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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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거센 화염 속에서 가족을 잃은 그날 이후, 이준은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15년 뒤, 초등교사가 되어 시골의 ‘한사람 마을’로 발령받은 그는 마을 사람들이 새빨간 무언가를 들고 다 같이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을 본다. 기이한 광경에 호기심을 품은 그의 눈에 마을의 기묘한 점이 점점 눈에 띈다. 울타리로 둘러싸인 폐쇄된 마을, 신의 존재를 맹신하는 사람들, 절대적인 권위를 지닌 이장 겸 목사. 예배에 참석한 첫날, 추첨에서 선택받아 ‘영광의 방’에 들어간 후 굽은 허리를 곧게 편 할머니를 보고 이준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신의 이적’을 목도한 그는 직접 제물을 준비하는 등 영접에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신을 흡족게 한다는 비밀의 제물은 무엇이며, 이준은 제물을 바치고 신을 만날 수 있을까.
2023년 기기괴괴한 이야기 공모전에서 사람의 몸에서 머리가 자라나는 괴이 단편소설 〈가지치기〉로 수상한 신도윤 작가가 첫 장편소설을 출간한다. 화재로 온 가족을 잃고 죄책감에 시달려 온 한 남자가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존재를 만나면, 무엇을 바라게 될까. 수상쩍은 비밀을 품은 작은 마을, 기이한 모습으로 등장한 신, 이상하게 비틀린 주민들을 실감 나게 그려낸 오컬트 호러 소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참신함으로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독자들이 손을 뗄 수 없게 할 것이다.
저자

신도윤

2002년에부산에서태어나,지금도부산에서국어국문학을공부하고있다.2023년기기괴괴한이야기공모전에서단편소설〈가지치기〉로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다양한소재와장르를스릴러와결합한이야기를쓰고있다.
이일이기꺼워,언제고어디서든글을쓰고있을것같다.

목차

0.화마
1.발령
2.초대
3.홍수
4.천벌
5.욕심
6.여파
7.잔불

출판사 서평

〈파묘〉〈곤지암〉이후한국오컬트붐을잇는
이제껏본적없는기막히게참신한호러!

“제발로걸어들어갈수밖에없는지옥이,거기있었다.”

외따로이떨어진산골에서바깥과최소한으로교류하며살아가는‘한사람마을’.그마을로발령받은이준은내비게이션이이끄는대로가지만몇번이고엉뚱한곳을헤맨다.도움을구하러들어간근처슈퍼의주인으로부터그마을에는가지말라는경고를받지만,별일이아니라고생각해무시한다.그는마을에서맞는첫주말에붉은액체가떨어지는비닐을들고가는주민들을본다.비릿한피냄새가나는그것의정체는신에게바치는제물.그리고개방적인여느교회와달리마을의이장겸목사성호는출입자를통제하고,주민들은그런이장에게맹목적인믿음을보낸다.몇주뒤,교회에가는것을허락받은이준은예배에서놀라운광경을보게되는데.
신에게제물을바치는마을주민들의광신도같은일면은종교적인소재가등장하는오컬트장르의독자들에게익숙한즐거움을선사하며몰입도를높인다.폐쇄적인시골마을에서벌어지는미스터리한사건을그리는이야기에서흔히찾아볼수있는구조이기때문이다.하지만주인공이자외부인이준이영광의방에서실제로기적이일어나는것을목도한순간,독자들은자신도모르게천장을바라보게될것이다.장르의클리셰를이용해이야기속으로독자를끌어들인뒤,허를찌르는반전으로놀라게하는이소설은감히이제껏본적없는호러소설로손을떼지못한채다음장을넘기게할것이다.
군더더기없이간결한문체와작중인물들과거리를두어더서늘하게느껴지는내면묘사,광기에휩싸인인간의무절제한탐욕이부른끔찍한결과,앞만보고달려가는직선적인이야기가특징적인이소설은신인작가의첫장편소설임이믿기지않을만큼독창적인즐거움을선사한다.

폐쇄적이고외딴시골마을에강림한신의손길
당신은신을만날준비가되었는가?

※주의:소원은고심하여신중하게빌것,
어떤결과도돌이킬수없으니!

한사람마을에발령받은초등교사이준은화재로온가족을잃은아픔이있다.불타는집에서먼저탈출했던어린이준은가족이무사하게해달라고빌었던간절한소원이자신을제외한일가족사망이라는무참한결과로돌아오자신에게강한배신감과불신을느낀다.그래서한사람마을의가족적인따듯한분위기를마음에들어하면서도,신의존재를당연시하는모습에불편함을느끼고냉소한다.며칠뒤,처음교회에방문한이준은신을영접한노인이굽은허리를곧게펴고나오는기적을목도하고또한번강렬한배신감에사로잡힌다.신은왜우리가족은구해주지않았나하는생각을떨칠수없었기때문이다.

“최이준선생님께서는곧신을영접하실수있을겁니다.”
“저도그랬으면좋겠네요.”
그영접이15년만빨랐더라면얼마나좋았을까._본문에서

영접은한달에한번추첨을통해결정되고,추첨에응모하기위해선매주교회에제물을바쳐야한다.신에게바칠고기가필요해학교에서키우던토끼를죽인아이은성과,그런은성에게격노해화풀이하는이장성호를보자이준은한사람마을이어딘가뒤틀려있다는것을눈치챈다.단합회라는명목으로언성을높이며서로를비난하고는,그시간이끝나자마자앞에서말했으니뒤끝없어좋지않냐며어깨동무하고웃는사람들을보자기묘한뒤틀림은더욱커져만간다.

그들은서로잡아먹지못해안달이난늑대들처럼서로를물어뜯었다.손가락질을하며,얼굴을붉히곤상대방의인성과지난날의과오,가족들을욕해댔다.그러면서도자리에엉덩이를붙이고앉아서상대방과마주보는자세그대로였다._본문에서

신을향한무분별한광신을못마땅해하던이준은마침내직접영접하여신을만나고돌변한다.그를사로잡았던신을향한배신감과불쾌함은광기로변한다.화재로가족을잃은이준의머릿속을지배한생각은단하나,‘무엇이든들어준다면,죽은사람을살리는것도가능하지않을까.’하는것이다.
과연한사람마을의신은이준의가족을되살릴수있을까.추첨을더기다릴수없는이준은어떻게영접을하려는것일까.영접을주관하는이장에게숨겨진비밀은과연무엇일까.

‘선택’이무엇을얻을지가아니라무엇을포기할지정하는것이라고하면,굽은허리를편노인은다른것을포기하고건강을선택했다고할수있을것이다.하지만죽은이를부활시킬정도의소원이라면과연무엇을포기해야할까.그리고대가를치르기만한다면어떤소원이든이뤄주는신을,신이라고부를수있을까?그런신의강림이인간에게과연축복일까?작가는《비나이다비나이다》에서호러,오컬트라는장르적외피안에사람들이원하는모든게이루어지면얼마나끔찍한세상이될지,내면의욕망을절제하지못하는사람이어떤결말을맞는지섬뜩하고,섬세하게써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