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독

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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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4년 12월, 이기원 작가의 장편소설 『쥐독』이 마인드마크에서 출간됐다. 〈30일〉, 〈빅토리〉, 〈보통의 가족〉 등 차별화된 영화들을 선보이며 독자적인 길을 구축해나가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스튜디오 마인드마크는, 2024년 ‘기획-제작-투자-배급’의 통합모델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출범하고 콘텐츠 업계의 새로운 비즈니스 방향을 확립했다. 이런 통합 모델을 통해 마인드마크는 국내 시장에서 승부하는 하나의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슈퍼IP를 기획-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 소설 『쥐독』과 『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를 동시에 선보이며 통합모델의 초석이 되는 스토리IP 사업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쥐독』은 오랜 전쟁과 전염병으로 전세계 모든 국가가 몰락한 후 유일하게 살아남은 서울의 이야기를 다룬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허울뿐인 정부를 대신해 서울을 통치하게 된 기업인들은 도시의 이름을 ‘뉴소울시티’로 바꾸고 새로운 도시국가를 출범한다. 이후 이들은 의학과 제약 분야에서 비약적 성취를 이루며 인간의 생로병사에도 관여하게 되지만, 그렇게 쟁취한 부와 기술은 오직 극소수의 상류층만을 위한 서비스가 되었다.
2024년 말 『쥐독』 출간을 시작으로, 작가는 『쥐독』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사기』와 『리사이클러』를 연이어 출간하며 ‘이기원의 디스토피아 트릴로지’를 완성할 계획이다. 죽음이라는 인류 최대의 난제를 극복한 세계는 어떤 모습이며,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룩한 기술적 성취는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삶과 죽음, 인간과 사회, 윤리와 기술에 대한 본질을 꿰뚫는 작가의 질문과 대답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저자

이기원

저자:이기원
타인과의대화,누군가와의접점,무언가와의연결고리가모두끊어진,때론외롭고때론두려운공백의시간속에머무는것을좋아한다.누군가는무의미하고부질없는시간이라부를지모르지만,작가이기원에게는그런시간이인생의중요한순간과맞닿아있는연유다.담배연기와짜장면냄새가득한만화방에서만났던우라사와나오키,추운겨울춘천시내의가파른언덕길을오르면서도손에서놓지않았던비디오테이프들,아버지의손에이끌려[인디아나존스]를만났던1985년의여름날같은순간들.그리고그런생각안으로죽음에대한사유가비집고들어왔다.죽음이사라진세상은어떤모습일지,거기서우리는진정한이상향에도달할수있을지,수많은고민과반문끝에마침내『쥐독』의이야기를시작하게되었다.

목차

서울연대기006
프롤로그008
1장쥐독013
2장분서갱유085
3장통속의게139
4장백색의샹들리에173
5장성스러운다이버213
6장격안관화085
7장천국으로가는길321
8장마지막만찬385
에필로그448

출판사 서평

‘지옥은희망의얼굴을하고온다…….’
영특한미래인류가그린서울의새로운지형도
도발적상상력으로쌓아올린한국형디스토피아의초석

21세기중반,전세계를뒤덮은전염병과전쟁의후폭풍은인류문명을초토화시켰다.변이를거듭한코로나바이러스는전세계75%의목숨을앗아갔고,국가간전쟁과아귀다툼은제3차대전으로번졌다.아무도바라지않고아무것도대비하지못했던재앙은국가의장벽을빠르게무너트렸다.이런혼세의상황속에서유일하게살아남은대한민국,특히서울은‘전국기업인연합(전기련)’이통치권을거머쥐며도시국가‘뉴소울시티’로재탄생한다.

전기련체제이후첫50년은그야말로태평성대였다.기업인들은타락한정치인들과는달랐고,그사이의학기술은놀랍도록발전해이들은줄기세포연구물의상용화로영생을누리는신인류가되었다.이들이이런기술을선점할수있었던건,전기련의장‘류신’의강한욕망과전폭적인지지가뒷받침되었기때문이다.

그러나문제는,이러한기술의혜택이모든시민이아닌선택받은극소수에게만주어졌다는점이었다.이제상류층이사는1구역과일반시민이사는2구역거주자들은,더이상똑같은삶도,똑같은죽음도누릴수없게되었다.그리고2구역에서도쫓겨난낙오자,해고자,가난하고힘없는사람들이모여3구역을이루었다.‘더러운쥐들끼리산다’하여‘쥐독’이라불리는이곳,흉흉한소문으로만존재하는죽음의땅.그러나죽음의땅에도삶은있었으니,변화의조짐은가장비루한그곳에서시작되었다.

기업은신이되고인간의생명은상품이된세상,
생의가치를되찾기위한치열한투쟁!

