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갯벌에 산다 (갯벌에서 건져 올린 바다 생물 이야기)

우리는 갯벌에 산다 (갯벌에서 건져 올린 바다 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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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이 먹는 모든 음식의 맛은
갯벌이 만들어낸 맛이다
“갯벌에서 살아가는 생물 32종, 바지락에서 꼬막까지, 매생이에서 다시마까지!”
★ 갯벌을 날다, 짱뚱어
★ 외계인을 닮았다, 개소겡
★ 개의 불알을 닮았다, 개불
★ 제주 해녀가 사는 법, 소라
★ 갯벌에서 건져낸 보석, 개조개
★ 어촌의 곳간을 책임지다, 바지락
★ 갯벌을 지키는 토종의 맛, 매생이

갯벌은 농촌의 논밭처럼 어민들의 텃밭이다. 갯벌은 수천 년 동안 파랑 작용과 조석 차로 인해 바닷물이 굴곡이 심한 해안에 이르고, 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역에 흙과 모래와 영양염류가 퇴적되어 만들어진 ‘바다 벌판’이다. 서해에서 살아가는 바다 생명들의 70퍼센트가 갯벌에서 산란하고 자란다. 그래서 갯벌은 생물자원의 보고(寶庫)이며 지구상에 있는 완전성을 갖춘 마지막 생태계다. 람사르습지를 지정해 보전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습지보전법을 제정해 갯벌을 보전ㆍ관리하고 있다.
우리는 갯바위에서 미역ㆍ톳ㆍ우뭇가사리를 뜯고, 갯벌에서 바지락ㆍ꼬막ㆍ백합ㆍ동죽을 캔다. 그리고 얕은 바다에서 김ㆍ매생이ㆍ파래 등을 맨다. 한 세대 전만 해도 갯벌은 섬살이를 좌우할 만큼 중요했다. 봄이면 바지락, 여름이면 미역과 톳, 가을이면 낙지, 겨울이면 굴 등 사시사철 밥상을 풍성하게 해주었다. 그것이 갯벌의 힘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수온 상승, 해안 개발 등으로 어족 자원이 고갈되었다. 거기에 갯벌을 사유화하고 사업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이에 갯살림은 무너졌다. 갯벌의 살림살이는 인간과 생물과 물새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바다 살림이다.
갯벌은 인간의 곡식 창고이기 이전에 바다 생물의 산란장이자 서식지였다. 깊은 바다에 사는 어류들도 산란철이 되면 갯벌로 나와서 알을 낳았다. 갯벌에는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펄과 모래와 돌, 다양한 해초류가 생활하고 있어 어린 어패류가 먹고 놀고 생활하기 좋다. 때로는 도요물떼새들이 모여들어 먹이 활동을 하는 곳이다. 수많은 새가 심한 먹이 경쟁 없이 갯벌에 기대어 공존할 수 있었고, 작은 규조류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명이 갯벌에 기대어 함께 살아왔다.
김준의 『우리는 갯벌에 산다』는 갯벌 생물들을 통해 갯벌의 역사와 문화, 어민들의 삶, 갯벌 음식, 슬로푸드 운동, 생태계의 변화, 기후변화 등을 살펴본다. 갯벌 생물들은 오랫동안 갯벌에서 살아왔고, 인간에게 먹거리를 제공했다. 인간은 갯벌 생물에 기대어 살아왔다. 갯벌은 생물과 인간이 공존공영하며 살아가야 할 터전이다. 제1부 ‘갯벌은 삶이다’는 김, 미역, 감태, 매생이, 톳, 모자반, 우뭇가사리, 다시마 등 8종, 제2부 ‘갯벌은 단단하다’는 굴, 꼬막, 동죽, 백합, 바지락, 가리맛조개, 개조개, 홍합 등 8종, 제3부 ‘갯벌은 다채롭다’는 짱뚱어, 망둑어, 개소겡, 소라, 피뿔고둥, 전복, 고둥, 군소 등 8종, 제4부 ‘갯벌은 푸르다’는 꽃게, 민꽃게, 칠게, 낙지, 해삼, 멍게, 미더덕, 개불 등 8종으로 모두 갯벌 생물 32종을 살펴본다.
저자

