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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읽기 : 영국에서 정원 디자이너로 살아가기

정원 읽기 : 영국에서 정원 디자이너로 살아가기

$18.00
Description
몸을 낮추어 땅과 가까워질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
: 현대 도시인들의 삶에서 정원과 자연이 갖는 의미를 찾다
“그렇게 4년 남짓 적어온 이야기를, 외로웠지만 찬란했던 시간들을 나누고자 마음먹었던 계기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 개인 정원이 없는 이들은 조금이나마 숨쉴 곳을 찾아 공원으로 모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동그라미를 쳐놓고 관람객들 간의 거리를 표시한 공원의 모습은 애처로우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초록빛으로 빛났다. 실내식물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팔렸고 도시의 사람들은 목이 말라 우물을 찾듯 식물을 찾았다. 정원은 정원 있는 집에 사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안식처였다.”(252~53면)
『정원 읽기: 영국에서 정원 디자이너로 살아가기』는 정원 디자이너이자 도시 계획 연구자인 김지윤이 영국에서 정원을 공부하고 다양한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풀어 쓴 책이다. 작가는 서울대에서 조경과 건축을 전공하고 졸업 후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하던 중 정원 공부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영국 남동부의 소도시 첼름스퍼드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의 작은 학교 리틀유니버시티칼리지에서 정원 디자인을 공부하며 영국 정원의 세계로 발을 디딘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에게 영국 소도시의 자연은 낯설었다. 하지만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하는 영미권의 몇몇 대학을 제쳐두고 일부러 이곳을 고른 것은 바로 자연 그대로의 풍경 속에서 정원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시골 생활의 낯섦뿐 아니라 영국 특유의 음울한 날씨 또한 그를 괴롭지만 그 쓸쓸한 계절에도 따듯함이 배어나는 순간을 포착해낸다. “이른 아침 부지런히 나가야만 볼 수 있는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는 습도가 높은 영국의 겨울에 볼 수 있는 보석 같은 순간”임을 깨우치며 “어둑하고 흐릿한 겨울을 보내고 나니 왜 영국이 이토록 정원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는지 자연스레 깨닫게”(23~24면) 된다.
리틀칼리지의 느릿하고 소박한 일상에 차츰 적응해가면서 작가는 지난 20여 년간 누려왔던 현대사회의 속도와 욕구를 되돌아본다. “캠퍼스에서의 생활 1년은 그간 잊고 지내던 감각을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주위의 살아 있거나 살아 있지 않은 것들, 특히 식물을 온 몸의 감각으로 느끼는 경험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18면)
영국 유학은 작게는 작가의 정원에 대한 관점을, 크게는 그의 세계관 자체를 바꿔놓았다. 그는 리틀칼리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곧이어 런던의 조경 스튜디오에 디자이너로 입사한다. 그곳에서 여러 다채로운 정원 현장을 섭렵하고 현대사회에서 정원이 미치는 영향과 인간이 가진 정원에 대한 관점을 돌아본다.
현대 도시에서 자연환경이 가진 역할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매일 만나는 흙, 풀, 꽃, 나무를 단지 자기 삶의 배경으로서만 인식한다. “계절이 어떻게 변해 어떤 식물이 새로 피어나는지, 아침빛은 어떤 온도와 색을 띠는지 알아차릴 겨를”(34면)이란 없다. 작가는 이 같은 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다. 바로 사람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공간을 정원으로 만들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이 책 전반에서 작가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자연의 비중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는 리틀칼리지 졸업전시를 준비하면서, 첼시 피직 가든의 봉사자로 지내면서, 에밀리와 존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영국 곳곳의 정원 전시회를 꼼꼼히 살피면서, 서울 대도심 한복판에 한국 전통의 방지원도를 구현하면서, 단순히 실무자로서의 정원 디자이너가 아니라 우리 삶 전반을 돌아보게 해주는 자연의 연결자로 자처한다.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고자 분투하는 작가의 노력이 미덥다.

