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음

내음

$19.68
SKU: 979119890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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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작가 무한의 장편소설 『내음』이 출판사 글라잡이에서 출간되었다.
『내음』은 단 하나의 냄새만 느낄 수 있는 남자 서화와 그 냄새를 풍기는 여자 단미가 만나 서로의 비어 있는 부분을 채우며 마침내 온전한 형태의 사랑을 완성하는 이야기를 담담한 어조로 그려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오직 서로의 손을 잡고 놓지 않기 위해 나아가는 이 소설은 작은 시도들과 큰 믿음이 모여 결국 운명을 그려 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내음』은 악의는 선명하고 사랑은 나약해 보이는 현시대에, 작고 나약해 보이는 것의 가치를 증명해 낼 이야기의 도착이다.
저자

무한

‘무한’은이모든이야기의소설가입니다.

목차

장미한송이009
라일락015
튤립153
카네이션217
안개꽃253
에델바이스441
장미한송이453

출판사 서평

“아득한어딘가에서조금이지만장미향이풍겼다.
굳이따지자면한송이정도.”

일곱살때후각을잃은뒤로단하나의냄새만을맡게된서화.서화는죽음의냄새를감지한다.이세상에서오직자신만이알고있는그냄새를서화는‘하얀냄새’라부른다.사람들은시각장애나청각장애보단후각장애가낫지않냐며함부로말하곤하지만,서화에게냄새를잃는일은운명을뒤바꾼사건이었다.냄새를맡을수없어무취(無臭)의세상에갇힌엄마를대신해향기를전하는창구였기때문이다.그래서서화는절망한다,엄마와세상을더이상연결할수없다는사실에.그리고이십년후,자신이맡을수있는유일한냄새를풍기는여자를만난다.단미다.
늦은밤굳이북카페로돌아간이유를서화는모른다.하지만굳이이유를찾자면그건분명히단미일것이다.『죽음의수용소에서』를손에들고그곳에우두커니서있던단미.자신이들고있던소설의제목처럼단미는사방이벽으로둘러싸인곳에갇혀있었다.온세상은회색빛이었다.고개를들어야겨우보이는작은세상을그녀는원했고갈망했고,끝내는포기했다.하지만서화를만나고모든것이달라졌다.
단미는누구보다짙은‘하얀냄새’를풍겼지만그것이그녀가가진유일한내음은아니었다.단미를처음만났을때서화는‘조금이지만장미향’을느꼈다.‘굳이따지자면한송이정도’의옅은내음이었지만서화와단미가맞물린운명의수레바퀴가돌아가기엔충분했다.그리고그운명은둘을전혀예상치못한곳으로데려다놓는다.‘우연’과‘행운’을뜻하는운명의수레바퀴처럼,우연으로시작된둘의만남은끝내행운을향해나아간다.비록그과정이지난하고험난하더라도말이다.


한송이가풍기는아득함그너머,
단한사람의손을잡는이야기

탄생과죽음은인간이겪을수있는가장신비롭고큰사건이며,삶은의지와상관없이주어지지만꼭해내야만하는숙제와같다.『내음』의인물들은바로이삶과죽음이라는불가해한사건의한가운데에서있다.그중심에있는서화와단미는세상에올때부터각자의역할을받았다.서화의엄마는서화를통해세상의내음을맡았고단미의아버지는단미를통해세상에자신을증명하고자했다.그렇기에이소설은매개체로서존재하던서화와단미가오롯이자기자신이되는이야기이기도하다.
소설이넘나드는철학과사건의크기와는달리이를서술하는작가는한발짝떨어져서시종일관담담하고담백한어조로일관한다.그렇기에서로손을잡고삶과죽음의경계에서외줄타기를하는서화와단미의발밑이비록까마득한추락의공간이라해도,떨어지는그순간까지누구하나손을놓지않을거라는단단한믿음이느껴진다.그리고이믿음은소설을처음부터끝까지지배한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어느순간에도나는너의손을잡을거라는믿음.누군가의매개체로존재하던시절의믿음도,운명에지배되고말것이라고포기했던시절의믿음도시간이흐름에따라모두변해가지만서화와단미가가진단하나의믿음은변하지않는다.그리고이믿음은소설의말미에이르러끝끝내서로를구원한다.그렇기에우리가『내음』에서읽어낼수있는것은어쩌면두사람의사랑이아닐지도모른다.아마도그것은두사람이죽음의문턱에서도지키고자한가치,믿음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