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샘

가슴샘

$18.02
Type: 현대시
SKU: 9791199202030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삶의 가장 낮은 곳에서 퍼 올린 언어, 그리고 가슴 안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생의 숨결.
『가슴샘』은 일흔 해를 살아낸 한 시인이 세상에 내미는 조용하고도 단단한 이야기입니다.

가슴속 깊이 담아두었던 말들을 마치 샘에서 길어 올리듯 꺼내어,
삶의 본질을 찬찬히 되묻고, 우리가 놓치고 지나온 풍경들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안봉삼 시인의 첫 시집 『가슴샘』은 지하철의 혼잡한 아침, 퇴근길의 정체, 산속의 쓰레기,
묵묵히 하루를 견뎌내는 신발처럼 하찮아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존재들에 대한 시인의 연민어린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집은 단순한 감상의 언어가 아니라,
떨어진 낙엽에서 풍성한 열매를 창조하신 창조자의 섭리를 떠올리고,
시들지 않는 웃음과 우리의 속울음이 머물 미지의 장소를 향해 갈망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황홀하게 치열하고, 때로는 치욕스럽게 아름다웠는지를 되짚는 깊은 사색의 결실입니다.
삶을 찬미하면서도, 도시비둘기의 남루한 현실에 ‘행운의 비둘기’라는 반어를 던지며
이 시대의 부조리와 상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뼈아프게 따뜻합니다.

『가슴샘』에는 어머니의 품속처럼 돌아가고 싶은 근원에 대한 향수와,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철학적 깊이, 그리고 한평생을 함께해온 아내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이 시어로 녹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랑의 고백이 아니라, 시간과 삶을 함께 견딘 존재에게 보내는 존경과 그리움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수사 대신 고요한 관찰로, 말보다 더 큰 침묵으로 건네는 이 시집은
읽을수록 다정하고,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진심의 무게를 가집니다.

『가슴샘』은 당신의 마음에도 조용히 스며들어,
고단한 하루 끝에 물 한 모금처럼 맑고 깊은 울림을 남겨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