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이 솟켄의 변망 역주 - 안양대HK+ 동서교류문헌총서 16 (양장)

야스이 솟켄의 변망 역주 - 안양대HK+ 동서교류문헌총서 16 (양장)

$20.19
Description
16세기 중엽 예수회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선교를 시작했을 때,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가장 먼저 그 대상이 되었다. 당시 일본에서 선교하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아시아에서의 위상으로 보아 일본 선교보다 중국 선교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중국 진출을 모색했으나 본인은 중국 본토 선교를 시작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그 후 일본에서는 약 백 년이 못 되어 그리스도교는 탄압을 받고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그로부터 다시 시간이 지나 19세기 중엽 미국의 페리 제독에 의해 강제로 일본이 개항된 후 서양 열강의 정치세력과 함께 그리스도교가 되돌아와 활발히 선교활동을 벌이자, 위기를 느낀 일본의 사상계 역시 활발한 반그리스도교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이 책 「변망」은 그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에서 공식적으로 그리스도교 금지가 철폐된 해인 1873년에 지어져 많은 환영을 받았다. 동시에 그 의도와 달리 그리스도교계에서도 주목을 끌고 심지어 영어와 독일어로 번역되기까지 했다. 이는 당시 일본의 지성계에서 큰 학문적 명망을 누리던 야스이 솟켄이 중국에서 전해져온 한문성서를 직접 읽고 그 내용을 인용해가면서 그 부당함을 반박하려 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반그리스도교론들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편 「변망」은 그리스도교를 공화주의/민주주의와 한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야스이 솟켄 같은 전통적인 지식인을 분노케 하는 것은 그저 보통 사람의 상식을 벗어나는 성서 속 이야기들만이 아니라, 군주정이 아닌 공화주의/민주주의를 그리스도교가 전파한다는 것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변망」은 반그리스도교론에 기댄 반공화주의론/반민주주의론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저자

야스이 솟켄

저자 : 야스이 솟켄
이름은 고(衡)이고 자(字)는 쥬헤이(仲平)이며 호(號)가 솟켄(息軒)이다. 1799년 오늘날의 미야자키현에 있는 니치난(日南)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부친의 가르침을 받았고, 오사카의 정주학자(程朱學者) 시노자키 쇼치쿠, 쇼헤이코의 유관(儒官)이었던 고가 도안, 에도의 고주학자 마쓰자키 고도(松崎慊堂)로부터 배웠다. 1838년 39세 때 에도에서 산케이쥬쿠(三計塾)를 열자 전국의 인재들이 그 문하에 모여들었다. 1862년에 쇼헤이코의 유관으로 초빙되었다. 메이지유신 후 신정부의 정치참여 권유를 거부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1876년 죽을 때까지 후학 양성과 저술에 힘썼다. 경서자사(經書子史)에 관한 저술로는 「서설적요(書說摘要)」, 「모시집소(毛詩輯疏)」, 「주례보소(周禮補疏)」, 「논어집설(論語集說)」, 「대학설(大學說)」, 「중용설(中庸說)」, 「맹자정본(孟子定本)」, 「관자찬고」, 「좌전집석(左傳輯釋)」, 「전국책보정(戰國策補正)」 등이 있고, 해방(海防)에 관한 저술로는 「해방사의(海防私議)」, 「정해문답(靖海問答)」, 「요이문답(料夷問答)」, 「외구문답(外寇問答)」이 있으며, 문집류로는 「식헌문초」, 「식헌유고(息軒遺稿)」, 「식헌유문집(息軒遺文集)」, 「식헌유문집속편(息軒遺文集續編)」 등이 있다

역자 : 최정섭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연구의 민족지적 성격과 문헌학적 성격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 전북대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지금은 안양대 HK연구교수로 재직중이다. 논문으로는 “해경(解經)과 해자(解字): 프레마르 「육서실의(六書實義)」를 통해 본 예수회의 중국 전유”, “국학(國學)과 한학(漢學)의 접점으로서의 문헌학: 하가 야이치(芳賀矢一)와 량치차오(梁啓超)를 중심으로”, 역서로는 「청말중국의 대일정책과 일본어 인식: 조공과 조약 사이에서」, 「텍스트의 제국」, 「고대 중국의 글과 권위」, 「방법으로서의 중국」(공역), 「위대한 중국학자」(공역), 「사서기정 역주」(공역), 「만유수록 역주 1」(공역), 「만유수록 역주 2」(공역), 「근대중국사상의 흥기」(공역), 「동인도 시온」(공역) 등이 있다.

