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독한 농부의 편지 (흙 묻은 손, 마음 담은 글)

어느 고독한 농부의 편지 (흙 묻은 손, 마음 담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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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농부의 다정한 지혜서.
삶은 언제나 돌고 돈다. 계절도 마찬가지다. 농부들은 전년도의 겨울의 기후를 통해 올여름의 기후를 미루어 짐작한다. 봄이 되면 씨를 뿌리고,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농사가 딱 맞춰 기회가 오지 않는 인간의 삶과 닮았음을 알게 된다. 비가 많이 와도 가물어도 가을은 다가오고 새벽이면 농부들은 또다시 논으로 향한다. 도시인에게 자연과 벗 삼는 삶이 주는 행복을 알려주는 농부의 편지.


바쁜 현대인들은 계절의 변화에 둔감하다. 우리가 달력에서 숫자로 보는 ‘날짜’와 ‘계절’을 농부는 몸으로 체험한다. 이동호 저자의 『어느 고독한 농부의 편지』는 어른이 되어야 알 수 있다던 삶의 지혜를 이제야 깨닫게 되고, 자연에 기대어 사는 삶이 주는 풍요로움을 다음 세대에 전해주고 싶은 농부의 욕심이 가득 들어 있다.

봄이 되면 씨를 뿌리고,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농사가 내게 딱 맞춰 기회가 오지 않는 인간의 삶과 닮았음을 알게 된다. 비와 바람과 햇볕은 인간 능력 밖의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농부는 하느님 눈치만 보고 살아야 함을 깨닫는다. 걱정거리가 많아도 대부분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이기에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삶을 산다. 가끔은 느리고, 한껏 게으른 삶을 살아도 그 안에서 마주하는 소담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드는 삶의 지침서다.

제초제를 뿌리고, 비닐로 땅을 덮어서 키우는 감자와 마늘이 쉬이 물러지는 것을 보고, 잡초를 이용해 잡초를 누르는 그만의 방식으로 여러 해 동안 시범적으로 농사를 지어본다. 그렇게 해도 수확량에는 큰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된 그는 자연과 함께 농사짓는 방법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한다. 채소를 말리는 일과 메주를 빚는 일, 댑싸리를 묶어 비를 만드는 일, 아버지가 했던 일들을 고스란히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난다. 아버지에게서, 그 아버지의 아버지에게서 전해 내려오는 삶의 이치들을 다시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바로 어른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는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씨 뿌리고 열매 맺는 농부의 정겨운 사계절을 담아 소식을 띄운다. 카카오톡으로 소식을 받아보던 조카 이무열 군은 큰아버지의 편지가 자신과 같은 도시인들에게 따스한 안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원고를 발굴, 투고하여 『어느 고독한 농부의 편지』로 묶게 되었다. 땅속의 뿌리가 어떤 삶을 살고, 봄이 되면 아까시나무꽃이 피어나며, 벼꽃이 들큰한 향내를 풍긴다는 것을 알 리 없는 우리에게 농부의 편지는 애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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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동호

저자:이동호
전북정읍에서태어나서울대농대를졸업하고고등학교에서교편을잡아아이들의선생님으로살다가,농사에대한막연한그리움으로인해아버지가계신고향으로귀농하였다.농부로산다는것은땅을밟고서있는고독한철학자가되는길이었다.뿌린만큼거두지못하는일이어도그는자연의섭리에순응하는삶을살고있다.바람따라구름따라몸을누이고,때로는비를기다리는그는하느님눈치를보며벌을키우고논밭을일군다..도무지둥그레지지않는마음도어느새익어간다.해가지고밤이되면,씨를뿌리고열매맺는농부의정겨운사계절을담아소식을띄운다.이를모아『어느고독한농부의편지』를썼다.

