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인 (양장본 Hardcover)

폴란드인 (양장본 Hardcover)

$17.80
Description
쇼팽의 음악처럼 우리 마음을 사로잡고 흔들어 놓는 소설
노벨문학상, 세계 최초 부커상 2회 수상 작가 쿳시의 압도적 예술세계
세련되고 애수 어린 러브 스토리, 정밀하고 선명하며 아름다운 산문. 『추락』의 묵직한 감동을 잇는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 쇼팽의 음악에 관한 잊을 수 없는 이야기.

“나는 당신의 이름을 입술에 머금고 죽을 겁니다.”
음악이 사람을 더 좋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바르셀로나의 음악 서클 여인 베아트리스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쇼팽 전문 폴란드 피아니스트.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은밀한 사랑 이야기가 간결하지만 팽팽하게 감긴 스프링 같은 산문으로 그려진다. 곧 마음 깊은 곳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소설은 원제 『The Pole(폴란드인)』이 상징하는 것처럼 폴란드 출신 작곡가 쇼팽의 사랑 이야기가 기저에 깔려 있다. 쇼팽과 그의 연인 상드가 도피 여행을 한 마요르카에서 남녀 주인공의 관계가 전환점을 갖는다.
피아니스트가 주인공이어서 음악 소설처럼 읽히기도 한다. 쇼팽 음악을 바흐 풍으로 담담하게 해석하는 폴란드 피아니스트, 그리고 그의 음악과 대비되는 여러 음악가들이 소설 속으로 유입된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을 사로잡는 흥미로운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이 소설은 또 단테의 『새로운 인생』과 『신곡』에 나오는 단테와 베아트리체 이야기가 하나의 원형으로 등장한다. 단테의 스토리는 남성의 시각에서 쓴 것이지만, 『폴란드인』은 뮤즈인 여성의 시각에서 쓴 것이어서 큰 차이가 있다.
J.M. 쿳시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그리고 도발적인-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폴란드인』에서 특유의 통찰력과 날카로운 위트를 갖고 불가사의한 로맨스의 본질을 드러낸다. 최고의 소설에서 만나는 다양한 감동의 순간을 환기하는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영어로 쓰였지만 스페인어로 먼저 출간

쿳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칸스어가 모국어이지만 영어로 글을 써와 영어권 소설가로 분류된다. 『폴란드인』도 원래 영어로 쓰였으나 2022년 스페인어로 번역되어 아르헨티나에서 영어권보다 1년 먼저 출간되었다. 그는 헤이문학축제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나는 영어가 세계를 점령하는 방식이 싫습니다. 나는 그것이 발을 딛는 곳마다 소수의 언어를 으스러뜨리는 방식이 싫습니다. 나는 그것이 세계적이라는 주장, 즉 세상이 영어로 정확하게 반영된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싫습니다. 나는 이 상황이 영어 원어민들에게 조성하는 오만함이 싫습니다. 따라서 나는 영어의 주도권에 저항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하는 것입니다.”
저자

