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놓고 돌을 쥐다 (양장본 Hardcover)

꽃을 놓고 돌을 쥐다 (양장본 Hardcover)

$25.00
Description
우리는 누구나 한 때 젊은 예술가였다. 노트 한 귀퉁이엔 그림을 끄적였고 시를 읊거나 좋아하는 음악에 눈을 감기도 했다. 논리적인 결정들과 경제적인 자립이 우선시 되었기에 우리는 예술적 재능을 숨긴 채 잘 살아야 했다. 그렇게 사는 일은 우리를 한 번씩 목적 없는 슬픔과 허무함으로 무너뜨릴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시간을 견뎌내는 독자들을 위한 그림에세이집이다.
시인은 시가 되지 못한 문장들을 풀어냈고 화가는 그 문장들을 따뜻한 붓질로 어루만졌다. 그러자 시의 걸음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져버린 파편 같은 문장들이 붉은 얼음이 되고, 번진 그림자가 되고, 연둣빛 빗물이 되고, 짙푸른 파도가 되었다.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독자들은 살면서 겪은 다양한 슬픔과 그리움, 운명에 관한 단편적 기억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감정의 기복을 아름답게 타넘을 것이고 그렇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알게 될 것이다.

인생을 모르면서 이미 인생을 살고 있고
시를 모르면서 이미 시를 쓰고 있다.
저자

서빈

저자:서빈
남쪽동해안작은도시에서글을쓰며살고있다.
보자기처럼반듯한까닭없는쓸쓸함을좋아하고거기,가벼이앉는한잎의깨끗한고독을어여뻐한다.가끔풀씨같은서정이게으른시간의손바닥에얹힐때면가만가만시의잎맥을따라가보기도한다.그간여섯권의시집을내었다.

그림:국향
맑은눈빛을나누며마음을물들이는그림을그리고있다.글을쓰는사람들과도교유하며시안에서발견하는이미지를화폭위에옮겨보기도한다.물감이지닌저만의색과향을좋아한다.그것들의번짐을가만히받아주는말없으면서도소박한캔버스의흰질감을좋아한다.열한번의개인전을열었다.

목차

1.가지런한슬픔을보았다
2.하루를백년처럼떠돌다가신발도없이
3.운명이라는말을더듬어볼때가있다

출판사 서평

인생을모르면서이미인생을살고있고
시를모르면서이미시를쓰고있다.

아득히다흘러간줄알았던지난날이
가시같은아픔으로되돌아와그게사람의일이라고너는
내게가만히속살댄다.

시인은말한다.세상의사물들은모두저마다의몸을가지고있다고.그리고그몸을찬찬히어루만지듯들여다보면사물이전해주는말을들을수있다고.
몸이지닌고유의말과소리는슬픔을한입씩머금고있다고말한다.
『꽃을놓고돌을쥐다』에서글을쓴시인서빈은인생2회차를사는이처럼삶에관조적이다가도어느틈엔가어여쁜소녀야,눈물도울음도동그랗게어여쁜소녀야,라며여린감성으로파고든다.그의글은몸부림치듯현란한그것이아니라그대로의솔직한글짓이었다.
그래서그의글을보고있으면

너무아파서,너무아려서다음행간으로건너가지못하게하는문장.
거기밑줄을그으며오래생각에잠기게하는,
맑은눈물을그문장에바치고싶은밤

을만나게된다.
또한이책을펼치는순간화가국향의물감냄새로섬세한붓질로마음까지채색된다.그가페이지에밀어낸색으로빛으로터치로마음은옴짝달싹못하고그림에눈이붙들리고만다.그의그림에는일상에서한번쯤마주쳤을것같은흔한여자도있고살면서한번도상상하지못한굵은감정선들이난립해있기도하다.그래서할수만있다면가위를들고싹둑싹둑페이지속의그림을잘라내작은방에놓아두고싶은충동을느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