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사서, 도서관에 꽂히다 (문정숙 에세이)

문 사서, 도서관에 꽂히다 (문정숙 에세이)

$15.05
Description
은퇴 후 동네 책방 주인이 소망인
32년 차 도서관인의 생애 첫 책!
어찌 보면 ‘도서관사용설명서’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즈음이면 이용자들이 몰랐던 도서관의 속살을 완벽히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영어로는 ‘Librarian’(라이브러리언)이라 부르고, 한자로는 ‘司書’(사서)라고 쓰고, 우리말로는 ‘사서’라고 읽는 도서관지기들의 보람과 행복과 애환과 왜 ‘사서 고생’인지 그 속내까지 샅샅이 톺아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이 책은 독서를 권하는 ‘책향 안내서’다. 사서 읽은 사서의 책 이야기와 사서 선물한 책 이야기가 가득하고, 도서관 서가에서 만난 한 권의 귀중한 책 이야기와 도서관 이용자들의 좋은 책 추천 응대를 위해 직업적으로 읽은 책 이야기까지 시종일관 간서치적 책 내음이 가득하다.

어찌 보면 이 책은 32년차 전문직 여성 직장인의 은퇴 전 ‘귀거래사(歸去來辭)’다. 아날로그 도서관 마지막 세대이자 디지털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미래형 도서관 첫 세대 사서로서, 이른바 공공도서관의 ‘마처세대’를 경험한 작가는 은퇴 후 작은 책방 주인을 꿈꾼다. ‘사서 고생’에서 ‘사서 고난’을 택하는 이유가 뭘까? 1부 31편과 2부 34편 등 전체 65편의 솔직담백한 문장 행간들에 그 답을 숨긴 50년 차 애서가의 생애 첫 에세이다.
저자

문정숙

천안교육지원청성환도서관관장.도서관과함께여서,늘책이곁에있어행복한사서.걷기와책읽기를좋아한다.은퇴후동네책방주인이되는게소망이다.사서로서의소소한일상이야기가도서관과사서에대해좀더이해하는계기가되기를바라며틈틈이이책을썼다.자기자리에서백조처럼묵묵히일하고있는세상의모든사서들에게응원을보내는32년차도서관인의생애첫책이다.

목차

#01_내이름은문정숙

가을예찬…13
겨울맞이…16
군불,그따스한추억…19
우덜찌리…21
제주도의추억여행…24
고장나버린눈물버튼…27
《아들과나》…30
책한권이주는행복…33
여행가방을싸며…37
땅에게고해성사를…40
미쳐야미친다…43
백김치를담는봄…46
그이를만난후…49
봄타령,꽃타령…52
차향에취해…55
오월예찬…59
《성에》…62
이한장의사진…65
《그남자네집》…68
《퇴계와고봉,편지를쓰다》…72
하얀목련이필때면…75
찜질방에서책읽는재미…78
시골의작은축제…81
구슬을꿰며…84
장항선정지차단기앞에서…87
김장담그는날…90
나는공주다…93
나의아버지…96
내이름,문정숙…99
《늘푸른나의아버지》…102
‘엄마’에대해쓰고싶다…105

#02_나는도서관사서입니다

‘약속’…111
가슴아픈이기주의자…114
가슴속에동시한편…117
가을채비…120
교복입은아이들…123
열람실에서평생교육실까지…127
너희들의그늘에햇빛들기를…130
화요일오후의행복…133
나는도서관사서입니다…136
나의책읽기…139
나이듦에대하여…143
내가아이들에게해주고싶은것들…146
다독다독,내게필요한조언자(助言者)…149
비상(飛翔)…152
도서관을찾는사람들…156
《독서의이유》…160
독후감,그재미없는숙제…163
등수매기는세상…166
또다른말(言),수어…169
발렌타인데이상념…173
소음과함께사는세상…176
‘꿈충전소’…179
문화도부익부빈익빈?…183
유치원생들,도서관에오다…187
도서관책은도서관으로…191
책골라주는여자의봄…194
처음처럼…197
소읍의도서관장…200
축제의장…203
JSofJS…206
데자뷰(DejaVu)…209
여름독서교실을마치고…212
나도신명나게살고싶다…215
12월단상(斷想)…218

출판사 서평

사서로서의소소한일상이야기가도서관과
사서에대해좀더이해하는계기가되기를바라며
세상의모든사서들에게응원을보내는책!!

