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책방에서 카뮈를 만나다 (이경은 독서 에세이 | 양장본 Hardcover)

바닷가 책방에서 카뮈를 만나다 (이경은 독서 에세이 | 양장본 Hardcover)

$20.00
Description
『카프카와 함께 빵을 먹는 오후』의 작가 이경은 독서 에세이 두 번째
책을 읽고 쓰고 짓는 이들의 마음과 마음을 더 멀리 더 깊이 더 가볍게 연결하는 문장들
바닷가 책방에서 뜻밖의 책 한 권과
낯선 친구 하나를 만나는 순간의 기쁨을
단숨에 써 내려간다

책과의 만남을 통해 이 세계와 자신의 만남을 확장해 나가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독서 에세이 『바닷가 책방에서 카뮈를 만나다』. 라디오 드라마와 음악극 등의 대본작가로, 수필가로, 글쓰기 강사로 활약해온 작가 이경은의 두 번째 독서 에세이집이다. 첫 번째 독서 에세이 『카프카와 함께 빵을 먹는 오후』(2023)와 이어지는 책으로 전작과 유사하면서도 색다르다. 소개하는 책의 서지정보 앞에 독서의 흥취를 더해줄 음악과 음료를 페어링 한 것이 눈에 띈다. 2024년 가을부터 2025년 여름까지 ‘데일리한국’에 연재한 글을 기초로 하여 빼고 덧붙이고 다듬어 엮은 이 책의 곳곳에서 저자 내면의 흐름과 함께 저자가 감각하는 세계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기한이 없는 휴가를 바닷가에서 유유자적 보내는데 아무런 약속도 기대도 없이 들른 작은 책방에서 마음에 쏙 들어오는 한 권의 책을 만나는 순간의 설렘. 바로 그런 기분을 독자에게 건네며 끝없이 말을 거는 책이다.
저자

이경은

저자:이경은
SBS극본공모에당선된후오랫동안KBS에서라디오드라마를썼다.방송국에서공연무대로옮겨,음악과연극속에서긴시간을보냈다.공간이동의묘미를알아챘다.
수필을쓰다가‘변용의미학’이라며이경은의포토에세이,디카에세이,독서에세이,수필극,잡문집,글쓰기강의노트,미니멀에세이를선보였다.
율목문학상,한국산문문학상,숙명문학상,한국문학백년상을수상했다.

그림:이인성
1998년「문예한국」가을호에시〈낚시터에서〉등으로등단하여
「창녕문학」에꾸준히시를발표해왔다.
1999년남해홍현리로귀촌하면서
본격적으로글을쓰고그림을그리기시작하였으며
2017년부터길현미술관내'모네의화실'회원으로서
매년두세차례의동인전을열고개인전을가지는등
남해의예술인으로활발히활동해왔다.
26년째매일보리암을마주하고앵강만을바라보는남해살이의즐거움을
글과그림으로표현하는것을생활의활력으로삼고있다.
1946년생으로2025년현재,팔순을맞았다.
시와그림을엮은시화집<바다보다먼저일어서는파도>를출간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낯선골목을걸을때
리스본골목에서그가기다린다/눈물의색깔/빗방울의이름들/두번째로좋은침대/이토록황홀한상상/흙속에꽃한줌/외로울결심/읽는다는것에대하여/멸치의목소리/빛을먹는나무/스물아홉번의탱고/이상과바르셀로나

2부빈방에저녁이들다
하루키의비늘/피츠제럴드와헤맨밤들/내안에빈방하나가/남해는고요하다/질투라는놈을주의하십시오/위풍당당한삼류작가/홍콩을사랑하는사람들/교토골목길에비가내리면/도시의판타지/저리도곱게피었네,동백꽃/눈물방울변주곡/체호프식또는셰익스피어식

3부이토록사치스런우울
영원한불확실성의확실성/태양의후예는혼자였다/릴케의비가에접속하다/무릎에앉힌아름다움/목조르긴매한가지/음악이먼저시가먼저/당신의이마위로가냘픈햇빛이/아침꽃저녁에라도/카프카의엽서한장/아내의남자를만나러가는남편/우울의소울/당신을사랑하지않는날이올까

4부작별에의초대
낯선침대에서잠들다/프로이드식아침식사/서릿발속시금치/너어찌봄꽃떨어지듯이후드득/달로가는기차역에서/하도리바다에서/설마,그렇다/옛문장이꽃잎처럼흩날린다/랄리벨라이야기/시간,빛깔,몽상/책밖에서책을말하다

에필로그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책이라는창문을열어놓고
한잔의술과한곡의음악을고르는
행복한순간들의기록

책을읽고글을쓰는여러가지방식이있다.독후감과리뷰,서평과추천평,북칼럼등.여기이책,이경은의독서에세이『바닷가책방에서카뮈를만나다』속의글은어디에도해당되지않는다.다루는책의범위또한특정할수없다.한글없는책은물론이고글자없는책도있다.이름만들어도고개가끄덕여지는고전을들여다보다가존재조차몰랐던작가가들려주는어느머나먼섬나라이야기로훌쩍건너간다.저자는시대와언어,장르나국적,분야등어떤경계도의식하지않은채로모든것을받아들인다.편견의닻은버려두고우연이라는그물망을펼쳐무엇이라도건져올린다.

