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노을은 무겁다 (이하 시조집)

어머니 노을은 무겁다 (이하 시조집)

$12.00
Description
이하 시인의 시조집 『어머니 노을은 무겁다』는 단순히 한 권의 시집이 아니라, 삶의 근원과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영혼의 기록이다.
이 시집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노을빛 속에서 천천히 저물어가는 하루의 끝자락을 마주하게 된다. 그 노을은 어머니의 얼굴이자, 세월의 무게이며, 인간 존재의 따뜻한 흔적이다.
이하 시인은 시조라는 전통적 형식 안에 현대적 감수성과 철학적 사유를 담아내며, 언어의 절제 속에서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그의 시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그 절제된 언어는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낳는다.
‘벚꽃’, ‘능소화’, ‘속초 바다’, ‘내성천 달빛’ 같은 작품들은 자연의 풍경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비추며, 삶의 덧없음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속에 깃든 사랑의 흔적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특히 표제작 「어머니 노을은 무겁다」는 시집 전체의 정서를 집약한 작품으로, 모정의 서정과 생의 무게를 노을빛으로 녹여낸 시적 절정이다.
노을은 단순한 저녁빛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고 살아낸 이들의 사랑과 희생의 상징이다. 그 빛은 따뜻하지만 무겁고, 아름답지만 슬프다. 시인은 그 모순된 감정의 결을 시조의 운율 속에 정교하게 엮어내며, 독자에게 사랑의 본질이란 결국 견디는 것임을 일깨운다.
이 시집은 또한 전통과 현대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조의 정형미를 지키면서도 현대적 언어 감각을 더해, 고전적 품격과 현대적 감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시적 리듬을 창조했다.
그의 시는 짧지만, 그 안에는 삶의 철학과 존재의 깊이가 응축되어 있다. 한 행 한 행이 마치 오래된 기억의 조각처럼 마음속에 남아,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어머니 노을은 무겁다』는 결국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인간 존재의 따뜻한 본성을 노래하는 시집이다. 노을이 지는 저녁마다 이 시집을 펼치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울림이 마음을 적신다. 그 울림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는 위로이다.
이하 시인의 시조는 우리에게 말한다.
“사랑은 무겁지만, 그 무게가 삶을 지탱한다.”
그 한 줄의 진실이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며, 독자에게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저자

이하

李夏,본명이만식

건국대와고려대교육대학원에서수학하고건국대학교대학원에서문학박사를취득했다.고교시절『하늘하나구름하나』동인지를내고『학원』지소설분야에입상했다.대학시절건대학보사‘올해의시’선정이후『월간문학』(1996)에시조『오늘의문학』(1995)시부문신인상으로문단활동을시작하였다.〈유심〉,〈시안〉,〈모던포엠〉등에100여작품을발표하고,짧은시형인조각시장르를창시하여첫조각시집을선보였으며,세종문화예술상을수상했다.한말연구학회,한국문인협회(시조),한국작가회의(시),한국시조협회등의회원이며현재경동대학교부총장으로재직하며2026.8월정년퇴임을한다.

【저서】『89억명이탄생시킨존재』(2008,시산문집),『이상시의어휘양상과공기관계네트워크연구』(2013,전문서),『하늘도그늘이필요해』(2015,조각시집),『스무살의사랑은창을닮는다』(2017,시집),『지식인의글쓰기』(2022,세종우수도서,공저)등17권

목차

시인의말●2


제1부꽃쓰기

벚꽃●12
꽃쓰기●14
매실꽃●15
감씨●16
꽃이름이봄맞이꽃이라는꽃●18
꽃무릇●19
달과연꽃●21
꽃뿌리●22
능소화덩굴아래에서●23
동백꽃낙화●24
라일락에게●25
백양사고불매●26
목련이지누나●27


