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음악 (양차 대전과 냉전, 그리고 할리우드)

전쟁과 음악 (양차 대전과 냉전, 그리고 할리우드)

$25.00
Description
우리가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플레이리스트는
왜 20세기 초에 멈춰 있을까
『지휘의 발견』 『클래식의 발견』 저자 존 마우체리의 신작

우리는 클래식 음악계에 팽배한 ‘예’와 ‘아니오’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도, 대중음악과 진지한 음악을 대결 구도로 여기는 편견을 멈출 수도, 영화음악을 이등 시민처럼 여기는 상황을 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우리가 이미 사랑하는 음악, 우리의 자연스러운 호기심이 이끄는 곳에 있는 미지의 음악을 죄책감 없이 당당히 받아들이는 일은 결국 우리를 이롭게 할 것이다. _ 본문 중에서

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 우리는 히틀러가 금한 음악을 연주하지 않는가

클래식 음악회에 가기 위해 공연을 찾아본다. 다양한 악단들의 정기 연주회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와 연주자의 초청 협연까지 수많은 공연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곡을 들려줄까?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익숙한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의 작품이 보인다. 드뷔시, 라벨, 라흐마니노프, 시벨리우스, 베르디도 있다. 비교적 최근에 각광을 받기 시작한 스트라빈스키,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말러를 좋아한다면 행운이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의 ‘표준 레퍼토리’라 할 음악들은 언제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클래식 음악 전문 라디오 방송의 플레이리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어쩌면 우리는 이 익숙한 클래식 레퍼토리에 단 한 번도 의문을 갖지 않았을지 모른다. 클래식이 왜 클래식인지를 증명하는 훌륭한 음악들을 훌륭한 연주자들과 지휘자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석해 들려주기에 이미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고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대중음악, 브로드웨이, 문학, 회화, 건축, 연극, 영화 등 다른 예술 분야들은 최근에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걸작을 무수히 배출한 반면, 클래식 음악은 1950년 이후 불멸의 작품이라 할 만한 것이 상당히 적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지휘자의 삶과 예술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 『지휘의 발견』, 음악을 듣는 기쁨과 클래식 음악의 표준 레퍼토리를 상세히 설명한 『클래식의 발견』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클래식 음악 감상의 지평을 넓혀준 지휘자 존 마우체리는 신작 『전쟁과 음악』을 통해 클래식 음악사에서 사라진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비밀을 파헤친다.
1990년 어느 날, 저자는 “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 우리는 히틀러가 금한 음악을 연주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날 이후로 30여 년의 세월 동안 그는 지휘자이자 음악 교육자로서 음반과 연주회, 기고문, 연설, 미디어 출연,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마우체리는 “나는 나의 주장을 입증하겠다고 작정하고 이 책을 쓰기 시작하지 않았다. 내 주장이 논지의 꼴을 갖춘 것은 다년간의 삶과 듣기, 생각하기, 행동하기가 있고 난 다음의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역사와 음악의 뒤엉킨 실타래를 풀기란 녹록지 않은 작업이었다.
저자

존마우체리

저자:존마우체리(JohnMauceri)
세계유수의교향악단및오페라단의음악감독을역임한지휘자이자음악교육자,제작자.
할리우드로이주한작곡가와나치독일에의해금지된작곡가의음악에있어세계최고전문가로평가받는다.20세기작곡가와그들의저평가된작품을꾸준히조명해온그는거슈윈,엘링턴,코른골트,바일,번스타인등여러음악가의유족과재단으로부터작품의편집및복원작업을공식적으로위임받았다.2015년에는50여년간미국음악연주에헌신한공로를인정받아딧슨지휘자상을수상했다.1991년에창단한할리우드볼오케스트라의초대음악감독으로선임되어2006년까지오케스트라를이끌었다.열여섯시즌동안매회전석매진을기록한325차례의공연을통해400만명에달하는관객과만났다.창단첫해부터영화장면에맞춰실시간으로연주하는‘라이브투픽처(live-topicture)’기술을구축하여교향악공연의패러다임을바꾸는데기여했다.레너드번스타인의후학이자동료로다수의번스타인작품초연을지휘했고,클래식음악가뿐만아니라팝(마돈나,빌리아일리시),재즈(허비행콕),록(산타나),브로드웨이(패티루폰)까지다양한장르의아티스트와협업했다.뛰어난음악교육자이기도한그는15년간예일대학의교수로재직했고하버드대학,런던왕립음악원,빈국립음악예술대학,로스앤젤레스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등의강단에도섰다.『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오페라매거진』및그외다양한음악학저널에글을기고했다.디아파종상,독일음반비평가상,토니상,그래미상,에미상을포함한수많은상을수상했으며,클래식라디오방송국WQXR은‘20세기의기수’로,CNN은‘밀레니엄의목소리’로그를선정했다.지금까지80여장의음반을발매했고,지은책으로『클래식의발견』『지휘의발견』이있다.『전쟁과음악』은2022년『로스앤젤레스타임스』베스트셀러에올랐다.

