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샘

가슴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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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가장 낮은 곳에서 퍼 올린 언어, 그리고 가슴 안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생의 숨결.
『가슴샘』은 일흔 해를 살아낸 한 시인이 세상에 내미는 조용하고도 단단한 이야기입니다.

가슴속 깊이 담아두었던 말들을 마치 샘에서 길어 올리듯 꺼내어,
삶의 본질을 찬찬히 되묻고, 우리가 놓치고 지나온 풍경들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안봉삼 시인의 첫 시집 『가슴샘』은 지하철의 혼잡한 아침, 퇴근길의 정체, 산속의 쓰레기,
묵묵히 하루를 견뎌내는 신발처럼 하찮아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존재들에 대한 시인의 연민어린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집은 단순한 감상의 언어가 아니라,
떨어진 낙엽에서 풍성한 열매를 창조하신 창조자의 섭리를 떠올리고,
시들지 않는 웃음과 우리의 속울음이 머물 미지의 장소를 향해 갈망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황홀하게 치열하고, 때로는 치욕스럽게 아름다웠는지를 되짚는 깊은 사색의 결실입니다.
삶을 찬미하면서도, 도시비둘기의 남루한 현실에 ‘행운의 비둘기’라는 반어를 던지며
이 시대의 부조리와 상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뼈아프게 따뜻합니다.

『가슴샘』에는 어머니의 품속처럼 돌아가고 싶은 근원에 대한 향수와,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철학적 깊이, 그리고 한평생을 함께해온 아내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이 시어로 녹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랑의 고백이 아니라, 시간과 삶을 함께 견딘 존재에게 보내는 존경과 그리움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수사 대신 고요한 관찰로, 말보다 더 큰 침묵으로 건네는 이 시집은
읽을수록 다정하고,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진심의 무게를 가집니다.

『가슴샘』은 당신의 마음에도 조용히 스며들어,
고단한 하루 끝에 물 한 모금처럼 맑고 깊은 울림을 남겨줄 책입니다.
저자

안봉삼

안봉삼은 1955년 9월에 강원도 횡성 산중에서 태어나
백일 쯤 원주로 이사를 하여 그곳에서 자랐으며
1971년 서울로 이주 후 학업과 직장생활을 거치며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살아왔다.
지금은 경기도 광명시에 터를 잡고 벗들과 틈틈히
여행과 캠핑을 다니며 새롭게 자연을 접하고
푸성귀 같은 글을 쓰며 인생 후반기를 즐기고 있다.

목차

1부
하나, 흐르는 달


새벽역 26
면도 27
인사동 거리 28
발씻기 29
옥상에 서서 30
러시아워 31
첫 지하철 32
퇴근 33
어우렁더우렁 34
귀가 35
망상 36
내 나이 37
대화 단절 38
술 39
광명사거리의 밤 40
화장실 42
프라이팬 43
신발장 44
흐르는 달 45
공항 대합실 46
산으로 가는 길목 47
미스, 미스터 트롯 48
초보운전 49
용봉산에서 50
무의도 카페 51
소리산 트래킹 52
낭만 여행 53
새벽 공간 54
하루 스케치 55
안면도 57
여수 여행 58
수염 59
신뢰 60
카톡새 61
두 해와 두 달 62
춘곤증 63
서울 상경 64






2부
둘, 미물


나무의 절규 68
풍뎅이 놀이 69
미물 70
새가 되었으면 71
지렁이의 최후 72
행운의 도시 비둘기 73
악어의 공포 74
자벌레의 거들먹 75
탈북인 76
융건릉에 서서 77
65년 수절 78
아이들 세상 79
우럭회 80
갈매기 친구 81
불량 운전 82
착륙비행 83
아기 고라니 84
전지 85
직진뿐 86
3부
셋, 빨래 이야기


거울 90
빨래 이야기 91
지하철 92
컨테이너 창고 93
산상 쓰레기 94
신발의 희생 95
돈 96
촛불 97
빈 의자 98
넌 알겠지 99
사과는 달콤한 희생 100







4부
넷, 남은 인생길


인생 104
돌아가련다 105
남은 인생길 106
삶의 호흡 107
이슬방울 108
부고 109
노환 110
늙어감 111
인생 휴업 112
마라톤 인생 113
안개 속 114
앞만 보고 살자 115
원점 116
그렇게 갔다 117
시든 꽃 118




