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칼훈의 랫 시티 (완벽한 세계 유니버스25가 보여준 디스토피아)

존 칼훈의 랫 시티 (완벽한 세계 유니버스25가 보여준 디스토피아)

$25.00
Description
인구소멸에 대한 실험 보고서
출산율 0.7 시대, 제도가 아닌 생식 본능 붕괴가 문제다!
이 책은 정책 설계자들의 뇌를 다시 세팅하라는 경고다

인재가 성장동력인 한국,
인구절벽이 눈앞에 다가오다
K가 붙으면 무조건 흥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다.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으면서 많은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이 눈부시게 높아졌다. 세계 곳곳의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고 싶어 하고, 한국어를 배우려 애쓴다. 불과 1960년대에 보릿고개를 겪고, 외국의 원조를 받았던 나라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다. 한국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도 아니고,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워서 오히려 살기에 척박한 곳이다. 국토의 70퍼센트 이상이 산이고, 넓은 평야는 귀하다. 역사적으로는 외침이 많았고, 강대국들 사이에서 부침이 격했다.

이 모든 상황을 극복해내고 한국의 위상이 눈부시게 높아진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사람, 즉 인재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만큼 높은 교육열, 낮은 문맹률, 탄탄한 인프라까지, 한국은 많지도 않은 인구와 넓지 않은 국토로도 이만큼이나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으리라는 비관적인 평가가 대두되고 있다. 바로 인구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2023년 합계출산율 0.72로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가임기(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자녀수를 말한다. 당연히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출산율 저하 문제는 심각하다는 뜻이다. 한국은 곧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테고, 지금의 젊은 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이렇게나 빨리 늙어버렸을까? 왜 사람들은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을까? 단지 정책을 잘 만들면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어 할까?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정책적으로 보조해서 아이를 키우기 쉽게 하면, 과연 인구문제는 해결될까?

인구 관련 연구자들은 이런 식의 피상적인 접근법과 해결책으로는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라 말한다. 그러니까 단순히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을 넘어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

존애덤스

존애덤스는BBC신세대사상가(BBCNewGenerationThinker)로선정된적이있으며,
《InterferencePatterns:LiteraryStudy,ScientificKnowledge,andDisciplinaryAutonomy》의저자이기도하다.

두사람은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같이근무하면서,다수의논문을발표하며존칼훈실험의역사적,문화적영향에대해공동작업했다.

목차

추천사
옮긴이서문_쥐의곡선,우리의곡선
머리말

1부출현
1장새로운세상
2장존스홉킨스
잭칼훈:거북이농장(1917~1934)
3장볼티모어
잭칼훈:새로가득한첨탑(1935~1946)
4장쥐방제사업
5장타우슨
6장최대인간원형질
7장바하버,월터리드
8장케이시의헛간
9장싱크에서벗어나다

2부이주
10장개인공간
11장정신병원
12장교도소
13장쥐법안
14장우주비행을꿈꾸는사람들
15장수직슬럼가

3부깨달음
잭칼훈:오렌지속의우주(NIMH,1960)
16장풀스빌
17장케슬러현상과유니버스25
18장인기관리
19장진화를위한처방
20장시스템오류
21장생태적평형

종결마지막여정
감사의글
옮긴이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과학의언어로쓰인현대도시에대한실험적우화
칼훈의유니버스25

