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들을 위한 클럽 (반양장)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 (반양장)

$12.00
Description
경계에서 태어난 언어, 그리고 소외된 이들의 또 다른 세계의 기록이라는 평을 받으며 출간이 결정된 이주빈의 첫 시집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이 타이피스트 시인선 008번으로 출간되었다. 창작 공동체 〈셀라도어〉에 속해 있으면서 꾸준히 작품을 창작해 왔던 시인은 고립된 존재들, 사랑받지 못한 자들, 사회의 주변부에 위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과 연대를 발견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50편의 시가 수록되었으며, 진송 평론가의 해설 「아름다움과 불가능」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 시집에서 이주빈 시인은 단순한 패배의 서사가 아니라, 경계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감각과 가능성을 탐색한다. 시집의 제목처럼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은 주류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위한 은유적 공간으로서, 구조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삶을 어떻게 감각하고 견뎌내는지를 기록한다. 시인은 격렬하고 파편화된 이미지들 사이를 오가며, 존재의 부재와 결핍을 탐색하고, 불완전한 것들의 조각을 모아 그들만의 언어로 존재를 증명한다. 과연 우리는 소외와 고립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까?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이주빈

저자:이주빈
1997년안산출생.창작공동체〈셀라도어〉에속해있다.

목차


1부
말딸/15-71007128/빈방에있다/에르베리노/즐거운나의집/재활/영화를보러가자/범람/빈액자는무엇을/프리즘/빛이드는곳에그가있다/몽골인들을위한클럽/비로소눈그친풍경을/Haley

2부
출처/혼자추며걷고마시고/조경/준비하시고쏘십쇼/연쇄/재건축/트랜스/오렌지/청사진/구성/이곳을얼마나사랑하는지그럼에도얼마나떠나고싶어하는지/여름을적거나여름을적지않는다/연루/연무

3부
410/불타는손으로/어디까지나이야기/이주빈/트라이얼:통속으로서의서정그리고이모든연관으로부터멀리/반려/이곳은마지막이아니다/닻/무덤

4부
환란/삽화/천국/도깨비/392314012225/세상으로/살아가는소설에관하여/<몽골인들을위한클럽>출간기념파티장소:본오동일대/번영/료하/세상으로/θ

해설_아름다움과불가능

출판사 서평

오래되었습니다.
기쁘지않습니까?피를나눴지만서로에대해서아는건한가지도없군요.알고자하는노력도없이.
태어나서제가제일많이강요받았던것은동정심이었습니다.부모를공경하라는말보다부모를불쌍히여기라는말.그것은절대적이었으며.영영:
끝나지않을주기도문같았습니다.
―「15-71007128」중에서

이번시집에서화자는사회에서배척당했을뿐만아니라,가족에게도어떤배려나동질감을느끼지못한채로마음의어둔구석을오래들여다본다.화자에게가족은혈연으로연결된존재들이지만,정작서로에대해아무것도모르며,알고자하는노력조차하지않는다.이는단순히생물학적인연대이상으로확장되지못함에도가족이라는관계에서강요되는특정한감정이화자의내면을어떻게지배하는지를잘보여준다.

특정성을가질것이다
허구성을가질것이며
부쿠레슈티에갈것이다
신용등급을회복할것이며
떠나는친구를
붙잡지도않을것이다
해명하지않을것이므로
햄버거를먹으면분노가치민다

왜사람들을아프게할까
―「도깨비」중에서

이주빈의시에서나타나는양면성―고통속에서도여전히관계를갈망하는모습―은그의시를단순한절망의기록이아니라,불가능한세계속에서도여전히가능성을꿈꾸는시로만든다.그는외부자,패배한자,소외된자들의목소리를대변하면서도,동시에그들의세계가완전히소멸되지않음을시로써보여준다.