목차

여는글
:당신이따뜻해지면좋겠습니다-이무열4

프롤로그
:오늘도편지를띄웁니다5

1부봄에는시인이되세요
봄의시학18/고상한농부의논제21/촌에사는보너스26/그대그리워부푼진달래31/도무지둥그레지지않는마음35/고사리레퍼토리39/청명효과42/게으름에기대어사는일45/늙지않고익는다50/별게다부럽네54/버선발을전해주는의무59/부디적당하기를64/부처님절받으세요68/노지에서여무는농부71

2부여름비를사랑하는농부
내입에딱맞는떡76/헤어리베치79/건달농부와편한백성84/좋은것을나누어쓰는일89/마늘먹는개92/걱정을당겨서하지말자96/옥수수가별처럼쏟아지는행복101/월동보다더어려운월하105/코스모스에게물어보세요109/여름의정점에서가을을꿈꾸다113/어정칠월동동팔월118/자기만의계절123/칡꽃이피는여름128/처서비가내려주는맛131/아름다움을발견하는작은죽음135/사람이풀을이길수없다139

3부가을은여름이타다남은계절
전통을세우는사람146/함초롬합디다152/여름이타다남은계절156/상사화가피었다고161/운명론자인가꼰대인가165/농부의보따리170/낯이난다175/농부의노란색180/다디단한로185/조경노동자와철학자190/고구마가아플까봐194/무와배추가자라는시간,상강197/물드는나이201/당신의11월,나의11월206/컸다는말과익었다는말210/댑싸리를아세요?214/멀금멀금하다217/당신이나드세요221

4부겨울의몫
주는사람이눈치볼필요없다226/인생의대차대조표229/새벽에는누구나철학자가된다232/메주같은메주를만드는이론236/냉이240/패자부활전에임하는자세243/주다249/육섣달오동지253/벌쟁이의업무일지257/설맞이는봄맞이263/햇빛의무게268/밥값했네요271/한껏봄을기다리는마음276/투털이의희망사항280/말날에해야하는일284/들이재잘거리는소리289

에필로그
:서리가내리려나봅니다294

출판사 서평

“철따라담백한수채화같다.”

“말맛과글향이이렇듯그윽하니,
꿀벌처럼이책위에내려
한나절놀고지고웃고지고!”
-소설가김탁환-


바람따라구름따라몸을누이고,때로는비를기다리는그는하느님눈치를보며벌을키운다.도무지둥그레지지않는마음도어느새익어간다.해가지고밤이되면조용히하루를돌아본다.때론소주한잔을마시며하루동안의시간을굴려본다.씨를뿌리고열매맺는농부의정겨운사계절을담아소식을띄운다.당신의안부를묻는다.땅에뿌리는두는그의편지에서는사람냄새가나고,흙냄새가난다.

시대가변하고기계나AI가사람을대신하는세상이다.그러나이런시대에도사람만이할수있는일이있다면바로이런일이아닐까.자신이아는지식이나지혜가거창하고대단한것이아니어도누군가를위해남겨두고싶다는그마음말이다.가장좋은것을너에게주고싶은부모의마음이다.나보다더네가잘되기를바라는마음이다.땅에서배운지혜를전해주는어름의의무를다하고싶은이동호저자는누군가에게도움이되었다면그걸로이미밥값했다며작은만족을만끽한다.얼마나소박한철학자인가.

정성을더하고,욕심은덜고,지혜를곱하고,결실을나누는일이바로농사다.뿌린만큼거두지못해도그는농사를짓는다.자연은경쟁하지않듯순리를받아들이고적응하는삶의지혜가담긴농부의편지에는도시인의결핍을채워줄진심이담겨있다.봄에서겨울로다시봄으로시간이그의밭에서하는일을들여다보며그의여정을따라가다보면,저절로자연으로돌아가는기분이든다.계절에기대어사는지혜를얻을수있다.

흙묻은손,마음담은글『어느고독한농부의편지』는이동호저자의소박한들판에서피어난편지다.다정하고무던한삶의지혜와잊고있었던계절의아름다움을느끼며,포근한위로가될것이다.귀농을꿈꾸는이들이나도시의삶에지친현대인들,각박한세상에서넉넉한마음이그리운이들에게일독을권한다.

