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

육조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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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불교인식 논리학에는 사구부정(四句否定)이라는 논증방법이 있다. 이것은 존재에 관해서 그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몇 번이고 부정을 거듭하여 유와 무의 견해를 명백하게 해 주는 해체의 논리이자 변증법적 문답법이다. 사구분별(四句分別) 혹은 사구비판(四句批判)이라고도 한다. “사구(四句)란 우리의 ‘생각’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네 가지 방향의 판단을 의미한다. 그 어떤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우리가 내릴 수 있는 판단은 네 가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제1구, ‘이다, 있다(有)’라는 긍정(정립),
제2구, ‘아니다, 없다(無)’라는 부정(반정립),
제3구, ‘이기도 하면서 없기도 하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亦有亦無)’라는 긍정 하면서 부정하는 것(긍정종합),
제4구, ‘이지도 않고 아니지도 않다,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非有非無)’ 라는 긍정하지도 않고 부정하지도 않는 것(부정종합)

이다.
이 사구부정의 논리는 초기불교 아함경전(阿含經典)에 유래한다. 즉 붓다는 다음과 같은 14가지 질문은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돕는 실천적 물음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형이상학적 질문이라 하여 침묵하였다는 것이 14무기이다. 이것은 시간·공간·자아·사후세계라는 4개의 범주로 나누어져 있다.

시간에 대하여
제1구, 우주는 시간적으로 영원하다.
제2구, 우주는 시간적으로 영원하지 않다.
제3구, 우주는 시간적으로 영원하기도 하고 영원하지 않기도 하다.
제4구, 우주는 시간적으로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영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공간에 대하여
제1구, 우주는 공간적으로 유한하다.
제2구, 우주는 공간적으로 무한하다.
제3구, 우주는 공간적으로 유한하기도 하고 무한하기도 하다.
제4구, 우주는 공간적으로 유한한 것도 아니고 무한한 것도 아니다.

자아에 대하여
제1구, 자아와 육체는 동일하다.
제2구, 자아와 육체는 동일하지 않다.

사후세계에 대하여
제1구, 여래는 육체가 죽은 후에도 존재한다.
제2구, 여래는 육체가 죽은 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3구, 여래는 육체가 죽은 후에는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제4구, 여래는 육체가 죽은 후에는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시간·공간·자아·사후세계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네 가지 방향으로 판단되는데, 이 모두가 참된 판단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14무기의 취지이다. 이러한 사구부정의 논리로 논리로부터의 해탈과 논리에 의한 해탈을 추구한 사상가는 용수이다. 그의 주저 『중론』 제1 「관인연품」 서두는 다음과 같은 사구로 구성된다.

제1구, [일체 존재는] 생성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소멸하는 것도 아니다.
제2구, [일체 존재는] 상주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단멸하는 것도 아니다.
제3구, [일체 존재는] 같은 것도 아니고 또한 다른 것도 아니다.
제4구, [일체 존재는] 오는 것도 아니고 또한 가는 것도 아니다.

제1구는 일체 존재가 어디로부터 무엇인가로부터 생성한다는 판단과 생성한 것은 반드시 소멸한다는 판단에 대한 부정이다. 제2구는 일체 존재가 영원히 소멸하지 않고 항상 머문다는 판단과 그 어떠한 존재도 순간적으로 소멸한다는 판단에 대한 부정이다. 제3구는 일체 존재는 하나 혹은 같은 것이라는 동일성에 대한 판단과 그 어떠한 존재도 다수 혹은 다른 것이라는 차이성에 대한 판단에 대한 부정이다. 제4구는 일체 존재가 운동하여 오는 것이라는 판단과 운동하여 가는 것이라는 판단을 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구의 판단을 통해 일체의 존재는 생멸(生滅)·단상(斷常)·일이(一異)·래출(來出)이 불가능하다, 즉 일체가 공(空)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용수는 사구부정을 통해 운동을 부정한다. 『중론』 제2 「관거래품」의 서두이다.

