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책장 훔치기 (소설가의 소설 읽는 소설)

작가들의 책장 훔치기 (소설가의 소설 읽는 소설)

$16.80
Description
소설가 신경진이 그려낸
현대문학의 지도와 영토
한정된 시간만이 허락된 우리는 인류가 생산한 위대한 지적 유산들을 모두 읽을 수는 없다.
독서에서 편식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읽어야 할까?
소설가 신경진이 찾아낸 방법은 ‘좋아하는 작가의 책장을 훔치는 것’이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서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그들의 책장을 들여다보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작가 신경진은 그들이 쓴 책을 읽으면서 그가 참고했을 책들의 목록을 작성했다. 그렇게 가상의 서가를 구성하여 그 속으로 긴 여행을 떠났다. 《작가들의 책장 훔치기》는 그 여정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이 시대 최고의 작가들이 자신의 서재 속에 감추어 온 취향과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 속에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포개어 새로운 시공간을 창조해 낸다. 오랜 세월 거장들의 서가를 살피며 천천히 쌓아온 신경진 작가의 독서 여정을 단숨에 따라잡는 동시에 그가 걸어온 인생의 골목길의 풍경 속으로 초대되는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이 들려주는 다양한 책들의 속삭임 속에서 독자들이 각자 자신이 훔쳐낸 책들의 리스트로 새로운 서가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억의 오솔길을 책과 함께 산책하며 다시 문학의 길을 이어갈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창조력을 길어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
저자

신경진

도시와시골의풍경이뒤섞인충청도의작은마을에서아내와친칠라토끼와함께살며소설을쓰고있다.아내가출근하면커피한잔을내려서노트북앞에앉아자판을두드리기시작한다.어깨가결릴때쯤이면베란다에서낮잠을자던토끼가잠에서깨어유리창으로주인을쳐다본다.
그렇게소설을쓰고소설을읽는다.시간이정지한듯빛을담은환영이봄날의아지랑이처럼피어오를때면일탈적인여행의유혹을거부할수없다.출발은대개오후의게으름이번질때다.낯선곳에서돌아오면기적처럼머리가맑아진다.주인을반기는토끼를바라보며다시소설이희망이라고생각한다.
장편소설로《팬데믹동화》《결혼하지않는도시》《유희의국경》《중화의꽃》《테이블위의고양이》《슬롯》이있다.
《슬롯》으로제3회세계문학상을수상했다.
캐나다맥매스터대학에서컴퓨터사이언스를공부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헝가리어과를졸업했다.
부산에서태어났다.

목차

독자에게


제1서가미셸우엘벡_지도와영토,복종
밤하늘에솟구친불꽃처럼


제2서가조리스카를위스망스_거꾸로,저아래
심장이얼어붙는아름다움


제3서가이언매큐언_체실비치에서
소설기계의시대에관한질문


제4서가존파울즈_프랑스중위의여자
맥주를마시며소설을읽는시간


제5서가프랑수아즈사강_브람스를좋아하세요…
타인이꿈꾼세계를엿보며


제6서가도리스레싱_19호실로가다,금색공책
환멸과몰락


제7서가아니에르노_세월
우린아직혼란속에서있다


제8서가줄리언반스_예감은틀리지않는다
영원히미쳐있는세계


제9서가김시습_금오신화
이몸이본디환상이거늘


제10서가어니스트헤밍웨이_태양은다시떠오른다
길잃은친구와함께걷기


제11서가나쓰메소세키_산시로
차가운도시의골목길을서성이며


제12서가필립로스_에브리맨
행복한엔딩을원하는독자에게


참고문헌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이시대의걸출한작가들은어떤책을읽을까?
거장의서재에자리잡은책들을읽으며
내가이어쓸이야기의입구를찾는다


작가신경진은난생처음완성하여발표한첫소설로세계문학상을받으며화려하게데뷔했다.문제는그다음에생겨났다.소설가로살아간다는것에대한로드맵이없고무엇을써야하는지에대한고민도무르익지않았다는생각에막막해졌다.이제부터그길을모색해나가야한다는.텅빈주머니속에시린손을넣는기분으로다시시작해야했다.그는본격적으로소설을진지하게읽기시작했다.새로읽음과동시에처음읽는사람들의가이드를자처해해설을하며자기만의서가를꾸준히채워나갔다.그러다어느날탁월하다고느껴지는작가들과그들이읽어온책들을탐구해온여정을소개해달라는어느어리숙한편집자의주문을받게된다.그는단숨에써내려간다.《작가들의책장훔치기》는어느날갑자기소설가가된저자가소설문학이라는가상의공간을여행한시간들속반짝이는장면들을캡처해모든한권의앨범과도같다.지극히개인적인기록과세계문학이라는보편공간을겹쳐낸이독특한이야기의오솔길에는독자가자신의발걸음을겹쳐읽을수있는시공간의지표가풍성하게제공된다.


