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의 역사: 인민주의 비판을 위하여

자유주의의 역사: 인민주의 비판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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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제학의 영역에서 자유로운 과학적 연구는 다른 모든 영역과 동일한 적들[무지와 미신]을 상대하는 것만이 아니다. 경제학이 취급하는 대상의 특수성은 자신의 적들로 사람의 가슴속에서 가장 난폭하고 가장 야비하며 가장 원한과 증오로 가득 찬 감정, 즉 사익(私益)이라는 분노와 복수의 여신들도 전장으로 소환하기 때문이다.
─ 마르크스, 『자본』의 「서문」
저자

박상현,유주형,윤소영,송인주,이태훈,김태훈

1970년 부산에서출생
1990-95년서울대학교경제학과에서수학
2009년서울대학교에서사회학박사학위취득
2013년부터부경대학교국제지역학부에재직

목차

서문ㆍ5

케이헌의「공포로부터의자유」/유주형ㆍ12
세부목차ㆍ12/서론ㆍ13/프로토자유주의ㆍ16/1세대자유주의ㆍ29/2세대자유주의ㆍ41/3세대자유주의ㆍ47/4세대자유주의:미완의역사ㆍ60/결론ㆍ66

울로크의「자유주의온건파와급진파」/박상현ㆍ68
세부목차ㆍ68/서론ㆍ69/계몽주의논쟁ㆍ72/영국의경제학적계몽주의ㆍ80/프랑스의철학적계몽주의ㆍ91/계몽주의에서자유주의로ㆍ99/자유주의온건파와급진파ㆍ106/결론ㆍ115

아블라스터의「서구자유주의의융성과쇠퇴」/김태훈ㆍ118
세부목차ㆍ118/서론ㆍ119/아블라스터의시대구분ㆍ121/프랑스혁명이전:자유주의의토대ㆍ130/프랑스혁명:자유주의의절정ㆍ139/프랑스혁명이후:쇠퇴하는자유주의ㆍ148/20세기자유주의:지속적쇠퇴ㆍ156/결론ㆍ164


포셋의「자유주의:어느사상의일생」/이태훈ㆍ166
세부목차ㆍ166/서론ㆍ167/자유주의의청년기ㆍ169/자유주의의성숙기ㆍ180/자유주의의전성기와위기ㆍ189/이론적쟁점ㆍ198/역사적쟁점ㆍ204/결론ㆍ214

포셋의「보수주의:전통을위한싸움」/송인주ㆍ216
세부목차ㆍ216/서론ㆍ217/정치이념으로서보수주의ㆍ220/에드먼드버크의현대적보수주의ㆍ223/19세기영국과유럽의보수주의ㆍ233/20세기미국의보수주의ㆍ247/결론ㆍ261

부록:대선불복‘20년동란’/윤소영ㆍ264
세부목차ㆍ264/2024년4ㆍ10총선그후ㆍ265/자유주의의역사ㆍ290/재론‘프랑스이데올로기’ㆍ312/질의와응답ㆍ337/「‘대선불복2년동란’」의목차ㆍ380

