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가잖아

여름은 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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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떤 작별은 인사의 얼굴을 하고 온다.
스무 해 동안 잠겨 있던 한여름의 밤,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과 말하지 않는 사람이 다시 만났다.
아버지의 집을 정리하기 위해 스무 해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서연.
그곳에는 열여덟의 여름 사라진 친구 지우와, 기억하지 못하는 며칠이 남아 있다.
물때 냄새와 파도 사이의 정적 속에서 잊었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하고,
서연은 그 여름의 마지막 목격자였던 도현과 다시 마주한다.
우리는 모든 작별의 이유를 알아야만 앞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저자

서린

남겨진 자리에 대해 써 왔다.
시집 『다시, 사랑을 쓴다는 것』에서 사랑이 끝난 뒤에도 계속되는 시간을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그 질문을 소설 속으로 가져왔다.
묻지 못한 안부와 오래 지워지지 않는 자리, 이유를 남기지 않고 떠난 사람과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쓴다.
『여름은 가잖아』는 거제에서 완성한 첫 장편소설이다.

목차

1부 귀향
2부 파헤침
3부 놓아줌
에필로그
작가의 말

출판사 서평

어떤 기억은 머리보다 몸에 오래 남는다. 물이 빠진 자리에서 갯바위가 드러나듯, 잊었다고 믿었던 여름도 어느 날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은 가잖아》는 스무 해 전 사라진 친구와 그날의 기억을 잃은 채 살아온 서연이 고향으로 돌아오며 시작된다. 고향에 돌아온 뒤 서연의 기억보다 먼저 몸이 반응한다. 물때 냄새, 파도 사이의 정적, 오래된 사진과 멈춘 일기.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씩 나란히 놓으며 서연은 오래 잠겨 있던 여름밤으로 다시 걸어 들어간다. 그러나 이 소설이 바라보는 것은 사라진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시간이다. 친구의 이름을 부르지 못한 사람, 같은 마을에 남아 기다린 사람, 매일 방파제에 나가 바다를 바라본 사람. 한 사람의 부재는 끝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삶 속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남는다.
서린은 슬픔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낡은 사진, 몽돌 세 개, 고무줄을 감은 김치통, 조석표 같은 사물과 생활 속에 마음을 남긴다. 그리고 그 곁에는 김치를 건네고, 처마를 고치고, 말없이 기다리는 조용한 사랑이 있다. 어떤 질문은 끝내 답을 얻지 못하고, 어떤 슬픔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은 다시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누군가의 곁에 앉으며 살아간다.
여름은 간다.
그리고 다음 여름은 다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