저자

김지윤

저자:김지윤
서울대학교에서조경학과건축학을전공하고,영국리틀유니버시티칼리지(WrittleUniversityCollege)에서정원디자인(GardenDesign)전공으로석사과정을마쳤다.영국의EmilyErlamStudio&JohnDaviesLandscape와CameronGardens에서실무경험을쌓았다.2025년현재미국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UniversityofSouthernCalifornia)에서도시계획(UrbanPlanningandDevelopment)전공으로박사과정을밟고있으며,도시에서녹지와정원이지닌중요성을주제로연구하고있다.2017서울조경박람회에서한국전통정원을주제로은상과특별상을수상한바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리틀칼리지의학생

정원과공원
작은평화한조각:졸업전시
자연을배우는사람:베스샤토가든
런던비밀정원의봉사자:첼시피직가든
첫번째인터뷰:구직

2장런던의정원디자이너

마음을나누는협업:나무농원
클로이의정원:정원설계의재료
디자이너의역할:설계와현장1
감리자의역할:설계와현장2
영국가든디자이너협회컨퍼런스
즐거움을위한정원:장식과양식
에밀리되기:조율하는디자이너

3장손바닥만한정원이라도

네모난나무:트렌텀가든
내뱃속어딘가의강낭콩:플라워쇼
평화의충전:피크닉과딸기와사람
사람의감정을이해하는일:스코그스키르코가르덴
너무작은정원은없다
모두를위한정원:위즐리정원
두번째:인터뷰이직
런던의크리스마스

에필로그
후기

출판사 서평

누구나정원을가질권리가있다

영국의크고작은정원,개개인의집에달린뜰을두루살피면서작가는한국의정원문화를돌아본다.주위에서정원을찾기어렵고마당있는집을누리는것은언감생심인한국에서정원은어쩌면소수만누리는배타적인공간으로여겨지는지도모른다.이에작가는정원의크고작음이중요한것이아니라우리각자가자연과어떻게교감하는가가중요하다고이야기한다.“정원일이라는가장능동적인활동외에도그림을그리거나,글을쓰거나,가만앉아바람에흔들리는풀잎의소리를듣는것모두자연과의교감이다.모종삽이아닌휴대전화를손에들고가까이사진을찍는것조차말이다.”(27면)

런던의폭등하는집값탓에작은집을빌려지내면서작가는해가드는창에아보카도를비롯한작은식물들을심는다.언젠가는나만의정원을갖겠다는희망을품고마을의가든센터를들러다양한식물을보고그향을맡으며,마을사람들과함께꾸미는커뮤니티정원을둘러보며작가는어느도시에서나그도시의사람들이각자품고있는정원의풍경이만들어질수있음을깨닫는다.

불모지를토대로아름다운공간을창조해낸베스샤토의정원에서작가는‘자연에게서배우는자세’를발견한다.일상의공간을정원으로만드는것은그저그곳을여러가짓수의식물로채운다고이뤄지지않는다.자연의요소하나하나에맞는환경과방식을찾아끊임없이공부하는자세가어느새그공간을다채로운꽃과풀,흙과나무의공간으로만든다.

정원을조성하는현장에서작가가맞닥뜨리는뜻밖의사건과사고는이책을읽으면서얻을수있는‘정원가실전지침’이기도하다.정원현장에서만난인연들이‘좋은정원’이라는일념하에다같이애쓰는일들을경험하면서,작가는영국정원문화의저력이어디에서기인하는가를깨닫는다.영국정원디자인스튜디오에서첫직장을구하고또다른곳으로이직하는이야기는정원가를꿈꾸는이들에게는쏠쏠한조언이다.

