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러

리사이클러

$15.00
Description
‘삶은 이용되고 죽음은 재활용된다’
죽어서도 도시의 톱니바퀴로 복무해야 하는 한 남자의 악전고투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의 대단원
소설 『쥐독』과 『사사기』를 발표하며 한국형 디스토피아의 새로운 초석을 쌓았던 이기원 작가가 2025년 봄, 새로운 소설 『리사이클러』를 출간했다. 『리사이클러』는 영원한 건강과 행복을 누리는 1구역과, 1구역 보위를 위해 삶뿐 아니라 죽음까지 착취당하는 2구역이 장벽 하나를 맞대고 살아가는 미래도시 ‘뉴소울시티’를 배경으로, 죽음이 임박한 2구역 청년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극단적 사건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전세계가 궤멸한 후 유일하게 남은 도시국가 뉴소울시티를 배경으로, 기술의 혜택이 권력의 도구로 쓰이는 기형적 미래 세계를 고찰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작품들과 궤를 같이 하지만, 『리사이클러』는 세계보다는 인물에 몰입해 개인의 욕망과 죄의식을 조망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차이점이 있다.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생존에 대한 욕망. 그러나 살아서는 이용되고 죽어서는 재활용되는 2구역 노동자에게 그러한 욕망은, 모든 것을 망칠 수도 있는 죄악과도 같은 것이었다.
〈30일〉, 〈빅토리〉, 〈보통의 가족〉 등 엄선한 영화들을 선보이며 독자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로 발돋움한 마인드마크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슈퍼IP를 기획-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독창적인 이야기들을 책으로 선보였으며, 『리사이클러』의 출간으로 마침내 『쥐독』-『사사기』-『리사이클러』로 이어지는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의 대단원을 맞게 되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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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기원

저자:이기원
타인과의대화,누군가와의접점,무언가와의연결고리가모두끊어진,때론외롭고때론두려운공백의시간속에머무는것을좋아한다.누군가는무의미하고부질없는시간이라부를지모르지만,작가이기원에게는그런시간이인생의중요한순간과맞닿아있는연유다.담배연기와짜장면냄새가득한만화방에서만났던우라사와나오키,추운겨울춘천시내의가파른언덕길을오르면서도손에서놓지않았던비디오테이프들,아버지의손에이끌려『인디아나존스』를만났던1985년의여름날같은순간들.그리고그런생각안으로죽음에대한사유가비집고들어왔다.죽음이사라진세상은어떤모습일지,거기서우리는진정한이상향에도달할수있을지,수많은고민과반문끝에마침내『쥐독』-『사사기』-『리사이클러』로이어지는장대한이야기를시작하게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1장15센티미터에달린인생
2장백골징포
3장검은꿈
4장망상
5장은화30냥
6장팩트
7장집착
8장재활용인간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리사이클러는또다른청구서나다름없었다.
리사이클러가된다는것은
전기련에게진빚을죽어서도갚아나간다는것을의미했다.

전세계를덮친멸망의파도에서유일하게살아남은도시서울.서울의통치권을거머쥔‘전국기업인연합(전기련)’은새로운형태의도시국가‘뉴소울시티’를세우고철저한계급통치의시작을알린다.생명공학의발전으로영원불멸의생을누리는1구역과,1구역보위를위한한낱부속품으로전락해버린2구역.공고해진계급차이만큼두지역사이의장벽도높아졌다.응급상황시출동해사고를수습하는‘비상대응특수팀’의복무강령을보면‘우리’로대표되는2구역사람들이어떠한목적을가지고일하는지여실히알수있다.

첫째,우리는전기련을완벽하게보위한다.
둘째,우리는전기련의자산을보호한다.
셋째,우리는전기련의지시에복종한다._본문중에서

한편,비상대응특수팀소속청년동운은췌장암4기진단을받고깊은절망에빠졌다.길어야6개월이라고했다.췌장암진단을받은후동운은병마와의사투도,하루가다르게치솟는병원비도,언제닥칠지모르는죽음의수렁도모두무섭고두렵지만,‘리사이클러가되는것’을제안한의사의말에더더욱충격을받았다.리사이클러라니,리사이클러는‘재활용인간’이란뜻으로,노동력확보를위해전기련이하층민의몸을재활용해만든것이었다.그들역시과거엔인간이었지만지금은인간의외형만가지고있을뿐뇌속칩에저장된매뉴얼대로만움직이는생체로봇에불과했다.그들은어떠한감정도의지도없이오직주인의명령에만복종할뿐이었고,인간이할수없거나위험한일들─건설현장이나화재현장,용광로에서의업무,송신탑수리,수중업무등─을대리해주거나,혹은,그저사람들의화풀이대상에지나지않았다.그런데리사이클러가되라니.리사이클러가되는것은죽기보다싫었다.
의사의무례한말을떨치지못하고내내분노하던그때,동운은리사이클러수리기사로부터솔깃한말을듣게된다.1구역사람들이모두집에하나씩갖고있다는은색가방.불로초같은약물이든그가방만있다면온몸의세포가리셋되어어떠한병도고칠수있다고했다.그것만있다면동운도건강한삶을살수있다,그것만있다면…….그러나한가지문제가있었으니,보안이철저한1구역에잠입해가방을손에넣기란불가능에가까웠다.