J.M.쿳시

저자:J.M.쿳시(J.M.Coetzee)
매력적인예술세계를탄탄히구축한위대한작가J.M.쿳시는노벨문학상(2003년)과세계최초의부커상2회수상이라는진기록을갖고있다.소설을‘사유의한방식’으로생각하는그는사유의폭과깊이에서거의독보적인작가이다.2023년펴낸『폴란드인』에서그는맹목적사랑과연민,삶과죽음,사랑과예술에관한자신의사유를흥미롭게펼쳐놓았다.단테와베아트리체,쇼팽과상드의사랑이야기가바탕에깔린이소설에서주인공베아트리스와비톨트는스페인의휴양섬마요르카에서거부할수없는삶의일탈에빠진다.남성중심이아니라여성의시각에서이야기가전개된다.저자는영어의패권주의에저항하는의미로이소설을스페인어로먼저출간했다.
쿳시는남아프리카공화국의케이프타운에서태어나케이프타운대학에서영문학과수학을전공했고,영국에서컴퓨터프로그래머로일하기도했다.미국텍사스주립대(오스틴)에서박사학위를받고뉴욕주립대(버팔로)영문과교수가되었다.이어1972년부터2001년까지케이프타운대영문학과교수로재직했다.그를세계적작가로부상하게만든『야만인을기다리며』,1983년첫부커상을안겨준『마이클K의삶과시대』,두번째부커상을안겨준『추락』,자전삼부작『시골적인삶의풍경』등을포함해수많은문제작을펴냈다.학자로서도뛰어나『백인의글쓰기』,『검열에관하여』,『이중시점』등명저를남겼다.인종차별정책인아파르트헤이트앞에서아프리카너(네덜란드계백인)로서의정체성에관한운명적혼란과식민주의자들의원죄의식을형상화했고,현실의부조리를미니멀리즘적접근방식으로보여줘독자의공감을이끌어냈다.2002년호주로이주해애들레이드에서살고있다.

쿳시의소설
『추락』
『엘리자베스코스텔로』
『페테르부르크의대가』
『마이클K의삶과시대』
『야만인을기다리며』
『나라의심장부에서』
『어느운나쁜해의일기』
『포』
『예수3부작』

쿳시의논픽션
TheGoodStory:ExchangesonTruth,FictionandPsychotherapy
(withArabellaKurtz)
HereandNow:Letters2008~2011(withPaulAuster)
InnerWorkings:LiteraryEssays2000~2005
TheNobelLectureinLiterature,2003
StrangerShores:LiteraryEssays1986~1999
GivingOffense:EssaysonCensorship
DoublingthePoint:EssaysandInterviews
WhiteWriting:OntheCultureofLettersinSouthAfrica

역자:왕은철
은철은영문학자이자〈현대문학〉으로등단한문학평론가로전북대학교영문과석좌교수를역임했다.이어하트재단,케이프타운대학학술재단,풀브라이트재단의펠로였다.유영번역상,전숙희문학상,한국영어영문학회학술상,생명의신비상,전북대학교학술상,전북대동문대상,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번역가상등다수의상을수상했다.『철의시대』,『야만인을기다리며』,『추락』,『서머타임』등다수의책을우리말로옮겼으며,『J.M.쿳시의대화적소설』(문화체육관광부우수도서),『문학의거장들』(한국연구재단우수도서),『애도예찬』(전숙희문학상),『타자의정치학과문학』(세종도서,한국영어영문학회학술상),『트라우마와문학,그침묵의소리들』(세종도서,생명의신비상),『따뜻함을찾아서』등을썼다.

목차

이책에대한찬사4
1장11
2장45
3장81
4장141
5장169
6장209
해설224

출판사 서평

영어로쓰였지만스페인어로먼저출간

쿳시는남아프리카공화국의아프리칸스어가모국어이지만영어로글을써와영어권소설가로분류된다.『폴란드인』도원래영어로쓰였으나2022년스페인어로번역되어아르헨티나에서영어권보다1년먼저출간되었다.그는헤이문학축제에서그이유를이렇게밝혔다.
“나는영어가세계를점령하는방식이싫습니다.나는그것이발을딛는곳마다소수의언어를으스러뜨리는방식이싫습니다.나는그것이세계적이라는주장,즉세상이영어로정확하게반영된다는검증되지않은주장이싫습니다.나는이상황이영어원어민들에게조성하는오만함이싫습니다.따라서나는영어의주도권에저항하기위해서내가할수있는작은것을하는것입니다.”