제1구, 이미 간 것은 가지 않는다.
제2구, 아직 가지 않은 것은 가지 않는다.
제3구, 이미 간 것과 아직 가지 않은 것을 떠나서는
제4구, 지금 가고 있는 중인 것도 가지 않는다.

이미 간 것은 이미 갔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 아직 가지 않은 것은 아직 가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가고 있는 중인 것은 가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이미 간 것과 아직 가지 않은 것을 떠나서는 즉 이미 간 것은 이미 갔기 때문에 가지 않으며, 아직 가지 않은 것은 아직 가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 이 둘을 떠나서 어떻게 지금 가고 있는 중인 것이 갈 수 있는가? 존재의 실상은 무상한 것이다. 그런데 무상한 것을 간다, 가지 않는다와 같은 술어로 기술한다고 해도 그 실상을 언표하는 순간 어긋난다는 것을 용수는 말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미 간 것은 시간으로 말하면 과거이며, 아직 가지 않은 것은 미래이며, 지금 가고 있는 중인 것은 현재이다. 이미 간 것은 이미 갔기 때문에 과거는 존재하지 않으며, 아직 가지 않은 것은 아직 가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는 존재하지 않으며, 현재는 반은 과거이며 반은 미래이다. 즉 현재는 반은 이미 갔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으며, 반은 아직 가지 않았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일체의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라 규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규정하는 순간, 논리적 모순을 범하기 마련이다.
이 사구분별은 과학적 명제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근대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원자이다. 이 원자가 과연 더 이상 분할 불가능한 최소단위인가? (원자를 분할하면 원자핵과 전자로 구분되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나뉜다.) 이 물음에 대해 네 개의 판단이 가능하다.

제1구, 원자는 최소단위이다.
제2구, 원자는 최소단위가 아니다.
제3구, 원자는 최소단위이기도 하고 최소단위가 아니기도 하다.
제4구, 원자는 최소단위인 것도 아니며 최소단위가 아닌 것도 아니다.

제1구는 원자의 개념적 정의, 즉 분할 불가능한 최소단위를 긍정하는 판단이다. 제2구는 원자가 물질인 한 분할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단위가 될 수 없다고 부정하는 판단이다. 제3구는 원자는 개념적으로는 최소단위이며, 실제적으로는 분할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단위가 아니라고 하는 긍정종합판단이다. 제4구는 원자는 실제적으로는 분할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단위가 아니고, 개념적으로는 분할 불가능한 최소단위이기 때문에 최소단위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부정종합판단이다. 요컨대 원자가 더 이상 분할 불가능한 최소단위라고 하는 정립명제가 참임을 확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체는 무자성(無自性), 공(空)이다.
저자

법해

부산대철학과박사졸업하다.전공은인도철학,인도불교철학,동양철학이다.미래의철학자들인원효,지눌,서산,경허,다르마키르티,에크하르트,화이트헤드,비트겐슈타인사상에깊은관심을갖고있다.저역서로는『스스로건너다』,『다르마키르티와불교인식론,『인식론평석:지각론,『다르마키르티의인식론평석:종교론』,『철학으로서불교입문』등이있다.현재다르마키르티사상연구소소장이다.

목차

머리말
『육조대사법보단경』약서
『육조대사법보단경』원서

제1행유품(行由品)
1.머무는바없이그마음을내라
법을설할자리에오르다
2.자기성품이불생불멸임을보라
5조스님이게송을짓게하다
3.본래한물건도없으니
신수가게송을짓다
신수스님의게송을점검하다
혜능이신수의게송을듣다
혜능이게송을짓다
4.일체만법이자성을여의지않는다
5조가법을전하다
혜명에게법을설하다
인종스님이삭발을해주다

제2반야품(般若品)
1.공(空)에도집착하지말라
마하(摩訶)
2.하나가진실하면일체가진실하다
반야(般若)
바라밀(波羅蜜)
3.범부가곧부처요번뇌가곧보리이다
가장높고으뜸가는법
4.바른견해를세워번뇌에물들지않으면
이법문은최고의법문이다
돈교(頓敎)법문
5.바르고진실한지혜를일으켜관조하라
6.일체법을보되마음이물들거나집착하지않으면
7.미워하고사랑하는마음에걸리지않아야
무상송(無相頌
모든중생에게회향하다