제1부소제목은‘내이름은문정숙’이다.그리고2부소제목은‘나는도서관사서입니다’이다.이둘을합치면‘도서관사서문정숙’이다.게다가책제목에도자신의성(文)을붙였다.말하자면당당하게자신의이름석자를걸고세상에내놓은첫자전에세이다.

책의서문과도같은글이136쪽에있다.‘나는도서관사서입니다’라는제목의글이다.그글을보면학창시절자신이좋아하던여배우김미숙이어느드라마에선가사서(司書)라는직업으로출연한적이있다.그때드라마속의그녀가우아한모습으로도서관한귀퉁이서가에기대어책을읽고있었는데,그모습에반해사서의꿈을키우게됐다고한다.그래서문헌정보학과로진학했다고한다.

그런데막상사서가되고보니매일책을읽으며우아하게도서대출과반납일만하면될줄알았던기대가산산조각났다고고백한다.도서관에서매일보는건책표지일뿐이고,프로그램기획하랴,수강생모으랴,작가특강에,공연에……,해야할일이너무많아사서들끼리는사서를‘사서고생하는사람’이라고칭하다는고백까지내뱉는다.

그러면서도대부분의에세이는사서로서의자부심과긍지가넘쳐난다.아이들을좋아하는사서라초등학생대상동시프로그램에서행복을느끼고,어르신대상한글문해교육프로그램에서보람을느끼는이야기가책장곳곳을장식하고있다.또는도서관을자주찾던한여성이용자가어느날문학상에당선됐다는소식을듣곤마치가기일처럼기뻐하기도한다.

아이들은도서관에들어올때처럼집으로돌아갈때도까르르함박웃음을웃었다.가슴속에동시한편씩을품고집으로돌아가는아이들의뒷모습을바라보며다음에는아이들이뭘좋아하게만들어줄까?무슨책을빌려가고싶게만들어줄까?나는또일주일내내고민하게될것이다.(119쪽)

우리엄마처럼허리굽고다리구부러진엄마들이아침마다도서관에오신다.우리도서관에서어르신들을대상으로운영하는한글문해교육에참여하는분들이다.온전하게몸성한분은몇분되지않아삼삼오오손을잡고서로부축하며오신다.전동휠체어를타고오시는분도있고,요즘유행하는유모차에몸을의지해오시는분들도많다.(144쪽)

공공도서관기능은지난50년사이크게진화했다.시험때나찾는공부방기능을지나책의궁전시대를맞았는가했더니어느덧디지털도서관기능까지갖춘복합문화공간으로확장됐다.《문사서,도서관에꽂히다》엔그50년세월이고스란히녹아있다.여전히공부방처럼기능하는열람실이있고,책을빌려가는대출기능이있으며,시청각실과평생교육프로그램까지공존하는다기능성종합시설이라사서들의역할은가히만능이다.

게다가저자가관장으로재직중인도서관은소읍에있다.대도시에비해상대적으로문화시설이빈약하다보니공공도서관의존도가클수밖에없다.그렇기에할일이많다.그렇기에또는보람도크다.연간예산규모도서울지역의대형도서관1회행사비에불과하다.궁즉통(窮則通)이라고했던가?예산이궁하니더많은지혜를짜야하고,인건비를아끼려니사서들이더많이뛰어야하고,이용자들의높은눈높이를맞추려니더많이공부해야한다.그렇게1인다역으로치른문화행사를마치면파김치가된다.하지만지역주민들의‘너무멋진행사였다’는칭찬한마디에또다시엔돌핀이팍팍치솟는사서들.

