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세계 - 타이피스트 시인선 6

비세계 - 타이피스트 시인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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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변선우의 첫 번째 시집 『비세계』가 타이피스트 시인선 006번으로 출간되었다. 등단 당시 김혜순 시인, 조강석 평론가로부터 “소재를 집요하게 응시하는 힘과 다층적 사유를 전개하는 역량을 지닌 신인”이라는 평을 받은 시인은 지금껏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형이상학적 시의 영역을 다루며, 우리가 사는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다세계를 선명한 감각과 충만한 개성으로 선보인다.

이번 시집은 총 54편의 시와 1편의 산문으로 묶여 있다. ‘비세계’는 세계와 잇닿아 있는 세계, 세계의 “경계” 혹은 “표면” 너머에 있는 세계이다. “나는 이 세계의 경계에 당도하여, 문을 밀어 열듯, 선을 넘어 입장하였어요”라는 전언처럼, 시인은 세계의 무한한 확장을 위해 “비세계”와 “제정신세계”를 경유하며, 역동적이면서도 우리가 생각지 못한 무의식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유머와 역설로써 시인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면 세계와 비세계와 제정신세계가 맞놓인 삼면경(三面鏡)을 볼 수 있다. 그 삼면경 속에서 변선우의 시는 찢어짐으로 정확해지며, “이탈한 유체처럼” 자발적으로 곤란을 맞이하면서도, 끝내 손톱을 세워 이 세계를 뜨겁게 껴안는다.

저자

변선우

저자:변선우
1993년대전에서태어났고자랐다.2018년《동아일보》신춘문예시부문으로등단하였다.연구서로『1990년대한국현대시의의미』가있다.

목차

부거리를빚어보세요거리를잊어보세요
비세계11/비세계14/제정신세계16/개시18/비세계19/유체들22/제정신세계24/나는당신안에많습니다26/사건과순간28/비세계30/오토와마톤35/비세계38/비세계40/제정신세계42/어떤삽화343/제정신세계46/식물의말48/제정신세계50

2부저건꼬마였고이건,종이학이었다
유령생물무한발광55/딱딱한연결어지러운마음57/제정신세계60/폭탄마니아64/태도들67/폭탄마니아70/제정신세계72/선두74/복도75/코파기의명수76/어떤삽화278/제정신세계80/게슈탈트82/지속83/제정신세계84/잡초와산책의방86/시절인연88/비세계91

3부앞뒤가다른사물은좀치사하다는거야
비세계99/용혈수102/담벼락의전개104/제정신세계107/회전문108/비세계110/자전하다111/현대시작법116/폭탄마니아121/폭탄마니아126/생활,일기,안녕,건강128/미스터리와미저리129/S131/나이트크롤러132/태몽133/비세계134/제정신세계136/자화상138

산문_비세계

출판사 서평

“나는세계의경계에당도하여,
문을밀어열듯,선을넘어입장하였어요.”

세계의무한한확장을위해
비세계와제정신세계를경유하며

2018년《동아일보》신춘문예로등단한변선우의첫번째시집『비세계』가타이피스트시인선006번으로출간되었다.등단당시김혜순시인,조강석평론가로부터“소재를집요하게응시하는힘과다층적사유를전개하는역량을지닌신인”이라는평을받은시인은지금껏좀처럼볼수없었던형이상학적시의영역을다루며,우리가사는세계너머에존재하는다세계를선명한감각과충만한개성으로선보인다.

“나는세계의경계에당도하여,문을밀어열듯,선을넘어입장하였어요.새하얀세계,금방새카만세계……,새하얗기도하고새카맣기도하는세계가펼쳐졌어요.복판에사람들이있었어요.살충제마신벌레들처럼반지르르하게널브러져있었어요.바라던광경이었어요.너무도돌아왔어요.
-「비세계」중에서

비세계의주민들은실신한사람들이다.의식의저아래,혹은무의식의세계에사는사람들이자신(神)을잃어버린사람들이다.그리고시인은비세계의관찰자이자증언자로서존재한다.비세계는‘나’와의관계를통해서모습을드러낸다.“내”가비세계에서눈을돌려“나”를관찰할때,혹은비세계라는거울에비친“나”를볼때,“제정신세계”의풍경이드러난다.선을넘어입장하기전의세계,나의인식과감정과표상속에서펼쳐지는세계가제정신세계다.세계와비세계와제정신세계를맞놓으면,세계에대한삼면경(三面鏡)을얻게된다.

육교를건넜다.대교를건넜다.나만걷고있었다.
잠시백기를내려놓고숨을몰아쉬었다.백기는때가타있었으며,나는가까운천에가백기를빨았다.그러자백기는사라져버렸다.물에풀어져버렸다.무소식이희소식이란말을떠올렸다.발없는말이천리간다는말을떠올렸다.
-「제정신세계」중에서

유머와역설로서그려내는
일인칭자유연상에의한사실주의부조리극

이시집은총54편의시와1편의산문으로묶여있다.‘비세계’는세계와잇닿아있는세계,세계의“경계”혹은“표면”너머에있는세계이다.“나는이세계의경계에당도하여,문을밀어열듯,선을넘어입장하였어요”라는전언처럼,세계의무한한확장을위해비세계와제정신세계를경유하며,무의식의세계,이데올로기가설명하지못하는세계들을,유머와역설을통해11개의다세계로보여준다.

나는어제도실패했고오늘도실패했으며,내일도실패할예정이거든요.그르친일이많거든요.엎어진일이많아요.내가대신하여엎질러졌어야하는데,몸은늘뒤늦거든요.아닌말로기분이앞서거든요.
-「딱딱한연결어지러운마음」중에서

입술을오므린내가거울속에많아지자,우리는서로에게실패를말하기위해밀려온느낌입니다.
-「게슈탈트」중에서

“비세계란세계의부정어가아니라세계의틈새를벌리는움직임의이름”(김선오시인)이며,이“균열”과“확장”속에서변선우의시는역동적이면서도,생각지못한무의식의방향으로움직인다.변선우는찢어짐으로서정확해지며,“이탈한유체처럼”자발적으로곤란을맞이하면서도폭발을두려워하지않는다.“이제시인은“비세계”와“제정신세계”사이를가로지르며우리를향해걸어온다.”(이기리시인)오랜기다림끝의저복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