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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
저자:유연 경남창녕출생 2018년_마산대학교사회복지학과졸업 마산대학교평생교육원시창작반에서다년간수강이수 2023년_계간문예지〈시와반시〉신인상수상
1부사라진목선가파도집밥만학목련가방이제조금웃어도될까요?고구마꽃이피었습니다만조꽃그늘누에봄날간보는저녁감자나무가있어2부일흔천변풍경-노산서18길장미천변풍경-자목련통각수련과청개구리주월리낮달주월리여름밤불현듯역마숲에서달의수정바람머리바람을수선하다3부장마능가사미로달아달아발치개배추흰나비어머니양미리회식폭염친구고막내찔레꽃질경이4부진공청소기저녁에걷는노래재난문자유월오미가미김밥집진희쌈수양매화속천서울깍두기뻐꾸기버려진냉장고물이있어서집밥2사랑동그라미해설
시집의서시격인‘사라진목선’을먼저읽어보자.자신의무게를얼마만큼물위에풀어놓은물버들이지상의쓸쓸한이야기를바람에들려주어수초곁에서잠시아픈몸을쉬어가는목선먼섬의약도를쥐여준소금쟁이가바람을흔들어자이제그만떠나야지돌아올수있을까다시만날수있을까끼룩대는저괭이갈매기들과하염없이수평선을바라보는여자아기사슴같은여자를아기사슴섬에버려두고홀로돌아온젊은사내의텅빈눈은겉돌거나떠돌거나빼곡히물풀로채워비워놓은마지막행간-사라진목선전문이시는일종의상실과떠남에대한이야기를함축적으로담고있다."목선"과"소금쟁이"등자연물들이화자의정서를전달하는주요상징으로작용한다.또한돌아올수있을지알수없는여정을표현하며,인간의불확실성과외로움,그리고다시만나길바라는희망을동시에드러낸다.목선한척이섬을바라보며해안가에놓여있다.시인은문득‘자신의무게를얼마만큼물위에풀어놓은물버들이’라는유화적이고서정이충만한시적언어를얻는다.이문장은‘먼섬의약도를쥐어준소금쟁이가’로이어지다가‘빼곡히물풀로채워비워놓은마지막행간’이라는문장으로마무리한다.목선이행간으로변모하면서생의쓸쓸한감정을성공적으로치환하고있다.마지막부분에서빈행간에배어있는함축적인여운이독자의상상력을자극하는데성공하고있다.마치솜씨좋은화가의그림이액자에걸려있는듯한감동을준다.유연시인의특징은현대시의주요흐름인분절된문장의흐름으로해석을거부하는쪽을쳐다보지않고자신의경험을수준높은서정시를지속적으로추구하는데있다.젊은딸이늙은엄마를청보리밭에세워놓고딸없는딸이오래오래기억하겠다고엄마사진만찍는딸각도는사십오도딱좋은데엄마!나한테무슨감정있어?좀웃어봐엄마는원래가파른곳에선웃지않는다훗날딸없는딸의외로움이당신의외로움될까너도가파른길부축해줄딸하나있으면좋을텐데엄마제발내나이서른하고도아홉이다딸이딸잇기가팔라점점멀어만지는가파도파도소리길-가파도전문모녀의관계를배경으로,세대를잇는사랑과외로움을섬세하게표현한작품이다.가파도는제주도에있는섬.해마다청보리축제가열린다.시인은장성한딸과의여행에서한편의울림이큰시한편을가졌다.특히“가파른곳”에서있는엄마와딸의대화는물리적공간과감정적간극의상징처럼느껴진다.딸없는딸이라는표현이강렬하게다가오며,가까이있으면서도먼거리감을느끼는현대적가족구조의단면을드러낸다.시적화자의통찰이깊이와닿는데,그중에서도‘엄마는가파른곳에선웃지않는다’라는진술은시인의오랜세월삶에서나온진솔하면서도강렬한인식의깊이를엿보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