진지하면서도재미있는연애소설
바다밑에서아프로디테여신상을발견한듯한만남

진지하게사유하는작가J.M.(존맥스웰)쿳시가예외적인연애소설을썼다.『폴란드인』에서는인간의영원한주제인사랑의진실을속속들이파헤친다.진지하면서도재미있고,사유의깊이가남다르다.
쿳시는소설을‘사유의한방식’으로생각하고그안에심오한깨달음을담는다.그는59세때발표한대작『추락』에서사유의절정을보여주었는데이후발표한『엘리자베스코스텔로』『예수의죽음』같은작품을통해서더욱다채롭고깊이있는예술세계를보여주었다.여성의시각으로그려낸경장편인『폴란드인』도그연장선에있다.단테와베아트리체,쇼팽과상드의사랑이야기가바탕에깔린이소설에서쿳시는중년여성과폴란드피아니스트의관계를사유의대상으로정했다.
쇼팽의곡을연주하기위해스페인바르셀로나를찾은폴란드인피아니스트가연주회주최자로서자신을맞이한여성을만난뒤일방적으로사랑에빠진다.그녀는섹시하지도않고(젊어서는그랬을수있지만)중년이됐으며,단지키가크고우아하며,풍만한입술이두드러지는낮은콘트랄토목소리에편안한매력이있는여성이다.첫만남이후비톨트는서툰영어로자신의마음을베아트리스에게전달하는데,그것이한계에이르자언어대신예술에기대려한다.그는자신이직접연주한쇼팽의b단조소나타오디오파일을베아트리스에게보낸다.또브라질로함께도피여행을떠나자고한다거나,이메일로구애하는말들을써서보내기도한다.처음에는이낯선상황을거부하던베아트리스는연민의감정으로조금씩마음의자리를내준다.그녀는가족의별장이있는휴양섬마요르카의소예르로그를초대해일주일을같이보내게된다.하지만거기까지다.베아트리스는현실적판단으로피아니스트에게냉정하게이별을통고한다.
비톨트는베아트리스의영혼을사랑한다고생각한다.그는폴란드로돌아가서음악을버리고모국어인폴란드어로시를쓰기시작한다.남자는자신이그녀를사랑한다는사실을증명해보이고싶었기때문에시를썼다.그시들을통해무덤너머에서그녀에게구애해서그녀가자신을사랑하고그녀의가슴에자신을살아있게하고싶었다.시에서그는잠수부가바다밑으로잠수해들어가아프로디테여신상을우연히발견하는이야기로베아트리스와의만남을묘사한다.자신의사적인연을인류사에길이남을환상적사건과연결시키고있다.어떤언어로도비톨트의진심은통할것같지않았지만,번역가가번역해준폴란드어로쓰인시를읽으며베아트리스는비로소마음의빗장을푼다.

작가의작법이등장하는독특한소설

이책의서술방식은독특하다.작가의작법이소설에등장한다.쿳시는첫문장부터소설이만들어지는과정을보여주고소설자체를탈신비화하며이야기를펼쳐나가눈길을사로잡는다.작가는일종의메타소설이자포스트모던소설작법을보여준다.아래는번역자인왕은철문학평론가의해설이다.

독자는번호가붙은이야기를읽으면서자신이읽고있는것이전적으로인위적인구성물이라는것을의식하게된다.첫문장에는1이라는숫자다음에“여자가먼저그를곤란하게만들고,이어서곧남자가그렇게한다.”라고적혀있다.여기에나오는‘그’는작가이자화자다.소설을구상하고쓰기시작하는작가를상상해보라.작가는여자를먼저떠올리고이어서남자를떠올리는모양이다.소설은이런식으로시작하여거기에살이붙는다.조금더건너뛰어4번으로가면이렇게되어있다.“그들은어디에서왔을까?키가큰폴란드피아니스트와걸음걸이가편안해보이는우아한여자이면서좋은일을하며나날을보내는은행가의아내.그들은안으로들여보내거나물리치거나쉬게해달라며일년내내문을두드리고있다.마침내그들의시간이온것일까?”

*표지그림은동양화가정지연의작품이다.
풍경화가운데돌출된골드바는자연속에들어있는변하지않는진리를상징한다.주인공비톨트가평생을존재이유로바쳐온피아노건반을상징하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