김준

저자:김준
전남곡성산골마을에서태어나중학교를졸업하고광주로이사를했다.고등학교를졸업하고전남대학교사회학과에입학했다.병역을마치고동대학원에진학해사회사,미시사,지역사에관심을가졌다.농촌과농민운동연구로석사학위를마친후어촌공동체를연구해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도서문화연구원에서10여년동안연구교수로있으면서섬문화·어촌공동체·갯벌문화등을연구하며우리나라에서는생소한어촌사회학의연구대상과방법을찾고자했다.2008년부터광주전남연구원책임연구위원으로섬·어촌·문화·관광관련정책을발굴하며,섬과갯벌의가치를사람들과나누는글을쓰고있다.또슬로피시운동에도참여하고있다.30여년을섬과바다를배회한것은섬살이와갯살림에서오래된미래를찾을수있다는희망에서다.현재전남대학교학술연구교수로재직하고있다.
그동안『나는갯벌의다정한친구가되기로했다』,『섬살이,섬밥상』,『바다인문학』,『바닷마을인문학』(2020년우수환경도서),『섬:살이』,『물고기가왜?』(2016년우수환경도서,2017년책따세추천도서),『어떤소금을먹을까?』(2014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청소년권장도서,2014년한국과학창의재단우수과학도서),『대한민국갯벌문화사전』,『김준의갯벌이야기』,『바다에취하고사람에취하는섬여행』,『새만금은갯벌이다』,『갯벌을가다』,『섬문화답사기』(전6권),『바다맛기행』(전3권)등의책을펴냈다.또바다와갯벌냄새가물씬나는‘섬과여성’,‘바닷물백바가지소금한줌’,‘갯살림을하다’,‘소금밭에머물다’등해양문화사진전을열기도했다.지금도갯벌과바다,섬과어촌을찾고그가치를기록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갯밭과갯살림
갯벌은갯밭이다5|갯밭의힘8|생물과인간이공존하는갯밭10

제1부갯벌은삶이다

김바람이불어온다:김
김은토산품이자무역품이었다21|‘태인도김가’가기른것이다23|선생질그만두고,김양식이나하자26|포도알처럼잘붙어라28|바다의반도체29
바다의화폐:미역
고래가새끼를낳은뒤미역을뜯어먹었다32|권문세도가들은미역바위에서소작료를받았다35|미역농사와섬돌이37|산모는미역국을먹고수험생은먹지않는다40
매화꽃이피면,감태가익어간다:감태
감태지는중독성이있다42|씁쓸한맛뒤에따라오는단맛44|갯벌이좋고깨끗하다47|탄도에서만난감태48
갯벌을지키는토종의맛:매생이
좋은매산을가려많이올리라52|가슴에멍이들어야맛보는음식54|향토음식에서웰빙음식으로57
섬마을건강과살림지킴이:톳
청보리가출렁이면톳이춤춘다60|바다가땅이고어장이논밭이다63|젖먹이를키우는어머니는톳냉국도못얻어먹는다66
뭍으로올라온바다채소:모자반
도루묵과물메기와학공치가알을낳는곳69|밭을기름지게한다72|잔칫날에는몸국74
바다의쌀:우뭇가사리
끓여서식히면얼음처럼굳는다78|우뭇가사리가밀려오는바당80|우뭇가사리부정판매사건82|우미냉국으로허기를달래다85
바다의불로초:다시마
정약전은다시마를보지못했다88|비행기를타고온다시마90|땅농사와바다농사92|잠자리는없어도다시마자리는마련한다94

제2부갯벌은단단하다

바다의우유:굴
구조개랑먹고살어리랏다101|시어머니,며느리,손자며느리의‘삼대조새’104|늦게피는돌꽃이맛있다106|보리가패면먹어서는안된다109
입앙다문갯벌의참맛:꼬막
참꼬막과새꼬막113|갯밭을튼다116|꼬막밭이사라지면118|꼬막은삶아서바로먹어야한다120
바지락못지않다:동죽
물총을쏘는것같다123|물총칼국수와동죽봉골레파스타125|검은머리물떼새가유부도를찾는이유127|황금갯벌이조개무덤이되다129
조개의귀족:백합
웬만해서는입을열지않는다132|백합은언제부터양식되었을까134|갯벌이무너졌다136|백합이사라지자마을공동체가무너졌다138|다시그레를들고갯벌로나갈수있을까141
어촌의곳간을책임지다:바지락
풍요와다산과순산의상징143|비가오지않으면흉년이든다146|바지락밥상을차리다148
손과팔을1만번넣어야잡힌다:가리맛조개
물가에서캐는마151|맛조개와가리맛조개153|입에서단내가나야잡힌다155|갯벌에서뽑다157
갯벌에서건져낸보석:개조개
육즙도많고살도가득하다161|개조개를캐는영등철163|뱃머리를노랗게칠한잠수기어선165|통영의개조개사랑167
채소처럼맛이달다:홍합
속살이붉다169|진주담치와홍합171|홍합이‘오손생물’인이유173|음식이며천연조미료다175

