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시간이 문장이 되었기에 (벌리그리핀 노을빛 호수, 그 뒤에 있는 것들)

노동의 시간이 문장이 되었기에 (벌리그리핀 노을빛 호수, 그 뒤에 있는 것들)

$18.00
Description
연약한 풀포기들이 바람을 이기고 땅을 살리듯 ‘글을 쓰는 게 가장 큰 힘’
한 줄의 문장을 위해 몰입하는 시간, 한 편의 글에 담아내는 내면의 소리
《빼앗긴 일터》 작가 장남수의 노을빛 산책 에세이

공장의 불빛에서 빼앗긴 일터의 경험, 되찾은 공부에서 노동의 문장까지……. 호주국립대학교(ANU) 초청으로 8주간의 호주 체험에서 길어 올린 원풍모방 노동자 출신 작가의 노을빛 산책 에세이. 제주의 검멀레해변과 호주 벌리그리핀 호수, 과거와 현재를 파노라마처럼 넘나들며 한 노동자가 배움의 열정으로 야학에서 검정고시, 성공회대를 거쳐 만학의 꽃을 피운 이야기가 흑백의 사진 이미지와 더불어 잔잔한 울림과 공명으로 전한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존재로서 여성 노동자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신산하다. 나만의 방에서 내 안의 이야기를 쓰고픈 저자의 굳은 심지는 오늘도 자판에 한 자 한 자 입력된다. 글쓰기의 힘을 믿기에.
저자

장남수

저자:장남수
낙동강으로흘러드는빈지수너머기차가지나는산골마을에서글쓰기의싹을틔웠다.어린날소풀뜯기던언덕에떠오르는햇살과빛나던들꽃에마음은이미시인이되었다.
이후열여섯의공장과야학,열여덟의노조와사회,쉰살의만학등으로문장의줄기를가꾸어오는동안펜끝에닿는지점은늘노동의시간과사람들이다.
스물다섯의첫출간《빼앗긴일터》(1984)를시작으로여러형태의노동현장글을써왔고《빼앗긴일터,그후》(2020),소설《파문》(2022)그리고2024년에는글쓰기로이어진인연덕에호주국립대학교에초대받아새로운사람들과또다른자연을만나고배우는행운을얻기도하며‘쓰는사람’의삶을이어오고있다.
고요한산책의시간을소중하게여긴다.제주의돌담길을지날때마다이고지고담을쌓는사람들,스치는바람에도담겨있는이야기들을떠올리며흰바탕에까만글씨를채워가려고한다.

목차


시작하는글

1인연
초청
노동의문장이맺어준인연
다정함이버거운사람들

2캔버라의노을
8515+280하늘을날아
ANU의사람들
영어소통?소동?
호주국회의사당에서떠올리는‘치타여사’들
‘불일치’한호주의국경일에
방송인터뷰요청
한인마트에서
걷는길
우아한달력
호주노동자와어린아들
혼자만의방
블랙마운틴
일본교수의‘한국노동사’발표
‘오빠생각’그리고‘고향의봄’
삼개국여자들의여성이야기
시드니나들이
캔버라다문화축제
소소한문단인연
친절
대학연구실의내이름표
자존감
날지못하는새‘에뮤’
학생들과마주한시간
민주주의박물관
외국인교수의집
안녕,캔버라

3다시,고요한문장의시간으로
비오는인사동에서
나의스승,‘뒷것’김민기와<공장의불빛>
글쓰는힘

출판사 서평

《빼앗긴일터》작가장남수의노을빛산책에세이
공장의불빛에서빼앗긴일터의경험,되찾은공부에서노동의문장까지…….호주국립대학교(ANU)초청으로8주간의호주체험에서길어올린원풍모방노동자출신작가의노을빛산책에세이.제주의검멀레해변과호주벌리그리핀호수,과거와현재를파노라마처럼넘나들며한노동자가배움의열정으로야학에서검정고시,성공회대를거쳐만학의꽃을피운이야기가흑백의사진이미지와더불어잔잔한울림과공명으로전한다.
어디에나있지만어디에도없는존재로서여성노동자의삶은예나지금이나신산하다.나만의방에서내안의이야기를쓰고픈저자의굳은심지는오늘도자판에한자한자입력된다.글쓰기의힘을믿기에.