《랫시티》는존칼훈의삶과연구를다룬다.존칼훈은전설적인연구자로,쥐를가지고한‘유니버스’실험은행동학적인관점에서인구와인간사회의문제를살펴보게한다.물론쥐와인간은일대일로등가치환될수있는존재가아니므로,실험결과를무작정인간사회에일대일로적용할수는없다.그렇다고해도칼훈의연구가시사하는점은크다.
특히‘유니버스25’는단순히쥐의이야기라고는볼수없다.이는과학의언어로쓰인현대도시에대한실험적우화이며,삶의‘공간’과인간사이의‘관계’를들여다보게한다.칼훈은쥐들이포식자도없고배고픔도없는유토피아인‘유니버스’에서살면어떻게될지궁금해했다.사람의개입은먹이통과물병을채우고,깔짚을더하고,환경을깨끗이하는것뿐이었다.이런환경이라면아마도평화롭고이상적인관계를맺고살아가지않을까?
처음A단계는개체들이새로운환경에적응하는시기로,각자의영역을형성하고둥지를만들어서식지를구축했다.‘사회적적응단계’였다.곧개체수가급격히늘었고점점더많은공간을차지하는B단계,즉‘확장기’가다가왔다.개체수는두달마다2배로늘어났다.어린쥐가성체쥐보다3배나많았지만양육은잘이뤄졌고교육을잘받았다.
그러나미묘한변화가감지됐다.이때가C단계,즉‘정체기’다.이시기에두드러진것은사회질서의붕괴였다.암컷과새끼를보호하던수컷들은점차그역할을포기했고,암컷은점차공격적으로변했다.동성간교미행위가늘어났고,출산후새끼를방치하는암컷이늘었다.새끼는정상적으로교육받지못했다.물리적공간이부족했던것은아닌데도이미사회적붕괴의초기단계에접어들었다.젊은수컷은좌절하고거부당하면서점차주변부로물러났다.이단계가끝날때쯤에는이미사회조직은사실상죽음을맞이했다.
마지막D단계는‘멸망의단계’로,대개방치된채자라난쥐들은개인공간에대한감각이없었고욕구나충동을잃었다.공격성도없고구애나교미도하지않았다.무성적이고비사회적인이들은싸우지않았기에상처가없었다.이들은끝없이털을정리하고몸을매만졌으며,먹고마시고자는것외엔하는일이없었다.서로몸을밀착한채앉아있었지만,반대방향을바라볼뿐교류하지않았다.개체수밀도는절정에달했다가점차줄어들었다.아무저항없이상황을받아들인쥐들은차분하고만족스러운상태로지냈고,건강히살다가자연사했다.개인으로서는최적의삶의방식이었으나,전체종에는치명적인재앙이었다.‘아름다운자들’만남은사회는결국서서히죽어갔다.칼훈은마지막단계의개체들이이미오래전에죽었다고여겼는데,“아무것도하지않으면아무의미도없(Youcan’tidentifywithnothing)”기때문이다.
‘유니버스25’의흥망성쇠를가만히들여다보면지금의한국사회와겹치는지점이분명히보인다.문제는C단계에접어들면돌이킬수없다는사실이다.칼훈의실험에따르면,C단계에접어든다음에는무엇을해도이미행동학적으로무너진쥐를되돌릴수없었다.물론우리는인간이므로쥐와는다르고,인간의사회는쥐의조직과는다르게작동한다.그러나과연마음을놓을수있을까?벌써D단계에접어들어‘아름다운자들’이점차늘어나고있는건아닐까?개인적으로최적의삶에길들어인간종은점차멸종되어가는건아닐까?

왜쥐인가?
칼훈의유니버스25가시사하는‘행동의싱크’


왼쪽의그래프는칼훈의유니버스25실험의쥐개체군의인구수곡선이고,오른쪽은대한민국의인구통계곡선이다.급격한성장,완만한정체기,추락하는비가역적하강까지,두그래프는놀라울만큼닮았다.이런유사성은단순히우연으로는보이지않는다.초저출산이라는작금의현상이경제적인선택을넘어신경생태학적위기라고한다면,이위기를어떻게극복할수있을것인가?
칼훈은정체된사회적관계망이인간집단전체를무너뜨릴수있다면서,이를‘행동의붕괴(behavioralsink)’라고불렀다.칼훈의통찰은군집행동연구에서나아가뇌과학,사회학,역사학이융합한연구로확장되었다.이렇게분야를넘나들며행동의싱크를메울방안을고민하게만들었다.
칼훈의실험은1980년대에커다란반향을불러일으켰다.단지쥐로가득한시각적충격때문만이아니라,그실험이인간사회에시사하는바가엄중하기때문이다.그래서그의연구는미국의회회의록에인용되었고,NASA와워싱턴D.C.행정당국,감옥과밀화정책자문에반영되었다.단일생물종에대한실험이도시설계와국가정책에까지영향을미치고정책을바꾼것은전례가없는일이었다.그공로로한때노벨평화상후보로거론될만큼,‘유니버스’실험은예리한통찰을제공하는놀라운연구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