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자 (최기종 시집)

만나자 (최기종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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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로 읽는 대한민국 현대사
최기종 시집 『만나자』
최기종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만나자』(문학들 刊)는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통일과 5월항쟁, 제주 4·3과 여순항쟁, 대구항쟁과 촛불혁명, 이태원·세월호 참사 등 방대한 역사가 한 권의 시집에 담겨 있다. 음지에 가려진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양지의 희망으로 바꾸려는 시인의 의지의 산물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집에서는 우리가 항용 말하는 ‘시적 수사’보다는 ‘결기’가 두드러진다. 그만큼 오늘의 현실이 절박하다는 것이다. “시가 언어의 묘미나 비유적 수사만을 말하지 않는다. 시적 아님을 드러내면서 거칠고 투박한 것들도 분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시인의 말」)
미사여구 대신 평범한 언어가 자아내는 절실한 현실은 상황 그 자체로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저자

최기종

1956년전북부안군동진면당봉리에서태어났다.원광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목포대학교교육대학원을졸업했다.1992년교육문예창작회지에「이땅의헤엄못치는선생이되어」를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나무위의여자』,『만다라화』,『어머니나라』,『나쁜사과』,『학교에는고래가산다』,『슬픔아놀자』,『목포,에말이요』가있다.현재민족작가연합상임대표를맡고있다.

목차

5 시인의말

제1부그래도‘통일’이다
13 한탄강
14 만나자
16 금강金剛에서만나자
18 중련열차
20 물꼬
22 도보다리
24 가출
26 신년에이런꿈
28 통일이안되는이유
30 그래도통일이다
32 북에서온편지
34 복기
37 대화

제2부‘5월광주’를노래하다
43 무등산
45 광주항쟁11일기
48 그목소리
50 오월에피는꽃
52 대구에서광주를말하다
56 80년광주에서온편지
58 금남로
60 해방구
62 살아남은자여
64 변,임을위한행진곡
66 청년신영일-광주5월의들불열사
68 합수윤한봉-5·18마지막수배자
71 시민군정해직-5월항쟁지도부민원부장
74 527

제3부‘제주4·3’과‘여순항쟁’,‘대구항쟁’
79 여수동백
80 제주도오름
82 파르티잔
84 푸른하늘시월에-대구시월항쟁에붙여
86 사드는가라
88 여순항쟁
90 형제묘
92 느티나무증언
94 제주항쟁
99 성주사람
100 죽비
102 단도론
104 너븐숭이퐁랑-4·3제주북촌리학살증언

제4부천왕봉과촛불혁명
111 천왕봉
112 선인장색이올라올때까지
114 진짜봄
115 이런고개
118 그런자유에저항하라
120 더디오는너
122 삼일절에
124 모시나비는돌아오고싶다
126 용서받을조건
128 2016년12월
129 촛불의노래
132 철쭉제
133 참고인양금덕할머니

제5부이태원,세월호와저항의연대
139 마스크1
140 마스크2
142 증발
144 이태원
146 붉음에대하여-이태원참사희생자들을위하여
148 미얀마를위하여
150 팔레스타인
152 가자지옥
154 따이한제사
156 신용길의눈
159 아직도물속이다
162 기억은힘이세다
165 4월의기억
168 오열

171 해설시로쓴저항의‘한국현대사’_권순긍

출판사 서평

통일하자는
그절절한말이다가오지않는다
통일하자고
너무오래소원하다보니
이젠콧방귀도뀌지않는다

통일하자는
그마땅한말이왜이럴까
통일하자고
내미는손의온도가달라서그러는가
던지는돌의무게가적어서그러는가
-「그래도통일이다」부분

‘통일하자’는마땅한그말이더이상당위로실감되지않는현실을시인은‘내미는손’과‘던지는돌’을통해환기시킨다.간명한비유가던져주는커다란공명이다.
이러한어조와어법으로시인은해방이후대한민국현대사를노래한다.차츰잊히는남북통일에대한열망을북돋고해방이후대구항쟁에서제주4·3,여순항쟁으로이어진민중들의아픔과여망을파노라마처럼보여준다.2부‘광주를노래하다’에서는1980년광주의비극을죽은자중심에서산자중심으로재조명하고있다.그리고세월호와이태원의비극,팔레스타인과미얀마의비극을저항의연대로풀어낸다.

그때건물안에서총소리가요란하게났어요
계엄군이앞쪽이아니라뒤쪽으로온거예요
동시에헬기가뜨고일제사격을해왔어요
우리는황급히식산국장실로피했지요
정부군과총으로맞설수는없었던거예요
여기서살수있을까그런여망뿐이었지요
도리가없었어요체포되어고문당하고
거짓자백을강요당했지요
인간성을포기당한시간이었지요
-「시민군정해직」부분


탱크에돌을던졌다고
수백의팔다리부러졌다고하네
저도시박격포쏘았다고
이도시폐허가되었다고하네

서있는것들누우라고하네
입달린것들닥치라고하네
뿔달린것들뽑으라고하네
집없는것들떠나라고하네

팔레스타인!
젖과꿀을소원하는사람들
어느때나구원이될거나
네이름만불러도빵이생기는구나
-「팔레스타인」부분

권순긍교수는해설에서“최기종시인의언어는구수하고인정이넘치지만메시지는명쾌하고시어의전개는거침이없다.그의시도그렇게내지르는힘이있다.세련된기교보다도‘역사’에대한분명한입장이두드러진다.말하자면그의시는민중들의함성과피가어우러진저항의현대사를증언하고있는셈이다.”라며“한국현대사의아픔과상처가동백처럼붉게물들어있다.”고했다.
나종영시인은표사에서“이번시집은우리민족현대사에대한질곡의기록이며시인으로서부끄럽고슬픈기억이다.그것은다시말해우리민중의역사에대한‘죽비’이며묵시록임이분명하다.”라고했다.
역사왜곡의문제가파다한요즈음대한민국현대사를직시하고그방향을숙고하고제시해내는최기종의이번시집은수천쪽의역사서를한권으로담아낸축약서이자주목할만한가집이라할만하다.
최시인은1956년전북부안출신으로1992년교육문예창작회지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1982년부터교사의길을걸었고‘전교조’파동으로해직의길을걷기도했지만굳건하게교육운동의길을포기하지않고목포지회장을맡아전교조조직을이끌어나갔다.1994년복직된뒤에도안주하지않고목포지회장,신안지회장등을맡아교육운동에헌신했다.현재민족작가연합상임대표로활동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