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고 (세계사를 훔친 오류와 우연의 역사)

아메리고 (세계사를 훔친 오류와 우연의 역사)

$17.00
Description
아메리카는 오류와 우연의 역사다
“신대륙을 발견한 항해가인가, 파렴치한 사기꾼인가?”
★ 아메리카 최초의 독립선언문
★ 베스푸치의 여행은 허구인가?
★ 신대륙의 발견자는 누구인가?
★ 인류의 가슴속에 있는 ‘지상의 낙원’
★ 신세계라는 인식을 유럽에 가져오다
★ 베스푸치의 여행문을 부풀린 사람들
★ 세상에 알린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다

신대륙의 최초 발견자는 콜럼버스인데, 어쩌다가 베스푸치의 이름이 신대륙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생애와 신대륙에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역사적 오류와 우연을 추적한다. 또 16세기 유럽의 상황, 신대륙의 발견과 베스푸치에 얽힌 논쟁, 베스푸치의 항해 기록과 열정 등이 흥미진진하면서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긴장감 넘치는 글은 독자들을 500여 년 전 세계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아메리카가 아메리카로 불리게 된 데에는 독일의 수학자이자 지리학자인 마르틴 발트제뮐러의 책임이 크다. 그는 1507년에 출간된 『지리학 입문』에서 베스푸치를 신대륙의 진정한 발견자라고 생각해 신대륙에 “아메리고의 땅 또는 아메리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발트제뮐러의 제안에 따라 모든 새로운 지리학 서적에는 ‘아메리카’라고 표기되었고, 후대인들은 베스푸치가 신대륙의 발견자이며 ‘아메리카’라는 이름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큰 오류로, 이후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아메리카 명명(命名)에 얽힌 오류와 우연의 미스터리를 흥미진진하게 다룬 『아메리고』는 1944년에 발표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고작이다. 『아메리고』는 콜럼버스가 발견한 대륙이 아시아가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구의 네 번째 대륙에 자신의 이름이 붙게 되는 엄청난 영광을 누린 베스푸치에 대한 이야기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위대한 항해가 또는 사기꾼 등 이중적으로 비친 베스푸치의 신대륙 발견의 의미를 조명하고, 역사적 오류와 우연과 오해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읽어내면서 ‘베스푸치 논쟁’의 과정을 규명해나간다. 『아메리고』는 얽히고설킨 이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저자

슈테판츠바이크

저자:슈테판츠바이크(StefanZweig)
1881년오스트리아빈의부유한유대인가정에서태어나빈대학과베를린대학에서철학과문예학을전공하고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1914년제1차세계대전에참전해군종기자로활동했으며,1919년부터1933년까지잘츠부르크에서살다가1934년독일나치의탄압을피해영국과미국으로망명하고1940년브라질로이주했다.그는고난의망명생활속에서우울증에시달리다가1942년브라질의페트로폴리스에서“자유로운의지와맑은정신으로먼저세상을떠난다”는유서를남기고아내와함께동반자살로생을마감했다.
그는방대한인문학적지식,명료한문체,문학적감수성,흥미진진한스토리등을통해자신만의글을쓰는데탁월한재주를지녔다.특히역사속에묻혀있는인물들의생애와행적을추적해그들의내면세계와심리적갈등까지섬세하게묘사해입체적으로그려냈다.대표작으로『발자크평전』,『마리앙투아네트』,『에라스뮈스평전』,『광기와우연의역사』,『다른의견을가질권리』등의평전과『낯선여인의편지』,『감정의혼란』,『체스이야기』등의소설과유럽의문화사와자전적삶의기록을융합시킨회고록『어제의세계』가있다.『아메리고』는그의마지막작품이자,유고작이다.

