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e

작은정원 정옥진의 사진에세이 trace

바람이 스쳐 간 자리
시간이 흘러 오래되고 빛바랜 자연 속에서
작은 ‘흔적’들을 발견했습니다.
평상시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풍경
불안하게 엉켜있는 복잡한 전선들
틀이 맞지 않는 낡고 녹슨 창문
벽에 붙어 찢겨지고 빛바랜 포스터
잊힌 기억들의 흔적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합니다.
원도심의 시간은 멈춘 듯합니다.

자연에 새겨진 흔적처럼
제 마음에도 저도 모르게 상처라는 흔적들이
고스란히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흔적들을 찾아 나선 사진 이야기
사진은 나에게 자연과 소통하는 연결고리가 되었고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과 마주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면 일기처럼 짧고 솔직함 속에서
외면하고 싶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고
더 단단해졌음을 고백합니다.

Trace 사진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제가 느꼈던 것처럼 일상 기록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저의 여정이 흔적으로부터 시작되어
삶의 본질을 향해 이어질 것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