처음부터우리가서울에살았던것은아니지만,고향으로부터벗어나려는멍청이들만이서울로모여들기마련이다.고향에잔류해있는친구들을멍청하다고생각한적도있지만.우리스스로도알고있다.우리가더멍청하다는사실을.고향에서지냈으면더편했을수도있을거다.사실우리는서울을사랑하는것이아니라,서울에산다는점을사랑한다.서울은멍청이들로가득하다.세상이바뀌고있다.여덟번째대륙이다.
―「여름을적거나여름을적지않는다」중에서


한국에대해서는싫증이난다이나라를사랑하거나사랑하지않는다가능하다면떠나는게맞겠다수와함께라면괜찮을것이다지지하는후보가졌어도

희망을가지고있었다지금은아니다떠날것이다나쁠것도나빠질것도없이
―「연루」중에서

화자는어디에서도안착할수없는젊은이다.한국의안산과서울도낯선이국이나다름없으며,오히려한국을떠나야만자신의존재를증명할수있을것이라고생각한다.한국사회는어떤자격을증빙한사람들만이정착할수있는곳이자,사람이라는‘존재’를보기보다아름다움이라는‘욕망’으로돌아가는세계라고말할수있겠다.왜화자에게는‘안’과‘밖’의구분이필요한지의문이지만,무엇보다자신은‘안’이라는세계로진입할수없다는절망,자신은아름답지못하다는무기력,오직아름다움과‘안’의자격은타자들의영역일뿐이라는고독한패배감,시인은세상과의단절된소통속에서패배한청춘이그들의내면안에서어떤갈등과삶의비애를파편적으로드러내는지잘보여준다.날것의이미지들이충돌하면서복합적인감정이생겨나고,잦은행갈이에서복합적감정의층위가쌓인다.그렇게시인은내면적자유를보여줌과동시에삶의이중성을정교하게그려낸다.사랑의관계를발견하며,고통과상실그리고회복의과정을그려낸다.즉,화자가지금서있는‘밖’을반복한다면이곳이곧‘안’이라는깨달음을갖는것이다.여기에서이주빈시인만의선하고여린서정의힘이발휘된다.

경계에서생성되는새로운감각과서정
사랑받지못한이들의연대와존재증명

나를믿는가?애인은내가나를좀더사랑했으면좋겠다고말하였다약간의오해이다항변일까?확성기를들고노래불렀다나의노래는충동적이고충동은올곧고,충동은올바르지않고객관적사실을통한이곳은한적한공원이다벤치들너무많은벤치에앉는다

이름들
할수있는모든수단과방법을총동원해서라도사랑을전하고싶다
―「비로소눈그친풍경을」중에서

그래도
태어나서너랑노는게제일재밌었다
시간많이지났으니까
영원할시간속에서
서로를잘떠나보내자
그날이오면가위바위보
내가다져줄게

서울눈많이내린다
―「392314012225」중에서

이번시집에서이주빈시인은단순한패배의서사가아니라,경계에서생성되는새로운감각과가능성을탐색한다.그탐색은사회적구조에대한저항,사랑받지못한존재들에대한연대로나아간다.때로분노하고저항하는발화들은날것의감각으로충돌하지만,그것이단순히비탄이나슬픔으로귀결되지않고외부자들의언어를그대로기록하며그언어로사랑을증명하고자한다.이지점에서이주빈시인은존재와부재의사이에서존재쪽으로한걸음더옮겨간다.“그날이오면가위바위보/내가다져줄게”,“할수있는모든수단과방법을총동원해서라도사랑을전하고싶다”라는문장은사방이‘밖’이라는인식속에서삶의순간들이포착되고다시흩어지는과정을그대로기록하면서,자신의언어가새로운형태로서의사랑의자유가될수있음을보여준다.

우리는소외와고립속에서도
여전히아름다움을발견할수있을까?

수는나보다나이가어리지만나보다는어른같다.우리는자주합정에간다.좋아하는카페가합정에있다.이소설의결구는이렇게적어내고싶다.“나는평생동안이번여름을잊지못할것같다”그러니까이소설또한사랑에관한소설이다.
―「여름을적거나여름을적지않는다」중에서

이번시집에서이주빈시인은단순한패배의서사가아니라,경계에서생성되는새로운감각과가능성을탐색한다.시집의제목처럼『몽골인들을위한클럽』은주류에서벗어난사람들을위한은유적공간으로서,구조적으로소외된이들이삶을어떻게감각하고견뎌내는지에대한기록이다.사랑에관한소설처럼다정한결구를건네고싶었던화자이지만,현실의삶은그서정을쉽사리허락하지않는다.시인은격렬하고파편화된이미지들사이를오가며,존재의부재와결핍을탐색하고,불완전한것들의조각을모아그들만의언어로존재를증명한다.과연우리는소외와고립속에서도여전히아름다움을발견할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