역자:김재혁
고려대학교독문학과를졸업하고독일쾰른대학에서수학했으며,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릴케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또한독일튀빙겐대학방문교수를역임했다.1994년『현대시』로등단했으며시집으로『내사는아름다운동굴에달이진다』,『아버지의도장』,『딴생각』이있다.저서로『릴케와한국의시인들』,『릴케의시적방랑과유럽여행』,『서정시의미학』등이있다.『노래의책』,『넙치』,『푸른꽃』,『베를린알렉산더광장』,『파우스트』,『네가슴속의양을찢어라』,『두이노의비가』외다수의번역서가있다.고려대학교독문학과교수를역임하고현재명예교수로재직하며핵심교양‘한국시속에살아있는독일문학’을강의하고있다.서정시학상을수상했으며,국제릴케학회정회원이다.

목차

책머리에:신대륙을발견한항해가인가,파렴치한사기꾼인가8

제1장500년항해의역사
서양세계를짓누르는몽롱한잠19|땅과하늘과인간의비밀22|세상의끝까지가본사람들26|포르투갈의위대한도전31|콜럼버스와바스쿠다가마의인도여행37

제2장베스푸치의네번의여행
팸플릿이일으킨센세이션45|인류의가슴속에있는‘지상의낙원’48|아메리카최초의독립선언문55|네번에걸친여행에서발견한섬들에대한편지61|새로운세계와베스푸치가새로발견한땅들66

제3장아메리카가탄생하다
인문주의자들이학교를세우다71|출판업자의허영심과맹목적인헌사77|아메리쿠스의땅,아메리카80|세상에알린사람의이름을따서명명하다85|정복의낱말88

제4장아메리카를둘러싼논쟁이시작되다
두사람의경쟁을부채질하다99|무모한약속102|새로운대륙의발견자106|세르베투스와라스카사스가품은의심과분노111|베스푸치의여행은허구인가120|세상에없는콜럼버스가부활하다124

제5장콜럼버스와베스푸치
베스푸치를위한찬사133|베스푸치가로렌초에게보낸세통의편지137|콜럼버스가베스푸치를칭송하다141|위대한항해가와사기꾼146

제6장아메리고베스푸치는어떤사람인가
다섯번의오류153|서로다르고모순되는여행보고문157|베스푸치의여행문을부풀린사람들161|콜럼버스의아들페르디난드의침묵166|신세계라는인식을유럽에가져오다171|가장학식있는지리학자이자저술가180|불멸의이름을얻다184

옮긴이후기:역사적오류와우연189

출판사 서평

베스푸치,신세계를발견하다

1503년,『신세계』라는팸플릿이출간되자센세이션을불러일으켰다.그것은‘문두스노부스(MundusNovus)’,즉‘신세계’라는제목때문이었다.이팸플릿은인류의가슴깊은곳에묻혀있던‘지상의낙원’에대한그리움을건드렸으며,아메리카최초의독립선언문이되었다.1504년『아메리고베스푸치가네번에걸친여행에서발견한섬들에대한편지』가출간되고,1507년『새로운세계와피렌체출신의베스푸치가새로발견한땅들』과『지리학입문』이출간되었다.

이책들의제목은위험스럽기짝이없을뿐더러,이새로운땅에‘신세계’라는명칭을붙인것도베스푸치이고,이‘신세계’를발견한사람도베스푸치인듯한느낌이들게했다.베스푸치는네번의여행으로당대의위대한항해가이자발견자의대열에들게되었다.이책들은위험스러울정도의속도로베스푸치가신대륙의첫발견자라는허위사실을계속해서유포시켰다.그러나동시대사람들의가슴속은미지의땅에대한호기심으로채워진동시에자극을받았다.“이세상어딘가에지상의낙원이있다면,그곳은멀지않은곳에있을것이다”는한마디말로베스푸치는그시대의가장신비스러운소망을건드린것이다.

베스푸치는어떻게불멸의명성을얻게되었을까?아메리카를발견했기때문인가?사람들에게자신이이대륙에처음으로도착했다고거짓말을했기때문인가?그가명예욕에서이대륙에자신의이름을붙일것을제안했기때문인가?하지만그는이대륙에자신의이름이붙었다는사실을평생토록알지못했다.콜럼버스는자신이첫발을내디뎠던과나하니와쿠바가인도였다는착각속에빠져있었는데,베스푸치는이대륙이인도라는가설을깨트리고그곳이‘신세계’라고주장했다.즉,세계가다른사람들에의해확장된것은사실이지만,사람들에게그것을처음으로진실로인식하게해준사람은베스푸치였다.

