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카브리니

마더 카브리니

$18.00
Description
국경과 언어의 벽을 넘어 약자의 편에 서다
‘마더 카브리니’의 자리는 언제나 도움의 손이 절실한 곳이었다
2025년 우리는 ‘취약하고 낯선 이웃’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1889년 한 이탈리아 수녀는 그들을 진실한 사랑으로 품었다. 이탈리아 이민자로서 스스로도 차별을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빈곤과 질병, 편견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그녀의 삶은 국적과 인종을 넘어선 ‘환대의 윤리’를 보여준다. 사회적 장벽을 뛰어넘은 그녀의 무한한 연민은 폐쇄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의 지시등처럼 빛날 것이다.
‘미국 최초의 성인’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미국 본토의 신부나 사제를 상상하겠지만, 그 주인공은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한 수녀였다. 1946년 7월 7일, 프란체스카 카브리니는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미국의 첫 가톨릭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그녀는 이탈리아 이민자를 위해 조국을 떠나 아메리카 대륙 전역과 유럽을 누비며 손 닿는 모든 약자를 위해 힘쓰는 데 평생을 바쳤다. 20세기 가톨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그녀는 ‘마더 카브리니’로 불리기에 마땅하다. ‘마더’란 가톨릭에서 수녀원 원장이나 수도회의 설립자 등 중요한 직책을 맡은 연장 수녀에게 종교적 존경과 애정을 담아 붙이는 호칭이다. 물론 성인으로부터 배움을 얻으려면 성인의 위치나 이름보다도 그 살아온 행보와 이뤄낸 행적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의 삶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이민사와 가톨릭 역사를 아우른다. 2024년 개봉한 영화 〈카브리니〉는 그중 뉴욕에서의 선교 활동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영화로 전부 담아내지 못한 미국 첫 가톨릭 성인의 삶, 그 나머지 90퍼센트가 바로 이 책 《마더 카브리니》에 담겨 있다. 신실한 가정의 자녀로 태어나 ‘신의 비둘기’ 같은 아이였던 유년부터, 몸이 약해 수녀회 입회를 거절당했으나 결국 한 수녀회를 이끄는 수장이 된 젊은 시절.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나아가 미국과 남미, 유럽 등지에 67개의 학교와 병원, 고아원을 세우며 각지의 이민자와 빈민을 위한 구체적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성인이 되기까지 그녀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체키나’란 애칭으로 불렸던 소녀가 ‘마더 카브리니’라 불리기까지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약자들을 품에 안은 ‘이민자의 수호성인’

1950년 바티칸은 마더 카브리니를 이민자들의 수호성인으로 공식 발표했다. 그녀는 자립하기 힘든 가난과 차별 속에 놓인 이민자,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돌보기 위해 고아원과 학교, 병원을 세웠다. 그녀는 단순히 하루 치 양식을 베푸는 식으로는 이민자들의 삶을 바꿀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마더 카브리니는 이민자들이 기본적인 생존과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뉴욕을 비롯한 미국 전역에 학교와 성인 교육 기관을 설립하여 언어와 직업 교육을 제공했다. 고아원을 세워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했으며, 콜럼버스 병원과 같은 의료 기관을 건립하여 이민자들이 차별 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했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에 이미 ‘여생이 2년’ 정도란 진단을 받을 만큼 병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누구보다 강인한 추진력으로 약자들의 공동체를 확장해 나갔다. 낯선 땅에 정착한 이탈리아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으며, 정부 기관도 외면했던 그들을 혼신의 힘을 다해 돌보았다.
‘The World is Too Small’이라는 책의 원제처럼, 그녀의 활동은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갔다. 카브리니는 어린 시절 운하에 빠진 탓에 물을 무서워했음에도 목표와 사명을 위해 대서양을 20번이 넘도록 건넜다. 그녀가 방문한 많은 지역에 필요한 시설이 보이면, 그녀는 다른 시급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설의 설립을 도왔다. 가끔은 종교적, 개인적 불화로 인해 머물던 지역에서 쫓겨나거나 계획이 불발되는 일들도 일어났다. 보통 사람에겐 결의가 꺾일 만한 난관도 마더 카브리니에게는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헌신할 또 다른 기회일 뿐이었다.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해 굳건한 믿음과 확신으로 전진하는 이에게는 나아갈 길만이 보였다.

