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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부산의 역사를 무대로 불러내는 정경환의 희곡 세계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진 극작가이자 극단 자유바다의 연출가인 정경환이 세 번째 희곡집을 출간했다. 2009년 출간된 첫 번째 희곡집 『나! 테러리스트』, 2022년 출간된 『춤추는 소나무』에 이어 출간된 희곡집 『부산을 연극하다』에는 정경환 작가의 다양한 작품 중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네 편의 작품을 선별하여 수록하였다.
부산 극단 자유바다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정경환 작가는 창작극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30여 년간 70여 편의 작품을 창작하여 지역 창작극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번 희곡집에는 「영도다리 점바치」, 「황금음악다방」, 「철마장군을 불러라!」, 「명정의숙」 네 편이 수록되었으며, 특히 ‘전설의 박 도사를 불러라’라는 부제로 공연된 「영도다리 점바치」는 2015년 제1회 한형석연극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정경환 작가는 오랜 시간 부산에 머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부산의 모습을 지켜보았고, 그 속에서 사라져 가는 낭만과 감성을 연극을 통해 남기고자 하였다. 그는 『부산을 연극하다』를 통해 부산의 역사를 무대로 불러냄과 동시에 그만의 창작 희곡 연출기법을 보여준다.
▶ 한국전쟁 피난민들에게 위로가 되었던 영도다리 밑 점바치 골목
1950년 갑작스레 시작된 한국전쟁으로 부산에 내려온 피난민들은 영도다리에서 전쟁이 끝난 후 살아서 이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며 헤어진다. 그 후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영도다리로 모여든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다리 밑 점집을 찾았고, 이 점집들이 모여 점바치 골목이 만들어졌다. 「영도다리 점바치」는 한국전쟁 시기 부산의 영도다리 밑에 형성된 점바치 골목에 자리 잡은 장 도사와 그의 제자 박 도사의 이야기이다. 두 점쟁이를 비롯한 등장인물 각각의 사연들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집결지였던 부산 관객(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인물 간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실감나는 사투리는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그때 장 도사님이 영도다리 아래 천막 치고 점집을 하는데, 울고불며 가족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점을 보는데 다들 울며 왔다가 웃으며 가더라고.
얼매나 그게 멋있고 자랑스러운지… 내도 점바치 될라고… 내가 저 영도다리 위에 뜬 보름달을 보며 빌었다고. 나도 우리 장 도사님처럼 되게 해주세요.
_「영도다리 점바치」 중에서
광복 직후 해외로 떠난 예술인들은 한국으로 돌아오며 항구와 가까운 부산 광복동에 정착하였고, 이곳에서 예술인들의 활동이 펼쳐졌다. 그중에서도 다방은 이들이 자주 모이던 장소가 되었으며 전쟁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서로를 위로해주는 공간이 되었다. 「황금음악다방」은 부산이라는 공간이 문화의 불모지가 아니라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 서양고전음악, 클래식, 팝송, 포크음악 등 다양한 예술문화의 꽃을 피운 곳이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가수가 되고 싶은 금 여사를 둘러싼 비밀은 1979년 음악다방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 시절 유행했던 한국 음악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 일제의 탄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독립운동의 무대, 기장군
부산의 동부 지역에 위치한 기장군은 해안과 접해 있어 과거에는 군사상의 요충지였으며 용천산, 달음산, 백운산, 천마산, 철마산 등 산지가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기장군의 지역과 산의 이름들을 살펴보면 옛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철마장군을 불러라!」는 기장의 여러 지역 이름과 전설을 소재로 창작된 작품이다. ‘기장(機張)’의 뜻에서 유래된 “하늘에서 옥녀가 내려와 베를 짜서 펼쳐 놓은 곳”이라는 전설과 아기장수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새롭게 쓴 이야기는 선사시대 기장군에서 철기 문화가 번영했던 시대를 되새기고자 하였다. 또한 이 작품은 연극에 음악, 무용 등을 접목한 음악극으로서 정경환 작가의 기존 연극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 중 가장 암울했던 시기,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일제에 저항했다. 부산 기장군의 독립운동가들은 국권 회복에 민중 교육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사립 교육 기관 ‘명정의숙’을 세웠다. 「명정의숙」은 일가친척 하나 없는 외할머니의 장례식을 준비하던 손자 용해에게 낯선 이들이 찾아와 명정의숙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그의 외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는 민중이 반드시 나서야 하며, 우리 민족이 지닌 끈기의 근원인 여성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명정의숙의 역사는 조선의 독립운동 역사에서 잊혀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명정의숙은 여성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인정한 우리 기장 사람들의 실천물이자 자랑이 될 깁니다. (중략) 그래서 무엇보다 여성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명정의숙 여학교를 세운 것입니다.