제2부낙서
새-공중변소낙서●30
신장결석●31
일몰(노인과바다)●33
요즘처서●34
부딪는것들●35
쉬운질문●36
진영싸움●37
차의정신-순청온공●39
북한이탈주민●41
선생님●42
새해새아침은●43
훈민정음●44
시계와옰●45
8월의유리창청소●46
찌르기●47
뤼순의마지막보름달●49
불좀빌립시다●50
다시6.25.임진각에서●51
에밀레종●52
관성慣性●54
남산은행나무길●55
도반●56
이상李箱의날개를위하여●57


제3부속초바다

속초바다,봄●60
속초바다,여름●62
속초바다,가을●63
속초바다,겨울●64
구곡담에서●65
숲에든다●67
반딧불이●68
포구당집●69
제주곶자왈●70
병풍산울산바위●73
쉿,영랑호비밀●74
비선대●75
비룡폭포飛龍瀑布●76
달빛찻자리●77
차를우리며-산학다원에서●78
노을편지●79
10월이남긴메시지●80
비오는날의사무실●81
불멍하다가●82
청호동아바이마을●83
금강金剛에들어알겠네●84


제4부내성천

봄비●86
한가위저녁●87
뻐꾸기울음마다●88
첫사랑●89
초가을금광리●90
시래기를엮으며●91
할배의장날●92
권주가●93
폐가-금수산화전火田터에서●94
내성천달빛●95
소백산화엄華嚴부석사浮石寺●96
행복한수채화●97
신新농가월령가-귀농하는벗에게●98
역사하심은●101
저놈의달●103
어머니노을은무겁다●104

발문
생명의언어,존재의풍경
-이하시조집『어머니노을은무겁다』작품세계-이성철●108

출판사 서평

I발문
생명의언어,존재의풍경
-이하시조집『어머니노을은무겁다』작품세계

이성철


1.정형의미학안에서구현된존재론적상상력

이하의시조집『어머니노을은무겁다』는자연과사람,삶과역사를단일한정서적순환구조속에입체적으로배치한역작이다.이시집이지향하는기본궤적은단순한자연예찬이나일상적생활서정의평면적나열에머물지않는다.시인은자연의물리적풍경을응시하되그이면에서인간의다층적얼굴을읽어내고,미시적인인간의삶을관조하되그배후에도사린시대와역사,나아가윤리와존재의근원적심연을동시에직시한다.
이러한맥락에서본시집은전통시조가지닌율격의정형성을고스란히담지하면서도,당대의현대적감각과철학적사유를정교하게직조해낸현대시조의새로운가능성을보여주는의미있는성취로읽힌다.

이시집을관통하는가장두드러진시학적표지는‘자연이미지의압도적밀도’와‘역동성’이다.작품전반에걸쳐빈번하게호출되는주요시어군은바다,바람,하늘,달,꽃,햇살,구름,파도,숲,물등으로구성된다.전체작품을대상으로한형태소분석결과를토대로살펴본시어빈도분석에서명사상위어는‘바다’(12회),‘바람’(11회),‘하늘’(10회),‘달’(10회),‘꽃’(9회)순으로나타난다.
그러나이통계적지표는시인의상상력이단지자연물의표면적묘사에기대고있음을의미하지않는다.오히려자연을렌즈삼아존재론적사유를전개하는매개로활용하고있음을방증한다.여기서‘바다’는원초적생명과생성의공간이며,‘꽃’은소멸을통한현현(顯現)의상징으로,‘달’은모성과상처,고향과기억을두루비추는보편적정서의광원(光源)으로작동한다.