《작가들의책장훔치기》는프랑스작가미셸우엘벡의서가에서시작한다.예술이무엇인지,아름다움이무엇인지에대한현대적해석이가득한《지도와영토》로부터출발하는이여정은마지막챕터인필립로스의서가에이르기까지지속적으로‘미란무엇인가’에대한질문을놓지않는다.한작가의서가를탐색할때마다그가참조한작가를찾아내고,때로다른작가의서가로훌쩍건너뛰기도한다.그렇게낯설고다채로운아름다움을발견하려는저자의시도는비장함이나무거움과는거리가멀어서독자도가벼운산책을따라나서듯지치지않고따를수있다..작가들의서가를들여다보며자신의기억속에살아있는인생의장면들을그려내보여주며문학과삶을나란한현존으로구성해내는저자의솜씨는또다른미학적차원을구성한다.


어느날,깨어보니작가가되었고,이낯선상태에어리둥절한채로일면식도없는작가들의서재를꾸준히탐색해온저자의시간은평범한일상을살아가는이들에게도결코낯설지않은실존적몸부림일것이다.카프카의《변신》이그려놓았듯이어느날깨어나보면무엇이라규정할수없는한마리벌레가되어있고,벌레가어떤존재인지왜존재해야하는지알아내야하는동시에그런채로살아가야하는방법론의문제를안고몸부림친다.어쩌면“별이총총한하늘이갈수있고또가야만하는길들의지도인시대,별빛이그길들을훤히밝혀주는시대는복되도다”라는루카치의문장에섬뜩한고독을느끼는순간이바로작가가탄생하는순간인지도모른다.자기의세계를자신이구축해갈수밖에없고그몸부림이무용한것일지라도이단단한세계에새로운차원을여는조그마한금이라도낼수있기를바라는마음으로작가들은글을쓴다.《작가들의책장훔치기》는저자신경진이읽은책속에서발견한틈속을비집고자기에게만열리는문을열어그속으로걸어가본자신의여정을소개하는책이다.자신이그러했듯이독자들도자기에게만열리는그문을발견하기를기대하면서.‘함께읽어보지않을래요?’하고유혹하지만그여정에서자기지도는자기만이그릴수있는것임을전제한채로.


이언맥큐언의서가에서저자는존파울즈와도리스레싱으로가는문을연다.그렇게하나의소설에뒷배경으로자리하는서가의책들을들여다보면작가들이공통적으로간직하고있는책들의목록이나온다.미셸우엘벡과조리스카를위스망스,줄리언반스는보들레르의책을가리키고있다.미셸우엘벡과도리스레싱,아니에르노와어니스트헤밍웨이,필립로스는도스토옙스키의방에함께있다.이언맥큐언과필립로스는존업다이크의서가에서마주치곤한다.존파울즈,아니에르노,필립로스는카프카를사랑했다.존파울즈와프랑수와즈사강은스콧피츠제럴드를좋아했으며.프랑수와즈사강과줄리언반스는카뮈와함께많은시간을보냈다.조리스카를위스망스와프랑수와즈사강,아니에르노,줄리언반스,필립로스는플로베르의책을손에서놓지못했다.조리스카를위스망스와프랑수와즈사강,도리스레싱은스탕달의책을빌려서는영원히반납하지못했다.어니스트헤밍웨이와필립로스는제임스조이스를좋아하여어느우주에서인가만나끝나지않는토론을벌이고있을것이다.작가들은시대와장소를제각각달리하여나타나지만어떤별빛은함께끌어안고,어느하늘에서는서로를끌어당기고,원고지위에서는서로를밀어내며자신만의빛을조율해나간다.


문학이라는우주에서는수시로크고작은별들이나타났다가사라지고,샛별처럼떠올랐다가어느날자취를감춘다.8차선고속도로를나란히달리다가도막다른골목에서전진도후진도안되는상황을맞닥뜨리기도한다.세월이라는교차로를지나고신호등앞에멈춰서면서서서히질서를이루어나가는듯하다가도어느날나타난새로운눈동자속에서는모든질서가무너지고만다.그가책을읽으며상상한어떤장면은이미현실이되었다.“나는앞으로남겨진시간동안내책장에페미니즘소설들이들어찰것을예감한다.해안으로밀려드는파도를한줌의모래로막을수는없다.(⋯)한국문학에서도프랑수아즈사강과도리스레싱,아니에르노와같은걸출한작가들이등장해서사람들의가슴을뜨겁게달아오르게하는날이반드시올것이다.”(150쪽)
클래식이란새로운시대의새로운독자가나타나는순간언제든지처음부터다시줄을서야하고헤쳐모였다가도다시멀어져야하는운명을안고있다.그속을탐험하는사람들의삶을통해새로운역사가수시로새로쓰여진다.우리가경험하는오늘의이세계는지금시작하는시도의일부가모인것일뿐.그속에서당신은어디쯤가고있는가,누구와어떻게겹쳐있는지,또어떻게독립적일것인가질문을던지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