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건너는 빛처럼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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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수부 작가의 11번째 수필집
고수부 수필가는 뜨거운 인생의 열기를 부둥켜안고 있는 작가로서 삶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있다. 그는 삶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면서
생을 조용히 사유할 수 있는 성실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
저자

고수부

약력
고려대학교산림자원학과졸업(학사)
동국대학원영어교육과졸업(석사)
월남맹호부대참전(ROTC3기)
미육군공병학교측지과정수료
미8군JUSMAG-K연락장교
육군대학졸업
국방부관리정보실(육군중령예편)
전쟁기념관학예관정년퇴임K·J스피치자문위원
순수문학등단(2003)
사)국제PEN한국본부회원
수상
순수문학우수상
전쟁문학상
제20회순수문학대상
제7회에세이문예문학상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수필집
『댓돌위의갈색구두』
『진주반지』
『아침한때의행복』
『손자의비밀』
『아내』
『석양에물든가을바다』
『BeautifulStory(아름다운이야기)』
『이모습이대로』
『추억의집』
『길에선나무는웃지않는다』
『어둠을건너는빛처럼』

목차

책머리에·4
서평|고수부론-성실한삶의자세와견고한신앙의힘
/권대근(평론가,대신대학원대학교교수)·245

1부
밥과함께책을
수필에살고수필에죽다·13
밥과함께책을·18
아퀴논,그날밤에·23
단풍처럼익어가는나의수필·27
아프니까노인이다·31
피드백·36
오늘이라는유효기간·40
배움의길,노을빛처럼·44
때가이르매·48
그날,아내의이름은이영자였다·52
사람냄새나는공간·57

2부
지혜의샘,수필의샘
지혜의샘,수필의샘·65
스무개의치아,스무살의맛·69
포화속의기도·73
성장하는나무는죽지않는다·77
돈을사랑해도될까요·81
대못·86
마로니에거리를걸으며·91
영혼의징검다리·96
현대판화수분·100
거울하나거울둘·104
청소는과학이다·109
새창으로본세상·113

3부
책과함께여행을떠나요
술없이도낭만은있다·121
그순간·126
혼자걷는길·131
새벽을여는사람들·135
찾아오는글,떠나지않는마음·140
불안의구름속에서·144
책과함께떠나는위로의여행·148
마음염색약·153
손끝으로부르는세상·157
귀여운라희·161
사랑이국물처럼·166

4부
어둠을건너는빛처럼
인생은뱃길이다·173
‘육군대학’내인생의탈출구·178
그골짜기에서부름을듣다·182
기도가이끄는길·186
지옥문·189
작별인사·194
리어왕이부러워할딸둘·198
지팡이,나의동반자·203
황혼기의나,길에선나무·207
수필나무가자라는곳·211
어둠을건너는빛처럼·215

5부
독자후기
'길에선나무는웃지않는다'를읽고·221
제10수필집을읽고·223
읽기쉬운수필집·228
편한마음으로쉽게읽을수있는글·230
아름다운이야기에는감동하고·232
화려하지않고깔끔한글·238
지친마음까지힐링이되는글·242