글곳곳에서드러나는작가의섬세하고차분한손길을따라여러식물들을공부하는것또한이책의묘미다.우리는작가의조곤조곤한말투를들으며내가지금빗속우비를입고자갈을고르는상상에빠지게된다.이땅에더어울리는식물을고르기위한작가의분투,식물의자연스러운습성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려는작가의겸양이밴글을읽으며우리는어느새그와똑같은명찰을달고런던어느정원에서호미로땅을고르고있는자신을발견하게된다.

책속에서

어둑하고흐릿한겨울을보내고나니왜영국이이토록정원문화가발달할수있었는지자연스레깨닫게됐다.그들에게정원이란여유와유락遊樂이기이전에위안과희망의공간이었다.겨울이오기전봄에피어날구근을심어주고,겨울동안죽은듯보이지만작게숨을고르고있는식물들을곁에두며그안에서아름다움을찾는다.그러다보면봄을기다리는희망과함께겨울을견딜수있는힘을얻는다.
대학때사진학강의에서교수님이하신말씀이있다.“우리의삶은기다림으로채워져있다.”아침에는저녁을기다리고밤에잘땐다음날아침을기다리고그렇게하루하루가기다림이며결국은삶도죽음을기다리는과정과같다는이야기였다.불교에서는현재에충실하라하고명상에서는지금이순간에집중하라고하지만,우리같은중생의삶을이끄는건기다림과기대,즉미래에있다.정원은그렇게우리를현재에집중하게하면서또내일을기다리게한다.(24면)

뿌리분이예쁘게포장된나무들이하늘높이매달려도로에서뒷마당으로옮겨졌다.화단에영양분가득한보슬보슬한흙이채워지고나면,이제우리가나설타이밍이다.현장직원들이모종판의식물을꺼내도면에있는대로배치해놓고,도면에없거나긴가민가한식물은따로빼놓는다.그러면우리는꽃꽂이를하는것처럼모종의배치를조금씩바꾸고정리하면서우리가상상했던모습과비슷하게연출한다.같은꽃을갖고도플로리스트마다다른느낌의꽃다발을만드는것처럼,정원식물의현장도비슷하다.현장에직접가야만할수있는일,그리고현장을많이접할수록더잘할수있는일이바로식물을다루는일이다.(117면)

내면에서답을찾아가는글쓰기와달리디자인은얼핏보기에외부의자극이더필요한작업같아보인다.하지만한시간의작업을위해아홉시간의여백이필요하다는맥락에서는디자인도크게다르지않다.외부의자극없이도반짝이는알맹이를창조해내는천재가있을지모르겠지만,대부분의경우엔듣고본것에서아이디어를얻는다.그러고나서얻어진그알맹이와같은아이디어를하나의실체로서의디자인으로발전시켜나가는건또다시많은시간을갈구한다.(124면)

어쩌면정원이라는게부유한이들만집앞마당에서누릴수있는특권이아니라,내가즐거움을느낄수있다면그어느곳도정원이될수있는것이아닐까.어린시절을추억해보면가족여행에서길가에핀‘사루비아’꽃을따서꿀을빨아먹거나,분꽃의까만열매를반으로잘라그안의뽀얀분을손등에비벼보고,또꽃이핀토끼풀을잘라손가락지를만들던기억이그어떤일보다진하고향기롭게남아있다.바이오필리아(biophilla)라는단어가설명해주듯,우리에게는어느형태로든자연과연결되고싶은본능이숨어있다.도시마다그갈증을채워주는보석같은공간들이더많아지길바라본다.(211면)

흙에서중력을이기고올라오는풀과꽃은강인하다.그강인함에이끌려쪼그려앉아그들과가까워지고,정원일을하기위해무릎꿇는행위는우리를땅과가까워지게한다.그렇게몸을낮춤으로써배우는게있다.지금과같은자기표현의시대에나를낮추라는말이시대착오적으로들릴수도있겠지만,나를낮춰야나와타인을진정으로볼수있고또끝없는탐욕에서벗어날수있다.자연은우리에게그런것들을가르쳐준다.(25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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