베스푸치의영광과치욕

15~16세기에는새로운발견이세상의지식을넓혀주고있던터라시대의호기심은지리학에쏠려있었다.벨저가,푸거가,메디치가같은,독일과네덜란드와이탈리아의상인집안은리스본과세비야등에연락관을두고있었다.이들은계피와후추와생강을어떤길을통하면더싸게운송할수있을지에대해고민하고있었다.그래서지리상의발견여행에대한편지형태의보고서는사람들의호기심을채워줄수있도록면죄부나의료처방전과함께고가(高價)에판매되었다.

당시사람들은베스푸치를새로운대륙의발견자로칭송했을뿐만아니라‘새로운프톨레마이오스’라는별칭까지달아주었다.‘콜럼버스는단순히몇개의섬을발견했지만,베스푸치는새로운세계를발견했다.’아메리카가아메리카라고불리는것은너무나당연한일이었다.더구나마르틴발트제뮐러는“이대륙을아메리쿠스가발견했으므로오늘부터는이땅을아메리쿠스의땅또는아메리카라고불러도무방할것같다”고제안한다.‘버뮤다’가‘후안데베르무데스’에서,‘태즈메이니아’가‘아벌타스만’에서,‘페르난도포’가‘페르낭두포’의이름에서따온것처럼,아메리카역시아메리카를처음으로세상에알린사람의이름을따서명명된것이다.

그러나베스푸치의명성에이의를제기하는사람들이등장한다.이들은베스푸치가언제,어디서,어떤원정에서아메리카에발을들여놓았는가하고물었다.“포르투갈왕의후원과경제적도움을받아”두번의원정에나섰다는말은순전히거짓말이라고했다.그러면서콜럼버스에게서아메리카의발견자라는명예를빼앗으려는의도에서교활하고도고의적으로자신의여행보고문을위조했다고주장했다.베스푸치는야비한범죄를저질러가며불멸의명성을얻으려고음흉하게그것을훔친자였다.

프랑스의철학자피에르벨과프랑스의사상가볼테르는그의무덤에발길질을했으며,미국의사상가랠프월도에머슨은“이드넓은아메리카가도둑의이름을달고있어야하다니참으로이상하다”고비난했다.미국의역사가새뮤얼엘리엇모리슨은“자,아메리고,축배를들자.당신은거짓말쟁이지만대서양횡단항해를세번씩이나했고그이야기를재미있게써서기록으로남겼다”고비꼬았다.반면미국의역사학자대니얼부어스틴은“베스푸치는훌륭한항해가였으며,쥐뿔도모르는사람들이그를욕되게하고있다”고주장했다.

역사적오류와우연은어디에서비롯되었는가?

슈테판츠바이크는이런일이일어나게된배후에는수많은오류와우연과오해가뒤엉켜있다고말한다.이런오류와오해와탐구욕,자신의견해가옳다고생각하는개인의공명심이‘콜럼버스와베스푸치’두사람의위대한항해가사이에생전에는결코있지도않았던경쟁관계를계속해서부채질했던사람들의의해이루어졌다고말이다.더욱이오류의실타래는시간이흐르면흐를수록더엉키게되었다.어떤사람들은아메리카에세례를준대부인그를세계의촉진자(促進者),즉이세상을넓힌위대한인물로,발견자로,항해가로,고명한학자로치켜세웠다.반면,어떤사람들은그를지리학의역사에서더없이파렴치한사기꾼으로몰아붙였다.어떤학자들은베스푸치의무죄를주장했고,어떤학자들은그에게영원한치욕의굴레를씌웠다.

