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머물렀던 자리의 온도

잠시 머물렀던 자리의 온도

$17.00
Description
이 책은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한 여덞명의 작가가 함께 써 내려간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하루 단위로 고용되고, 하루단위로 사라지는 존재로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목격한 것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었습니다. 박스를 나르고, 물건을 진열하고, 주문상품을 카트에 담고 포장 테이프를 붙이며 체력의 한계를 견디는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사람을 보고 감정을 느끼고 작고 묵직한 질문들을 품었습니다.

‘일용직’이라는 말에 가려진 하루하루에는 수많은 장면이 있습니다. 이름 없이 호출되고, 누구에게도 인사받지 못한 채 시작하는 하루. 별도의 휴식시간도 없이 쑤시는 손과 다리를 몰래 주물러야 하는 처량함. 같이 일하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며 위로받는 순간. 그리고 다시 어쩔수 없이 그곳으로 향하게 만드는 생존의 무게 등이 각각의 작가가 각자의 목소리로 써내려간, 그러나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지는 기록입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루를 살아냈는가.”

서로 다른 시선이 모여 한 공간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그 안에서 버티고 일하던 사람의 얼굴을 되찾습니다. 우리는 이 기록을 통해, ‘플랫폼 노동’의 거대한 담론이 아닌,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하루들을 세상에 남기고자 합니다.
저자

김두한

현직 살림남이자, 전직 10년차 마케터 및 아마추어 작가입니다.

목차

도망친 곳에서도, 삶은 계속 된다. * 김두한
노동으로 구해낸 하루 * 김현진
노력은 언젠가 빛으로 태어난다. * 서효경
재빨리 닭죽을 데워먹는 마음 * 신지영
다시 걷는 마음 * 최여름
나아진 건 별로 없지만 * 이윤우
만조와 간조 * 창창한 날들
마흔, 나를 다시쓰는 계절 * 세룰리안

출판사 서평

물류센터에서 보낸 우리의 시간
우리는 어떤 하루를 살았는가

잠시 머물렀던 자리에도 온도가 있다.?이 책은 바로 그 온도를 기억해내는 여덟 명의 기록이다. 삶의 한때가 힘겨워 도망치듯 들어온 자리였든, 스스로를 다시 세우기 위해 선택한 시간이었든, 그들은 같은 현장에서 서로 다른 마음으로 하루를 버텼다. 그리고 그 마음의 깊이를 문장 속에 고스란히 남겼다.

물류센터라는 공간은 흔히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일자리’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그곳이야말로 우리가 삶의 본질과 가장 가까워지는 자리임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살아내기 위해 계속 걸어야만 했던 용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여기에는 거창한 성공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 대신 있는 그대로의 노동, 매일의 감정, 소박한 깨달음이 있다. 그 진실함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어본 ‘살아 있음의 무게’를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의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독자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나도 이런 마음으로 하루를 버틴 적이 있었지.” 하는 작은 공감이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큰 선물이다. 삶은 언제나 계속되고, 우리는 계속 걸어야 한다.?비록 잠시 머물렀던 자리라도, 그곳을 지나간 사람의 온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