낯선땅에서내면의소리에귀기울이기
《여공문학》을통해한국여성노동자문학을분석한호주의루스배러클러프교수와인천대학교국문학과노지승교수의추천으로호주국립대예술가레지던스프로그램에초청된작가.디저리두,코카투,캥거루,박제된원주민,벌리그리핀호수,노을산책…….작가는호주의역사,자연,사람과의만남속에서열여섯신정야학,공장의불빛,빼앗긴일터,되찾은공부,노동의문장까지차오르는내면의소리에귀를기울인다.

“내가호주의대학교에초청받을수있었던이유가명확했다.노동!문학!노동의시간이문장이되었기때문이다.”_<노동의문장이맺어준인연>중에서(32쪽)

그늘,그림자,뒤에있는,그래서없는것같으나

“평화로워보이는호주사회도폭력으로시작한원죄는상흔과갈등으로남아‘불일치한’가운데원주민예술의가치가부여되고,(중략)하층계급의문화를구색처럼배치하는어떤것들에모멸감을느낀기억이슬며시떠오르기도한다.그리고‘빼앗긴일터’의나는‘빼앗은역사’가존재하는땅의,빼앗은집단후손으로부터초청받아뺏고빼앗긴이국의역사를‘관람’하고‘견학’하고있다.”
_<‘불일치’한호주의국경일에>중에서(90~91쪽)

소년공대통령과철도기관사노동부장관.달라진시대를상징하지만그이면에감춰진수많은노동의숭고함과각고의노력을빼놓을수없다.원풍모방출신작가의위대한성취도주목할지점이다.10대여공의설움,배움에대한끝없는열망,빼앗긴일터에서만학의공부,긴노동의시간을돌아보는눈에는한노동자가걸어온성숙의시간이담겼다.그속에는그늘,그림자,뒤에있는,그래서없는것같으나사실은사회를받치고있는사람들에대한연민과사랑이깔려있다.작가는문장으로증언하고있다.“평범한사람들의평화가쉽게무너지고무시되는사회지만연약한풀포기들이바람을이기고땅을살리는선한연대를통해,삶은존엄하고가치있음을…….”빼앗긴노동이되찾은문장이되기까지한여성노동자의서사가갖는깊은울림속으로들어가보자.

캔버라의노을에담아낸노동그리고배움과쓰기
‘여공’이나‘공순이’로불리던1970~80년대여성노동자들.그많던여성노동자들은지금어디에서무엇을하고있을까.“희미해지는지난추억속의그길을이젠다시걸어볼수없다하여도이내가슴에지워버릴수없는그때그모든기억들~”<추억속의그대>노래가사처럼잊혀간여성노동자들의뜨거웠던삶은그때나지금에나계속된다.

“호주의노동자들과근무환경을보며,공사단축을재촉하는압박도연장근무도없는여유로운노동,몸쓰는노동자의임금이높아결혼배우자앞순위를차지한다는노동,나는그게부러워한참동안눈을떼지못했다.”_<호주노동자와어린아들>중에서(131쪽)

과거와현재,여성노동자의만남을통해우린어디에나있었지만지워진존재처럼여겨지던여성노동자의삶을마주하게된다.한여성노동자의한땀한땀글쓰기를따라가다보면거기에는과거를팔아현재를사는사람들,남들위에군림하고보상받으려는군상에게던지는삶의질타가있다.고단하고지난했던여성노동자의삶을솔직히드러내며삶의자양분으로삼는사람.하루하루쓰는사람으로살고픈한결같은마음과마주할수있다.

쓰는사람,돌아보고성장하는과정
작가는어떤환경에서도‘매일글을쓰는사람’이라는정체성을중심에두고,오늘도‘쓰는사람’이고자한다.작가에게매일의글쓰기는단지작품창작만이아니라,일상을돌아보고끊임없이성장하는과정이다.작가는희망한다.“글을통한진심이사람들에게닿기를,더나은세상을만들어가는연대의손들과이어지기를.”

“혀끝에남은추억을따라가족과고향,사람을살린수많은수고로움을생각하니새록새록고마움도차오른다.칠십년또는팔십년,평생을부엌에서음식을만든엄마들,그래서살수있었고살아갈사람들.천하에내잘난듯사는사람도먹지않고살수는없는데대개는가치가제대로평가되지않는노동을.”_<한인마트에서>중에서(101~102쪽)

제도교육에서소외되었던작가가외국의대학교에서경험한성찰은독자로하여금여성노동자들에대한이해와연대를넓힐수있을것이다.또삶의어려움속에서도끊임없이도전하며자기삶을기록해나가는사람들의이야기를통해공감과위로를전달한다.