목차

발간에 즈음하여
역주자 서문
일러두기

제1부 작품 해제
야스이 솟켄의 변망(辨妄)

제2부 번역 및 주해
변망 서문
변망 1
변망 2
변망 3
변망 4
변망 5
귀신론
공화정을 논하여 모생에게 주는 편지

인명 찾아보기
서명 찾아보기
기타 사항 찾아보기

제3부 영어 번역본

제4부 독일어 번역본

제5부 한문 원문

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반구자는 이미 늙어 한가하고 여유롭다. 서양서를 집어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는 책을 집어던지고 이렇게 탄식했다. “심하도다, 서양서의 상도(常道)에 어긋나고 터무니없는 거짓임이.” 그 말은 천박하여 본디 따져볼 만한 것도 없다. 그러나 어리석은 민중으로서 그 말에 미혹된 자는 죽어도 변하려 하지 않으니 이는 난(亂)의 근본이다. 지금 그 해(害)가 점차 우리에게까지 미치니 또한 따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에 그 말에 근거하여 조목조목 조리를 따져 밝힌다. -(43쪽)

모든 생물 가운데 뱀이 가장 교활하니, 그것을 만들지 말 것이지 어째서 또 뱀을 만들어서는 하와를 유혹하여 그 금지된 과일을 먹게 하는가. 뱀은 말을 할 수 없으니, 그 학(學)을 전하는 자는 사람들이 믿지 않을까 두려워하여 그것을 번드르하게 꾸며서 “마귀가 뱀으로 화(化)하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책에 의하면 마귀는 곧 거짓 사도(使徒)로서 지옥에 떨어진 자인데, 아담의 때에는 아직 사도가 없었다. 만약 하와가 금지된 과일을 먹은 것은 죄가 없지 않으니 그녀를 벌하는 것도 가하다. 그러나 하와의 죄로써 후세의 부녀를 함께 벌하고 그들에게 자식 낳기가 괴로움이 되게 하였으니 얼마나 억울한가? 혈기(血氣)가 있는 것은 모두 암수가 있어서, 각자 서로 짝을 지어 그 동류(同類)를 번식한다. 그것들 역시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 암컷들에게 잉태의 고통을 받게 하는가? 만약 하와가 금지된 과일을 먹지 않았고 종신토록 자식을 낳지 않았다면 (여호와가) 다시 흙먼지를 모아 사람을 만드는 일을 면치 못할 것이니, 어째서 여호와는 번거로움을 꺼리지 않는가?
-(45-46쪽)

어째서 주군과 부모를 가짜라 하는가? 부모는 나의 육신을 줄 수 있으나 나의 영(靈)을 줄 수는 없다. 주군은 나의 육신을 죽이고 살릴 수 있으나 나의 영을 죽이고 살릴 수는 없다. 육신은 가짜이고 영은 진짜이다. 진짜를 높이고 가짜를 낮추는 것은 하늘의 도이다. 그러므로 그 교(敎)를 세움에 사람으로 하여금 그 부모와 소원(疎遠)하게 하고 딸로 하여금 그 어미와 소원하게 하며 며느리로 하여금 시어머니와 소원하게 한다. 그러나 골육의 사랑을 끊을 수는 없음을 알기에 다시 조잡하게 부모에 대한 사랑으로써 주장을 갖춘다. 그러나 그 사랑이 예수 자신에 대한 사랑을 넘어설까 두려워하여 다시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60쪽)

오직 미국만이 유민(流民)에서부터 일어났기에 처음부터 군장(君長)이 없었다. 워싱턴이 영국군을 물리치고 대통령을 두었는데, 4년에 한 번 바뀐다. 그 법은 가장 폐단이 없는 것 같지만, 그러나 최근 그 정황을 들어보면, 그 대통령 된 자는 기한을 연장하려 하고 대신 서려는 자는 다투어 그 자리를 얻으려 한다. 뇌물수수가 횡행하고 추문이 멀리까지 퍼지니, 아마도 차마 들어주지 못할 것이 있을 것이다. 나의 소견으로는 그 세(勢) 역시 오래지 않아 변할 것이다. 이(利)가 있는 곳을 의(義)로써 제압하지 않으면 그 끝은 반드시 난(亂)에 이를 것이다.
-(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