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자리

책의 자리

$20.00
Description
돌려주지 못한 마음이 있나요?

한 사람이 비워둔 마음의 자리
그곳을 찾아가는 당신의 이야기

누구에게나 마음에 품어둔 서점이 한 곳쯤은 있을 것이다. 때마다 들러 책등을 훑으며 책에 둘러싸여 있다보면 책장에 꽂힌 책들이 말을 걸어온다. 출판사 핀드가 처음으로 펴내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책의 자리』의 이야기도 그런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 한지민과 글을 쓰는 작가 류예지는 자주 찾는 한 서점에서 만나 이 그림책의 뿌리가 되는 이야기를 함께 상상했다. 그리고 일 년간의 공동 작업을 통해, 문득 끼쳐오는 그리움에 누군가가 비워둔 마음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가 한 장 한 장 그림으로, 한 자 한 자 글자로 채워졌다. 안개에 잠긴 듯 몽환적인 분위기로 인물의 뒷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한 서양화가 한지민이 이번 그림책에서는 자작나무판에 그림을 새기고 수채 물감으로 색을 입히는 수성목판화 작업을 선보인다. 『책의 자리』에 실린 46점의 그림은 대체로 실제 원화 크기와도 비슷해 그림책을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간직하는 뿌듯함마저 느낄 수 있다. 이 그림책에서도 한지민이 그린 인물들의 뒷모습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고, 그림 너머의 이야기는 추억을 길어올리는 따뜻한 시선과 다정한 언어로 일상의 소소한 가치를 기록해온 작가 류예지의 글로 채웠다.

문득 그리움이 끼쳐올 때, ‘그곳’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화가는 흩날리는 눈발을 보며 그리웠던 ‘그곳’을 떠올린다.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고 영영 떠나온 곳. 점점 멀어지려고 서서히 지워버린 곳.” 이제는 그곳에 아무도 없지만 그곳으로 향한 것은 오랫동안 무겁게 지녀온 마음을 이제는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겨우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떠나왔지만 멀어지지 않았고, 지우려 했지만 지워지지 않은 그곳은 유년의 기억을 품고 있는 고향집이다. 화가가 어릴 적 살던 집은 자전거포를 품은 이층집이었다. 아빠가 세상을 떠나고 다시 찾은 이층집은 서점이 되어 있었다. 유년의 기억을 더듬으며 이 층 계단으로 올라간 화가는 엄마의 방이 있던 곳이 서가로 채워진 모습을 보며 깊은 회한에 잠긴다. 그 순간 서가 맨 아래 칸에 책 한 권의 크기만큼 비어 있는 틈이 화가의 눈에 들어온다. 그는 그 빈 자리를 오래 바라보며 아빠가 떠나간 가족을 기다리면서 품어왔을 깊고 아득한 슬픔에 대해 생각한다.

오래 헤맨 마음이 머무는 곳
맞춤한 ‘책의 자리’

유년의 상처를 극복하고 마음의 자리를 찾으려는 한 인물의 오랜 고민과 고민이 묻은 찬찬한 걸음을 따라가다보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의 상처, 상처인 줄도 모른 채 오래 감춰두었던 아픔을 이제는 꺼내놓을 용기가 우리에게도 전해지는 것만 같다. 누군가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여기에 있다. 그 자리에 긴 시간에 걸쳐 여백을 채워넣은 책 한 권을 내려놓는다. 오래 헤맨 마음이 머무는 곳. 맞춤한 ‘책의 자리’이다. 나의 오랜 마음을 당신이 꼭 읽어준다면 좋겠다.

“누군가 비밀스레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바람에 실려 오는 것 같았다.”

저자

류예지

저자:류예지
평범한존재로서살아가는작은날들의가치를담아내는글을쓰며몇권의책을펴냈습니다.『책의자리』는마음이적요로울때들르는동네책방,책방의따스한풍경,그속에서책을매개로만나고헤어지고다시연결되는사람들을기억하고싶어쓴첫번째그림책입니다.쓴책으로『어떤,소라』,『이름지어주고싶은날들이있다』,『그리운날엔사랑을지어먹어야겠다』등이있습니다.

그림:한지민
서울을중심으로뉴욕도쿄런던파리등여러도시에서작품을선보이고있습니다.마음에드는그림책을들고책방을나설때설렙니다.그날은분명따뜻한밤이될테니까요.쓴책으로『혼잣말』,그린책으로『책의자리』가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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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문득그리움이끼쳐올때,‘그곳’에가기로마음을먹었다

화가는흩날리는눈발을보며그리웠던‘그곳’을떠올린다.“다시돌아가지않으려고영영떠나온곳.점점멀어지려고서서히지워버린곳.”이제는그곳에아무도없지만그곳으로향한것은오랫동안무겁게지녀온마음을이제는내려놓고싶다는생각이겨우내머릿속을떠나지않았기때문이다.떠나왔지만멀어지지않았고,지우려했지만지워지지않은그곳은유년의기억을품고있는고향집이다.화가가어릴적살던집은자전거포를품은이층집이었다.아빠가세상을떠나고다시찾은이층집은서점이되어있었다.유년의기억을더듬으며이층계단으로올라간화가는엄마의방이있던곳이서가로채워진모습을보며깊은회한에잠긴다.그순간서가맨아래칸에책한권의크기만큼비어있는틈이화가의눈에들어온다.그는그빈자리를오래바라보며아빠가떠나간가족을기다리면서품어왔을깊고아득한슬픔에대해생각한다.

오래헤맨마음이머무는곳
맞춤한‘책의자리’

유년의상처를극복하고마음의자리를찾으려는한인물의오랜고민과고민이묻은찬찬한걸음을따라가다보면누구에게도말하지못한마음의상처,상처인줄도모른채오래감춰두었던아픔을이제는꺼내놓을용기가우리에게도전해지는것만같다.누군가에게돌려주고싶은마음,당신에게들려주고싶은마음이여기에있다.그자리에긴시간에걸쳐여백을채워넣은책한권을내려놓는다.오래헤맨마음이머무는곳.맞춤한‘책의자리’이다.나의오랜마음을당신이꼭읽어준다면좋겠다.

“누군가비밀스레책장을넘기는소리가바람에실려오는것같았다.”

책속에서

[첫문장]
겨우내그곳이생각났다.
다시돌아가지않으려고영영떠나온곳.
점점멀어지려고서서히지워버린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