출판사 서평

고수부론
-성실한삶의자세와견고한신앙의힘-

권대근
문학평론가,대신대학원대학교교수

Ⅰ.
A.아우구스티누스는“사람은성실할수록자신을얻게된다.성실해질수록태도가안정되어진다.성실하면성실할수록정신을자각하게된다.하늘땅앞에자기가엄연히존재해있다는관념은성실할때비로소얻어지는자각이다.”라고말했다.고수부수필가의가장큰장점이라면성실함이아닐까.이번에그는수필집11권에도전한다.한두권도아닌10권의수필집을내고다시11권째수필집을내는데는무엇보다도그의성실함이든든한뒷받침이되었다고할수밖에없다.척추수술로입원했을때를제외하고단한번도한국문인협회수필창작과강의에결석을한바없는성실함은타의귀감이되고도남는다.B.플랭클린은“백권의책보다단한가지의성실한마음이사람을움직이는데에있어서보다큰힘이될것이다.”라고했고,G.초서도“성실함이란인간이갖는가장고상한것이다.”라고했다.F.W.니체는“자기자신에게대한성실성과관계없는위대함이란나는인정할수없다.”고선언하였다.이들유명인사들의어록으로부터,그가성실함으로부터인격의고상함과인생의위대함을챙겼다는걸확인할수있다.
인생은흘러가는것이아니다.성실로써내용을이루어가는것이라야한다.하루하루를그저보내는것이아니고,하루하루는내가가진그무엇으로채워가는것이다.고수부수필가는뜨거운인생의열기를부둥켜안고있는작가로서삶에대한확신과신념이있다.그는삶을적극적이고긍정적으로살아가면서생을조용히사유할수있는성실한마인드를갖고있다.그의수필은타자에대한연민을녹여내고있으며,저층에서정이라는아름다운정서를깔고있다.적어도지도교수로서내가수년간봐온바그렇다는평가다.인생을칼칼하게씻어내는힘의작가,햇살내리비치는볕좋은날의행복한소년같은작가다.말씨와행동에품위를갖춘선비같은작가다.여기에더하여그에게는독실한신앙의힘이내장되어있다.신앙이란의견이지만그의견은진리를함축한의견이다.H.W.롱펠로우는“마음이반짝이고소박한사람은신과자연을믿는법이다.”라고하였다.진실,눈물,소박이감동의삼요소라면,고수부는이를다가지고있다.W.애덤스는“신앙은이성의연장이다.”라고했듯이그는하느님에대한신앙이그의의도속에숨어있다.선과악을가려내는,신앙은그에게있어서인격의밑바탕이되었다.신앙은그의본성에튼튼히자리잡고있어어떤난관에도흔들림이없어보인다.에라스무스의말처럼,그는신과영원을믿는것에의하여악중에서도선을,어둠속에서도빛을토할수있었으며,절망을희망으로바꿀수있었던것이다.
수필의궁극적가치는인간의삶을바탕으로하는삶의가치와동일할수밖에없다.문학의가치는즐겁고행복한삶의추구에있고,그러한삶의추구에는반드시성실한자세와아름다운믿음의바탕위에서가능한것이다.그러면서그릇된방향으로나아가고있는자신을바로잡고,진정한삶의가치를깨닫기위한것이다.‘신앙’이란우주와세계,인간과삶에대한이해의한형태다.J.밀은“신앙을갖는인간은집단에있어서의권력자보다도이해타산으로모이는오합의아흔아홉사람보다도강하다.”고했다.언제나사람에게있어서가장큰관심사는나는과연어떻게살아야할것인가하는명제일것이다.이런측면에서‘신앙’은그에게있어서삶의핵심이다.수필의주제지향성은이와정확히일치한다.이같은인간의가장큰관심사와명제의해명을위하여노력해왔던기저에는군인으로서성장해온자신의역사와무관하지않을듯싶다.또한두딸을끔찍하게사랑하는가장의역할을하면서작품을써왔다는점에서그의수필은삶의문제와맞닿아있다.여기에더하여그의수필은이런삶을향한노력이미적형상화차원으로고양되고있어눈길을끈다.수필이eye-catchingfactor를갖지못하면11권의수필집을펴내려고시도하지못할것이기때문이다.이점은작품을직접살펴보면보다명확히알수있다.작품을통해그의문학이지닌힘을확인해보자.

