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원래 차갑지 않았다 (필리아에서 아가페까지 시장의 인문학)

시장은 원래 차갑지 않았다 (필리아에서 아가페까지 시장의 인문학)

$22.00
Description
우리는 시장에서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손 너머, 우리가 잊었던 시민경제의 온기를 찾아서
시장은 본래 냉혹한 거래의 장이 아니라 인간적인 우애와 상호성이라는 온기 위에서 태동했음을 증명하며, 우리가 잊고 있던 경제의 ‘인간적 얼굴’을 되찾아주는 책.
시민경제학의 세계적 석학 루이지노 브루니가, 시장 문명이 발생한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1,000년의 역사를 추적하며, ‘신뢰와 유대’의 시장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근대 주류 경제학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에서 ‘관계’와 ‘감정’이라는 요소를 제거해 버렸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을 익명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효율적인 공간으로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서로 고립되고 공동체적 유대는 파편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시장이 풍요를 가져다주었음에도 우리가 그 안에서 불행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 ‘관계의 상실’에 있다.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의 뿌리였던 ‘시민적 우애’를 회복할 것을 제안한다. 이익을 넘어선 동료 사이의 우정인 ‘필리아(Philia)’와 대가 없이 주는 사랑인 ‘아가페(Agape)’가 어떻게 경제적 교환의 기초가 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차가운 계약 이전에 서로를 존재로 인정하는 언약이 시장의 본질이었음을 깨닫고, 다시 ‘관계’와 ‘상호성’을 경제의 중심에 세우는 것, 그것이 바로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시민경제의 비전이다.
저자

루이지노브루니

(LuiginoBruni)
이탈리아로마룸사대학교경제학교수이자칼럼니스트로서시민경제학(CivilEconomy)분야의세계적권위자이다.시장은단순한이익교환의장이아니라인간적덕성과관계가살아있는공간임을일깨우며,주류경제학이간과해온인간관계와나눔의가치에주목하는연구와저술을활발히하고있다.‘프란치스코경제(EconomyofFrancesco,EoF)’재단의부이사장이자‘시민경제학교’교장으로서‘모두를위한경제EoC’를비롯한글로벌프로젝트를통해이론과실천의접목을도모하기도한다.2016년한국을방문하여국회와대학을비롯한여러기관에서강연한바있으며70여권의저서가운데《콤무니타스이코노미》,《숲과나무》,《21세기시민경제학의탄생》(스테파노자마니공저)등이한국어로번역출간되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역자해제|머리말

제1장개인없는공동체에서공동체없는개인으로
공동체의양면성|위계제|신들의이름|개인없는공동체
제2장비극적공동체의여명
최초의상호성|상처입은형제애|아리스토텔레스에게행복이란?|
행복에대한생각|행복과타인
제3장공동체의양면성을어떻게해결할까?
의무와부담의의미|법과공동체|
필리아,평등한사람들사이의우정|아가페라는불완전한해답
제4장근대의여명
중세시대와상업문명|프란치스코회의형제애와도시의사회상|
열린거래에서선택과배제의시장으로|성벽안쪽의신뢰와성벽바깥의배제
제5장개인들의공동체를향하여
배제와포용,시장의두얼굴|사회적인간,위계적공동체|
종교개혁과새로운시민생활|홉스가바라본사회적삶
제6장홉스와스미스사이
사슴사냥게임|홉스,로크,그로티우스의사회계약론|
발명되자마자‘죽임당한’개인들의공동체
제7장시장의관계성을사회에주입하면?
얼굴없는시장|근대정치경제의기원에관한더많은이야기|
애덤스미스의자비심없는공동선|시장논리의진화
제8장시민경제의나폴리전통
시민덕성의경제|공적신뢰|서로도움과주고받음으로서의상업|
필리아로서의시장|‘우리’관점에서의합리성|게임이론으로서의문화
제9장덕과상
자친토드라고네티|처벌만이아닌포상을|
보상과포상:덕을어떻게보상할것인가|덕에걸맞은보상으로서의시장과상업|
근대정치경제의저변에흐르던시민경제|드라고네티가오늘의우리에게주는가르침
제10장시민경제의정신
지금까지의요점|서로돕는시장|경제이론에서사회성분석|상호부조와상호이익|
교환의재분배효과|돌봄시장에서의적용|한걸음더나아가기
제11장진보,덕,상,필리아그리고그너머
나폴리와글래스고|덕있는시민과시민적제도
필리아그이상의것|아가페게임|인류발전의근본법칙
결론