67년의 삶, 67개의 시설

미국이 수많은 이민자를 맞이하던 19세기 말, 마더 카브리니는 직접 부르고뉴호를 타고 뉴욕에 도착해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현실 속으로 들어갔다. 이 전기는 단순히 가톨릭 성인의 생애에 관해 다루지 않는다. 낯선 땅에서 차별을 마주하면서도 끝내 길을 열어간 한 여성의 모험담이자, 한 세기의 사회 운동사다. 마더 카브리니의 업적은 영적 헌신뿐만 아니라, 예수성심선교수녀회를 설립하고 이를 대륙을 넘나드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확장한 운영가로서의 탁월한 역량 덕분이었다. 카브리니는 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평생 67개의 기관을 설립했는데, 이는 당대의 그 어떤 공공 또는 민간 지도자도 이루지 못한 경이로운 규모였다.
카브리니의 성취는 면밀한 비전과 협상 능력에 기인했다. 그녀는 이민자들에게 절실한 것이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자립을 위한 교육과 의료 서비스임을 정확히 파악했다. 그녀는 이탈리아인 이민 공동체가 밀집된 뉴욕, 시카고, 뉴올리언스 등의 지역과 중남미에 거점을 마련하여 글로벌 선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자금 조달에 있어서도, 그녀는 냉담한 정치인부터 영향력 있는 자선가들까지 가리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하여 자원을 확보하는 협상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굳건한 믿음과 더불어 철저한 계획, 자원 관리,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행정적 난관들을 극복해낸 ‘여성 리더’로서의 마더 카브리니의 면모를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21세기, 마더 카브리니는
여전히 우리의 앞을 비춘다

마더 카브리니의 삶은 단순히 특정 종교의 성인이 아니라 이민자들이 직면한 현실에 맞선 연대와 돌봄의 상징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이민과 난민 문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우리 시대의 과제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관련 법안이 폐기되고 제정된다. 이에 관한 입장은 다양하겠지만, 모두를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태도를 그녀에게서 배울 수 있다. 마더 카브리니와 함께할 때 이민자들은 단순한 구호 대상이 아니라 한 사회에 일조하는 사회 구성원이 되었다. 그녀의 삶 전체가 약자의 가능성과 연대의 힘을 증언한다.
마더 카브리니의 일대기는 우리 현재의 문제를 다시 고찰하게끔 이끄는 질문이자 대답과도 같다. “어떻게 한 사람이 세계를 바꿀 수 있는가?”라는 거창한 물음 앞에서, 그녀는 그저 자신의 소명과 꿈, 또한 약자를 위해 헌신한다는 일념으로 당장 손 닿는 주위부터 바꿔나갔다. 처음 뉴욕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수녀원 건물이 마련되지 않아 곧바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카브리니는 의기소침해지기는커녕 뉴욕 대주교 앞에 ‘여기를 떠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결국 마더 카브리니는 그녀의 용기와 그녀에게 감화된 이들의 힘을 합쳐 더 넓은 사회의 기반을 다졌다.
우리는 그녀의 여정으로부터 이탈리아와 미국의 이민 역사가 만들어 낸 거대한 흐름을 느끼는 동시에, 그 속에서 이름 없이 살아간 개개인의 얼굴도 마주하게 된다. 먼 나라의 오래된 성인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우리의 낯선 이웃, 화합하지 않는 사회와 어떻게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 앞서 탐구했던 이의 발걸음이기도 하다.
저자

시어도어메이너드

저자:시어도어메이너드
영국출신의시인이자전기작가로,가톨릭역사서와평론활동에전념했다.개신교선교사의아들로태어나영국에서작가로활동하며G.K.체스터튼,힐레어벨록과친교를나눈뒤미국으로이주했다.그는성인과종교지도자의삶을생생히그려낸전기작품들로널리알려졌으며,신앙과인간적체험을잇는저술을남겼다.남긴작품으로『데소토와콩키스타도르들』,『미국가톨릭이야기』등이있다.

역자:고정아
연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했다.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로켓걸스』,『아토믹걸스』,『모리스』,『순수의시대』,『하워즈엔드』,『전망좋은방』,『오만과편견』,『히든피겨스』등이있다.2012년조이스캐럴오츠의『천국의작은새』로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어린이,청소년도서번역에도활발히힘써『세상을바꾼놀라운십대들』,『엘데포』,『초등학생이알아야할참쉬운비즈니스』,『클래식음악의괴짜들』,『손힐』,『진짜친구』,『비클의모험』,『머니트리』,『스핀들러』,[바다탐험대옥토넛]시리즈등을우리말로옮겼다.2012년6월〈유영번역상〉을받았다.

목차

소개의글
편집장서문
프롤로그

1부롬바르디아의빛

1장어린시절의꿈
2장잘못된시작
3장목가의시절

2부한낮의꿈

4장로마공략
5장떠난이들의고통
6장순명의마음으로
7장두번째미국행
8장중앙아메리카
9장뉴올리언스
10장첫병원
11장다시이탈리아로

3부신의순례자

12장안데스산맥을넘어
13장남미에서유럽으로
14장성인의영혼
15장넓어지는지평
16장서부개척
17장미국시민이되다
18장은퇴의소망
19장시카고에서의죽음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약자들을품에안은‘이민자의수호성인’