제3疑問品(의문품)
1.공덕과정토를밝히다
공덕과복덕의차이를알아야한다
2.견성이‘공’이요평등이‘덕’이라
3.마음이청정하면국토가청정하다
극락세계를말하다
4.찰나에극락을보는법
5.마음이평등하고행이곧으면
무상송(無相頌)

제4정혜품(定慧品)
1.선정과지혜가둘이아니다
2.일행삼매는늘곧은마음으로사는것
3.생각생각마다일어나는모든법에대해매이거나머물지않
아야
4.여러경계를겪을지언정물들지아니하면
5.성품은만가지경계에오염되지않는다

제5좌선품(坐禪品)
1.밖으로상(相)을여의고안으로고요하면
무엇이좌선인가
무엇이선정인가
돈교법문에있는좌선

제6참회품(懺悔品)
1.텅빈공(空)에잠겨고요함을지키려들면
부처님의도를닦는일은
법신에있는다섯가지향기(五分法身香)
2.마음속중생을제도하라
무상참회(無相懺悔)
3.안으로심성을도야하고밖으로남을공경하라
네가지큰서원
무상삼귀의계(無相三歸依戒)
4.본성을보고통달에다시걸림이없다
일체삼신자성불(一體三身自性佛)
5.법신이란본래구족되어있는것-법신불
6.생각을선하게돌이켜지혜를낳는다-화신불
7.생각마다자신을살펴본심을잃지않는다-보신불

제7기연품(機緣品)
1.무진장비구니가『열반경』에대해묻다
2.‘마음이곧부처’임을깨달은법해선사
3.『법화경』을굴리게된법달선사
4.삼신과사지를깨친지통선사
5.‘허공법문’을깨달은지상선사
6.『열반경』의대의를요달한지도선사
7.대중의우두머리가된청원행사선사
8.남악회양‘한물건이라해도맞지않다’
9.『유마경』을보고마음열린영가현각선사
10.참다운선정을배워도를얻은지황선사
11.부처님의법을알지못한다
12.흙의성품만알뿐부처님의성품은몰랐던방변스님
13.와륜선사의게송

제8돈점품(頓漸品)
1.법에는돈과점이없건마는
2.계·정·혜를질문한지성스님
3.혜능대사를시해하려다제자가된지철스님
4.『현종기』를지어조계돈교를선양한신회선사

제9호법품(護法品)
1.측천황후와설간이불이법문을깨닫다

제10대시품(對示品)
1.양변을떠나중도를이룩하는대법(對法)

제11부촉품(付囑品)
1.법과성품은생멸도,오고감도없다
2.일상삼매와일행삼매를통달하라
3.불심종의법맥을밝히다
4.자성진불게-진여자성이참부처다

육조법보단경발발문
고려국보조지눌씀

부록
1.본래면목
2.자기성품보는법

해제

출판사 서평

“이런사구비판의논리는우리의일상적사고방식을모두허물어뜨리기에‘해체의논리’라고부를수있고,반야경의공사상을논증하는논리이기에‘반야의논리’또는‘공의논리’라고부를수도있다.또초기불교의연기사상에토대를두고구사되기에‘연기의논리’라고부를수있고,사구로대립하는극단적이론들을모두비판하는논리이기에‘중도의논리’라고부를수있으며,갖가지개념들은고요한열반에들게하는논리이기에‘열반의논리’라고부를수있다.또한철학적종교적분별의고통에서우리를벗어나게해주는논리이기에‘해탈의논리’라고부를수도있으며,중도적인조망을제공하는논리라는의미에서‘중관의논리’라고부를수있고,논리적사유를통해쌓아올려진생각을논리적사유에의해비판하기에‘반논리의논리’라고부를수도있다.”