제3부갯벌은다채롭다

갯벌을날다:짱뚱어
눈이툭튀어나왔다181|짱뚱어는잠꾸러기183|눈치백단짱뚱어185|짱뚱어탕으로가을을맞는다188
어물전에서뛸만하다:망둑어
미끼도없이잡는‘공갈낚시’190|잠자는문어혹은잠자는날치192|회로먹으면맛이좋다194|망둑어와막걸리196
외계인을닮았다:개소겡
장어처럼길다199|명절전후로개소겡을찾는다202|개소겡라면과와라스보구이205
제주해녀가사는법:소라
껍데기가빙빙꼬여있다208|칠성판을지고나가는일210|먹어도한구덕,안먹어도한구덕213
소라가아니라참소라다:피뿔고둥
고둥삼총사216|소라껍데기,주꾸미를유혹하다219|이만한술안주도없다221
칼을대지마라:전복
전복은복어다224|전복은포작인이땄다227|전복양식의어려움229|전복을먹으면사랑에실패한다231
작은것이고향을생각하게한다:고둥
보말도괴기여234|고둥을밥상에올리는일237|특별한겨울음식239
고놈의‘군수’때문에못살겠다:군소
바다달팽이혹은바다토끼242|가장느리다245|바다의산삼247

제4부갯벌은푸르다

조선의왕도탐한맛:꽃게
횡보공자와무장공자253|구운게도물지모른다256|꽃게먹고체한사람없다258|꽃게탕부터꽃게장까지260
민꽃게앞에서힘자랑하지마라:민꽃게
조심해라,손가락잘린다263|춤추는게265|민꽃게는화려하지않다267
도요새와낙지와인간이탐하다:칠게
춤을추는듯해서‘화랑해’다271|물새들이칠게를좋아한다273|낙지도칠게를좋아한다275|칠게를잡기위한함정틀277
가을낙지만한게없다:낙지
낙지는매우영특하다280|뻘낙지,돌낙지,세발낙지282|낙지가귀해졌다284|연포탕에서낙지호롱까지286
귀한것은먼저입에넣고흥정해라:해삼
바다의인삼290|더덕이바다에뛰어들어해삼이되다292|단한줄기진미,해삼내장295
바다에핀붉은꽃:멍게
바다파인애플298|어선에주렁주렁달린붉은꽃300|멍게의반란303
미더덕팔자,아무도모른다:미더덕
물에사는더덕306|오만곳에붙어서잘자란다308|겨울잠을깨우는음식310
개의불알을닮았다:개불
말의음경과같다314|개불은단맛이난다316|개불잡이,목이탄다318

에필로그:다양한생명의공동체,갯벌
갯벌,생명을품다322|갯벌,문화와살림을만들다324|갯벌의주인은인간이아니다326

참고문헌328

출판사 서평

‘바다의반도체’에서‘바다의우유’까지

김은조선시대에토산품이자무역품이었다.그만큼미역과함께중요한재원(財源)이었다.최근에는김수출시장이동남아시아와미국에서유럽,아프리카,중동지역까지확대되었다.또한중국과일본과동남아시아를중심으로한여행객들사이에여행상품으로김이인기이고,중국과러시아와미국까지마른김과조미김이수출된다.2024년기준으로,전남이40만8,000톤(전체김생산량의80퍼센트)을,충남이2만8,000톤을차지했다.김가공공장이가장많은곳은충남지역이다.전국약700개소중에서충남이360개소로51퍼센트를점한다.2023년우리나라의김수출액은1조원을돌파했다.그래서김을‘바다의반도체’혹은‘검은반도체’라고불린다.최고한류식품이라는칭호가붙은이유다.

조선시대에바다에서나는것중에서미역이재산가치가높아미역바위의크기에따라논과밭처럼세금을부과했다.힘이있는권문세도가들은미역바위를차지하고어민들에게서소작료를받기도했다.오늘날에도미역밭은섬사람들에게논밭처럼소중하다.미역밭을마을에서공동으로관리해기성회비나전기요금등마을공공기금을마련하기도하고,뭍으로유학을보낸아이학비도미역을담보로돈을빌렸다.그리고전국을누비면서단골집에미역을팔아쌀과소금을샀다.미역은섬사람들에게화폐였다.

제주해녀들이물질하는곳을‘바당’이라고한다.이곳에서5~6월에우뭇가사리를채취한다.우뭇가사리는자홍색이나검붉은색을띠며해녀얼굴빛과닮았다.해녀는바다에서생활하는시간이많았으니닮는것이당연하다.우뭇가사리철이오기전에도바람과파도가지나고나면우뭇가사리를비롯해미역,톳등이바닷가로밀려온다.이때해녀들은물론이고제주삼촌들은바닷가로나와서우뭇가사리를줍는다.육지에서짓는쌀농사만큼이나우뭇가사리가값어치가있기때문이다.

