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게 된 거야, 너를 (안내견 강산이가 내게 남긴 것들)

사랑하게 된 거야, 너를 (안내견 강산이가 내게 남긴 것들)

$17.50
Description
모두가 잠든 밤, 김성은 선생님은 안내견 강산이를 떠올리며 조용히 편지를 썼다. 취업과 독립을 앞두고 안내견학교에서 처음 만난 강산이는 늠름한 자태와 남다른 덩치, 멋진 털을 가진 친구였다. 큰 덩치로 좋다고 폴짝폴짝 뛰던 강산이가 처음엔 무서웠지만 어느새 나란히 걷고 숨 쉬며, 둘은 서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게 된다. 학교 가자면 학교로, 마트 가자면 마트로 데려다주던 듬직한 강산이와는 말 없이도 대화가 가능했다.

《사랑하게 된 거야, 너를》은 김성은 선생님과 강산이, 두 존재가 함께 웃고 울며 마음을 나누던, 무수한 추억의 시간을 담은 편지글이다. 시각장애인으로서 겪은 주변의 시선을 담담하게 고백하기도 하며, 무엇보다 선생님의 코와 귀에 새겨진 고유한 감각을 눈 삼아 바라본 세상과 타 객체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았다. 선생님의 가족과 친구들이 보여준 눈부신 우정과 사랑, 교사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선생님의 단정한 태도가 그러하다. 결코 적지 않은 상처와 아픔을 겪었을 선생님이 주변의 존재와 삶을 피부로 느끼며 적어 내려간 일상엔 그래서 눈물 맺힌 호쾌함이 있다. 눈물이 마르지 않았을 종이 위로 흐르는 웃음과 담담한 고백, 그리고 두 존재 사이의 ‘가장 깊은 교감과 사랑의 형태’가 이 책에 그려져 있다.

∞ 표지 그림 속 선생님은 강산이를 꼭 안은 채 들어 올리고, 둘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강산이의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모습은 그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음을, 그리고 다음 생엔 자신이 강산이의 길잡이가 되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본문에는 강산이와 선생님이 산책하는 일상의 모습 등을 총 네 장의 그림에 담았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5 경기도우수출판물 선정
저자

김성은

1979년서울에서태어났다.초등학교입학무렵녹내장을진단받아매년수술했지만,양안모두실명했다.중학교부터는시각장애특수학교에서공부했다.대학에서특수교육학을전공하고현재까지지방소도시에위치한특수학교에서눈아닌몸으로세상을감각하는학생들을가르친다.천리안PC통신을통해알게된남자와결혼했고,아빠를닮아춤과노래에능한딸을하나키우며,호흡하듯쓰고듣고읽는다.

목차

작가의말

1장봄의초입에서

2장강산아,거기도많이더워?

3장낙엽냄새가코에스미녀

4장첫눈온다고말해주고싶었어

출판사 서평

2025경기도우수출판물선정
『몽카페』『상처없는계절』신유진작가추천

나란히걷고숨쉬며,
서로를느꼈던다정한시간의기록
나의첫안내견강산이에게띄우는사계절편지

죽음과부재는누구에게나찾아온다.하지만그상대가말없이서로의눈을맞추고,껴안고,숨결로소통하던동물이라면이교감은더욱특별하다.애도방법은모두달라도사라진뒤의그리움앞에선모두가같은마음이된다.대화보다더진한감응의순간은결코지워지지않기에,김성은선생님의말처럼그들의냄새도털도더는훼방의대상이아닌감각의일부가된다.“강산이매력에중독되고보니까너의입속아니라어디라도상관이없어지더라니까.그때부터였어.강아지냄새도털도누나감각영역밖으로밀려난것이.비가오나눈이오나우리강산이배변시간엄수가인생최대과제가된것이.똥도눈곱도예쁘기만하더라.”

