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새겨 드립니다 (어느 타투이스트의 이야기 | 이은정 장편소설 | 반양장)

기억을 새겨 드립니다 (어느 타투이스트의 이야기 | 이은정 장편소설 | 반양장)

$17.00
Description
스스로를 깨는 첫 번째 도전장 『기억을 새겨 드립니다』
이은정 작가는 세상에 부려진 선입견에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의 선입견을 부숴야 제대로 된 소설가가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깨는 첫 번째 도전을 통해 만들어진 책이 바로 『기억을 새겨 드립니다』 이다.

민정과 영화를 절친으로 만들어 준 것은 커터칼이었다. 살기 위해 자해를 시작한 민정은 자신이 왜 화가 나는지 마음 속 울분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 불안하고 위태로운 감정들을 자해로 분출한다. 민정과 영화는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흉터를 공유하며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된다. 진로를 위해 각자 학업에 열중하며 서로의 안부와 흉터를 잊고 지내던 때 영화는 화구통을 남기고 죽는데…….

“민정아. 울어. 아프면 울어도 된대.
우린 울면 지는 건 줄 알았잖아. 울어야 살아. 민정아.”

소중한 사람의 죽음, 상처가 되었다가 흉터로 새겨지는 기억, 공포,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는 민정에게 타투는 자신이 살아갈 방향을 던지고 타투를 통해 민정은 상처를 마주하고 위로를 얻는다. 잔잔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살기 위해 누구보다도 치열한 민정. 그리고 자신이 위로받았듯 다른 이들에게도 위로를 주고 싶은 민정은 소중한 기억을 입히는 타투이스트, 모리가 된다.
저자

이은정

저자:이은정
2018년단편소설「개들이짖는동안」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지은책으로는소설집『완벽하게헤어지는방법』『비대칭인간』
장편소설『지니,너없는동안』외에몇권의산문집이있다.
현재네번째장편소설을쓰고있으며소설원작자로서영상화각색작업에참여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다시돌아온아홉수
2부타투라니말도안돼
3부내가너의슬픔이니?
4부기억을새겨드립니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모리의과거를자해와상실의늪에가둔작가의설정은커버업의효과를극대화하기위해서다.사람들이가지고있는아픔과상처위에좋은기억으로덮으며회복하는것은쉬운일이아니다.아픔을온전히마주해야하고,잊히지않는고통을잊으려고노력해야한다.타투라는것은어쩌면살기위한노력일지도모른다.

“할수있다면나도사람을살리고싶었다.
깊이를알수없는절망속에서발버둥치며죽어가는마음을
한뼘만끄집어내면숨이쉬어진다.모두그렇게살아간다.”

상처가회복되는이야기.
나쁜기억이좋은기억으로덮어지는이야기.
누구나가지고있을마음의상처를위로해주는따뜻한이야기.

어쩌면작가는이소설을통해자신을위로했을지도모른다.
더많은사람들이위로받고,상처를회복하기를바라는작가의마음이이책에고스란히담겨있다.

책속에서

누군가애썼다고말해주었으면좋겠다.이리저리치이며적성에도안맞는일하고사느라애썼다고.그러나그런말을해줄사람은없다.그런사람이없다는사실보다그사실을알고있다는게더가혹했다.기억이든사람이든집이든무엇을향해서도되돌아가는길에는통증이있다.왔던길돌아가지말고살아야지하면서도길이하나밖에없다면가야한다.
------------26쪽

끔찍한기억이삶을멈추게하지는않는다.누군가고통속에서울부짖어도.누군가눈앞에서죽어버려도정지하지않는게삶이었다.어떤상황에서도산사람은살아야했다.가장친한친구의죽음을목격한내삶도마찬가지였다.애도할권리는주어지지않았다.우리에게는원망보다죄책감이,걱정보다슬픔이먼저찾아왔지만,학교측은반대였다.
------------46쪽

Obliviate.이단어를보고있을때남자가담배냄새를몰고돌아왔다.
“그단어새겨놓으면예뻐요.해리포터에서나온주문이라던데들어보셨어요?”
“아니요.지금처음봐요.”
“원래는기억을잊는다는뜻이래요.근데그걸선택하신분들은주로흉터위에커버업하는경우였어요.나쁜기억위에좋은기억을얹는다는뜻으로해석하면서.”
------------98쪽

“사람들은주로어떤의미를새기나요?”
“영원히기억하고싶은것들이죠.사랑하는사람이나반려견,자신의철학일수도있고.”
“단순히겉멋으로하는건아니군요.”
“멋이기도하죠.타투는영원한멋을입는작업이기도해요.”
------------114쪽

상처받은사람의회복을돕는일은어쩌면세상에서가장힘든일일지도모른다.가끔은너무겁없이뛰어든건아닐까불안과걱정이엉킨다.그러나알고보면다들그런일을하면서산다.선생님도의사도소방관도예술가도엄마도할머니도다사람을살게만든다.살게만드는건살리는일이다.살아낸,살아난사람들은또다른사람들을살린다.그마음들의기저에는분명상처가있을것이다.회복한상처.그들은먼저깨달은사람들.회복불가능한상처는없다는걸아는사람들.그래서살리려고한다.할수있다면나도사람을살리고싶었다.깊이를알수없는절망속에서발버둥치며죽어가는마음을한뼘만끄집어내면숨이쉬어진다.모두그렇게살아간다.
------------181쪽

나는기억을새긴다.모든사람이좋은추억만가지고오는건아니다.상처를새기고싶어하는사람도있다.증오나복수같은의미가아니었다.자신을가장힘들게했던상처를몸에새겨그걸극복한날들을잊지않으려는마음이었다.한마디로살겠다는의지.좋은기억을입히면추억을곱씹으며살고상처를입히면극복한자신을곱씹으며산다.어느쪽이든살기위해나를찾아온다.
------------1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