주근무를해야했어요.이제소년부3년차가되어업무파악도되고,소년보호재판관련기관들및관계자들의적정한역할분담이아주큰도움이됩니다.

―이렇게업무가과중한부서를굳이맡겠다고지원하신이유가궁금합니다.
저는2011년2월창원지방법원에서법관으로서첫근무를시작했습니다.당시‘호통판사’로유명한천종호판사님이창원지법소년부판사로재직중이셨는데,천판사님과는그때부터개인적으로알고지냈지만소년재판에는관심이없었어요.이후형사항소부배석판사,고등법원배석판사,부산가정법원가사단독판사,대구지법민사단독판사,창원지법형사항소부부장판사,창원지법마산지원장등여러근무지와업무를두루거친뒤새로운업무를지원해야하는시기가되었죠.그때소년부업무를해볼까하는,정말단순한마음으로인사희망원을제출했어요.경남에는아직가정법원이없고창원지법법관인력도여유가없어소년재판업무가과중했음에도막상해보니까제게딱맞는옷처럼느껴졌습니다.그동안검사와변호사,법관으로일해온다양한경험들이모두도움이되었어요.세자녀를키워온경험도,오랫동안교회학교교사로아이들을가르쳤던경험도다도움이되었고요.

―소년부를맡으신이래,가장기억에남는사건이나‘보호소년’이있는지요?
자주듣는질문입니다.수많은소년사건들은저마다다른목소리로다가오는데,그경중을구분하기란참어려워요.무거운사건이라고기억에더잘새겨지는것도아니고,어려운가정형편의아이라고더잘기억해야하는것도아니거든요.모든사건,모든소년이저마다자기목소리를지닌채정신없이지나가지요.제가할수있는일은,‘지금내앞에있는사건이가장중요하다’는마음으로한건한건들여다보는겁니다.그렇게하지않으면엄청난사건들에치여서속수무책이될수밖에없어요.또한의식적으로특정사건을마음에담아두지않으려노력합니다.법정에서도아이들에게말하곤해요.“우리여기서다시는보지말자.나중에잘지내고있다는소문만들어도충분하다.”

―2년반가까운기간동안사건만으로도5천여건,만나신소년들만5천명을웃도는데요.단독저서로도담아낼이야기가차고넘칠듯한데,공저자열다섯분과함께쓰기로기획하고진행하신이유가있는지요?
소년부업무를해오면서소년재판과위기청소년의현실을주변에알리면좋겠다는마음이들었는데,좋은책이이미여러권나와있더라고요.다만,소년사건특성상수많은관계자와기관이연결되어있는데그들의목소리를담은책은찾기가어렵더군요.소년재판에서판사가적정한보호처분을판결하기위해참고해야할수많은자료를만드는데는다른많은관계자와기관의수고가필요하지요.그래서저는법원소년부참여관과조사관,그리고창원지법소년부의특징인청소년회복센터와정신심리전문가국선보조인들의생생한목소리를들려드리고싶었어요.소년재판현장에서오랫동안아이들과동고동락하며부모보다더밀착하여아이들과함께해온분들의다양한시선과목소리를통해오늘이시대의우리아이들이어떤상황에놓여있는지,우리는어떻게해야하는지함께고민하기를바랐던거죠.

―재판업무를넘어,보호소년들과함께시간을보내는‘걷기학교’프로그램을기획?진행하고,심지어8박9일이라는짧지않은기간동안‘도보여행’까지함께하셨는데요(‘부록’263-312쪽).이렇게까지‘걷기학교’에마음을쏟으시는계기가있다면요?
현직교사가학교생활을힘들어하는학생들과주말에걷기학교를함께한경험을담은《토닥토닥걷기학교》라는책을읽은게큰자극이되었어요.소년재판에오는아이들대부분은일대일의관심과사랑이많이결핍되어있거든요.그래서비록짧지만오롯이자신만을위한멘토와함께걷고대화하는시간이작은치유와회복의경험이되지않을까생각했지요.우리형편에맞춰2박3일걷기학교를처음시도했는데,저녁에는참여자전원이모여‘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없는서클대화시간을가졌어요.이렇게멘토-멘티일대일걷기와저녁시간의서클대화를두축으로하는걷기학교에대한반응이정말좋았습니다.이제2년차를접어들면서효과를크게보고있고요.멘토-멘티일대일8박9일도보여행은,사단법인만사소년에서10년넘게진행해온프로그램인데현실적으로멘토가그정도의시간을내기가참어려워요.저역시자녀세명중누구와도단독으로8박9일을보낸적이없거든요.하지만위기청소년들의결핍을이렇게라도채워줄수있지않을까싶었습니다.

―소년강력범죄의증가및흉포화등을이유로처벌강화및형사처벌미성년자연령하향에찬성하는목소리가높습니다.
이책《네곁에있어줄게》를먼저읽어보시라고권해드리고싶어요.책을다읽고나서도처벌강화나연령하향이문제해결의열쇠라고생각하실지되묻고싶은마음이에요.소년사건은죄와벌의균형을찾아가는고유의형사사건이아닙니다.먼저비행의원인을분석하고,개인특성과가정환경등을조사하여재비행의고리를차단함으로써우리사회의평범한소년으로성장할수있는기회를주는보호처분을하고자하는게우선이지요.

―이책을독자들이꼭읽어야하는이유가있다면요?
흔히‘각자도생의시대’라는말들을하잖아요.그러면나만잘살고,우리아이만잘키우면아무걱정없이살수있을까요?우리모두는서로연결되어있고,더불어살아가야합니다.비행청소년이라고손가락질하면서그들을사회로부터격리하고,더엄하게처벌하는것이근본적인해결책이될까요?우리모두함께살아가야한다고생각하는분이라면누구라도《네곁에있어줄게》를읽어주시면좋겠어요.우리사회에는‘곁’을필요로하는아이들이너무많은데,우리가애써외면하고살아가는건아닌지함께고민해보면좋겠습니다.

―끝으로,《네곁에있어줄게》를특별히어떤분들이읽으면좋을까요?
누구보다모든학부모님들이필독서로읽으시면좋겠어요.내아이가잘성장하기를바라며최선을다해뒷바라지하시는학부모님들이,조금,아주조금은자신의‘곁’을우리사회의다른아이들에게도나누어주시면어떨까합니다.우리사회에서이책을읽을필요가없는사람은한명도없다고봅니다.이책을최소한백만독자가읽는정도가되면,우리나라의위기청소년문제는지금보단훨씬더개선되지않을까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