5부
다섯, 칠십 년 뒤안길


내 마음의 하늘 122
독백 123
있을 것만 같다 124
그림자 125
손 세상 126
갈등의 결말 128
화 129
희미한 기억 130
예술 131
칠십 년 뒤안길 132
회한 133
시간과 사람 134
바다에는 없구려 135
자위 136
하 수상한 계절 137
수평선 소식 138
발자취 139
조화로움

출판사 서평

안봉삼 시인의 시집 『가슴샘』은 시인의 내면에 오랜 세월 응축되어온 정서적 결을 한순간에 분출하듯 쏟아낸 진정성의 기록이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외면 너머, 삶의 고비마다 눌러 담았던 심연의 감정들이 마침내 언어로 형상화되어 독자 앞에 펼쳐진다. 이 시집은 단순한 개인 서사의 집합을 넘어, 한 인간 존재의 내면적 투쟁과 생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담은 서사시적 구성으로 읽힌다.

오늘날 시 문학이 해체적 언어와 실험적 텍스트의 경향 속에서 새로운 문맥과 질서를 모색하는 가운데, 『가슴샘』은 그 흐름을 거슬러 오롯이 체화된 삶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담아낸다. 유행에 편승하지 않는 고유한 시선과 절제된 언어는, 오히려 더욱 선명한 울림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시집은 인간 내면의 희로애락을 정직하고 투명하게 응시하며, 시인의 존재론적 고백을 통해 독자와의 진정한 교감을 이끌어낸다.

시인은 자신의 내면 깊은 곳, 기억과 감정의 심층에서 길어 올린 언어들을 통해 사적인 서사를 보편적 정서로 확장시킨다. 그의 시는 감정의 과잉 없이 절제된 표현 안에 깊은 울림을 지닌다. 마치 맑은 샘물이 천천히 고여 들듯, 독자는 시 한 줄 한 줄을 따라가며 그 속에 스며든 삶의 편린과 감정의 결을 자연스레 공감하게 된다.

『가슴샘』의 시편들은 대체로 짧고 간결하지만, 그 밀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문장의 압축성과 정서의 진실성은 독자로 하여금 시인의 체험을 자기 삶의 서사로 끌어안게 만든다. 과장되지 않은 묘사, 날것 그대로의 언어는 시인의 진실한 성품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이로 인해 시집은 꾸밈없는 서정성의 미학을 실현한다.

삶의 주변부에서 포착한 사소한 장면들이 시인의 언어를 통해 재현될 때, 그것들은 단순한 기억을 넘어 한 시대, 한 존재의 총체적 체험으로 승화된다. 그의 시는 오래된 흑백사진처럼 담백하면서도, 동시에 감정을 자극하는 묵직한 정조를 품고 있다. 그것은 삶의 아픔과 기쁨, 그리움과 사랑이 교차하는 인간 실존의 자리에서 비롯된 정서다.

무엇보다 『가슴샘』은 ‘기억’이라는 정서적 저장소에서 길어 올린 언어적 증언이다. 그 기억들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시인이 겪어낸 고통과 치유, 상실과 희망의 층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시를 통해 삶을 되짚고, 언어로 체화한 사랑을 나누는 행위는 결국 ‘살아 있음’의 숭고한 증거이기도 하다.

이 시집은 문학적 이론이나 철학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한 사람의 생애가 지닌 고유성과 그것이 지닌 존재론적 가치에 방점을 찍는다. 『가슴샘』은 시가 단순히 언어의 유희나 기교가 아닌, 삶을 진실하게 담아내는 도구임을 증명하며, 독자에게 근원적인 질문을 환기시킨다. “시는 무엇인가?”, “왜 시를 읽는가?”

『가슴샘』은 독자에게 조용한 울림을 건네는 시집이다. 그것은 잊힌 시간을 되짚는 정서적 거울이자, 바쁜 일상 속 삶의 온기를 회복하게 하는 작은 위로이며, 때로는 눈시울을 적시는 정직한 고백이기도 하다. 이 시집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언어 이전의 감정, 시 형식 너머의 진심이다. 시인의 고요한 목소리는 그리하여 더욱 오래도록 독자의 마음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