지방소도시로의취업과독립에걱정과기쁨이공존하던때,강산이의존재는더욱특별했다.버스정류장으로선생님을안내하는강산이를보고선생님의어머니는“나보다낫다”라고감탄했고,기차좌석바닥에조용히엎드려있다가내릴때가되면절도있게선생님을안내하는모습에승무원들은감탄했다.소리로상황과분위기를파악하는선생님에게강산이와둘만걷던고요한산책은경직됐던몸과정신의피로를풀고자유를만끽하던귀한시간이었다.홀로걷기,저자가늘갈망하던것이자강산이가있어허락된유일무이한자유였다.

우연히학생들에게안내견이야기를꺼낸것을계기로김성은선생님은강산이에게편지를써이책을엮었다.사계절을지나며점처럼떠오르던강산이와의추억을적어내려갔고,하루를마감한소회를강산이에게털어놓았다.책에는강산이와의추억뿐만아니라저자의가족과친구들이보여준사랑과우정,몸으로겪은현실과고민,읽기와쓰기를향한저자의애정어린고백이담겨있다.

엄마의장애를그저하나의사실로서담백하게받아들이는딸유주의활력과엉뚱함이유쾌한서사를자아내는가하면,부러곱게단장한모습으로찾아오는친구조그라미,“화장실을알려주라던”시아버님,새집벽지를함께만져본형님의세심함과다정함은읽는이로하여금세상을향한알수없는억울함도,미지의결핍도잠시나마내려놓게만든다.김성은선생님의글이가진힘이다.

마냥즐겁고다정한이야기만나누진않는다.강산이털날린다는한마디에기가죽고,강산이에게허락없이과자를준이름모를사람에게말한마디못해화가난적도있다.불법주차한트럭에부딪혀이가깨져고생하고,맨홀에빠져창피한것도모자라뼈가부러지는동료들의사건사고앞에선생님은전생에죄를지었나하는허탈한심정을갖기도한다.“장애가죄도아닌데”라고말하는동료에게“그거죄맞아”하며강산이생각을물을땐어떤숱한폭풍우가선생님의가슴을쓸고갔을지감히짐작만할뿐이다.그런데도선생님의맑고다정한기운은줄어들지않으니,한탄할시간보다는남편에게해주는한시간마사지가훨씬소중하고,친구들과먹는베이글과커피의달콤함을즐기는게우선이므로.저자의밝고환한미덕은이렇듯책곳곳에스며있다.

이러한깨끗하고단정한기세의중심에는바로선생님이평생을사랑한읽기와쓰기가자리하고있다.분하고화나던마음도책앞에서순하게누그러졌고,읽고쓸때만큼은나로서존재할수있었다.도리어저자는자신의보이지않는눈을위시해혹여타인을오해하고여과없이해석할까봐염려하며더욱읽고썼다.슬픔을쌓아올리는대신“타인을감각하려하고”“할수없음이아닌할수있음에감사했다.”더넓은세계로의연결과확장을끊임없이소망했다.책에쓰인말처럼“할수없는것이아닌,할수있는것하나를더가져보려”했다.“강산아,누나의글쓰기도더넓은세계로연결,지속,확장되면좋겠다.그리하여이쓰기의쓸모를관념아닌실제로감각하고싶어.응원해줄래?”

이책은단순한애도가아닌,존재를기억하는방식에대한하나의제안이다.짧고명료하고담백한글로지어진이책엔삼켜진침묵이많다.글자빈틈사이로깊게고인저자의감정은또다른이야기다.이보이지않는이야기마저독자에게가닿기를바란다.벼리고벼려져날카롭기보다오히려둥그러진햇빛같은이야기.그이전의서사가글자사이사이에펼쳐져있다.

“강산아,말,아차하는순간내인격의민낯을드러내잖아.타객체를연결하는도구요,사람사이가장간편한표현양식.방어하지않고,경계짓지않으며있는그대로이해할수있는햇빛같은말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