동서양을막론하고굴만큼오래된바다음식이있을까?굴에는단백질,칼슘,철분등여러영양소가풍부하기때문에‘바다의우유’라고불린다.『고려도경』에굴은서민들이즐겨먹는수산물이라고소개되었다.조선의문인인허균은“동해안에서나는굴은크고좋은데,맛은서해안에서나는것보다못하다”고했다.예부터알려진굴산지는낙동강하구?광양만?해창만?영산강하구등이다.서해안이나남해안에서는기둥을세우고빨랫줄처럼줄을걸어그곳에가리비나조개껍데기에포자가붙은줄을걸어양식하는굴양식이성행했다.특히통영을중심으로거제와고성등이굴양식주산지로전체굴생산량의85퍼센트가넘는다.

제주해녀가사는법

소라는제주의해녀들에게생계수단이며,여행객들이즐겨찾는먹거리다.소라는뭍에서‘뿔소라’,제주에서‘구젱기’라고부른다.제주가아니더라도부산영도,거제나통영,여수거문도,완도청산도등에서소라를맛볼수있다.제주해녀들의물질은‘칠성판을지고나가는일’이라고할만큼고되고위험한일이다.소라는어느지역이건대부분해녀들이물질을해서건져올린다.옛날에는제주살림을책임졌던것이돌미역과우뭇가사리였다.하지만부드러운미역이양식되면서거친돌미역은밥상에서멀어졌다.그런데제주사람들만즐겨먹던소라가육지사람들의입맛을사로잡았다.지금은해녀들을먹여살리고해안마을어장에서제몫을하는것이소라다.소라는긴뿔을바위틈에내리고거친파도를이겨내며제주바다를지킨다.제주를지키는해녀를꼭닮았다.

톳은제주의대표보양식품중하나다.제주는예부터땅이척박해농사일은고되고수확량은많지않았다.뭍과달리칼슘과단백질공급원도적었다.제주우엉팟에채소가있다면바당에는톳과미역이있다는말처럼,톳은제주사람들의영양을보충해주는귀한음식이었다.모자반은제주의대표전통음식이자행사음식중하나인몸국의주재료다.제주에서는큰일을치를때모자반이듬뿍들어간몸국을올려야했다.보통잔치나제사에그지역에서즐겨먹는음식을내놓거나제물로올린다.제주에서는몸국이그렇다.몸국은제주공동체의생활양식이자깨끗한제주바다의지표다.국제슬로푸드협회는‘제주몸국’을‘맛의방주’에등재했다.

감태는바위에뿌리를내리고바닷속에숲을만들어어류등해양생물의서식지를제공하는갈조류해조다.제주와울릉도바다에서서식한다.제주사람들은감태를뜯거나바닷가로밀려온것을모아땔감이나거름으로사용했다.제주의돌미역을채취하는해녀어업은유네스코무형유산과국가중요어업유산등국내외에서인정하는어업유산이다.조선중기의학자인이건이제주도유배생활을시작한1628년부터1635년울진으로이배되기전까지17세기제주의풍토와상황을기록한『제주풍토기』에는해녀를“바다에들어가미역을채취하는여자”라고소개되어있다.

어촌의살림살이를책임지다

매생이농사에서가장힘든것은채취다.작은채취선좌현이나우현에엎드려가슴을붙이고매생이발을들어올려채취해야한다.이렇게겨울철이지나면가슴에멍이든다.포자가잘붙기를기다리며속으로는애간장이녹고,겉으로는가슴에멍이들어야매생이가밥상에올라온다.한편매생이는직접손으로뜯기도하는데,이를‘매생이를맨다’고한다.가리맛조개는어떤가?가리맛조개1킬로그램은큰것이약60개에이른다.100킬로그램이면6,000번,50킬로그램이면3,000번을갯벌에손과팔을넣어야한다.실패한것까지하면1만번에이를수도있다.그리고가리맛조개가담긴자루를뻘배에가득싣고나오면입에서단내가날정도로기력이쇠진해진다.한마디로가리맛조개를뽑는일은극한직업이다.

고둥을밥상에올리는일은시간과노력에비해얻는것이적고번거로운일이지만마다할수없는섬살이다.지금도먼바다섬에는여전히고둥무침이밥상을지킨다.아마갯바위에서고둥이멸종되지않는한,그섬이무인도가되지않는한지속될것이다.어민들에게는자신들의반찬거리이기도했지만,그맛을아는자식들이찾아번거로움을사서하는것이다.저많은고둥을줍느라어민들은얼마나허리가아팠을까?