첫번째오류는『새로운세계와피렌체출신의베스푸치가새로발견한땅들』이라는책에그의이름이등장한것이다.두번째오류는라틴어판본에‘라리압’대신에‘파리아스’라는말이찍히는오식(誤植)으로인한것이다.세번째오류는당시27세의젊은지리학자인마르틴발트제뮐러가베스푸치가쓴『아메리고베스푸치가네번에걸친여행에서발견한섬들에대한편지』를근거로해서그의이름을따서신대륙에아메리카라는이름을붙이자는제안을한것에서생겨난다.네번째오류는베스푸치의1497년첫번째여행이모든자료를뒤져도흔적을찾을수없다는의구심에서생겨난다.다섯번째오류는『아메리고베스푸치가네번에걸친여행에서발견한섬들에대한편지』가어떤사람이베스푸치의육필원고를마음대로오용해만들어낸무책임하고자의적인조합물이라는의구심에서생겨난다.

그렇게해서콜럼버스가산타마리아호의갑판에서과나하니해안이멀리서반짝이는것을본1492년10월12일을신대륙의실제적인생일이라고한다면,『지리학입문』이출판사를떠난1507년4월25일을신대륙의세례일이라고부르게된것이다.즉,이책은‘아메리카의세례증서’라고할수있다.마르틴발트제뮐러는아메리고의라틴어인아메리쿠스를제시하면서,다른대륙,즉유럽?아프리카?아시아에여성형의이름이붙었으므로지구의네번째대륙인신대륙에는아메리쿠스의남성형인아메리카라는이름이붙어야마땅하다고주장한다.그후아메리카라는말은공간과시간을훌쩍뛰어넘어불멸의존재가되었다.

‘신세계’라는인식을유럽에가져오다

콜럼버스는자신이발견한땅이신대륙이라는사실을인식하지못했다.그는쿠바는중국의일부이고아이티는일본에속한다고생각했다.중세의스콜라적사고방식에얽매여있던콜럼버스의눈을흐리게만든것은황금과하나님에대한맹목적인믿음이었다.그는모든경험과정보를분석해그땅이인도가아니라새로운땅이라는사실을밝혀낼의지가결여되어있었다.그러나베스푸치는새로발견된이땅은콜럼버스가말한인도나섬이아니라‘신대륙혹은신세계’라는인식을유럽에가져온것이다.즉,콜럼버스는아메리카를발견하기는했지만그것을인식하지못했다.반면베스푸치는아메리카를발견하지는않았지만가장먼저그것을‘신세계’로인식했다.

이러한의미에서베스푸치는실제로아메리카를발견했다고할수있다.왜냐하면모든발견이나발명은그것을행한사람보다는그것의의미와작용을인식한사람을통해궁극적인타당성을얻기때문이다.그리고결정적인역할을하는것은행동자체가아니라그행동에대한인식과그행동의영향이기때문이다.콜럼버스가신대륙을발견했다는공적을세웠다면,베스푸치는콜럼버스의행위에대한역사적해석을통해공적을쌓은것이다.그렇다면그것을정확하게분석해그땅이신대륙임을밝혀낸베스푸치에게그의이름으로신대륙이불리는영광이돌아가는것은당연한일이다.

민주주의를표방하며새롭게태어난신대륙에‘아메리카’라는명칭이붙은것은다행한일이다.식민지총독으로서원주민들을핍박하고많은사람을죽인콜럼버스의이름이아니기때문이다.베스푸치는신대륙을찾겠다는소박한일념으로다른부차적인황금이나향료같은것에대한생각을떨쳐버렸다.따라서표면적으로보면순전히우연적인역사속에도심오한필연성이숨겨져있으며,반대로이여러우연의고리들의본질을파헤칠때비로소필연성이인식된다.세계사는이와같은우연의고리에의해이어지며그안에는또다른필연성이밑바탕에강물처럼흐르고있다.한인간의평범한이름이민주주의나라의이름이되었다는것이갖는의미를생각하면,신대륙의이름이‘아메리카’가된것은결코인류최대의실수가아니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