‘과천연구실세미나’ㆍ381

출판사 서평

◆“자유주의의역사:인민주의비판을위하여”의서문

2024년11월미국대선에서공화당의트럼프후보가민주당의해리스후보를제치고정권을탈환했다.트럼프의재선은2007-09년금융위기와그로인한2차대불황의위기속에서미국도자유주의적합의가위기에빠지고민주정이인민정으로타락할수있다는사실을보여준다.나아가트럼프의재선과함께전후국제질서의재편도가속화될것으로예상된다.미국이전통적먼로주의로복귀하는동시에2차세계전쟁이후수행해온‘세계경찰’역할에서퇴각할가능성이점차커지고있는것이다.이같은사태전개는영국헤게모니의위기속에서대불황이전개되고파시즘이대두했던1930년대의상황을연상시킨다.
트럼프정부1기와바이든정부를거치면서미국ㆍ영연방ㆍ일본ㆍ유럽연합등자유민주정과중국ㆍ러시아등권위독재정의경쟁은본격화되었다.미ㆍ중‘전략적경쟁’과함께‘경제안보’와‘국가안보’의결합이심화되는와중에유라시아주의에입각해서러시아제국을건설하려는푸틴이우크라이나에대한전면적침공을감행했다.그뒤를이어이란과이스라엘의전쟁이격화되면서북한-중국-러시아-이란블록은강화되었다.급기야러시아와북한의새로운안보협정이체결되면서북한군이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참전했다.
2차세계전쟁이후미국이주도해온국제주의를공격하고대신‘미국우선주의’를내세운트럼프의재선은북-중-러-이란블록에우호적인조건을만들가능성이아주크다.우선미국은유럽과아시아의안보에대한관여를축소할수있다.유럽과아시아의동맹국들의‘무임승차’를비난해온트럼프는동맹에대한거래적접근에기초해서방위비용분담의증액을요구할것이다.특히트럼프의미국우선주의는북-러와타협하고이란과적대하면서중국과의경쟁에몰두하는전략으로귀결될수있다.
이와함께권위독재정에대항해서자유주의적국제질서를방어할수있는동지적(like-minded)국가들간의협력은시험대에오르고있다.특히유럽과아시아에서지역안보와관련된‘자력갱생’(self-reliance)의필요성은커지고있는것이다.남한은굴종적평화를좇아북ㆍ중ㆍ러ㆍ이란을추종할것인지,아니면일본ㆍ영연방등과함께미국을견인하면서자유주의적국제질서를옹호할것인지의선택에직면하고있다.
이런상황에서과천연구실은마르크스주의가자유주의와동맹을형성했던1930년대반파시즘인민전선의경험을환기하면서북-중-러등권위독재정을추종하는인민주의에대항할‘국민전선’을제안한바있다.이같은문제의식의연장선에서본서에실린글들은자유주의의역사를분석한주요저작들을검토하면서‘인민주의의공포’에대항할수있는정치이념조건을탐색한다.
유주형의글은케이헌의「공포로부터의자유」에기초하여자유주의가공포로부터의자유를중심으로4단계에거쳐진화하는역사적과정을분석한다.계몽주의시대에종교적광신과전제정의공포에대항했던‘프로토자유주의’는이후혁명과반혁명,빈곤,전체주의(히틀러주의/스탈린주의),인민주의의공포에대항하면서진화했다.특히이글은정치적자유,경제적자유,도덕이라는세가지지주를모두갖추고있었던19세기의‘눈부신자유주의’에주목하면서인민주의에대항하기위해정치적자유및경제적자유와함께도덕이라는지주를되살릴필요성을옹호한다.
박상현의글은울로크의「자유주의온건파와급진파」및「매콜리와계몽주의」에기초하여계몽주의에서자유주의로의이행과정을분석한다.자유주의의사상적기원은‘장기18세기’계몽주의시대로소급될수있고,특히계몽주의의급진적이념들은후대에자유주의자들에의해실현된다는것이다.특히이글은애덤스미스로대표되는영국의경제학적계몽주의와루소로대표되는프랑스의철학적계몽주의를비교하면서전자가19세기영국의‘눈부신자유주의’의토대가되었다면후자는‘종교전쟁적정치문화’속에서혁명과반혁명의악순환으로귀결되었다는점을강조한다.
