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클래식 (모든 길에는 음악이 흐른다)

길 위의 클래식 (모든 길에는 음악이 흐른다)

$25.00
Description
낯선 곳에서 낯익은 선율을 만나고, 오래된 장소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 여행 산문집
폐허가 된 유적과 오래된 성당, 한 점의 명화와 한 편의 선율 그리고 그 안에 스며든 인간의 역사.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북유럽에 이르는 여행과 사색의 공간은 독주와 변주를 오가며 하나의 교향악을 이루고, 오래된 시간의 풍경 속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음악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진회숙 저자는 불멸의 예술가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들 그리고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이들까지, 여행지에서 만난 예술과 음악, 도시와 공간에 깃든 사색을 펼쳐낸다. 아름다운 풍광과 인접 예술, 유럽 각 지역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음악 그리고 인문학적 메시지와 더불어 만날 수 있다. ⟪길 위의 클래식⟫은 지적인 충만과 정서적인 공감을 동시에 충족하며 진정한 독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고품격 인문 예술 산문집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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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진회숙

음악평론가이자칼럼니스트.이화여대음대에서서양음악을,서울대대학원에서국악이론을공부했다.1988년월간⟨객석⟩이공모하는예술평론상에‘한국음악극의미래를위하여’라는평론으로수상,음악평론가로등단했고,⟨객석⟩,⟨조선일보⟩,⟨한국일보⟩를비롯한여러언론매체에예술평론과칼럼을기고했다.이후KBS와MBC에서음악프로그램전문구성작가로활동하며MBCFM의‘나의음악실’,KBSFM의‘KBS음악실’,‘출발FM과함께’,KBS의클래식프로그램인‘클래식오디세이’평화방송‘FM음악공감-진회숙의일요스페셜’등의구성과진행을맡았다.
방송바깥으로도활동영역을넓혀서울시립교향악단월간지⟨SPO⟩편집위원을역임했으며,서울시립교향악단‘콘서트미리공부하기’,프레시안인문학습원‘오페라학교’,‘클래식학교’,고양아람누리문화예술아카데미등에서클래식음악을강의한바있다.저서로는⟪클래식오딧세이⟫,⟪나비야청산가자⟫,⟪영화로만나는클래식⟫,⟪보면서즐기는클래식감상실⟫,⟪나를위로하는클래식이야기⟫,⟪예술에살고예술에죽다⟫,⟪진회숙의스토리클래식⟫,⟪영화는클래식을타고⟫,⟪영화와클래식⟫,⟪음악사를움직인100인⟫,⟪클래식노트⟫,⟪365클래식⟫,⟪우리기쁜젊은날⟫,⟪무대위의문학오페라⟫,⟪오페라⟫,⟪클래식,스크린에흐르다⟫,⟪영화속영국을가다⟫,⟪클래식인더뮤지엄⟫,⟪너에게보내는클래식⟫등이있다.
음악과여행,영화를주제로하는‘진회숙의JinnieTV’유튜브채널을운영하는크리에이터이기도하다.

https://www.youtube.com/@jinnietv3363

목차

1장.이탈리아_음악이깃든시간속을걷는여행
박제된시간속의도시_나폴리,폼페이유적
아름다운그바다,그리운그햇빛_나폴리,소렌토
피렌체는꽃피는나무와같이_피렌체
단테가잠들어있는아름다운중세마을_라벤나
모든예술은로마로통한다_로마
예술적영감이샘솟는물의도시_베니스

2장.프랑스_예술의나라에서만나는사색의길
먼과거로의시간여행_보르도,생테밀리옹ㆍ라스코동굴
꽃과나무와물의정원_지베르니,베르농
마리앙투아네트의작은놀이터_베르사유,왕비의영지
음악가를꿈꾸었던계몽주의자의집_샹베리,루소의집샤르메트
작은마을에세운볼테르의유토피아_페르네-볼테르,볼테르성

3장.독일_역사와음악이빚어낸풍경속시간의울림
음악을사랑했던왕의편안한쉼터_포츠담,상수시궁전
우리는이제어디로가야하나?_베를린,이스트사이드갤러리
보리수가있는거리_베를린,운터덴린덴
건축마니아가지은백조의성_퓌센,호엔슈방가우성ㆍ노이슈반슈타인성ㆍ린더호프궁전
바이에른음악전통의자존심_뮌헨,슈바빙거리ㆍ잉글리시가든
괴테와실러의영혼을품은마을_바이바르,괴테의집ㆍ실러의집