역자:이석호
좋은음악을듣고,좋은글을읽는것이낙이다.그낙을다른이들과나누는것또한즐거워그럴궁리를하고지낸다.‘우리가사랑하는음악가’시리즈를비롯해『지휘의발견』『크레모나바이올린기행』『글렌굴드에게듣다』『파블로카살스의마스터클래스』『인간으로서의베토벤』『음악없는말』『스뱌토슬라프리흐테르,피아니스트』『슈베르트평전』『스타인웨이만들기』등수십권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들어가며:20세기가금지한음악

1클래식음악의두갈래평행우주
감정을잃어버린세계

2브람스와바그너
무엇이‘새로운음악’인가

3스트라빈스키와쇤베르크
오케스트라폭력을연주하다|1913년,〈유희〉vs.〈봄의제전〉|〈달에홀린피에로〉가일으킨센세이션|서양음악의빅뱅

412음음악의탄생
세명의독재자가무대에오르다

5히틀러,그리고내부로부터생겨난맹독
독일유대인작곡가들의‘퇴폐’음악

6스탈린과무솔리니가음악을만들다
소비에트연방의공식음악:프로코피예프와쇼스타코비치|이탈리아오페라,부수적피해자가되다

7영화음악,20세기클래식음악의새로운출구
바그너의이론이승리하다|할리우드의작곡가들|보는음악,보이는음악

8새로운전쟁,낡은아방가르드
해결책이떠오르다:돌아온아방가르드

9냉전이현대음악을정의하다
미국이신음악전쟁에뛰어들다|자유서방을위한음악미학|시간을초월하는예술

10역사창조하기,역사지우기
할리우드영화음악에대한흔한오해들|아,영화음악지휘자셨지|불레즈의평론을조심하라|쇤베르크음반해설이비판일색이었던이유|악평은계속된다

11문화전쟁과상실에관하여
슈트라우스,스트라빈스키,시벨리우스를위한변명

12우리에게다시돌아올미지의음악을위하여
평화의아이들|게임음악,진정새로운세계

부록:개인적일기

감사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반백년이지난지금까지도
왜우리는히틀러가금한음악을연주하지않는가

클래식음악회에가기위해공연을찾아본다.다양한악단들의정기연주회는물론,세계적으로유명한지휘자와연주자의초청협연까지수많은공연이우리앞에펼쳐진다.그들은우리에게어떤곡을들려줄까?클래식애호가들에게익숙한모차르트,베토벤,브람스의작품이보인다.드뷔시,라벨,라흐마니노프,시벨리우스,베르디도있다.비교적최근에각광을받기시작한스트라빈스키,쇼스타코비치,프로코피예프,말러를좋아한다면행운이다.일반적으로클래식음악의‘표준레퍼토리’라할음악들은언제고우리를기다리고있다.클래식음악전문라디오방송의플레이리스트역시마찬가지다.
어쩌면우리는이익숙한클래식레퍼토리에단한번도의문을갖지않았을지모른다.클래식이왜클래식인지를증명하는훌륭한음악들을훌륭한연주자들과지휘자들이저마다의방식으로해석해들려주기에이미즐길거리가충분하다고여기고있을지도모른다.하지만생각해보면이상하지않은가.대중음악,브로드웨이,문학,회화,건축,연극,영화등다른예술분야들은최근에도전세계적으로사랑받는걸작을무수히배출한반면,클래식음악은1950년이후불멸의작품이라할만한것이상당히적다.그이유가무엇일까?