이것은일기일까?
이책의글들은어느날의어떤순간을마음의카메라로찍어그이미지의잔상이지워지기전에휘리릭그려낸크로키같다는인상을준다.영화를보다주인공의인상적인대사를좇아책갈피를뒤적이는밤,전시회에가서그림을보고와서는마음기댈책을찾아펼치는저녁의시간이세밀화처럼그려지기도한다.

여행기일까?
이책의저자는오래전여행의기억에서시작해서그지역과인연이있는작가의작품속깊숙한곳의숨겨진문장에까지독자를데려간다.일상에서기억으로,기억에서책속의세계로자유로운여행의경로를보여준다.어떤글에서는자신의음악취향을소개하며먼나라의유행가이야기를꺼내더니노랫말속주인공의이력을추적하듯풀어내다한권의책에다다른다.책과인접한여러예술분야를이어주는큐레이션이돋보인다.

늦게도착한편지는아닐까?
오래전기억속에남겨진빈틈이오늘에야메워지는보석같은순간들을포착하기를즐기는저자는그런반짝이는순간들을기록하는순간에도뭔가를새로발견한다.그깨달음의충격을그대로전하려애쓴다.이크,워매,어쩔거나등의감탄사가그즐거운충격의흔적이다.더디게도착하는마음과늦된깨달음,지각한인연들에수굿이인사하며나아가는작가의걸음걸음마다반가운행복이별처럼반짝인다.

어쩌면이것은저자가기획한야심찬소개팅의현장
이책에실린47편의글속에등장하는책들하나하나가이경은작가와각별한사연이있다.그이야기를글로쓰는데걸린시간보다훨씬많은시간과에너지가책을고르는데쓰였다.독서에세이를데일리한국에연재(2024년10월부터2025년8월까지)하는동안사들인책이벽하나를꽉채웠다.어떤책은밀려났고어떤책은버려졌고어떤책은무심히바닥에쌓여있다.진지하게사람을사귀는일이그렇듯이책도쉽게곁을내어주지는않는다.진지하게눈을맞추며긴시간을함께보낼만한책을찾는일이쉬울리없으며그단단한책의세계에녹아들기에독자가꾸려온세계또한만만치않다.속살을보이며서로를끌어안을때까지시간이필요하다.작가는그렇게읽어낸책들의목록에서고르고고른뒤가슴으로녹여내어천천히꿰어냈다.그애틋한책들을소개하는방식은그때그때달랐다.어떤글은끙끙앓듯이며칠을두고썼고,어느날은즐겁게노래하듯이썼고,또어떤날은한잔의에스프레소처럼단숨에삼키듯썼다.이소개팅에곁들일음료와음악을고르는건조금도어렵지않았다.좋은책을읽은감흥을기록한다는것이그토록고독하고힘든일이기에함께음악듣고술마시는일의즐거움을생생하게감각할수있었던건아닐까.(저자는이줄기찬소개팅연재를마무리하며이렇게말했다.여름이가기전에팥빙수를마음놓고즐기고싶다고.)

누구를만날지모르는뜻밖의파티에초대된이방인의기분으로…
작가는책의핵심또는그너머까지단숨에도달하여독자를아찔하게만들기도하고때로는책의주변을배회하며흐릿한인상만을감질나게단서처럼남기기도한다.기념사진한장정도로만남기고가볍게스쳐지나가기도한다.수시로엉뚱한이야기를갖다붙인다.아무리소상히소개받아도좀처럼호기심이일지않는사람이있고,제대로소개받지못했지만한눈에반하고마는사람도있는것처럼그녀에게소개받은책의표지를펼치고그안으로들어갈지말지는각자의몫으로남겨진다.어떤책이누구마음의어느구석에“쩍들러붙”을지알수없다.
사람들은저자에게“제일감명깊게읽은책이뭐예요?”라며딱한권만찍어달라고하겠지만이책의저자는이질문에답할수없을것이다.지금은지금읽고있는책과사랑에빠져있을것이다.제일감명깊은책은아마도다음에읽을책중에있거나또는없을것이다.‘가장감명깊게읽은책’이란과거형이지만계속갱신되어어쩌면영원히닿지않을,고정불가능한미지의존재일것이므로.책읽는사람의생각과마음은늘움직이는것이다.사랑이그러하듯이.저자는다음책으로나아가기위해,지금의책을잘떠나보내기위해서그렇게힘껏소개팅을주선한건지도모른다.
이책을받아든독자의기분이란어쩌면낯선동네의반상회를방문한이방인의느낌같은것이아닐까싶다.안면이있긴하지만그리친하지는않은사람약간에모르는사람이대부분인파티장에불쑥들어간기분말이다.작가는그런독자를다정하게맞이하며긴장하지말라고,웰컴드링크한잔손에들고음악에기대보라고속삭인다.

해질녘바닷가에서작은책방을발견하고무심히들어선누군가의모습을떠올려본다.어쩌면그는어제어머니가돌아가셨고,내일이면큰사건의주인공이될지도모르는,낯선이방인일지모른다.그도이바닷가책방에서만큼은모든걸잊고자유롭게마시고떠들고노래하고쉬었으면.한잔의술과한곡의음악을즐기기를.그리고지금펼쳐든책을목에베고한잠늘어지게쉬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