4장.영국_낡은거리와새로운리듬이공존하는이야기의문
세상에서가장유식한정원_스코틀랜드,리틀스파르타
메리여왕이태어난스튜어트왕가의본영_스코틀랜드,스털링성
한편의영화같은비극의현장_에딘버러,홀리루드하우스궁전
셰익스피어비극의무대_스코틀랜드,글래미스성ㆍ알로웨이
멈추어라,아름다운시간이여!_웨일스,펨브로크셔국립해양공원ㆍ포트메리온마을

5장.북유럽_거대한자연과숭고한음악을마주하는순간
건축마니아에게환상을선물한도시_노르웨이,오슬로
대자연이부르는‘송오브노르웨이’_노르웨이,뤼세피오르ㆍ쉐락볼튼ㆍ프레이케스톨렌
노르웨이음악의성지트롤하우겐_노르웨이,베르겐ㆍ뉘가드빙하ㆍ게이랑에르피오르
시벨리우스가노래한핀란드민족서사시_핀란드,헬싱키
먼옛날이바다에는_스웨덴,스톡홀름ㆍ바사박물관ㆍ밀레의정원

출판사 서평

미래의시간은인간의통제밖에있지만때로는이런무모한약속이나계획을통해미래의나를,나의상황을미리설정할수도있다.25년후는무리겠지만가령2년후,3년후,5년후,10년후는가능하지않을까?
나는미래의어느시점에소렌토에가서카루소가묵었던그방에묵으리라마음먹었다.그때까지내가살아있을지,살아있더라도내가정해놓은그날짜에그곳에정말로갈수있으리라는보장도없지만,그렇다해도시간앞에무모해지고싶었다.그렇게미래의어느한시점을나의통제와의지아래두고싶었던것이다.몇년몇월몇일,나는카루소가묵었던바로그방에있을거야.살면서한번쯤이런불확실한계획을세워보는것도괜찮지않을까?
_pp.38~40,‘아름다운그바다,그리운그햇빛’에서

이중에서가장흥미로운캐릭터는발명가로서의다빈치다.수학과기하학문제풀이가취미였던다빈치는과학,수학,기하학,해부학에해박한지식을가지고있었다.그렇기때문인지그의머리에서는늘새로운아이디어가샘처럼솟아났다.그래서한가지일에진득하게집중하지못했다.거대한기마상을제작하는작업에착수하자마자갑자기자동대포발사기가떠올라하던일을멈추고설계에들어갔다가,얼마못가수직이동이가능한헬리콥터에갑자기꽂혀대포발사기를제쳐두는식이었다.다빈치가오래살았는데도완성작이별로없는것도바로이때문이었다.
_p.63,‘피렌체는꽃피는나무와같이’에서

그신비로운경험을독점하고싶었기때문일까.교황은⟨미제레레메이⟩의악보를시스티나예배당밖으로반출하지못하도록했다.그래서한동안⟨미제레레메이⟩는로마교황청에서만독점적으로연주되었다.이곡을듣고싶은사람은일부러로마의바티칸까지찾아와야했는데,그중에는독일의문호괴테와작곡가멘델스존도있었다.
많은사람이로마에와서이곡을듣고악보에옮겨적으려고시도했다.그중에아버지와연주여행차로마를방문한열네살의음악천재모차르트도있었다.모차르트는복잡한성부로이루어진이곡을단두번듣고단숨에악보로옮겨적었다고한다.이로써이곡을독점하려던교황청의의도는무위로돌아가고말았다.
_pp.90~91,‘모든예술은로마로통한다’에서

베인즈호텔앞의해변은그저평범했다.소설이나영화,오페라와연관짓지않는다면그리특별할것없는보통의해변이었다.하지만토마스만과비스콘티,브리튼은이해변을부질없는소망이스러져가는죽음의무대로삼았다.영화⟨베니스에서의죽음⟩에서남자가늙은얼굴을서글픈화장으로가린채죽어가는동안,무대에서는말러의교향곡5번아다지에토가처연하게흐르고있었다.
_p.118,‘예술적영감이샘솟는물의도시’에서