이세계절반의사람‘여성노동자’
가난한시골마을,단칸방더부살이,공장의기계앞에서보낸어린시절,공장의단체기숙사,감방의칼잠,계엄사의연행과강제해고등등.꾹꾹눌러켜켜이쌓인설움과열망은여성이라서,공순이라서견뎌야할천형으로각인되었다.만학의배움과쓰기의세월따라단단해진저자의글속에는사물과현상을보는노동의시각과따뜻한감성이녹아있다.그리고고단한과거를녹인돌봄의현재가있다.오래도록채워지지않았고,편안하지못했던자유롭고온전한내방에대한욕구는책상하나에도황감함이찾아온다.

“지금비행기를열한시간이나타고온먼나라호주의국립대학교안아늑한방안에앉아있다.넓은침대,하얀침구,붙박이옷장,조리도구를갖춘주방,거실에책상이있고차탁이놓인발코니옆에키큰나무가푸른잎을흔드는,새들이새벽인사를하는,누구에게도방해받지않는온전하고안전한방.
마실가듯숙소왼쪽으로걸어가면그림같은호수가있고,오른쪽길로가면잘가꾸어진캠퍼스가있다.나는물한병과운동화만신고나서면된다.두달의호주여행은이것만으로도축복이다.”_<혼자만의방>중에서(138~139쪽)

노동의문장이맺어준인연그리고우정
《여공문학》의루스배러클러프,노지승교수

《노동의시간이문장이되었기에》를집어드는순간,호주로떠나는잊지못할여행이시작됩니다.호주의여름,캔버라의대학교에서레지던시작가로초청받은멋진노동문학작가장남수는이따뜻하고도뭉클한책을남겼습니다.섬세하고유머러스하면서도마음을찡하게울리는이야기속에서,우리는호주대학생들이그녀의이야기에귀를기울였던것처럼많은것을배울수있습니다.나이들어떠나는여행,희생과인정,한국과호주,그리고여행이라는긴여정에대하여.이책을여행길의동반자로삼아보세요.장남수작가가여러분의‘길위의벗’이되어줄것입니다.
(*추신:장작가님,저는이책을정말사랑합니다.그마음이이추천사속에잘담겨전해지기를바랍니다.독자들은어디에나있습니다.여행중에도일상속에서도마음을열고오래남을이야기를기다리는사람들이바로작가님의독자입니다.)
_루스배러클러프(전호주국립대학교교수,현뉴욕컬럼비아대학교교수)

우리는장남수의《빼앗긴일터》를기억하고있다.빼어난노동문학인이책은한국문학사와한국현대사의중요한자산이다.《빼앗긴일터》의장남수만을생각하면캔버라의(《노동의시간이문장이되었기에》)장남수가낯설어지리라.그러나그모든것은장남수의삶이요문학이다.장남수의삶과문학은계속진행중이며그진행의여정은우리를여전히설레게한다.
_노지승(인천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

나의스승,‘뒷것’김민기와〈공장의불빛〉
신정야학1기졸업생인장남수작가.체벌이나비난의언어가없는교실,서로의온기로따스하던천막교실그곳에서저자는‘뒷것’김민기와스승과제자사이로만났다.호주의여정을마치고돌아온뒤,신정야학그리고김민기와의인연을SBS스페셜방송〈학전그리고뒷것김민기〉에출연하여담아낸이야기를책속에녹여냈다.

방송에띄워진신정동풍경과야학친구들사진,선생님들의회고를보면서74년도의천막교실이그립기도하다.그리고새삼깨닫는다.어쩌면그시절나의야학친구들은가난해서힘겹고슬프긴했지만,그나이때의다른아이들이경험할수없는아늑한시간을보내기도한것임을.김민기선생님을비롯하여쟁쟁한실력을갖춘선생님들이포진해서최고의교육을했으며학생들에게이보다더친절하고따뜻할수는없었을것임을.
_<나의스승,‘뒷것’김민기와‘공장의불빛’>중에서(2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