지휘자의삶과예술세계를생생하게보여준『지휘의발견』,음악을듣는기쁨과클래식음악의표준레퍼토리를상세히설명한『클래식의발견』으로국내독자들에게클래식음악감상의지평을넓혀준지휘자존마우체리는신작『전쟁과음악』을통해클래식음악사에서사라진20세기클래식음악의비밀을파헤친다.
1990년어느날,저자는“반백년이지난지금까지도왜우리는히틀러가금한음악을연주하지않는가?”라는질문을받았다.그날이후로30여년의세월동안그는지휘자이자음악교육자로서음반과연주회,기고문,연설,미디어출연,강의등다양한활동을통해이러한상황을설명하고,문제를제기해왔다.마우체리는“나는나의주장을입증하겠다고작정하고이책을쓰기시작하지않았다.내주장이논지의꼴을갖춘것은다년간의삶과듣기,생각하기,행동하기가있고난다음의일이었다”고말한다.그만큼역사와음악의뒤엉킨실타래를풀기란녹록지않은작업이었다.

양차대전과독재자:히틀러,스탈린,무솔리니가들어야할음악을정하다

20세기는두번의세계대전과그에못지않게심대한영향을미친냉전이있었던,그야말로전쟁의세기였다.유일무이하게눈에보이지않는예술인음악,그중에서도특히클래식음악이지난세기의거대전쟁에전략적요소로사용되었고,그로인해클래식정전(正典)의명맥이끊기고말았다는사실은많은이들에게놀라움으로다가올것이다.어떻게클래식음악이국가의상징이자무기로쓰이게되었을까.어쩌다음악은역사의소용돌이의피해자가되고말았을까.
제1차세계대전의전조가감돌던20세기초는예술계의활력과다양성이광증에가깝게치닫던시기였다.바그너의오페라에서시작된음악의폭력묘사가푸치니와리하르트슈트라우스에이르러더욱두드러지게나타났고,세르게이댜길레프가이끄는발레뤼스의폭력성과선정성은사람들을열광시켰다.미래파,입체파,표현주의,초현실주의등수많은‘파’와‘주의’가유럽을뒤덮었다.음악또한이런흐름에반응했다.예상불가능한리듬으로듣는이를혼란스럽게하는음악,수세기동안발전시켜온조성을버린음악이탄생한것이다.바로스트라빈스키의〈봄의제전〉과쇤베르크의〈달에홀린피에로〉로대표되는음악이었다.
잔인한전쟁을겪은나라들은국가적자존감과정체성을북돋우기위한정책이필요했다.그렇게1차대전이후음악은정치철학의대변자라는역할을떠안았다.전쟁의세기에등장한독재자히틀러,스탈린,무솔리니는사람들의행동을통제하기위해음악을통제해야할필요성을절감했고,저들의체제에공식적인음향을부여할음악양식을콕집어요구했다.히틀러는기준도불분명한‘퇴폐음악’이라는이름으로수많은작품의연주를금지했고,유대인작곡가들을탄압했다.스탈린은‘사회주의리얼리즘’으로창작의범위를제한했다.무솔리니는‘실험적’인음악에재갈을물렸다.그로인해각자의조국에서선풍을불러일으켰던많은작곡가들이자신과가족의운명을건어려운선택을해야했다.저자는대표적으로네명의독일작곡가아르놀트쇤베르크,에리히볼프강코른골트,파울힌데미트,쿠르트바일을꼽으며,그들의음악인생과저평가된작품을새로이조명한다.

냉전과문화전쟁:아방가르드와현대음악

한편엄청난희생을낳은두번의전쟁이끝나고전세계가총칼을내려놓으면서국제질서가빠르게재편되었다.2차대전기간미국의동맹국이었던소련이이제미국에게나치와파시스트보다훨씬큰위협으로떠올랐다.방금전까지적으로맞섰던국가들이소비에트공산주의와의또다른일전을치르기위해한편이되었다.이른바냉전의시대에돌입한것이다.자유를기치로내건미국이패전국의재건을돕는다는명분으로유럽과손을잡았고,음악은다시한번전장의선두에서서게되었다.
서방세계는미국의주도하에음악계의‘비나치화’작업에착수했다.또한소련의사회주의리얼리즘에맞서‘아방가르드’를서방세계의대변자로내세웠다.새로움과표현의자유를표방한아방가르드는국가의은밀한지원을받으며문화의전쟁터를누볐다.제도권안으로완벽하게흡수된아방가르드는20세기현대음악그자체가되어버렸다.그과정에서아방가르드노선과거리를둔망명작곡가들이미국에서쓴작품은온갖이유로평가절하당하고연주를꺼리면서어느순간공연장에서사라지게되었다.현대음악은기부자-평론가-기관의승인이라는축복을받았으나,이삼위일체에는‘관객’이빠져있었다.현대음악과감상자의거리는점점더멀어져갔다.
폐기처분된음악과청중이외면한음악사이의공백은무엇으로채워졌을까?저자는단호하게말한다.그자리를대체한음악은없었으며공백은공백인채로남았다고.그렇게공연장에서는1710년경부터1930년경사이에쓰인‘표준레퍼토리’작품만을무대에올리게되었고,우리는애청하는동시대클래식음악도,현재살아있는위대한클래식작곡가의이름도쉽게떠올리지못하는시대를살게되었다.

