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테레사 코리안 랩소디

김테레사 코리안 랩소디

$15.00
Description
Epilogue
『한국 전쟁 6·25』, 『코리안 랩소디(Korean Rhapsody)』를 김인규 작곡가와 함께 교향시로 만들면서, 표지 그림을 메조틴트로 만든 무궁화꽃 작품을 썼다.
처음에는 주제곡에도 무궁화가 반복적으로 들어가지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아이들 놀이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애국가에 “하느님이 보우하사”가 나온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Rose of Sharon’과 같은 맥락이라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무궁화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신앙과 예술, 그리고 우리 민족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하느님의 꽃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코리안 랩소디』의 표지 그림으로는 무궁화꽃 작품이 운명처럼 느껴졌다.
나는 어릴 적에 무용을 했다. 다섯 살 때 무희 최승희의 키드가 되었으니, 평화의 시대였다면 볼쇼이 단원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1950년에 한국 전쟁이 났고,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면서 발레리나의 꿈은 날아갔다. 그 대신 화가가 되어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그렸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Fire Bird)’도 화폭에 담았다. 흰 캔버스 위에 유화물감으로 춤을 춘 것이다. 돌이켜보면 젊었을 적에 집 가까운 덕수궁에 자주 갔다. 역사의 현장에 서면 늘 아련한 연민이 떠오른다. 덕수궁에 머물던 고종 황제는 “나라는 국가(國歌)가 있어야 한다”며 독일인 음악가 에케르트를 초빙해 ‘대한제국 애국가’를 만들었다. 그리곤 군악대를 창설한 뒤 1902년 9월 7일 덕수궁에서 초연을 했다. 힘없는 속국의 황제가 예술의 힘에 기댔던 것일까.
나도 내 예술을 덕수궁에서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무궁화의 정신이 담긴 〈한국전쟁 6·25 교향시〉를 고궁의 박석(薄石)에서 공연하면 어떨까. 최승희 키드의 꿈을 담은 발레 그림을 덕수궁미술관에서 전시하면 어울리지 않을까. 춤을 추고, 그림을 그리고, 곡을 지으면서 평생 르네상스형 삶을 살아온 한 예술가의 염원이다.
옛날 덕수궁엔 작약이 많이 피었다.
나는 작약을 즐겨 그렸다.
지금은 그 작약밭이 없어졌다.
저자

김테레사

김테레사는1979년뉴욕의프랫인스티튜트대학원에서회화를전공했다.(MFA)뉴욕히긴스갤러리(1979),선화랑(1980,1982),공창화랑(1984),뉴욕중앙미술대전(1985),호암미술관(1988),조선화랑(1988,1992),박영덕화랑(1996),프레스센터(1998),NICAF「오늘의한국회화전」(1999,오사카),예술의전당(2005),베이징올림픽(2008),청담아트센터(2011),인사아트센터(2019)등에서회화전을가졌고,화랑미술제(2024)에조선화랑대표작가로참가했다.「비원」(1970,국립공보관),「바람」(1972,국립공보관),「워싱턴스퀘어」(1975,미도파화랑),「뉴욕의대중문화,보통사람들의벽화」(1984,파인힐갤러리),「장미」(1994,파인힐갤러리),「워싱턴스퀘어1973-2010」(2012,뉴욕이튼코헨파인아트화랑),제11회「서울사진축제카메라당전성시대」(2020년,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1980년대여성사진운동」(2021,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등의사진전을가졌다.
제3회동아국제사진살롱은상(1968),제6회동아사진콘테스트특선(1968),동아국제아트쇼금상(1969),제7회동아사진콘테스트특선(1969)을수상했으며,「1980년대여성사진운동」에전시되었던작품을포함하여워싱턴스퀘어사진작품40점이서울특별시문화본부박물관과에소장되었다.(2021)또한2023년덕수궁미술관「가장진지한고백-
장욱진회고전」에김테레사가1969년경에찍은장욱진인물사진이출품되었고전시가끝난후사진작품은덕수궁미술관에소장되었으며,동아일보사진컨테스트특선작2점(1968,1969)과동아일보국제사진살롱은상(1968)작품이뮤지엄한미에소장되었다.
화집으로『김테레사작품집1978-2010』(2011,열화당),사진집으로『워싱턴스퀘어,그때그리고그후』(2011,열화당),『뉴욕뉴욕』(2022,레인보우),에세이집으로『화가의기쁨』(2014,열화당),작곡집으로『화가의노래』(2021,레인보우),『전쟁과아이』(2021,레인보우),『마지막사랑』(김테레사작사·김인규작곡,2023,레인보우),『한국전쟁6.25』(2024,레인보우)가있다.
현재재단법인W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사로있다.
2024년4월,골드라인휴먼센터아트홀개관기념공연(W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김남윤)에〈투우사의노래〉작품이초대전시되었고,2024년9월,예술의전당LeonardBernstein의모음곡연주회(W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김남윤)에사진집『뉴욕뉴욕』의작품들이영상으로소개되었다.2025년6월,롯데콘서트홀보헤미안탱고+집시콘서트(W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김남윤)에〈투우사의노래〉작품들이영상으로제공되었다.

목차

Prologue·김인규(작곡가)
고백·김테레사
제1부KoreanRhapsody
김테레사의작곡집『전쟁과아이』에서다섯곡을골라화성화와관현악편곡을하고,
거기에새로작곡한서곡을붙여하나의교향시를만들었다
제2부한국전쟁번역곡
김테레사의세곡,〈철의삼각지〉,〈전쟁과사랑〉,〈은전다방2〉에영어가사를붙였다.
Epilogue·김테레사

출판사 서평

prologue
김인규작곡가

김테레사선생님의『전쟁과아이』작업을시작하게된건2020년이었다.
『전쟁과아이』는6.25전쟁동안선생님이직접겪은일과여러지인들에게들은이야기를바탕으로작곡한노래들이었는데,이곡들을편곡하는일이었다.
모두실화에기반을두고있어생생한현장감이느껴지는가사와,전쟁속에서도잃지말아야하는인간의소중한것들을담고있었다.그작업을시작으로『마지막사랑』,『한국전쟁6.25』악보집을제작하며노랫말과음악으로교류하는인연을이어오고있다.
이번에는『전쟁과아이』의다섯곡을골라화성화(harmonization)와관현악편곡(orchestration)을하고,거기에새로작곡한〈서곡〉을붙여하나의교향시를만들었다.〈서곡〉은전쟁이라는거대한역사의흐름에휩쓸릴수밖에없는인간들의마음을담은비극적서사시이다.
〈철의삼각지〉는가장치열했던전장중하나인철의삼각지(철원-김화-평강)를무대로,포탄과총알이난무하는모습과아이가부르는“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대비시키며,전쟁의비극을부각시킨다.〈최승희키드〉는발레리나를꿈꾸는소녀가전쟁으로삶이바뀌는장면을그려냈고,〈전쟁과사랑〉은전쟁속에서피어나는간절한사랑과그리움을,〈중공군오빠〉는아이의시선으로바라보는전쟁의무상함을천진한동요풍의음악에담아냈다.
마지막으로각설이타령이라는파격적인소재로피난민들의다양한군상들을표현하며그들의꺾이지않는의지와활력을담아낸〈Just3days〉로교향시전체를마무리한다.
이작품은참혹한전쟁속에서도생의의지를이어가며,더욱애틋한사랑을하고,서로의정과온기,웃음과울음을나누는것을잊지않은사람들의이야기다.우리가이전세대에게받은것,우리가누리고있는것,우리가물려줘야할것에대해생각해보게되었다.
이소중한작업에함께할수있어서기쁘고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