일본식다리위에서수련이피어있는연못을바라보았다.연못에작은물결이일었다.그에따라물에비친하늘과구름과나무와꽃이흔들렸다.눈앞에보이는연못의풍경위로모네의그림이중첩되는순간,드뷔시의⟨아라베스크⟩와⟨물에비친그림자⟩라는곡이떠올랐다.세상에이렇게절묘하게서로맞아떨어지는그림과음악이또있을까.모네의그림을음악으로옮기면바로드뷔시의음악이된다.모네의그림은눈으로듣는음악이고,드뷔시의음악은귀로보는그림이다.그저모네의그림뿐만아니라인상주의화가들의그림이다그렇다.드뷔시를인상주의작곡가라고하는까닭이다..
_p.148~149,‘꽃과나무와물의정원’에서

영국여행중버지니아울프가살던마을에서지나가던사람에게버지니아울프의집이어디있냐고물었더니그사람이오히려나에게“버지니아울프가누군데?”라고되물었던기억이난다.
실러의생가가있는독일의슈투트가르트에서도비슷한경험을했다.그리하여내가내린결론은루소동네사람은루소를모르고,버지니아울프동네사람은울프를모르며,프리드리히실러동네사람은실러를모른다는것이다.
_pp.185~186,‘음악가를꿈꾸었던계몽주의자의집’에서

1990년베를린에갔을때,기념품가게에서무너진베를린장벽조각을팔고있었다.그때는장벽이무너진지얼마되지않았으니까그럴수있다고생각했다.그런데2020년에갔을때도여전히장벽조각을팔고있는광경을보고놀랐다.아니,장벽이무너진지가언젠데아직도조각이남아있단말인가?그것을보면서어쩌면베를린장벽이라는이콘크리트조각들은앞으로도무한공급될것이라는예감이들었다.
이와관련해서재미있는이야기가있다.옛날중세시대십자군원정에나갔다가고향으로돌아가는병사들이실제예수를못박은십자가의일부라는나무조각을많이가져왔다고한다.그런데이들이가져온나무조각들을모두합하면목재주택을수십채나지을수있는양이되었단다.베를린장벽조각도이와비슷한경우가아닐까.
_p.245~246,우리는이제어디로가야하나?’에서

펨브로크셔국립해양공원에서가장아름다운해변은바라훈들만BarafundleBay이다.이해변은과거코더가문의영지였다고하는데,해안을둘러싼오래된돌담과돌길로보아개인영지였음을알수있다.바라훈들은개인의프라이버시를보호하기에안성맞춤인지형이다.양쪽에높은절벽이있고,그사이에넓은모래밭을가진해변이오롯이감춰진풍경이인상적이었다.주변에돌담까지쳐놓았으니과거에코더가문사람들은누구의방해도받지않고해변에서의은밀한일상을즐겼을것이다.이렇게아름다운해변을자기들끼리만즐겼다니.해변이공공재公共財인시대에태어난것이참다행이라는생각이들었다.
_pp.413,‘멈추어라,아름다운시간이여!’에서

노르웨이의자연은우선그거대한‘사이즈’로보는이를압도한다.⟨송오브노르웨이⟩를통해노르웨이의자연을보기는했지만직접보면영화로보는것과는차원이다른감동이밀려온다.고요한피오르의푸른물밑에엄청난에너지가응축되어있는듯보였다.
그광경을보니그리그의⟨피아노협주곡⟩이떠올랐다.이곡의도입부에서는팀파니가크레센도로‘드르르르르르’발구르는소리를내면,피아노가높은곳에서“쾅!”하고폭발한다음양손으로옥타브를치며격정적으로하강한다.그런데나에게는이소리가노르웨이대자연에응축된에너지가단번에폭발하는소리처럼들린다.그렇게시작한그리그의⟨피아노협주곡⟩에는노르웨이의대자연이담겨있다.노르웨이의산과호수,폭포,눈,계곡,절벽,바위,햇빛,빙하를때로는강렬한터치로,때로는영롱하고섬세한터치로그리고있다.
_pp.459~460,‘대자연이부르는‘송오브노르웨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