“재수옴붙은날이었습니다.”
도발적인읊조림이불러온그날에대한끔찍한기억

며칠뒤동운은낡은리사이클러를처분하고새리사이클러를구매했다.어차피6개월밖에안남은인생,병원비와약값을충당하기도버거웠지만리사이클러가없으면진짜목숨을걸고일해야했기에방법이없었다.동운은살고싶었다.시간만허락된다면오래오래.삶에대한욕망과의지를번뜩이던동운은새리사이클러에게‘쓸모있는시간’이라는뜻의‘기한’이라는이름을붙여준다.검은색슈트를입고얼굴전체를덮는헬멧을쓴기한은여느리사이클러와다르지않아보였지만,유난히고된화재진압을마치고화마가휩쓴건물을빠져나가던어느날,그가내뱉은한마디는동운의피를얼어붙게했다.그것은기한앞에서흘린적도없고지시한적은더더욱없는,오로지동운자신만알고있던과거추악한악행과관련된말이었기때문이다.동운과기한을태운헬기가죽음의아수라장을빠져나가는순간,동운은살았다는안도감보다심장이요동치는아찔함을느꼈다.

-네.완전재수옴붙은날이었습니다.
아까먹은약때문에정신이몽롱했지만동운은분명히들었다.누군가재수옴붙은날이라고대답했다.누가대답한걸까?설마기한이?헬기밑에깔린검은연기속으로빨려가던동운은혼란스러웠다._본문중에서

전기련에대항해모든시민들의평등을주장하는저항세력의활동이더욱과감해지며도시는날로흉흉해진다.전기련은‘저항세력색출’이라는명목으로감사팀을파견해동운을포함한모든직원들을면담하기시작하고,동운은기한과의대화기록으로인해괜한트집을잡히지않을까지레겁을먹고면담에임한다.그리고그곳에서감사팀선임대리는동운의병명과그에게남은기간등,그의개인적인비밀들을열거하며그것을볼모로동운이차마거절할수없는제안을한다.비상대응특수팀으로위장한저항세력의일원을‘확실한증거’와함께찾아오면동운의육체를새로운육체로바꿀수있는‘착복식’의기회를주겠다는것.착복식이라는말에동운의눈빛이바뀐다.착복식만하면지긋지긋한병으로부터벗어날수있다.젊고건강한몸으로인생을다시살수있다.그리고무엇보다,의심가는동료가있다.지금동운에게가장중요한건자신의삶이다.착복식의기회가눈앞에있는데이대로죽어서리사이클러가될수는없다.모두가잠든그날밤,동운은준비를마치고동료의집으로향한다.확실한증거를찾기위해.

꾸준한집필로파고든,기술과인간,도시에대한성찰
이기원디스토리아트릴로지,마침내대단원!

『리사이클러』는‘이기원디스토피아트릴로지’의대미를장식하는작품이다.전세계에서유일하게살아남은미래도시와획기적인의학의발전으로영원불멸의삶을사는사람들의이야기.얼핏들으면유토피아같은이곳이정말진정한천국일지,기술에대한성찰없는발전은과연인류를어떤세상에데려다놓을지,디스토피아트릴로지의전체시리즈는이러한질문에서부터시작됐다.그리고『리사이클러』에만실린「작가의말」을보면이기원작가가어떠한질문을통해각각의작품을집필했는지를알수있다.
죽음이없는세상은정말로낙원일까?죽음이사라진다는것이곧영원한고통속에머무는것은아닐까?하는질문에서첫작품인『쥐독』이시작되었고,인공지능이완벽한정의를이뤄줄수있을까?하는궁금증에수사물의외피를두른것이『사사기』의발단이되었다.그리고인간이사회시스템의소모품으로전락한세상은어떤모습일까?에대한고민으로시작한것이『리사이클러』로남았다.꼬리에꼬리를무는질문과그에대한심층적이고진실된대답,그리고작가의SF적상상력이결국이시리즈를가능하게한것이다.
앞으로이기원작가는또어떤것에관심을가지고질문을이어가게될까?작가가다음으로눈을돌릴세계는어떤모습일지,작가로서앞으로의활동이더더욱기대되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