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첫번째 (최동민 에세이)

우리는 서로의 첫번째 (최동민 에세이)

$18.00
Description
이제 발걸음을 떼고 힘차게 달릴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그 아이와 함께 여전히 자라야 할 스스로를 위해서 책과 노래, 드라마와 영화에서 모은 문장과 일상을 담백하고 섬세한 문체로 엮어낸 최동민 작가의 에세이 《우리는 서로의 첫번째》가 출간되었다. 외롭고 불안할 때 온기를 더해주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만끽하게 해줄 문장들, 타인으로부터 받은 믿음과 호의를 다시 돌려주겠다는 다짐, 아이의 시선과 보폭에 맞출 때 보이는 것들이 어우러진 이 책은, ‘서로가 서로에게 첫번째’인 사람들이 함께 기대어 자라는 성장 이야기이다. 또한 가장 단순하고 분명하게 써내려간 사랑의 이야기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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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동민

저자:최동민
다양한오디오콘텐츠의프리랜서PD이자작가,에세이스트,고양이로맹과에밀의집사.
팟캐스트〈책읽는라디오〉제작을시작으로,〈이동진의빨간책방〉,〈미생라디오〉,〈더드라마〉,〈독자적인책수다〉,〈김태훈의책보다여행〉등을연출하거나대본을쓰고때때로출연했다.현재〈윤고은의EBS북카페〉패널및작가,〈김준일의뉴스공감〉의작가로활동하고있다.
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와오디오북출판프로젝트에서수상했고거장소설가들과그들을만든조력자의이야기를담은인문교양서《작가를짓다》,여행에세이《청소를마치고리스본에도착했습니다》를썼다.
산책의속도가비슷한J,그네와바다를좋아하는i,두사람에게선물하고싶은글을쓰고있다.

인스타그램@ficciondm

목차

프롤로그무언가되고싶은마음

01너에게줄아름다움을담고있어

미문의삶을선물하고싶어서-아름다움만안기에도우리품은너무작으니까.
천천히,천천히-잊지마,너의페이스.
기다릴게-생의절반은기다림.그러니조급해할필요도없지.
크루아상한입만큼의행복-내일은내일의크루아상이기다릴테니까.
나머지-답이딱떨어지면정없어보여.못써.
노래가되어-세상이멸망해도울필요는없어.우리가곁에있을거니까.
마주앉아-팔뻗으면닿을곳에함께할수있는이가있다면더바랄것이없지.
별의아이-걷다보면알게될거야.

02우린아직,멸망한것처럼서로사랑하고

사랑없는삶-그런게있을리없지.
그냥-마음을설명하는데육하원칙은거의쓸모가없어.
낭비-어떤건과감하게낭비해도괜찮아.
하루,한루-눈앞의공만바라봐.저먼관중석은아득하기만하니까.
곁에-네가누군지궁금하다면주변을둘러봐.
축제로향하는길-벽에부딪혔을때는,가볍게뒤를돌아봐.아니면잠시앉아쉬는것도좋은방법이지.
눈을마주치면-좋은카메라로도담을수없는풍경,세상에는그런것이아주많아.

03살아낸날들의쓸모없음,살아갈날들의아름다움

크다는건편리하지-하지만세상에서가장큰사람도우주보다크지는못해.
작다는건편리하지-크기에집착할필요없어.집도,너도.
10센티미터-사랑하는사람의마음만큼이해하기어려운것이없지.
빛의재료-빛을그리려면어둠을그려야해.어쩔수없어.
엄마를기억해-대가없는사랑을너에게주는사람이있었어.그사실은빅뱅만큼이나대단하지.
아빠를기억해-언제나질줄모르던아버지도결국에는진단다.
미련혹은후회-1초가아깝고또귀해서.
이인삼각-우리는한팀이야.그냥맡겨.
뭘그렇게까지-그럴필요가없을만큼타인을위해움직여봐.