참고문헌|찾아보기|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계산과이익만으로시장이유지될수있을까?
우정과사랑으로다시읽는시장의인문학

시장은흔히경쟁과효율,이익을중심으로움직이는냉정한공간이자시스템으로이해된다.그러나루이지노브루니는그러한통념의근본부터다시묻는다.시장은처음부터그토록차가운곳이었는가,혹은우리가그렇게이해하고그렇게만들어온것은아닌가?《시장은원래차갑지않았다》는경제학의역사와철학,그리고인간에대한깊은통찰을통해,시장안에면면히흘러온‘관계의힘’을다시드러낸다.
책은단순히경제를설명하는데그치지않는다.우리가살아가는사회,그리고그안에서맺는관계의의미까지함께성찰하게만든다.경쟁을넘어신뢰로,효율을넘어인간으로나아가는새로운경제의가능성을조용하지만깊이있게제시한다.

시장의출발은선물이었다
애덤스미스는인간이본성적으로물물교환을선호했고시장은거기서출발한다고보았다.즉순전히각자의필요에의해서,자신에게남는(잉여)물건을주고,자신이필요한물건을받고자하는데서시장이출발했다고본것이다.그러나현대인류학연구에따르면인류최초의교환방식은물물교환이아니라증여,즉선물의주고받기였다.인류가가장먼저경험한것은경제적계산이아니라관계와신뢰를바탕으로한‘상호증여(선물주고받기)’였고,시장은이렇게선물을주고받는행위가오랜시간에걸쳐점진적으로발전한결과이다.즉시장경제는낯선사람과도교류할수있게만들어준‘계약’이라는제도를통해수세기에걸쳐서서히진화하면서탄생했다.

시민경제,인간을중심에두는전통의재발견
애덤스미스이후의주류경제학은인간을철저히이기적이고계산적인존재로가정했다.반면시민경제학은경제활동의밑바탕에형제애,신뢰,그리고대가를바라지않고내어주는‘증여’의정신이깔려있다고본다.시장에서의교환이나거래는낯선사람과의차가운계약이아니라타인과관계를맺고서로의필요를채워주는상호작용의연장선이다.루이지노브루니는시장이본래인간의도덕성이나따뜻한본성과분리된적이없음을일깨운다.그리고극단적인이기주의와이익추구에빠진현대자본주의가잃어버린시장의따뜻한본질로돌아가,사람과관계를중심에두는새로운연대를모색하자고제안한다.

우정과사랑,보이지않지만가장중요한자산
시장에서는흔히가격으로환산할수있는재화만중요하게여겨진다.그러나신뢰,우정,협력과같은관계재야말로시장을지속가능하게만드는핵심요소이다.관계재는눈에보이지않지만,그것이무너질때시장역시함께무너진다.
우리는지금눈앞의단기적결과나숫자로표시되는성과에만집착하며,그과정에서사람사이의귀중한유대를쉽게훼손하곤한다.그결과겉보기에화려한물질적풍요속에서오히려우리들의관계는더욱빈곤해졌다.책은,시장을지탱하는진짜힘은계산기위에찍힌차가운숫자가아니라그숫자를주고받는사람들사이의연대라는사실을기억하게한다.

숫자너머의사람을읽는인문학적성찰
결국시장은추상적인구조가아니라,그안에살아가는사람들이만들어가는삶의방식이다.루이지노브루니는시장에대한경제학적고찰을넘어,그이면에숨쉬는‘인간’을깊이있게탐구한다.《시장은원래차갑지않았다》가경제학책인동시에인문학책인이유이다.
그는역사와철학,성서학,인류학을넘나들며이기심만이시장을움직인다는주류경제학의오랜믿음을분해하고,시장이애초에인간의도덕성,따뜻한유대와함께했음을상기시킨다.물질적풍요와부의축적을넘어‘어떻게함께잘살것인가’라는근본적인질문을던지는이책은,효율성의논리에지친현대인에게사람중심의새로운경제를설계하도록이끈다.

