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우 드로잉 노트 LA MIRADA 시선; 순간과 존재

최연우 드로잉 노트 LA MIRADA 시선; 순간과 존재

$20.00
Description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나에게 보여지는 세상
그 틈 속에 내가 숨 쉴 작은 공간이 있었다
소심하고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잘 받던 예민한 소년은 자라서 대기업의 어엿한 차장님이 된다. 이제 그는 자신이 생각하던 자신과는 정반대의 사람이 된 것 같다. 직장에서는 매사 긍정적이고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로 자리매김해 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알기 전부터 세상이 그에게서 원하는 것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타인과 공존하려 노력하는 태도를 몸에 익혀왔다. 그럼에도 세상살이에 지쳤다거나 영혼이 소진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그에게는 그만의 세계가, 다른 에너지 통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어린시절에 맛보았던, 창조적인 순간 속에서 어떤 세계와 연결되는 느낌을 잃지 않고 간직해 오고 있었다.
『최연우 드로잉 노트 LA MIRADA』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며 또 하나의 세상 속에 간직해 온 순간들이 남긴 그림자 같은 글과 그림을 엮은 책이다. 그가 세상의 풍경들을 바라볼 때, 세상이 그에게 던져주던 시선들을 핸드폰 화면 속에 새겨넣은 순간들의 목록이 책이 되었다. 이 작은 기록을 통해 세상은 최연우라는 한 남자의 존재와 그의 영혼이 머문 순간들을 다시 목격하게 될 것이다.

저자

최연우

저자:최연우
삶속우연을타고흘러가듯사는걸즐깁니다.
은밀히홀로시를쓰다운율에흠뻑빠져우중충한클럽에서한동안랩을했습니다.
연습도안해본장롱면허를갖고입대해보직을대형차운전병으로받아군생활을했습니다.
다른삶을살아보겠다고멀리스페인유학을갔다가최측근들의권유로스페인에서인턴생활을했고연차가같은아내를만나쌍둥이아빠가되었습니다.
우연은삶의한구석에서항상저를기다려주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Chapter1.순간
진통
바라봄
시선
달빛그네
숨소리

Chapter2.존재
그날전등은겁이없엇다
닿을까
가장평범한남자
껍질
꽃을든그대들
오늘,왜그랬지
이석증시대
별생각아니지만
고흐의구두
다시밤이다
바라본다,다시

Critic’snote시선의뮤즈들_유종인

출판사 서평

바쁜일상에서문득여행을떠나는심플한방법
낯선이의그림자와시선속에서
잊고있던나의시간과존재를
기억해내다

강남역4번출구에서만난남자

서울특별시하고도강남의빌딩숲어딘가에서흔히볼수있는전형적인도시남자일까?프로페셔널한분위기는비즈니스매거진에서막튀어나온것같기도하고,여유로움과자신감이균형을이룬스타일을보면패션매거진속의한장면이라고해도어색하지않다.결코만만치않아보이지만어려운사람같지는않다.그의언어는엄격하고보수적인듯하지만그의보이스에서는뜨겁고자유로운열정의질감이느껴진다.대한민국사람이라면누구나알아볼법한명함을갖고있다,하지만그것이그의기표는아니다.명함이차지한공간밖의나머지에서어떤모습으로존재할까,궁금해지게하는사람이다.서류에기재된신상명세와명함을빼고남은나머지의공간에더풍부한세계가있다는걸아는사람.중심이있기에주변이형성되고,주변을위해중심이필요하듯이,명함에박힌삶을온전하게해준그만의어떤세계가있다.그리고그세계속에서그가자유로이존재할수있었던건그명함속의삶이중심을잡아주었기에온전히간직될수있는것이기도했다.

스페인의태양아래에서낙서하던이십대를기억하다

대학생시절그는스페인으로어학연수를떠났다.한국생활과는달리여유가있어서스페인어로낙서하고그림을그리곤했는데그러는동안잊고있던자아가회복되는느낌을받았다.청소년기에친구들과함께부를랩의가사를쓰기위해습관처럼메모하던감각이되살아난것이다.입시를통과하고바쁜대학생활동안까맣게잊고있던감각이었다.그저좋아서빠져들었던감성의세계가스페인의햇살이비춰주는다채로운세상의빛깔속에서다시피어났다.그렇게‘되찾은나’를한껏만끽한나날의흔적은돌아온한국에서의일상에묻혀사라질듯했으나,잔잔하게남아있었다.표지에담긴그림에새겨진문구‘MUNDOMIRADA’가바로그순간의감각이새겨진흔적이라할수있다.스페인어‘Mundo’는‘세상’이라는뜻이고‘MIRADA’는‘바라보다’라는뜻.‘세상을바라보는나’와‘내게보여지는세상’의틈속에서‘또하나의나’로숨쉬는순간이그림과문자를통해표현되었다.무엇인가를표현하고자한것이아니라,무언가를끄적이는순간에무의식적으로스며나온것이만든결과물이라고하는것이정확할것이다.
그렇게자기기억에만있는순간과그순간만의감각을잠시나마붙잡아두려고끄적인것들이조금씩쌓이기시작했고그는이것이소통의문이될수있다는것을깨닫게되었다.점심먹으러나가면서,퇴근하면서,외근나가면서사무실화이트보드에슬쩍남겨두는메모와그림들이사람들의관심을끌었다.(저거매일누가그려놓는거야?)휴대전화위에손가락으로그린그림을SNS에올려두자뜻밖의공감메시지가날아들어어리둥절해지기도했다.서로이름이나알고있던사람들이갑자기깊이연결되는것같은경험이쌓이면서급기야책으로엮어보자는출판사의제안에용기를내게되었다.

스쳐지나가는존재들의시선과그그림자들이남겨놓는흔적을따라그린다

출간을앞두고작가는대학시절,국문과수업을들을때교수님은‘너의글에는풍부한질감이느껴진다’고하신칭찬이이제야기억이난다고했다.이책을엮기위해메모들을다듬을때,자신이많이변했다는걸알게되었다고.십수년간의회사생활에서명확한언어를간결하게사용하는쪽으로훈련이된것도이유이겠지만그게다는아니라는걸안다.순수하고풍부하던감성이세상살이에깎이고패인것같아도엄밀히말하면,오히려다듬어졌다고말하는편이더맞는듯하다고생각한다.그림을그리고글을쓰며오롯이혼자만의시간속에있을때,그는오히려모두와함께있는것같은느낌을받았다.“서로얘기하고있지않을때더얘기하고있는게아닌가싶더라고요.제가무언가를바라보는건,더잘만나기위한연습인것같아요.”그러면서그는깨닫는다.어린시절에어머니에게서영향을받은예술적인것들과멀어져명함에박힌이름에적응해온세월은그가자신의예술적인감성을소진시키지않고온전히지켜올수있는방주가되어주었다.
힙합가사를쓰던십대처럼,스페인에서그림을그리기시작한이십대때처럼세상을풍부한질감으로받아들이던감각을온전히회복하기는불가능할지모르지만,그런순간들을기억할수는있다.그리고그기억속에존재하는나로잠시돌아가서눈앞을스쳐가는무언가를다시바라보고,지금내시선으로새로그려볼수는있다.그런마음을간직하고기록하는것이현재의매순간들속에풍부하게존재하고픈도시인의감각적실천이라고그는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