04애써뛰어요.내일이면날잡을수도없어요

시간을선택해-그것이너를숨쉬게할거야.
사라진것들-좋은건금세사라지지.지킬새도없이.
별것아닌것같지만도움이되는-창문을닫아도불행을막을수없을때는이렇게해봐.
어딘가에있어-믿는것만으로도현실은달라져.
미래로가자-자유를따라가길.어렵다면갈망하길.그것마저어렵다면입으로자꾸말해보길.
천천히,한장씩-서두르지마.천천히가도괜찮아.
앞으로-사랑을말하는가장좋은방법은이거야.

인용도서

출판사 서평

“이책은작가가아이를위해고르고골라낸미문의기록이다.훔쳐보지않을수없는사랑의목록이다.”
-김신지(에세이스트)

“어떻게이렇게사랑이넘칠까.이러한사랑의글쓰기라면얼마든지계속읽을수있을것이다.”
-황인찬(시인)

무언가되어야한다면,함께이고싶어서
서로에게기대고기대하는순간들의기록

사랑하는사람을위해유쾌한대화상대,쓸만한가이드,러닝메이트등되고싶은것이많아졌습니다.‘좋은아빠’같은추상적인것부터‘부끄럽지않은글을쓰는아빠’같은구체적인무엇까지도.근사해보이지않더라도‘그럴듯한’무언가가되고싶은,그런마음을들게한두사람에대한그리고서로기대어온시간과앞으로의기대에대한최동민작가의에세이《우리는서로의첫번째》입니다.

‘무언가되고싶다면이왕이면함께’라는마음으로모으고써내려간이책의등장인물부터소개합니다.우선,꿈꾸기를좋아하고말수가적고기다리기를잘하는아빠이자남편D.가정법을사랑하고솔직하며기다리기를싫어하는엄마이자아내J.성격은다르고생각은비슷하고마음은같은두사람의곁에누워잠든아이,i는그네타기와모래놀이를좋아하고속이깊죠.1인칭이아닌3인칭의이니셜로말하기를선택한이유는이렇습니다.

이이야기는서로가서로의첫번째인사람들,그런이들의사랑이야기이기때문이다.그리고세상의모든사랑이야기는서로닮아있기때문이다.

그래서어쩌면,당신의이야기와도몹시닮아있기때문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산책할때손을맞잡는위치가너무완벽하고서로눈을마주보며솔직할수있었던D와J,그래서‘함께하는생’을선택한두사람이어느덧부모가되려할때,아직불안하고미숙한자신들이아이에게무엇을해줄수있을까조급해하던그들이펼친한권의책,그리고그책에서만난한문장-“미문을쓰겠다면먼저미문의인생을살자.”(김연수,《소설가의일》중에서)-으로부터이이야기가시작됩니다.

D와J두사람은자신들이아직미문(美文)의인생을살고있지는못한것같지만,그렇다면미문부터모아보자고결심합니다.그러다보면미문의인생을살수있을것이라고,적어도그렇게모은미문을i에게선물할수있지않겠냐면서요.

D는그렇게책과음악,영화와드라마그리고다정한대화들에서하나씩정성스럽게문장을모으고두사람을위한글을써내려갑니다.그리고지극히평범하고미약한줄로만알았던일상속특별한순간들을발견합니다.그것은크루아상한입만큼,팔뻗은간격만큼,2.5인용소파면충분한집만큼작지만버릴것없는소중한순간이기도하죠.