각장요약

제1장“개인없는공동체에서공동체없는개인으로”
고대공동체는구성원의자유를억압하는위계적질서였다.개인의자율성을부정하는‘선물과독이동시에’작동하는구조였으며,이공동체의붕괴는공동체없는개인의탄생으로이어졌다.

제2장“비극적공동체의여명”
히브리-성서적전통과그리스-철학적전통이인간관계와공동체를서로다르게형상화했음을비교한다.성경의카인과아벨이야기는인간이타자에대한책임을거부하는순간그것은곧폭력이됨을보여준다.아리스토텔레스는인간삶의최고목적인행복,즉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는덕의구현과타인과의시민적삶속에서만실현된다고보았다.그러므로행복은필연적으로상호성에의존하는데상호성은인간에게기쁨과상처를동시에준다.

제3장“공동체의양면성을어떻게해결할까?”
공동체내부에서발생하는타자와의갈등을해결하려는시도를다룬다.고대공동체는위계를통해,아리스토텔레스적필리아(philia)는유사한사람들끼리의우정을통해위험을관리하려고했다.반면그리스도교의아가페(agape)는보편적사랑을제시하지만타자의자유에자신을노출함으로써필연적으로상처입을가능성을내포하고있다.

제4장“근대의여명”
시장은단순한생존수단이아니라자율적교환공간이되고,경제는정치와종교로부터점차독립했다.4장에서는이런가운데등장한중세말프란치스코회운동이상업윤리에미친영향을조명한다.‘진정한부는소유가아닌관계와순환’이라는이들의가치관은가난과형제애의가치를도시경제에주입하여근대금융제도의기틀을마련했고근대시장경제정신의형성에도기여했다.

제5장“개인들의공동체를향하여”
종교개혁과토머스홉스의사상을통해근대적개인의탄생을설명한다.루터는교회의중재기능없이개인을신앞에대면시켰고,홉스는상호파괴적이며비사회적인존재인(만인에대한만인의투쟁)개인들이자신을보호하기위해국가(리바이어던)를만들고그계약에복종하는사회를이론화했다.

제6장“홉스와스미스사이”
인간사이의직접적인만남이주는상처를피하기위해도입된국가와시장이라는새로운중재자를분석한다.홉스가공포를매개로평화를유지하려했다면,이후의경제학적전통은사적이익의교환을통해사회적유대를형성하려고했다.

제7장“시장의관계성을사회에주입하면?”
애덤스미스의시장관에대한비판적고찰이다.스미스는시장이,우정,자비,필리아와같은강한관계를제거함으로써사회적상처를예방하는‘백신’역할을한다고보았다.그결과시장은인간에게풍요를가져다주었지만익명성속으로숨게하고고립시켰다.

제8장“시민경제의나폴리전통”
애덤스미스와동시대에존재했지만그동안경제사에서잊혔던18세기나폴리의시민경제전통을소개한다.안토니오제노베시는시장을이기적교환의장이아닌,상호부조와공적신뢰가생산되는공간으로정의하며,서로에게도움이되는‘우리’관점에서의합리성을강조했다.

제9장“덕과상”
자친토드라고네티의사상을중심으로‘덕에대한보상’이라는패러다임을제안한다.처벌중심의법질서를넘어,공공선을추구하는자발적덕행에시장이상으로보상할때시장과덕이상호강화될수있다고설명한다.

제10장“시민경제의정신”
제노베시의상호부조개념을중심으로시장을새롭게이해하는관점을제시한다.시장은교환당사자들이상호이익이라는공통의목표를향해협력하는‘팀’이자‘공동행위’로이해할수있다.이관점에서는개인의이타적희생이나순수한소명의식이꼭필요하지않다.마찬가지로돌봄시장에서도정당한경제적동기와진정성있는상호부조가충분히양립할수있다.시장은비인간화된이익추구의장이아니라,다양한형태의상호성이작동하는일상적시민사회의일부이기때문이다.

제11장“진보,덕,상,필리아그리고그너머”
여러가지작동원리가공존하는다원적균형을이루는시장이중요함을설명한다.즉스미스의이익원리,필리아라는시민적우정,보답을생각하지않는무상성(無償性)이라는아가페,이세가지가시장에공존할수있으며,특히대가를바라지않는‘무상성’의아가페적행동이시장과공동체를변화시키는가장강력한혁신의원천임을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