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법설

초록 법설

$13.41
Type: 현대시
SKU: 9791198989406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1980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홍일선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이후 16년 만에 펴낸 4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의 시편들은 거의 초록이라는 자연의 질료에 천착하고 있다. 초록은 우리의 살이고 우리의 피다. 초록은 밟으면 일어서는 굳은 의지이기도 하고 너그러운 어머니, 큰 스승이기도 하다. 너른 평원에서 키를 조율하는 초록은 평등의 가치이기도 하다. 무심한 듯 초록은 모든 걸 알고 있다. 자연에 초록이 없다면 대지는 얼마만큼 고통을 겪을 것이며 자연은 물론 인간의 삶은 얼마나 황폐할 것인가?
시인은 대부분의 시편에서 어머니, 혹은 신의 따뜻한 온기를 드러낸다. 대지는 신이고 어머니이기도 해서 대지 위에서 피어나는 모든 생물은 어머니를 대하듯, 신을 대하듯 경건해진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 모든 곳에 신이 존재한다고 믿으신 어머니께 배워온 습성이다. 자연스럽게 몸에 밴 그것이 삶이 되고 태도가 되고 시가 되었다.
『초록법설』은 홍일선 시인의 성정과 많이 닮아 있다.
저자

홍일선

경기도화성동탄면에서태어나1980년《창작과비평》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농토의역사』『한알의종자가조국을바꾸리라』『흙의경전』등이있다.〈한국작가회의〉이사,자문위원,〈노작문학관〉이사,〈경기민예총〉이사를역임했고현재경기작가회의회장이며경기도여주의여강기슭에서〈바보숲명상농원〉을운영하며생명의숲에닭을방사해키우고텃밭을일구며살고있다.

목차

1부초록진경도

심고/초록대각/초록혁명론1초록혁명론2/초록혁명론3/초록영구혁명론/초록성전/초록흰빛/초록서사/초록서사/초록동맹/초록일가/초록경물/초록신위/초록슬하/초록법설/초록보살/초록진경도/


2부밭의신령들

연두붓/연두몇페이지/연두행/벼꽃을바치나이다/깨알체/경물들/밭의신령들/만월법설/천지불인/찔레꽃머리*/동업들/천지자연체/생불들/생명축전/논이여절받으소서/논의비원/하지논


3부영험한말씀

한밥상/영험한말씀/벼락/밭묵상/밭묵상/밭의사상/뒤란/토란보살/울음공양/저물녘/울음경전/울음경전/울음공부/액년설법/아픈꽃


4부신령님이여숲을떠나지마옵소서

거룩한온기/출행/신령님이여숲을떠나지마옵소서/꽃그만주소서/성자들/속죄/피붙이들/선근/무거운물건/논공덕/꽃에씌었나이다/열대야/육철낫/밑창/그불/구신/수원농고


5부시한근값묻는농부가있었습니다

소년행/홰나무/성물/봉우리/초란/바리데기들이여우투리소년들이여지금어디쯤오셨는가/어둠으로돌아가소서/치성례/걷는이/쓰러진곳/참회/그대에게가는길/시한근값묻는농부가있었습니다/다시심고

6부발문
천지동업들의말씀

농자/여강옹/산림거사/미가

출판사 서평

인간의생명이소중한만큼자연의생명들은모두소중하다.인간의미래를생각할때자연을함부로대하면어떤결과가초래될지충분히가늠할수있다.

나여가,여강이오.내연원은이나라백두대간골짜기외진숲에서해로하는나무들초록이오.그초록빛작은몸에깃들어사는한방울이슬이내조상이오.세상은우리의꿈이바다에이르는것으로알고있지만다그렇지않소.나도서쪽황해향하다가목마른곳만나발걸음멈췄는데이곳궁벽한마을논이었소.밭이었소.그리하여여주평야였소.그런데그런데무도한야차들이사대강공사를시작하자여울물소리가내곁떠나갔소.그때내몸에서신령님도나가셨소.나그때부터귀머거리였소.죽은몸이었소.어제는여강찾은재두루미일가만나는호사가있었소.그들도여울소리를찾아온것이었소.어떤때는고요천둥이었다가여느날은아기옹아리목소리였던천진의저녁을경배하러오신것이었소.그끄저께밤이었던가.한호호백발농부가여강모래톱에'독'이라쓰고들어가기에보기딱하여얼른'둑'이라고쳤고어제는'득'이라고슬쩍고쳐놓았소.저물무렵'득'자일별하는호호백발눈빛이평안했소.감히염화미소라고칭할만했소.소원이있소.내오래된연원상수리나무초록빛으로돌아가초록품에안기는것이오.시여고귀하신시여,나그곳으로데려다주오-여강옹전문

사대강공사가시작되었을때시인은여강에나가강의울음소리를들었다.강의목소리에귀기울이며시인도땅을치며울었다.인간이자연을훼손하는일은인간의몸을절단하는일이기에그무도한일을목도한시인은본인의몸이절단되는고통을느꼈을것이다.어머니몸을,신의몸을절단하는일이기때문에내몸이절단되는일보다더고통스러웠을것이다.단지특정단체의이익을위한자연훼손인사대강사업은자손만대흑역사로기록될것이다.자연을크게거스르지않으며인간의문제를해결할수있다면우리의고민은어느정도해결될문제이다.그러나식량등인간의모든문제에자본이개입되는순간자연은더많이훼손되고훼손되는것은우리의살과피를깎아내고잘라내는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