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쟁이가 동네방네를

참견쟁이가 동네방네를

$13.00
Description
닫힌 마음의 문을 똑똑 두드리는 작은 안부
이웃 간에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는 쉬운 듯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말입니다. 옆집, 윗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욱 어색하고 용기가 필요한 말이지요. 하지만 이 인사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의 안부를 진심으로 살피고, 다정함을 건네는 말이니까요. 이 작은 인사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오래 닫아 둔 문을 열어젖히는 손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부끄러움을 이겨 내고 먼저 인사를 건네 볼 만하지 않을까요?
황선미 작가의 《참견쟁이가 동네방네》는 어느 오래된 골목에 이사 온 아이, 자람이가 이웃들에게 자꾸 말을 걸고 인사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입니다. 자람이는 골목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트 김 씨의 모자에서 멋진 독수리 두 마리를 발견하고, 채소를 키우는 복자 여사의 손에 깃든 마법을 알아봅니다. 정자에 앉아 있는 장 노인의 양말이 왜 짝짝이인지 묻고, 커튼 뒤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제이에게 목청을 높여 인사를 건네지요. 갑자기 골목에 나타난 참견쟁이 꼬마 자람이가 어른들이 닫아 둔 마음의 문에서 작은 틈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오래된 골목에 찾아온 참견쟁이 꼬마 자람이
마트의 김 씨는 오래도록 동네를 지켜 온 토박이였지만 이웃과 다정한 말을 나누지 않는 무뚝뚝한 사람이었습니다. 복자 여사는 단단한 태도로 자신의 마음을 지키려는 사람이었지요. 장 노인은 삶에 지쳐 더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싶지 않았고, 제이는 자신의 일에 몰두하느라 방해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런 골목 사람들에게 자람이의 인사는 귀찮고 낯설기만 했습니다. 참견쟁이, 방해꾼처럼 느껴졌고, 어른에게 쉽게 말을 거는 자람이가 버릇없게 보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자람이는 그런 어른들의 무뚝뚝한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초승달 눈을 하고 끊임없이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모두 그런 자람이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골목에서 자람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자람이의 엄마가 자람이를 보았는지 묻자, 소식을 들은 이웃들이 하나둘 대문을 열고 골목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골목을 휘휘 살피며 자람이를 기다리기 시작했지요.
과연 자람이는 어디로 간 걸까요? 조용하던 골목에 자람이는 어떤 변화를 가져온 걸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작은 다리를 놓는 인사, “안녕하신가요?”
《참견쟁이가 동네방네》는 다정한 인사 한마디가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를 불러오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황선미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어느 골목을 배경으로 서로에게 무심했던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고 진짜 이웃이 되어 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아냈습니다. 다정함은 거창한 위로나 특별한 사건이 있어야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이름을 불러 주고, 음식을 나누고, 안부를 묻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서로 모른 척 지나치던 골목에 따뜻한 인사가 번져 가는 과정을 그리며, 우리 곁의 누군가에게 먼저 안부를 건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그림을 그린 박현주 작가는 사람 냄새가 가득한 골목 풍경을 정겹게 탄생시켰습니다. 구부러진 길, 낡은 대문, 정자, 마트, 채소 상자, 닫힌 창문이 어우러진 골목은 저마다 다른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기대어 사는 공간임을 보여 줍니다. 또 이웃 한 명 한 명을 개성 넘치고 따뜻하게 담아, 독자가 자람이와 함께 이 골목을 거닐며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자람이는 이야기 속에서 작은 골목을 뛰어다니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작은 다리를 놓습니다. 어른들이 잊고 있던 인사의 힘, 함께 살아가는 느낌, 누군가를 기다리고 걱정하는 마음이 자람이를 통해 되살아납니다. 자람이가 건네는 인사, “모두 안녕하신가요?” 이 다정한 물음은 책을 덮은 뒤에도 마음에 오래 남아, 지금 우리 곁의 이웃을 떠올리게 할 것입니다.
저자

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