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로 간 고양이

시베리아로 간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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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수인 작가의 첫 장편소설 [시베리아로 간 고양이]가 도서출판 바를에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새끼 길고양이 나비가 고물상을 탐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개 누렁이, 질서만을 고집하는 늙은 수고양이 알레한드로, 그의 아내이자 남 흉보기를 좋아하는 이사벨, 자기 새끼가 아니란 이유로 나비를 겁박하는 우두머리 알, 영역에 집착하는 친구 얼룩이, 도도하고 아름다운 암고양이 마릴린. 나비는 그들 틈에서 모험하고 다투고 사랑하며 어른 길고양이로 성장해 간다. 얼룩이가 영역을 지키려다 감기에 걸려 죽자 나비는 그때부터 길고양이의 숙명을 진지하게 생각한다. 알레한드로가 수업에서 가르친, 영역을 장만하고 암컷을 얻어 새끼를 낳는 것과는 다른 숙명이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어느 날 시궁쥐에게 쫓겨 궁지에 몰렸을 때 낯선 수고양이의 도움을 받는다. 세자르란 이름의 그 고양이는 자신이 실은 호랑이며 시베리아로 여행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과연 나비는 그 만남으로 진정한 자아와 숙명을 찾을 수 있을까.

[시베리아로 간 고양이]는 길고양이들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여타의 동물 소설이 인간과의 교감을 그려낸 데 반해 이 소설은 길고양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모험을 다룬다. 간혹 등장하는 인간들은 갓길에 머물며 주인공을 돕거나 훼방하는 조역일 뿐이다. 그러니 작가는 길고양이들의 생태와 습성을 면밀히 관찰하고 공부해야 했을 것이다. 다행히 그 노력이 소설에서 잘 드러난다. 그래서 독자는 길고양이가 되어 도시 뒷골목을 탐험하고 동물원을 찾아가고 도시 바깥에 이르러 북쪽으로 뻗은 산봉우리들을 보며 자아와 숙명을 찾는, 체험에 가까운 독서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이 소설은 예스러운 방식의 치유물이다. 요새 유행하는 치유물들이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를 권하는 것과 달리 한계를 넘어 자아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치유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십 년 전 청소년들의 필독서였던 [갈매기의 꿈]을 닮았다. 그 소설의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은 갈매기란 한계를 극복하고 더 큰 자아를 발현해 자유를 얻는다. 조나단 리빙스턴과 [시베리아로 간 고양이]의 또 다른 주인공인 세자르가 종이 다른 쌍둥이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갈매기와 고양이가 찾은 진정한 자아를 인간이라고 찾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거기에 통일과 민족의 기원에 관한 생각할 거리까지 자연스레 얹혔으니 이 소설은 우리에게 맞춤한 새로운 우화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길고양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입체적이라 마치 눈앞에 살아있는 것 같다. 자아 찾기에 관심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그저 고양이와 책을 좋아하는 독자도 이 소설을 입양해 캣타워 같은 책꽂이에 모셔두고 쓰다듬듯이 읽어도 좋을 것이다.
저자

강수인

전라북도고창군에서자랐다.대학교를두번다녔으며심리학과회화를전공했다.아시아대륙을육로로횡단하고몽골과베트남등을여행했다.어려서부터상상하기를좋아했던덕분에이야기들이쌓여글을쓰기시작했다.그중하나가첫소설[시베리아로간고양이]가됐다.

목차

프롤로그5~9쪽
본문11~293쪽
에필로그295~3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