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짠 (고래밥 마을과 젤리 친구들)

책 『슈퍼짠』은 전시 〈슈퍼짠〉과 짝패를 이루는 동화집입니다. 전시 〈슈퍼짠〉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사업 선정작품으로 슈퍼를 매개로 한 작품들을 네 개의 공간으로 구성, 각 공간을 상상 속 슈퍼의 모습으로 형상화, 작품으로 구성한 전시입니다. 전시에서는 네 개의 작품 「고래밥 마을」 「젤리 친구들」 「쵸핑크」 「슈퍼폴짝」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책의 착상은 「고래밥 마을」과 「젤리 친구들」을 관통하는 아이디어와 테마를 뿌리 삼아 이루어졌습니다.

전시가 ‘귀여움’을 탐구하며 이루어졌다면, 이 책의 주된 플롯은 ‘반 편성’이라는 테마에서 기인합니다. 새로 편성된 반을 마주하는 순간은 유년 시절을 지나오는 누구나 매년 겪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 순간은 그러므로 『슈퍼짠』과 우리를 연결하는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무리에서 소외된 경험을 가진 주체들이 공동체를 이뤄 사는 「고래밥 마을」의 풍경은 어린이·청소년들이 경험할 수 있는 반 편성의 모습처럼 우리가 사회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낯섦을 마주하는 다양한 순간들을 은유합니다. 「젤리 친구들」에는 그 과정을 마주하며 피어나는 우정, 친구들과의 설렌 만남과 유쾌한 관계 맺기의 시간을 통해 조금씩 새로운 반 편성이라는 낯선 분위기의 감각을 마주해가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슈퍼폴짝」은 이 책의 에필로그로 수록되었지만, 『슈퍼짠』을 관통하는 모든 발상과 고민의 프롤로그 성격 또한 담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