영화음악,20세기클래식음악의중요한퍼즐조각

저자는우리가일반적으로‘클래식’이라고정의하는음악의경계에의문을제기하며,영화음악은20세기클래식음악이라는퍼즐을맞추는데있어빠질수없는조각이라고말한다.19세기말에발명되어20세기초혁명적인발전을이룩한영화라는예술은삶의막다른골목에몰린클래식작곡가들에게또다른탈출구가되어주었다.
저자는바그너를영화음악의직계선조로규정한다.바그너가〈니벨룽의반지〉에서지크프리트를위한모티프를지었듯작곡가맥스스타이너는〈바람과함께사라지다〉에서‘타라의주제’를지었다.스타이너는“영화음악이라는사상의실마리는바그너로부터비롯되었다.만약바그너가20세기에태어났더라면제일가는영화음악작곡가가되었을게분명하다”고말한바있다.바그너가음악과동작을일치시켰던방식의효율성을직접경험하고,라이트모티프기법같은바그너의문법을알았던유대인작곡가들은영화음악이라는또다른길을통해클래식음악의계승자가되었다.
할리우드유성영화를위한음악을쓴1세대작곡가들은히틀러가불법음악의생산자로위험인물명단에올린‘퇴폐음악가들’이기도했다.이후1세대작곡가들에게배운미국태생의영화음악작곡가들은너무나도아름답고훌륭한교향악을썼으나음악평론가와학계의전문가집단은제도권내의음악만을다루며,이들의음악을‘무비뮤직’이라는용어로깎아내리고무시했다.할리우드음악을향한수많은편견(‘미키마우스음악을쓴다’‘과거클래식거장들로부터훔친재료로음악을쓴다’‘영화음악가들은질보다양으로승부한다’‘영화음악은감상용이아니다등)이이렇게우리의인식속에새겨졌다.

이제우리가잃어버린20세기음악을되찾을시간이다

21세기도사반세기가지난지금,예전보다는상황이조금나아졌을지도모른다.이제우리의콘서트홀에서는존윌리엄스의영화음악,지브리스튜디오의영화음악이울려퍼지고,종종게임음악콘서트도열린다.그러나이제시작일뿐이라고저자는말한다.우리에게는제도권클래식음악에도,인기영화음악에도속하지못한잊힌작곡가와작품이수없이많다.그런음악을발굴하고연주하는것은음악가들의몫이겠으나이를위해서는음악을듣고싶어하는대중의지지가뒷받침되어야한다.
나치가약탈하고훔쳐간미술작품을찾아다니는일을책임진소위‘모뉴먼츠맨’은안타깝게도잃어버린음악을되찾는일은하지못했다.눈에보이지않는예술인음악을어떻게되찾을수있을까.이방대하고복잡한이야기를풀어낼해답은곧“음악을연주하는것”뿐이라고저자는강조한다.세월에쓸려사라진음악에마음을열고,생존작곡가들에게저마다의개성있는목소리로노래하도록격려하자고말한다.그런노력이우리가빼앗긴음악들을우리의품으로되돌아오게할것이다.
물론내가좋아하는음악에만머물러도괜찮다.그러나음악의세계는무궁무진하고우리를행복하게할음악의목록역시길다.지금그대로는좀아깝지않은가.클래식애호가를자처하지만20세기이전작품에머물러있는사람들,너무어려운현대음악에회의를느꼈던사람들이라면이책이낯선음악에호기심을갖게하고,풀지못했던의문에명쾌한해답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