_「명정의숙」 중에서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진 극작가이자 극단 자유바다의 연출가인 정경환이 세 번째 희곡집을 출간했다. 2009년 출간된 첫 번째 희곡집 『나! 테러리스트』, 2022년 출간된 『춤추는 소나무』에 이어 출간된 희곡집 『부산을 연극하다』에는 정경환 작가의 다양한 작품 중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네 편의 작품을 선별하여 수록하였다.
부산 극단 자유바다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정경환 작가는 창작극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30여 년간 70여 편의 작품을 창작하여 지역 창작극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번 희곡집에는 「영도다리 점바치」, 「황금음악다방」, 「철마장군을 불러라!」, 「명정의숙」 네 편이 수록되었으며, 특히 ‘전설의 박 도사를 불러라’라는 부제로 공연된 「영도다리 점바치」는 2015년 제1회 한형석연극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정경환 작가는 오랜 시간 부산에 머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부산의 모습을 지켜보았고, 그 속에서 사라져 가는 낭만과 감성을 연극을 통해 남기고자 하였다. 그는 『부산을 연극하다』를 통해 부산의 역사를 무대로 불러냄과 동시에 그만의 창작 희곡 연출기법을 보여준다.
▶ 한국전쟁 피난민들에게 위로가 되었던 영도다리 밑 점바치 골목
1950년 갑작스레 시작된 한국전쟁으로 부산에 내려온 피난민들은 영도다리에서 전쟁이 끝난 후 살아서 이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며 헤어진다. 그 후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영도다리로 모여든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다리 밑 점집을 찾았고, 이 점집들이 모여 점바치 골목이 만들어졌다. 「영도다리 점바치」는 한국전쟁 시기 부산의 영도다리 밑에 형성된 점바치 골목에 자리 잡은 장 도사와 그의 제자 박 도사의 이야기이다. 두 점쟁이를 비롯한 등장인물 각각의 사연들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집결지였던 부산 관객(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인물 간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실감나는 사투리는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그때 장 도사님이 영도다리 아래 천막 치고 점집을 하는데, 울고불며 가족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점을 보는데 다들 울며 왔다가 웃으며 가더라고.
얼매나 그게 멋있고 자랑스러운지… 내도 점바치 될라고… 내가 저 영도다리 위에 뜬 보름달을 보며 빌었다고. 나도 우리 장 도사님처럼 되게 해주세요.
_「영도다리 점바치」 중에서
광복 직후 해외로 떠난 예술인들은 한국으로 돌아오며 항구와 가까운 부산 광복동에 정착하였고, 이곳에서 예술인들의 활동이 펼쳐졌다. 그중에서도 다방은 이들이 자주 모이던 장소가 되었으며 전쟁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서로를 위로해주는 공간이 되었다. 「황금음악다방」은 부산이라는 공간이 문화의 불모지가 아니라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 서양고전음악, 클래식, 팝송, 포크음악 등 다양한 예술문화의 꽃을 피운 곳이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가수가 되고 싶은 금 여사를 둘러싼 비밀은 1979년 음악다방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 시절 유행했던 한국 음악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 일제의 탄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독립운동의 무대, 기장군
부산의 동부 지역에 위치한 기장군은 해안과 접해 있어 과거에는 군사상의 요충지였으며 용천산, 달음산, 백운산, 천마산, 철마산 등 산지가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기장군의 지역과 산의 이름들을 살펴보면 옛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철마장군을 불러라!」는 기장의 여러 지역 이름과 전설을 소재로 창작된 작품이다. ‘기장(機張)’의 뜻에서 유래된 “하늘에서 옥녀가 내려와 베를 짜서 펼쳐 놓은 곳”이라는 전설과 아기장수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새롭게 쓴 이야기는 선사시대 기장군에서 철기 문화가 번영했던 시대를 되새기고자 하였다. 또한 이 작품은 연극에 음악, 무용 등을 접목한 음악극으로서 정경환 작가의 기존 연극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 중 가장 암울했던 시기,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일제에 저항했다. 부산 기장군의 독립운동가들은 국권 회복에 민중 교육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사립 교육 기관 ‘명정의숙’을 세웠다. 「명정의숙」은 일가친척 하나 없는 외할머니의 장례식을 준비하던 손자 용해에게 낯선 이들이 찾아와 명정의숙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그의 외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는 민중이 반드시 나서야 하며, 우리 민족이 지닌 끈기의 근원인 여성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명정의숙의 역사는 조선의 독립운동 역사에서 잊혀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명정의숙은 여성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인정한 우리 기장 사람들의 실천물이자 자랑이 될 깁니다. (중략) 그래서 무엇보다 여성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명정의숙 여학교를 세운 것입니다.
_「명정의숙」 중에서

부산을 연극하다 : 정경환 희곡집 - 예술문화총서 12
$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