이러한‘해체의논리,반야의논리,공의논리,연기의논리,중도의논리,열반의논리,해탈의논리,중관의논리,반논리의논리’인사구분별을대승불교특히선불교에서는사구게(四句偈)라부른다.그래서고래의불교사상가들은각경전의주제를압축하는네개의구절을따로채취하여사구게라이름하여마음속에두고서늘음미하였다.

『반야심경』​
색은공과다르지않고
공은색과다르지않다.
색은공이요,
공은색이다.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금강경』​
무릇존재하는형상은
다허망하다.
만약모든상을상아닌줄로본다면
여래를볼것이다.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제5장,대승종정분)

만약색으로써나를보거나
소리로써나를구한다면
이사람은삿된도를행하는것이며,
결코여래를볼수없을것이다.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제26장,법신비상분)

일체의유위법은
꿈과같고환영과같고포말과같고그림자와같다.
이슬과같고또우레와같다.
응당이와같이돌이켜보아야한다.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제32장,응화비진분)

『열반경』​
모든지어진것은무상하며.
생성하고소멸하는존재이다.
생성했다소멸했다는생각마저도소멸한그자리
그적멸의자리가즐거움이다.
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법화경』​
모든존재는본래
항상스스로적멸한형상이다.
불자들이이도를행한다면
내세에부처가될것이다.
諸法從本來
常自寂滅相
佛子行道已
來世得作佛

『화엄경』​
마음은그림을그리는화가와같아
능히세상사를다그려내고,
오온(五蘊)은모두마음으로부터나온것이어서
그무엇도만들어내지않은것이없다.
心如工畵師
能畵諸世間
五蘊悉從生
無法而不造

만약사람의마음작용이
두루일체세간을짓는줄안다면
이사람은부처를본것이며
부처의진실한본성을깨친것이다.
若人知心行
普造諸世間
是人則見佛
了佛眞實性

만약사람이삼세의
모든부처를또렷하게알고자한다면
마땅히법계의본성인일체가
오직마음이지은것인줄돌이켜보아야할것이다.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아함경』​​
모든악은짓지말라
일체선은봉행하라
스스로그뜻을청정하게하는것
이것이부처의가르침이다.
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원각경​』​
환영일줄알았다면즉시에떠나라.
다시떠날수단을찾지마라.
환영을떠났다면그즉시깨달음이라
또다시깨달을점차는없다.
知幻卽離
不作方便
離幻卽覺
亦無漸次

『천수경』​​
죄는자성이없으니마음에서일어나는것이다.
마음이만약소멸하면죄역시다할것이다.
죄가다하고마음이소멸하는것둘다공하다.
이것을이름하여참된참회라하는것이다.
罪無自性從心起
心若滅是罪亦亡
罪亡心滅兩俱空
是卽名爲眞懺悔

『지장보살본원경』​
내가이제지장보살위신력을보니
항하사겁설하여도다말할수없네.
잠깐동안보고듣고우러러예배하여도
인간과천상에그이익한량없어라
吾觀地藏威神力
恒河沙劫說難盡
見聞瞻禮一念間
利益人天無量思

『무량수경』​
저아미타부처님의본원력에의해
아미타불에대한이야기를듣고극락에왕생하고자한다면
모두극락국에가게되고
저절로불퇴전의자리에이르게된다.
基佛本願力
聞名欲往生
皆悉到彼國
自致不退轉

노무현
삶이란한조각구름이일어남이요
죽음이란한조각구름이쓰러짐이다.
구름그자체는실체가없느니
삶과죽음오고감이그와같도다.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서산대사)

그렇다면『육조단경』​의사구게는무엇일까?