김태훈의글은아블라스터가「서구자유주의의융성과쇠퇴」에서제시한자유주의의통사를요약하고케이헌과울로크의관점에서쟁점을제기한다.프랑스혁명을자유주의의절정으로간주하는아블라스터는자유주의와공화주의를혼동한다.또19세기영국의‘눈부신자유주의’의대표자로간주되는매콜리가아니라프랑스철학자들을추종한벤섬을19세기자유주의의전형으로간주한다.1980년대신보수주의의집권을배경으로집필된이책은자유주의의지양으로서사회주의라는마르크스적관점을견지하면서도현실사회주의의붕괴가요구하는사회주의에대한자기비판은결여한다.
이태훈의글은2007-09년금융위기이후자유주의의위기를배경으로집필된포셋의「자유주의」의논지를요약하고쟁점을제기한다.그는19세기초에확립된‘정치관행’으로서자유주의가민주주의와의타협을통해20세기에성숙기에이르렀지만21세기에강경우파의등장으로위기에처했다고주장한다.그러나그는19세기자유주의의표준으로서영국의‘눈부신자유주의’대신프랑스의공화주의에주목한다.또민주주의를정치제도가아니라정치이념으로간주하고자유주의의위기에대한대안으로‘더많은민주주의’를제안함으로써인민주의비판에무력하게된다.
송인주의글은포셋의3부작중에서「자유주의」에이어지는두번째작품인「보수주의」를중심으로보수주의가어떻게자유주의의경쟁자인동시에협력자가되었는가를고찰한다.여기서도19세기영국의‘자유주의적보수주의’와프랑스및독일의‘비자유자유주의적보수주의’가구별된다.오랜역사를통해획득된자유라는전통을지켜야한다고주장하는버크의사상은자유주의적보수주의의원천이된다.19세기영국의헤게모니와20세기미국의헤게모니는이와같은보수주의와자유주의의합의,즉‘런던컨센서스’와‘워싱턴컨센서스’에기초했던것이다.
부록으로실린윤소영의「대선불복‘20년동란’」은「‘대선불복2년동란’」의후속작으로2024년4ㆍ10총선이후의정세를분석한다.동시에케이헌,울로크,로젠블랫,로스의저작을기초로자유주의적이념의역사를재구성한다.‘프랑스이데올로기’에대한재론은위고의「레미제라블」과발자크의「골동품진열실」및「사기꾼」을비교하면서‘촛불혁명’이라고불려왔던‘대선불복’이2022년이아니라2008년에시작된것이라고주장한다.마지막으로질의와응답에서는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푸틴의역사관을설명하는동시에인류의미래에대한토비오드등의논의를소개한다.
이책에실린글들은마르크스주의가인민주의를비판할수있는이론적ㆍ이념적자원을결여하고있고,심지어스탈린주의와마오주의로인해인민주의로부터의오염에서도자유롭지못하다는인식에기초해서,자유주의의역사,나아가계몽주의의역사에서인민주의를비판할수있는자원을발견하고자시도한다.
무엇보다도명예혁명이후영국에서확립된신체및정신의자유와그것을보장하는기본권은소유권에기초한자유주의와노동권에기초한사회주의가공유하는‘인류보편적가치’로옹호될수있다.나아가스미스로대표되는경제학적계몽주의와자유주의는루소로대표되는철학적계몽주의와공화주의에대한대안이될수있다.또정치적자유와경제적자유뿐만아니라도덕이라는지주를갖고있었던19세기의‘눈부신자유주의’에서인민주의를비판할수있는이론적근거가발견될수있다.
이처럼계몽주의의역사와자유주의의역사에관한새로운인식을통해마르크스주의안에잔존하는인민주의적요소들에대한자기비판을가능케하는근거를찾을수있다.무엇보다도프랑스혁명을부르주아적혁명의표준으로간주하고그것을급진화함으로써프롤레타리아혁명을인식할수있다는선입견과단절할수있다.마르크스주의는물론이고자유주의역시취약한남한에서인민주의가상징하는폭력적정치문화를청산할필요가있기때문이다.
게다가윤석열대통령이인민주의에대항하기위해국민전선을포기하는대신어설프게군부독재를모방하여비상계엄을선포하려던경악스러운상황에서자본주의의표준과함께자유주의의표준에대한역사적인식을더욱심화할필요가있는것은당연한일이다.군부독재는물론이고인민주의에대한대안은역시국민전선이고,남한의현정세는군부독재와의투쟁경력을내세워그보다더악질적인인민주의를주창하려는프로토파시스트와의투쟁을시급하게요청하고있기때문이다.


2024년12월
박상현ㆍ유주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