‘내가근무하는이곳은인구3만이조금넘는소읍으로극장도,공연장도,변변한평생교육시설도없기에,도서관이유일한복합문화공간의역할을해야하는곳이다.그런만큼지역주민들의문화에대한욕구는도서관으로향한다.(201쪽)

이처럼유쾌하고,활기차고,때론지치기도하지만곧바로다시활력을찾는이야기들이책장곳곳을수놓고있다보니일종의‘도서관사용설명서’로도족한책이다.이용자들이몰랐던도서관의속살이완벽하게드러나있는가하면,영어로는‘Librarian’(라이브러리언)이라부르고,한자로는‘司書’(사서)라고쓰고,우리말로는‘사서’라고읽는도서관지기들의보람과행복과애환과왜‘사서고생’인지그속내까지솔직하게정리한에세이라작가의바람대로‘도서관과사서에대해좀더이해하는계기가되기’에충분한책이다.

어느날대출대를지키고있을때였다.중학교남학생이서가에서전경린의《열정의습관》이라는책을뽑아들고나왔다.이책역시성적묘사가과감하다.따라서중학생들이읽기에는부적절(?)하다고판단되는책중의하나였다.‘이건학생들이읽기에는적합하지않은책같다’고조언하며슬그머니그책을한쪽으로밀어놓았다.다행히그학생은내말에쉽게수긍을해주었다.하지만그런대처를하면서도나는내행동에자신이없다.(150쪽)

이책은또한독서를권하는‘책향안내서’로도족하다.사서읽은사서의책이야기와사서선물한책이야기가가득하고,도서관서가에서만난한권의귀중한책이야기와도서관이용자들의좋은책추천응대를위해직업적으로읽은책이야기까지시종일관간서치적책내음이가득하다.

또책과함께했던‘제주나홀로여행이야기’를비롯종종대자연품에안겨사색에취했던글들이맛깔스럽다.작가의어릴적추억과32년차전문직종의커리어우먼이전에한사람의딸로돌아가연로하신부모님에대한애틋한감정을표현한글들에선울컥묘한동질감마저느끼게된다.게다가오랜만에만난학창시절의옛친구들과동심으로돌아가아날로그순정시대를복원하는글들에선덩달아자신도모르는흥취에빠져들게된다.

부모님의오래되고낡은사진첩을펼쳐본다.가난했던어린시절논두렁에서상고머리한동생과함께서있는모습,긴장한표정으로차렷자세를한초등학교입학기념가족사진,고등학교시절한껏불량한태도로계단에걸터앉아세상을노려보는모습,불우했던시절선술집에서막걸리한잔앞에놓고술에취한호기로친구들과함께찍은사진등등…….사진속의젊은아빠가웃고있다.사진속에는지금의나보다훨씬어린엄마도있다.애틋하고사랑스럽다.(66쪽)

이책의또다른성격은32년차전문직여성직장인의은퇴전‘귀거래사(歸去來辭)’다.아날로그도서관마지막세대이자디지털복합문화공간으로변신한미래형도서관첫세대사서로서,이른바공공도서관의‘마처세대’를경험한작가는은퇴후작은책방주인을꿈꾼다.‘사서고생’에서‘사서고난’을택하는이유가뭘까?

답은책이다.책이좋아서다.작가는초등학생이후50년가량을애서가로살았다.동화와동시를지나청년시절엔문학에빠졌고,대학시절엔인문서와연애했다.그러면서택한평생사서의길.작가는이번책이“수면위모습은평온해보이나물아래발짓은한시도가만히있을수없는백조처럼자기자리에서묵묵히일하고있는세상의모든사서들에게응원의메시지가되기를바란다”고했다.

당연,그럴만한책이다.1부31편과2부34편등전체65편의솔직담백한문장행간들에책을사랑하고,도서관을사랑하고,도서관지기로서의삶을사랑한32년차사서의‘기승전+도서관이용자사랑’이가득한책이라일반독자들도,미래사서들도,이미은퇴한사서들도,당연현직사서들에게도,매우유익할책이라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