신수의오도송
몸은보리(지혜)의나무요
마음은밝은경대와같나니
시시각각부지런히닦아서
티끌묻지않게할지니라.
身是菩堤樹
心爲明鏡臺
時時勤拂拭
勿使惹塵埃

혜능의오도송
보리는본래없는나무이며
밝은거울또한있는대가아니다.
본래없는한물건이거니와
어느곳에티끌이묻으리오?
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

서산대사는『선가구감』에서혜능의‘한물건’을다음과같이주해한다.“한물건이란어떤물건인가?옛사람이게송으로‘옛부처님나기전에또렷이한모양의원이다.석가도아직만난적이없거니와가섭이어찌전할수있겠는가!’라고이르시니,이것은‘한물건이일찍이난적도없으며일찍이소멸한적도없다.그러므로이한물건은언어로규정할수없고형상으로도한정할수도없다.’고한까닭이다.육조가대중에게‘나에게한물건이있으니이름도없고문자도없다.여러분들은알겠는가?’하고고하여말씀하셨다.이에하택신회선사가나와서‘모든부처님의본원이요,신회의불성입니다.’고하니이것이육조의서자가된까닭이다.회양선사가숭산에서오니육조가회양에게‘어떤물건이이렇게왔는가?’라고묻자회양선사가어찌할줄모르다가8년이지나서바야흐로‘설사한물건이라말해도맞지않습니다.’라고스스로수긍하여말하니,이것이육조의적자가된까닭이다.”이한물건이무엇인가라는스승의질문에‘한물건’이라는말이달을가리키는손가락인줄,억지로갖가지이름과문자를세운줄,모르고형상이나이름,문자에얽매어서알음알이를내어‘부처님의본원이라하고신회의불성’이라했기때문에신회는서자가될수밖에없었던것이다.반면부모에게서나기이전나의본래면목인이한물건에대해허망한생각일으키면그죄는수미산보다큰줄알고8년이나공들이고난뒤,‘설사한물건이라말해도맞지않습니다.’고했기때문에회양은육조의적자가되었던것이다.

사실『육조단경』은나의본래면목(本來面目)을찾는공부이다.그렇다면어떻게하면나의본래면목을찾을수있는가?혜암스님께서말씀하신다.“우리는눈으로밖의모양을본다.그런데송장도눈은있지만보지를못한다.눈말고따로한물건이있어서보고싶으면무엇이든지보고는있지만,도대체무엇이보고있는것인지아무리눈을돌려살피어보아도여기에는한모양조차찾아볼수없을이때,바로서쪽에서한줄기바람이불어와검은구름을벗기고맑고밝은달이이미나타난것이며,아무리눈을돌려살펴보려고해도여기한모양도찾아볼수없는그때,바로미움과친함이이미없어진것이며,아무리눈을돌려살펴보려고해도여기한모양도찾아볼수없을이때,바로생사를이미해탈한때이며,아무리눈을돌려살펴보려고해도여기한모양도찾아볼수없을그때,또한바로고해(苦海)를이미벗어난때인것이다.”눈은색깔을볼줄모르고,귀는소리를들을줄모르며,코는냄새를맡을줄모른다.그런데색깔을보고있다고아는그놈,소리를듣고있다고아는그놈,냄새를맡고있다고아는그놈은,눈도귀도코도아니다.색깔도없고소리도없고냄새도없는그허공의그자리가색깔인줄알고소리인줄을알고냄새인줄을안다.그색깔도없고소리도없고냄새도없는허공의그자리가바로나의본래면목이며,나의불성이며,진심이며,일심이다.『육조단경』은그텅빈그자리를우리에게돌이켜보라고끊임없이고언(苦言)한다.

이번『육조단경』을번역한역자들은수년째눈으로가아니라마음으로보고자하였다.눈으로보면글자만보이지만,마음으로보면글자너머보고있는자신의참모습이보인다.우리들은각자직장을다니고있거나정년을하여새로이길을찾고있는과정에서이『육조단경』을만났다.육조는말한다.너마음청정한그자리가불국토이며,자신의본래모습보는것이곧부처가되는것이며,너마음이곧부처이다.나의본래마음이부처임을눈뜨고자하는사람들에게이『육조단경』을보실것을권유드린다.

끝으로어려운출판여건에서도이책의출간을허락해주신메타노이아정현정대표께감사를드리며,복잡하고엉성하게제출된초고를옥고로편집해주신장윤이선생께진심으로감사드린다.


2025년6월5일

역자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