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시의 섬 : 울릉도에서 써내려간 청춘의 시적 기록

[독립출판] 시의 섬 : 울릉도에서 써내려간 청춘의 시적 기록

$15.00
Description
말라파르테 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작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2014년 만해문학상,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고 전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를 사로잡은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이 작품은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보편적이며 깊은 울림”(뉴욕타임즈),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가디언),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선사한 작품으로, 그간 많은 독자들에게 광주의 상처를 깨우치고 함께 아파하는 문학적인 헌사로 높은 관심과 찬사를 받아왔다.
『소년이 온다』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하며,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가장 한국적인 서사로 세계를 사로잡은 한강 문학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인간의 잔혹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증언하는 이 충일한 서사는 이렇듯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인간 역사의 보편성을 보여주며 훼손되지 말아야 할 인간성을 절박하게 복원한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진심 어린 문장들로 무고한 영혼의 말을 대신 전하며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국가의 무자비함을 생생하게 그려내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인간의 잔혹함과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잊을 수 없는 봄날의 오월을 지나 여름을 건너가지 못한 이들과 살아남은 것이 오히려 치욕으로 여기며 매일을 힘겹게 견뎌내는 이들에게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는 가를 간절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리하여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수상내역
- 2017 제20회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
저자

영근

저자:영근
지적인사람보다,시적인사람을향합니다.서울출판학교를수료한뒤출판편집자로일하고있습니다.스며들듯천천히시를배우고있습니다.
Instagram@poetic_islands

목차

1장.섬과삶
섬의뿌리
햇별
길이있었네
쌀뜬물
싱숭생숭
가을의예감
빨랫줄에걸린거미줄
앞사람
외바위
끝세수

2장.비와눈
빗소리
유리창안에서
빛방울
위로
푸른잎이하얀눈을뒹구는풍경
겨울비
비처럼
낙엽,눈,그리고새싹
눈사람
바닷가

3장.달과돌
손톱달
부석
바람씨
낙엽소리
흐린
진찰
정류장에핀꽃을보았나요
당신의안부
종이꽃
낮달

4장.몸과맘
콧날
한적한오후
눈물구멍
조개
빌려쓰는시
이제
호빵
따뜻한기다림
강물
시집한권

5장.너와님
숨길
첫마디
봄과함께
낙서
귀엣소리
팔베개
민들레씨앗
노을과밤
소원
나의시

에세이및창작후기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내가걸어온길은
진흙이어라
질펀하고진득한
진실같은길이어라

닦아내고싶었지만
아주잠깐만
비켜서고싶었지만
그대가뒷사람이어라
-15쪽,「앞사람」중에서

그대생각을절여놓았다

사무치는마음으로무쳤다

짭조름하게그리워

바람이싱거웁다.
-32쪽,「바닷가」전문

밤새조잘거리던봄비가그쳤어
내리지않는풍경조차
아름다운봄비

진정봄의시작을알리는것은
봄비를흩뿌리는구름이야
햇빛들이얆은구름뒤로살짝
건드리면터질듯고여있거든
-63쪽,「봄과함께」중에서

제대하고시간이많이지난지금도,밥만큼은웬만하면햇반을사먹지않고흰쌀밥을직접지어먹습니다.그리고쌀을씻을때마다문득문득이시를떠올립니다.아주잠깐이지만이시를되읊으며제자신을돌아보곤해요.지금은,생쌀같은사람에서는조금나아간것같습니다.시쓰길참잘했습니다.
-79쪽,「쌀뜬물」창작후기중에서

나는습습한침묵을질문으로닦았다.“매표소일은어떠신가요?”사실은속으로생각했다.똑같은바다,별다를것없는일상이지겹지않으신가요.선생님이보조석너머를슬며시바라보았다.“출퇴근할때마다바다를볼수있잖아요.그래서행복해요.”나는선생님의시선을따라고개를돌렸다.낯선바다였다.“그거아세요?울릉도바다는매일매일색이달라요.”선생님은자연스럽게핸들을감았다.“모든색이아름답죠.”
-92쪽,「빗소리」에세이중에서

한강의바람도대풍감의바람도한순간의좋았던느낌으로휘발될수있었지만,시덕분에그날의감성이여전히은은하게남아있습니다.마음의불씨가꺼지지않게잘살리는일.시는그중에서도가장압축적인형태의기록물이지않을까합니다.
-117쪽,「바람씨」창작후기중에서

다섯달만에마주한현관문은아주낯설었다.첫휴가의두근거림으로벨을누르자,경쾌한도어락소리와함께문이열렸다.환하게웃고있으신나의어머니,어머니를금방이라도안으려발을내딛으려다,우두커니멈춰버렸다.어머니눈가에주름이이렇게나많았던가.시간의둑이무너진듯어머니얼굴곳곳에늙음이쌓여있었다.
-148쪽,「강물」에세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