Ⅱ.고수부의수필세계

1.윤슬처럼반짝이는애정의숨결

공자는“그자식을알지못할때에는먼저그아버지를보아야하고,그사람을모를때에는그벗을보아야하며,그땅을모를때에는그초목을보아야한다.”고하였다.세링그레스는“아버지가되기는쉽다.그러나아버지답기는어려운일이다.”라고했다.인간의이기적속성은개체자체가그역할을다하도록쉽게내버려두지않는다.자신이가진성격을최대로나타내는걸‘다움’이라고한다면,다큰딸아이에게아버지로서존경받기가쉽지않다.그러나고수부는딸들이세상에서가장존경하는아버지다.A.F.프레보는“아버지의마음은자연의걸작이다.”고수부는든든한두딸의사랑으로당당한아버지의지위를자랑스럽게누리는분이다.누군가에의지한다는것은사랑한다는의미다.고수부문학을이루는또하나의견고한줄기는근원에대한본능적편향성,두딸에게로의지향성이다.후썰의현상학에의하면인간은어떤대상에대한지향성을가지는성질을지니고있다.그사랑함과사랑받음의귀착지는두딸이다.작품하나하나에딸이있어서만족해하는정서가없는게없다.한마디로딸을향한절절한지향성이다.
수필〈리어왕도부러워할딸둘〉이란수필의마지막부분,“세익스피어의리어왕은딸때문에불행했지만나는딸들덕분에차디찬겨울을견뎌내고새봄을맞았다.말로는사랑을속삭였지만행동으로는배신당한리어왕에비하여나는다행히진심으로부모를아끼고돌보는딸들을두었다.그점에서나는리어왕보다훨씬복받은사람이아닐까.”라는표현이있다.이작품뿐만아니다.그의수필에는딸에관한이야기들이흥건하다.이는모든사람의가슴속에공통적으로존재하고있는것이아니라그만이가지는독특한특례라하겠다.상당수수필들이딸들의관심과효도를기반으로하고있으며,사랑의근원,존재의근원에대한인식을바탕으로직조되고있다.어떤경우든삶을윤택하게하는것은인간의순수지극한정성,남다른가족애라는사실을부정하지않는다.이사실은작품〈리어왕도부러워할딸둘〉이입증한다.제목도멋지지만,수필도딸둘의효성에관한이야기로써감동을준다.
이순신에게남은배12척이있었다면,그에게는딸둘외에도그의곁에는손자민석이와손녀라희,그의수필작품을읽고그를알아주는찐팬독자들이있다.그래서일까.그는〈책머리에〉에서‘그럼에도불구하고책을낼때마다잊지않고정성껏독후감을써주는몇몇소중한독자들이있어나는얼마나힘이되는지모른다.특히군복무중인손자민석이가보내준편지는내마음을뜨겁게했다.그는어릴때부터수필집을애정있게읽어주었고군에가서도열심히독후감을써보냈다.그의마지막문장은이러했다.“명령만따르는단순한군복무에사고또한마비되어감을느끼던중문학이얼마나소중한지새삼깨달았습니다.다시금할아버지수필의열성팬이되려합니다.수필집을앞으로계속내시길바랍니다”손자의이진심어린글을보며앞으로도계속하여수필집을발간해야겠다’는생각을했다고하니,손주들이그에게미치는영향이대단해보인다.
사람들은물질적변혁만이루면인간이안고있는모든아픔이허물을벗고한순간에환한모습의꽃으로피어날지모른다고착각한다.그러나눈에드러나는현란함은한때사람들을현혹시킬수는있지만,그자체가완전한행복의실체는아니다.물질만으로는생명을틔울수없고,진정한가치를창조하기위해서는무한대의‘애정’이필요하다.고수부의수필적정서는이러한패밀리즘과인정투쟁에서의승리에서비롯된결단의향기라하겠다.고수부수필세계가보여주는모습에는이런관계적따스함이스며나고있다.수필문학이지닌특징중의하나는개인적체험을보여주는데있어서가공하지않고사실을그대로노출시킨다는점이다.독자로부터공감을얻게되는것은그소재가특별해서라기보다작가의성실함과진솔함이표현에뿌리내려있어서일것이다.고수부수필의최대강점은체험의진실성이요,솔직한감정의표백에있다.이것이독자로부터공감을얻게할뿐만아니라수필문학으로서의가치와문학성을담보해준다고하겠다.

큰딸이내곁에앉아나를보살피고있었다.이병원은면회가제한되지만,딸은특별히양해를얻어내곁에남아병간호를도왔다.“왜이렇게발이얼음장같이차요?”라며내발을두손으로마사지하기시작했다.무려한시간을넘게,그녀는묵묵히내발을쥐고문질렀다.차가웠던발에온기가서서히돌기시작하자,내눈시울도함께뜨거워졌다.어린아이같던딸이이제는장성하여곧교감발령을앞두고있음에도,학교일정까지조정해가며아버지곁을지키고있는모습은그저눈물겹도록고마웠다.“주연아,고맙다.”그러자딸이말했다.“아빠도저어릴때이렇게해주셨잖아요.”어느부모가자식에게정성을쏟지않겠는가.하지만그사랑을잊지않고기억하며은혜를갚으려는딸의마음이나를더욱뭉클하게만들었다.오후네시쯤,딸은병원을떠났다.면회시간이끝났기에더는머무를수없었다.나는혼자남은병실에서수술후의고요함을느꼈다.
-〈지옥문〉중에서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