외롭거나불안할때온기를더해주고지금이순간의행복을만끽하도록
앞서간별이남긴문장을건네는마음

그렇게아이의모든순간에놓였으면하는문장들이《우리는서로의첫번째》에빼곡하게담겼습니다.힘겨운어제의기억에잠식당하지않기를바라지만결코피할수없음을알기에레이먼드카버의책을펼치고,매일반복되는일상에지친다면‘매우천천히한쪽씩쌓여’책이된다는폴오스터의말에기대봅니다.제임스설터의오래전책《위대한한스푼》을통해서함께식탁에앉을때느낄수있는‘삶의축복’을,에밀아자르의《자기앞의생》을통해서‘사람은사랑없이살수없다’는거짓말같은진실을,윤동주의글을통해서넘어지더라도툭툭흙을털고일어날수있는마음을전해주려고합니다.물론지금의낮잠,햇빛,산책,그네타기가아이를더자라게하고웃게할것임을잘알기에,그래서조금이라도더좋은것을많이보여주고싶어하는바람도담겼습니다.카메라에는담기지않을풍경과순간까지온전히마음에간직하려고노력하면서요.

영화의한장면처럼인류멸망의날이닥친다면함께듣고싶은노랫말-“아침이면너는노래하며일어날거야/너는날개를펴고하늘을차지하게될거야/아침까지누구도너를해치지못할거야”(〈서머타임〉)-에이런다짐을덧붙이기도하죠.“왜냐하면아빠와엄마가너의곁에있을거니까.”

그렇게온마음을다해믿으면서세사람은완벽한한팀을이루어갑니다.

“그러고보면함께라서너무다행이야.혼자였으면못했을게너무많아.생각하니벌써아쉽다.”
진심이었다.J와D,그리고i.세사람은팀으로서작동했고,팀이어서작동했다.-219쪽

아이와함께자라며알게된
사랑을이야기하는가장좋은방법

아이는참빨리도자랍니다.몇시간마다깨고젖을먹고다시자기를반복하던아기가어느새몸이커지고말이늡니다.그런아이와함께부모도자랍니다.잔잔한줄로알았던바다가아이의키에맞춰무릎을굽혀바라보니온세상을안아줄듯거대합니다.이제는일일계획표에서행복한시간이줄어든어른이기에아이만큼은자신을위한시간을선택했으면하는마음도커집니다.아이에게절대소리치지않겠다고,드라마〈기묘한이야기〉의아버지짐호퍼처럼그저묵묵히바라봐주겠다고결심도합니다.벌써부터아이가언젠가는신호도닿지않는저멀리떠나버릴지모른다고생각하니1초가아깝고모든순간이소중해집니다.그리고이제는곁에없는서로의어머니,아버지를그리워하며그들의믿음이자신들을만들었음을새삼깨닫습니다.누구나한때는아이였으니까요.

믿음은의외로많은것을바꾼다.로맹가리를향한어머니의믿음이그랬고,J를향한어머니의믿음이그랬다.D역시마찬가지였다.D의어머니도아들을향한믿음을거둔적이없었다.무엇을하든강요하는법이없었고,무엇을하지않든힐난하는경우도없었다.무엇이되는것은전적으로D의공이었고,무엇이되지않은것은모두당신의탓이었다.그래서일까.성공과실패.그냉혹한OX게임에서J와D는크게고민하거나주저하지않을수있었다.때로는그방대한자유도가부담이된적도있지만,대부분은긍정적으로작용했다.믿음은그렇게많은것을바꾼다.-190쪽

불안정함에흔들리고벽에부딪쳐어쩔줄몰라하는D에게잠시쉬어도된다고‘낙천의조각하나’를꺼내드는J,아무리높게그네를밀어줘도마치처음즐기는것처럼기뻐하며웃고언제나내일일어날일을기대하는i,두사람을위해최동민작가는“사랑하는것에대해이야기하는가장좋은방법은그것에관해단순하게이야기하는것”이라는카뮈의말을되새기며그런방식대로글을쓰고살아가기로마음먹습니다.

《우리는서로의첫번째》에대해김신지작가는“아이을위해고르고골라낸미문의기록”이자“훔쳐보지않을수없는사랑의목록”이라고,황인찬시인은“이러한사랑의글쓰기라면얼마든지계속읽을수있을것”이라고말합니다.여기에독자들의미문과사랑의목록도추가되면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