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따라쓰기

박인환 따라쓰기

$19.26
Description
세월이 가면, 마음에 남는 것은 시인의 언어
“좋은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의 가장 위대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며, 그것을 따라 쓰는 것은 그 위대한 사람의 마음에 내 마음을 보태는 일입니다.”

짧고도 선연한 시절을 살다 간 시인, 박인환.
그의 이름을 들으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시구,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이 시의 제목은 『세월이 가면』입니다. 이처럼 그의 언어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과 상실의 풍경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초판본ㆍ창간호 전문서점 겸 출판사 처음책방에서 발행한 『박인환 따라쓰기』는 박인환 시인의 대표 시 45편을 선별하여 담은 책으로, 그의 시를 음미하고 자신의 속도로 되새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시를 읽고, 그 여운을 곱씹으며 따라 쓰는 과정은 시인과의 조용한 대화이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저자

박인환

박인환(朴寅煥, 1926.8.15.~1956.3.20.)은 1950년대에 주로 활동한 시인입니다. 1926년 강원도 인제군 인제면 상동리에서 출생했습니다. 인제공립보통학교, 서울 덕수공립보통학교, 경기공립중학교, 한성중학교, 명신중학교 등을 다녔습니다. 이후 평양의학전문학교를 다니다가 8ㆍ15 광복을 맞으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종로 2가 낙원동 입구에 서점 '마리서사(茉莉書舍)'를 개업했습니다. 조선청년문학가협회 시부가 주최한 '예술의 밤'에 참여하여 시 「단층」(斷層)을 낭독하고, 이를 예술의 밤 낭독시집인 『순수시선』(1946)에 발표함으로써 등단했습니다. 1948년 김경린ㆍ김경희ㆍ김병욱ㆍ임호권과 『신시론』을, 1949년 김경린ㆍ김수영ㆍ임호권ㆍ양병식과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발간했으며, 김경린ㆍ김규동ㆍ김차영ㆍ이봉래ㆍ조향 등과 '후반기' 동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1955년 시집 『박인환 선시집』을 간행했고, 1956년에 시 「세월이 가면」을 발표하고 3월 20일 오후 9시쯤 심장마비로 3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인환 사후 20년이 지난 1976년에 시집 『목마와 숙녀』가 간행되었습니다.

목차

목마(木馬)와 숙녀(淑女)
세 사람의 가족(家族)
영원한 일요일
자본가(資本家)에게
거리
낙하(落下)
회상(回想)의 긴 계곡
일곱 개의 층계
기적(奇蹟)인 현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
불행한 신(神)
무도회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할 때
검은 신(神)이여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식물
식민항(植民港)의 밤
서정가(抒情歌)
미래의 신부(新婦) - 새로운 신(神)에게
밤의 노래
장미의 온도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불행한 샹송
사랑의 Parabola
벽(壁)
구름
불신(不信)의 사람
정신(情神)의 행방을 찾아
행복(幸福)
센티멘탈 쟈니
지하실
태평양에서
어느 날의 시가 되지 않는 시
에베레트의 일요일
수부(水夫)들
새벽 한 시의 시(詩)
인천항
어린 딸에게
한 줄기 눈물도 없이
검은 강(江)
고향에 가서
가을의 유혹
전원(田園)
남풍(南風)
죽은 아포롱 - 이상(李箱) 그가 떠난 날에
세월이 가면

출판사 서평

박인환, 시대의 감성을 꿰뚫은 시인
박인환(1926~1956)은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194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시 활동을 시작한 시인입니다. 자유로운 감성과 도시적 감수성, 전쟁과 상실의 시대를 껴안은 그의 시는 당시 한국 현대시의 흐름 속에서도 독특한 자취를 남겼습니다.
그는 1945년, 열아홉 살의 나이에 서울 종로 낙원동에 직접 서점 [마리서사(茉莉書舍)]를 열었습니다. 이 서점의 이름은 프랑스의 여성 시인이자 화가인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박인환의 자유로운 예술 세계에 대한 동경과 취향이 반영된 상징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마리서사는 단순한 책방이 아니라, 시인으로서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한 문화적 거점인 동시에 당대 문화인들의 사랑방이었습니다.
1946년 시 「단층」으로 등단한 박인환은 이후 『신시론』,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등 동인지 활동을 통해 동시대 시인들과 깊은 교류를 나누었고, 시집 『박인환 선시집』(1955)과 대표작 「세월이 가면」(1956)을 남긴 뒤, 같은 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나이 겨우 서른한 살이었습니다.

시는 시간 속에서, 독자에 의해 다시 살아난다
이 책은 단지 시집이 아닙니다. 시 한 편 한 편을 읽고 느끼며 시인의 언어를 다시 나의 호흡으로 써 내려가는 여정입니다. 때론 '손으로 적는다'는 것은 문장 사이의 숨결까지 마음에 담는 일입니다. 『박인환 따라쓰기』는 필사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닙니다. 잊고 있던 감성을 불러내고, 내 안의 얘기를 불러내 귀 기울이는 일입니다. 혼란한 일상 속에서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박인환의 시는 그저 '옛 시'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스며드는 감정과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을 읽고 따라 쓰는 일의 즐거움'을 아는 이들이라면, 이 책이 주는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책방 필사책 시리즈
2025년 5월에 선보인 박인환 편은 처음책방 필사책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앞서 발행된 김소월ㆍ김영랑ㆍ윤동주의 시와 함께 한국 현대시의 맥을 따라가는 여정을 제안합니다. 시인마다 고유한 정서와 언어, 그리고 시대적 풍경이 담겨 있어, 독자에게 문학적 깊이를 전하는 동시에 손끝으로 기억하게 하는 경험을 선물합니다.

박인환의 시는 잊히지 않습니다
그의 시를 따라 쓰는 순간, 우리는 그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울고 웃었던 한 사람의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의 시는 곧 우리 모두의 시이며, 우리가 다시 써 내려가는 오늘의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