품사 상위빈도
명사 바다,바람,하늘,달,꽃
동사 오다,가다,들다,보다,지다
형용사 무겁다,깊다,붉다,맑다,고요하다
부사 홀로,다시,먼저,몰래,비로소


품사별빈도에서동사계열이‘오다’,‘가다’,‘지다’,‘보다’,‘들다’를중심으로군집을이루고,부사계열에서‘먼저’,‘홀로’,‘몰래’,‘다시’,‘비로소’가반복된다는점은매우시사적이다.이는시적대상이정지된풍경(風景)이아니라,이동과소멸,생성과변화라는동세(動勢)속에놓여있음을보여준다.특히‘오다’와‘가다’가길항하며높은빈도를보이는것은이시집의주된정조가만남과이별,회귀와소멸의경계에아슬아슬하게매달려있음을암시한다.아울러‘지다’라는하강의동사는꽃이나노을의단순한쇠락을지시하는것이아니라,존재가자신의빛과에너지를전소(全燒)한뒤다른차원의존재형식으로이행하는숭고한과정으로해석되어야한다.
이시집의시어들은개별작품안에서만기능하지않는다.‘바다’는‘물-눈물-샘-어머니-생명’으로연결되고,‘꽃’은‘뿌리-낙화-노을-어머니’와결합한다.또한‘달’은‘밤-고향-역사-모성’의의미망을형성한다.이러한순환적시어네트워크는개별작품들을하나의유기적구조로묶어주며,시집전체를하나의장시(長詩)처럼읽히게하는중요한미학적장치이다.이러한의미망은작품간상호텍스트성을형성하며,개별시조를독립된작품으로읽게할뿐아니라시집전체를하나의유기적서사로이해하게한다.
2.심미적완성과현실풍자양가성

시집의1부는‘꽃의미학’을기저에두고전개된다.「꽃쓰기」에서시인은‘꽃’이라는문자의형태를해체하여꽃잎,꽃받침,뿌리의시각적형상으로재구성한다.이는언어적유희를넘어한글의조형성과자연물의생명성을융합한탁월한기호학적상상력이다.나아가「꽃뿌리」는꽃의본질적아우라를지상에만발한현란함이아닌,칠흑같은지하에서묵묵히색을밀어올린뿌리의헌신적노동에서발굴해낸다.이하의시에서꽃은장식적오브제가아니라철저히윤리적실체로격상된다.
특히「동백꽃낙화」는서정의절제와미학적완성이돋보이는작품이다.

비로소다바래어야꽃이되는꽃이여
-「동백꽃낙화」변용및맥락중에서

동백은낱장으로흩날리며타협하는꽃이아니라,절정의순간에제목을꺾어통째로낙화하는결연한꽃이다.시인은이처연한투신을‘한순간의작별’이자‘다바래어야비로소완성되는꽃’으로명명한다.아름다움의절정이피어남에있는것이아니라,철저한자기소멸을감내하는과정에있다는이역설은한국서정시의전통적소멸미학을계승하면서도,시조특유의단단한호흡안에서긴여운을남긴다.

2부는서정의영토를사회적인식과역사적감각으로확장하는장이다.「새-공중변소낙서」는반복되는정치적수사와‘새로움’이라는기표가현실에서는어떻게공허한기만으로기능하는지를날카롭게풍자한다.‘새-’라는접두어는언어적유희를넘어권력담론의허위를드러내는기호로작동하며,‘공중변소’라는공간은공적언어가가장비속한현실과맞닿는장소로재맥락화된다.이작품은정치적현실을직접논평하기보다언어자체의아이러니를통해시대인식을드러낸다는점에서풍자의밀도를높인다.

서로가비정상이라니그말만은정상이네
-「진영싸움」중에서

위인용구에서보듯「진영싸움」은극단으로치닫는현대사회의이념적양극화를서늘한시선으로해부한다.“그말만은정상이네”라는조소섞인종장의역설은진영논리가품고있는맹목적자기모순을단한줄로명중시키는촌철살인의백미다.
또한,「훈민정음」은문자창제의과학적원리와천지인(天地人)의우주론적질서를시조의율격으로변주한지적(知的)서정의결정체다.한글을단순한민족주의적찬양의대상으로소비하지않고,소리글자의무한한확장성과인간중심의철학적체계로직조해낸점은지성과감성이어떻게시조안에서길항하고융합될수있는지를보여준다.한글창제원리를시조의형식으로구현한,보기드문작품이다.독창성이돋보이는성취라할만하다.