1950년바티칸은마더카브리니를이민자들의수호성인으로공식발표했다.그녀는자립하기힘든가난과차별속에놓인이민자,특히여성과어린이를돌보기위해고아원과학교,병원을세웠다.그녀는단순히하루치양식을베푸는식으로는이민자들의삶을바꿀수없음을너무나잘알고있었다.마더카브리니는이민자들이기본적인생존과존엄성을유지할수있도록뉴욕을비롯한미국전역에학교와성인교육기관을설립하여언어와직업교육을제공했다.고아원을세워버려진아이들을보호했으며,콜럼버스병원과같은의료기관을건립하여이민자들이차별없이치료받을수있게했다.미국으로건너가기전에이미‘여생이2년’정도란진단을받을만큼병약했음에도불구하고,그녀는누구보다강인한추진력으로약자들의공동체를확장해나갔다.낯선땅에정착한이탈리아인들에게희망을심어주었으며,정부기관도외면했던그들을혼신의힘을다해돌보았다.

‘TheWorldisTooSmall’이라는책의원제처럼,그녀의활동은국경을넘어세계곳곳으로뻗어나갔다.카브리니는어린시절운하에빠진탓에물을무서워했음에도목표와사명을위해대서양을20번이넘도록건넜다.그녀가방문한많은지역에필요한시설이보이면,그녀는다른시급한일이있지않은이상모든수단을동원해시설의설립을도왔다.가끔은종교적,개인적불화로인해머물던지역에서쫓겨나거나계획이불발되는일들도일어났다.보통사람에겐결의가꺾일만한난관도마더카브리니에게는세상가장낮은곳에서고통받는이들을위해헌신할또다른기회일뿐이었다.오직자신에게주어진사명을위해굳건한믿음과확신으로전진하는이에게는나아갈길만이보였다.

67년의삶,67개의시설

미국이수많은이민자를맞이하던19세기말,마더카브리니는직접부르고뉴호를타고뉴욕에도착해이탈리아이민자들의현실속으로들어갔다.이전기는단순히가톨릭성인의생애에관해다루지않는다.낯선땅에서차별을마주하면서도끝내길을열어간한여성의모험담이자,한세기의사회운동사다.마더카브리니의업적은영적헌신뿐만아니라,예수성심선교수녀회를설립하고이를대륙을넘나드는거대한네트워크로확장한운영가로서의탁월한역량덕분이었다.카브리니는약한몸에도불구하고평생67개의기관을설립했는데,이는당대의그어떤공공또는민간지도자도이루지못한경이로운규모였다.

카브리니의성취는면밀한비전과협상능력에기인했다.그녀는이민자들에게절실한것이단순한자선이아니라자립을위한교육과의료서비스임을정확히파악했다.그녀는이탈리아인이민공동체가밀집된뉴욕,시카고,뉴올리언스등의지역과중남미에거점을마련하여글로벌선교네트워크를구축했다.자금조달에있어서도,그녀는냉담한정치인부터영향력있는자선가들까지가리지않고끈질기게설득하여자원을확보하는협상가의면모를보여주었다.이책은굳건한믿음과더불어철저한계획,자원관리,그리고불가능해보이는행정적난관들을극복해낸‘여성리더’로서의마더카브리니의면모를생생하게되살려낸다.

21세기,마더카브리니는
여전히우리의앞을비춘다

마더카브리니의삶은단순히특정종교의성인이아니라이민자들이직면한현실에맞선연대와돌봄의상징으로우리앞에서있다.이민과난민문제,사회적약자에대한책임은여전히우리시대의과제다.새로운정권이들어설때마다관련법안이폐기되고제정된다.이에관한입장은다양하겠지만,모두를인간으로서존중하고함께살아가는태도를그녀에게서배울수있다.마더카브리니와함께할때이민자들은단순한구호대상이아니라한사회에일조하는사회구성원이되었다.그녀의삶전체가약자의가능성과연대의힘을증언한다.

마더카브리니의일대기는우리현재의문제를다시고찰하게끔이끄는질문이자대답과도같다.“어떻게한사람이세계를바꿀수있는가?”라는거창한물음앞에서,그녀는그저자신의소명과꿈,또한약자를위해헌신한다는일념으로당장손닿는주위부터바꿔나갔다.처음뉴욕에도착했을때그녀는수녀원건물이마련되지않아곧바로쫓겨날위기에처해있었다.카브리니는의기소침해지기는커녕뉴욕대주교앞에‘여기를떠날수는없다’고단언했다.결국마더카브리니는그녀의용기와그녀에게감화된이들의힘을합쳐더넓은사회의기반을다졌다.

우리는그녀의여정으로부터이탈리아와미국의이민역사가만들어낸거대한흐름을느끼는동시에,그속에서이름없이살아간개개인의얼굴도마주하게된다.먼나라의오래된성인이야기가아니다.지금우리가우리의낯선이웃,화합하지않는사회와어떻게함께나아갈수있는지앞서탐구했던이의발걸음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