책속에서

이번생마지막문제풀이라여기고시작할까합니다.논도밭처럼풀을이용해풀을억제하거나아니면최소한풀과벼가공생하는방법이라도찾아내는문제풀이말입니다.그래서다시생명력이충만한논을만들수있다면지금껏남들에게서받았던공덕을조금이나마되갚을수있으리라는자세로출발하려합니다.
-24쪽,〈1부|봄에는시인이되세요〉

어느누구의삶이든순풍에돛단듯살아갈수없고,몸과마음에새겨진상처하나하나가훈장으로탈바꿈하는시간이옵니다.나혼자만생각하면인생이란자칫떨어져내리는꽃잎일수있습니다.그러나이제부터는남을위한시간이라생각하면꾀죄죄해보이던내지난날도적당히치유되고새살이돋을수있습니다.꽃아닌나무가되어다른꽃들을키워내야하는시간이라여기고마음을넉넉하게가지면될듯합니다.
봄이무르익어갑니다.사람도나이따라익어가야지요.익어가는모습은어떻든아름답습니다.
-52쪽,〈1부|봄에는시인이되세요〉

비가많아도걱정,적어도걱정이지요.그런데지금까지살다보니이렇게든저렇게든살기는살아집디다.고생이따라오긴해도살아는집디다.걱정을당겨서하지는말아야지요.걱정해도별효과가있는것도아니고다른방법도없거든요.자연계의순환원리에기대를걸어야지요.
-100쪽,〈2부|여름비를사랑하는농부〉

세상일이란게모두에게다좋을수만은없나봅니다.처서비를맞으며다시일어나는생각입니다.비가오든오지않든가을은다가오고내일새벽이면농부들은또다시논으로향할겁니다.벼이삭이품어내는들큼한향을맡으며하루를시작하겠지요.누가벼에서풍기는향이없다고하나요.이삭패는논길로나가잠시만두눈을감고서있으면바로알겁니다.바로이내음이란걸요.
-134쪽,〈2부|여름비를사랑하는농부〉

시골산다는게경제적으로쪼들리면서도한쪽으로는아주풍성한생활이되더란말입니다.가난하면서도풍성하다는말은분명어폐가있지만실제로그런생활이유지되더라고요.
댑싸리도마찬가지입니다.빗자루를열서너개매었습니다.다섯개는얼른감추었고일고여덟개는밖에내어둡니다.지나가다마을할배나할멈이보면,그거나도달라고떼를쓸테니미리감추어두어야제것이됩니다.특히나할멈들의위세가두려우니조심해야합니다.
-216쪽,〈3부|가을은여름이타다남은계절〉

활시위를힘껏잡아당겨활이둥그런모습으로변하는모습을만궁이라하지요.저는무가만궁이되기를기다립니다.그때무의참맛이나옵니다.
자기가하는일이시위를한껏잡아당길때활처럼서서히둥그런모습으로변하는긴장감과짜릿함이온몸을전율시키던그런기억들이있을겁니다.그런세상이무를기를때도있습디다
-224쪽,〈3부|가을은여름이타다남은계절〉

세상이라는것도그렇지요.맨날찌그럭거리고우왕좌왕뒤죽박죽인듯영원히이럴것같지만조금씩좋은방향으로바뀝니다.시간이역사를움직이는바퀴라고말하지만가끔은시간이너무느리게흘러진흙탕속에만처박혀있는듯보이기도합니다.그러나때로지금처럼눈에보이게구르기도합니다.
-262쪽,〈4부|겨울의몫〉

봄이오는모습은늘그렇습니다.젊은애들말대로밀고당깁니다.날씨가왜이래,라고말하면투덜이고원래이렇다고알면현자입니다.어디날씨만그런가요?사람살이도마찬가지입니다.늘왔다갔다하는거고원래이런거라여기면마음이조금이나마편해집디다.오직‘나’라는우물에갇혀있으면내가제일불행하고,내가제일슬프고,내가제일고생스럽지요.우물밖으로나오면다른사람들도보이고왜이런가도보입니다.
-283쪽,〈4부|겨울의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