3.생태학적주체와원초적생명력

3부는속초와설악이라는구체적장소성을바탕으로자연의생명력을역동적으로형상화한다.

(봄바다)발정하는바다의유혹
(겨울바다)섬을낳고섬에든다
-「속초바다」연작중에서

「속초바다」연작은사계절의순환을통해바다를거대한유기체로감각한다.봄바다를향해“발정하는바다의유혹”이라칭하고,겨울바다를향해“섬을낳고섬에든다”고선언하는대목은관습적인풍경묘사를거부하는도발적진술이다.이는바다를수동적풍경이아닌,폭발적인생식과잉태를주관하는원초적에너지원으로인식하는생태적상상력을선명하게보여준다.
이어「숲에든다」에서시인은숲에‘간다(go)’고하지않고‘든다(enter/permeate)’고진술한다.주체가대상을관찰하러외부에서진입하는것이아니라,자연의질서안으로편입되어마침내숲자체와물아일체(物我一體)를이루는존재론적합일을보여준다.

4부는가족애와농경의서사,고향과모성의정서가짙게깔려있다.표제작인「어머니의노을은무겁다」는이시집의감정적중심축이라할수있다.

물동이무게만큼출렁인눈물방울
-「어머니의노을은무겁다」중에서

일반적으로노을이안겨주는낭만적이거나퇴폐적인심상과달리,이시에서노을은아버지의고단한노동과오남매를건사해야했던어머니의치열한저녁끼니,즉‘생활의육중한무게’그자체다.“물동이무게만큼출렁인눈물방울”이라는시구는고난에찬모성의생애를시각적무게감으로치환한절묘한은유다.발등을적신눈물이이윽고대지의수액이되고마르지않는샘물이되어세상으로흘러간다는구조는,개인의슬픔이거대한생명의물길로승화되는이시집의궁극적구원의식과맞닿아있다.
아울러이하시조의중요한성취는일상적사물에서철학적상징을길어올리는사물미학에있다.고장난시계에서아버지의훈육과양심의가책을읽어내는「시계와옰」,작은불씨하나에서생의고단함과연대의온기를점화하는「불좀빌립시다」등은,평범한사물을삶의윤리와시대적기억을매개하는성소(聖所)로탈바꿈시킨다.


4.무거운따뜻함,현대시조의진화

이하시조작품이품고있는사유의그물망은크게네개의축(생명,시간,가족,역사·사회네트워크)으로교직되어있다.꽃은가족의기억으로이어지고,바다는고향의장소성으로환원되며,달은모성과역사를동시에비추는다원적구조를띤다.
물론,일부작품에서는메시지가다소전면으로돌출되면서이미지의여운보다의미전달이앞서는경우도있다.주석이나부연설명이시적긴장감을느슨하게만들거나,날것그대로의강렬한어휘가돌출되는한계가엿보이기도한다.그러나이는매끄럽게가공된관념어의유희를거부하고,흙먼지묻은생활의구어적활력과육체성을시조에이식하려는시인의의도적파열음으로이해함이타당하다.또한조각시의단면을연상케하는찰나의응축과정형성의결합은현대시조가나아갈갱신의한방향을제시한다.

결론적으로『어머니의노을은무겁다』를지배하는고유한미학은‘무거운따뜻함’이다.노을의무게를견디고,낙화의뼈아픔을수용하며,상처입은역사를직시하는이무거운텍스트들은결코절망의구심력으로추락하지않는다.오히려그하중을묵묵히버텨내는존재들의분투가따스한생명력으로치환된다.
한국현대시조는전통적으로자연서정과생활서정을중심으로전개했으나,최근에는생태적감수성과사회적현실인식을결합하는방향으로그외연을넓히고있다.『어머니노을은무겁다』는이러한흐름위에서자연과인간,역사와윤리를하나의시적구조안에통합하려는시도로읽힌다.그런점에서이시집은전통과현대,서정과현실,자연과인간을하나의정형적미학안에서통합하려는현대시조의의미있는성취로자리매김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