생일도용출리해변과금곡리다랭이논에새벽부터불빛이분주하다.낮에채취한다시마를건조하기위해서다.아침까지건조장에다시마를너는것을마쳐야한다.오후3시가되면건조된다시마를걷는다.이곳섬주민들의일상이다.5~6월이면다시마건조때문에생일도와평일도바닷가는검은색칠을한것처럼보인다.다시마농사를짓는사람들은‘누울자리는없어도,다시마널자리는마련한다’고했다.다시마를채취할지말지도날씨에따라결정한다.다시마는바다가키우고하늘이가격을결정한다.

충남태안군개미목마을에는좋은굴밭이있었다.겨울철이면마을어귀양지바른곳에굴막을짓고굴을가져와까서팔았다.서해안고속도로가생긴후수도권사람이많이찾아와굴을사갔다.그곳에는시어머니,며느리,손자며느리의‘삼대조새’가있다.시어머니조새는닳고닳아서윤이나고손가락모양으로파였다.손자며느리조새는전혀닳지도않았는데반질반질하다.시어머니가늘곁에두고굴까는법을알려주었으리라.2007년겨울서해안기름유출사고로그굴밭은큰피해를입고사라졌다.

다양한생명의공동체,갯벌

우리나라를대표하는조개를꼽으라면단연바지락이다.인천의장봉도에서부산의가덕도까지바지락을만날수있었다.모래갯벌을제외하고어느갯벌에서나붙임성좋게잘자라는탓에일찍부터양식품목으로사랑을받았다.바지락은번식이쉽고,성장이빠르다.어릴때를제외하면대부분한곳에머물며자라기때문에양식하기좋은수산물이다.어민들에게는소득을,갯벌체험객들에게는즐거움을주는조개였다.그러나겨울가뭄이심하면봄바지락농사는기대하기어렵다.비가오지않고가물면바지락도흉년이든다.섬을개간하거나파헤쳐흙이바다로유입되어도바지락농사를망치기일쑤다.
김제시진봉면민가섬은동진강과만경강이합해지는곳으로영양분이풍부해백합과동죽등조개가많았던곳이다.그런데새만금방조제가완공된후가장먼저육상화가진행되었다.새만금방조제로물길이막히자조개의천국은무너졌다.1960년대와1970년대초반우리나라최대의패류산지는인천송도갯벌이었다.백합과함께다량의자연산동죽이서식해5,000여어민들이생계를유지했던곳이다.‘조개골’이라불리는마을이있을정도였지만,세월이흘러남동산업단지와송도국제도시는이곳을조개무덤으로만들었다.수천년밀물과썰물이만든갯벌이일순간에무너졌다.예전처럼오순도순백합을잡으며정을나누던마을공동체도무너졌다.

서해갯벌에서흔하게볼수있었던칠게가사라지면반찬거리가없어지는것은물론낙지뿐만아니라도요새등물새들의먹잇감이사라져생태계에변화를준다.하지만이것보다더심각한것은갯벌이다.갯벌도매일숨을쉬어야한다.그래야건강한갯벌을유지하고많은갯벌생물에게좋은서식지를제공할수있다.칠게들이갯벌에수많은크고작은구멍을만들면바닷물이갯벌깊은곳까지산소와다양한영양분을공급해준다.

갯벌은수백년동안인간과끊임없이교감하며관계를맺어온‘문화’다.갯벌의가치를경제적가치로환원할수없는것도이때문이다.우리는갯벌에기대어살며풍어제,갯제,씻김굿,어업요등춤과노래와마을의례등다양한문화를만들어냈다.이러한자원들은최근에갯벌축제와생태관광의자원으로활용된다.오랫동안다양한생명이갯벌에의존해살아왔다.

2021년에서천갯벌,고창갯벌,신안갯벌,보성,순천갯벌등‘한국의갯벌(KoreanTidalFlat)’이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에등재되었는데,지금시급한일중에하나가갯벌에서식하는생물종을조사하고어획량을모니터링하는것이다.해안매립과간척사업으로갯벌생물들의어획량이급격히줄어들었다.여기에지구온난화와수온변화도큰영향을미쳤다.양식기술이발달하고양식어업이거대해지면서갯밭의가치와중요성이약화되고있다.어촌이나어촌공동체도약화되고있다.생물다양성은말할것도없고어촌의정체성을지속하기위해서는갯밭이살아있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