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요즘 필자는 소소원에서 햇살 따라 달맞이와 엉겅퀴가 번갈아 만나는 곳을 산책 한다. 산책길에서 두꺼비와 딱 마주치고 기함했다. 나만 놀랐지 녀석은 가던 걸음대로 내 앞을 지나 간다.
그래, 내가 이주민이지. 그제서야 욕심껏 부려 놓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나의 관점에서 꾸려놓은 자리에는 이름도 낯선 그들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제문을 쓰듯 베어놓은 나무 들 밑둥지에 빚어 둔 술을 부어 주었다. 이곳 소소원과 소소헌 시림에서 시 짓는다고 술 빚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 석은 일인가, 귀를 열고 산자락이 넘겨주는 바람에 몸을 내어 주면 그들이 나에게 전하는 말을 받아적는 것이다. 이래저래 빚진 마음뿐이다.
- 「시인의 에스프리」 중에서
그래, 내가 이주민이지. 그제서야 욕심껏 부려 놓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나의 관점에서 꾸려놓은 자리에는 이름도 낯선 그들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제문을 쓰듯 베어놓은 나무 들 밑둥지에 빚어 둔 술을 부어 주었다. 이곳 소소원과 소소헌 시림에서 시 짓는다고 술 빚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 석은 일인가, 귀를 열고 산자락이 넘겨주는 바람에 몸을 내어 주면 그들이 나에게 전하는 말을 받아적는 것이다. 이래저래 빚진 마음뿐이다.
- 「시인의 에스프리」 중에서
시집 고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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