작가이기원은상상에그칠수있는디스토피아세계관의미래서울을완벽하게구축했다.소설의시작을장식하는‘서울연대기’는작가가얼마나치밀한설정과디테일로세계관을구상했는지알수있고,이런완벽한세계관설정덕분에『쥐독』은아무도경험하지않은미래사회를그리고있음에도허황되거나이질적이라고느껴지지않는다.그리고이런극한의상황에서폭발하는인물들의감정선은독자들의몰입을최고조로끌어올리며장르읽기의즐거움을다시한번확인시킨다.

희망없이살아가던2구역노동자에서쥐독으로쫓겨나힘의법칙을체득한‘민준’,불사영생의비밀을손에쥐고스스로를신이라칭하는‘류신’,그리고전기련의독점적체제를무너트리고모두에게공평한죽음을되돌려놓으려는‘반자본청년연맹’의리더‘태일’이바로『쥐독』의대표적인인물들이다.

특히우리는무엇보다태일의캐릭터에주목할필요가있다.태일은지금의도시구조를만든류신과,자신이내던져진사회에빠르게적응하며그안에서의길을찾는민준사이에끼어들어,체제를뒤엎고구조를재창조하려는인물이기때문이다.태일은무엇이선이고무엇이악인지도모른채서로에게총부리를들이대는쥐독인물들에게“맞서싸워야할것은쥐독에빠진서로가아니라쥐독을만든자들”이라고강하게말한다.그리고우리가싸울게아니라힘을합친다면“저들이탐욕으로만든이감옥같은도시를무너뜨리고”모두가“공평한삶을누릴수”있다고설득한다.그러기위해서우리는,무엇이진실인지알아야하고,누가악인지바로보아야하며,마침내행동해야한다고말이다.그리고자신의목숨을걸면서까지일을자행하는태일의강한의지이면에는,전기련의만행에가족을잃었던아픔과,그렇기에이비극을막아야만하는사내의간절함이묻어있다.

“저들에게도죽음이공평하게돌아가야합니다.저들이저런초월적행동을저지르는이유가바로죽지않기때문인거죠.죽지않으니까다른이의죽음을대수롭지않게생각하고,죽지않으니까그들이우리와는다르다는편협한우월감을가지게됐죠.그래서우릴이용하고필요가없어지면가차없이죽이는겁니다.그러니죽음이라는게원래의자리로돌아와야진정으로공평한세상이옵니다.”_본문중에서

태일의진심어린호소에,처음엔태일을경계하던쥐독사람들은하나둘마음을열고힘을보탠다.그리고그들사이에는끝까지태일을냉소하며부정했던민준도함께였다.
한편,류신은사사건건자신의계획에훼방을놓는‘반자본청년연맹’을찾는데혈안이되어있다.1구역거주자들에게가장중요한줄기세포를습격하질않나,옛육신을버리고새육신을취하는신성한공간에폭격을가하질않나.전기련의직원들은이런일을그저반란군의소행쯤으로여기지만,류신은알고있었다.“제방을무너뜨리는건폭우가아니”라“작은구멍”이라는걸.그렇기때문에류신은이작은소동조차그냥넘길생각이없다.

‘나는절대,나의왕국과나의도시를빼앗기지않을것이다.나는끝까지신앞에무릎꿇지않을것이다.’_본문중에서

삶과죽음,인간과사회,윤리와기술에대한
본질을관통하는날카로운질문들
묵직한주제의식을섬세히묘파해나가는캐릭터와디테일의힘

『쥐독』은죽음에대한오랜사유와삶에대한깊은통찰끝에탄생한작품이다.기술의혜택이오히려권력의도구로쓰이는기형적미래세계의모습을통해작가는우리에게묻는다.기술의진보와의학의발전으로보다나은세상이올거란낙관들이범람하는가운데,과연우리가놓치고있는것은없는지.인간의존엄성이라는본질이배제된다면기술의진보는‘양날의검’보다더날카로운무기로변모하지않을지.그리고이소설은그자체로질문에대한명확한답으로기능한다.대답을빙에두르지않고곧바로돌진하는힘은작가의무기라고도할수있는생생한캐릭터와치밀한디테일이빼곡한탄탄한세계관에서비롯될것이다.뉴소울시티가미디어를이용해대중을호도하는방법이나,옛육신을버리고새육신을얻는‘착복식’과정,쥐독구역과쥐독인물들에대한놀랍도록치밀한묘사는책을통해직접느껴보길바란다.

선택받는소수만이누리는건강한삶과안온한죽음,정보와기술마저뚜렷한격차가존재하는세상.암울하게만보이는이세계가낯설지않은이유는현재우리사회의단면과도크게다르지않기때문일터.그러나삶과죽음을제자리에돌려놓으려는이들의뜨거운투쟁을확인한다면,앞으로맞을세계에서우리가간과하지말아야할것이무엇인지분명히깨달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