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꿈인 동시에 생시

이것은 꿈인 동시에 생시

$16.00
Description
출판사 결에서 앤솔로지 시리즈 ‘여백과 결’을 새롭게 선보인다. 하나의 단어에서 출발하는 이 시리즈는 작가가 자신만의 시선과 언어로 여백을 채워나간다. 여백은 빈 상태이지만, 언제든 가득찰 수 있는 가능성의 세계이며, 그 세계는 작가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독자로 시선으로 완성된다.

여백과 결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이것은 꿈인 동시에 생시』에는 강우근, 여세실, 조온윤, 차유오, 차현준 시인이 ‘꿈’을 주제로 써내려간 산문이 담겨 있다. 꿈은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이지만, 어떤 꿈은 간절히 바라는 현실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다섯 명의 시인은 꿈이라는 단어가 건네는 의미와 이미지를 서로 다른 언어로 응답한다. 사라지는 꿈을 잊지 않으려 모아두는 마음, 꿈만 같은 풍경과 무의식의 장면이 시로 건너오는 순간, 꿈을 사고파는 매몽과 몽매, 꿈속에서조차 계속되는 노동, 꿈이란 겹겹의 동굴을 걷어내며 마주하는 빛, 리버서블 의류처럼 서로의 안팎을 대신할 수 있는 꿈과 현실. 이렇듯 꿈에 관한 다채로운 목소리가 한 권의 책 안에서 과감히 겹쳐지고, 그 겹침은 비로소 저마다 품고 있을 꿈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생시를 살아가는 자만이 비로소 꿈을 꿀 수 있듯이, 이 책에 실린 꿈들은 꿈인 동시에 생시이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허상이 아니라 기어코 붙잡아둔 한 시절의 잔상이다.
저자

강우근,여세실,조온윤,차유오,차현준

저자:강우근
2021년조선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집『너와바꿔부를수있는것』이있다.

저자:여세실
2021년현대문학신인추천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집『휴일에하는용서』『화살기도』가있다.

저자:조온윤
2019년문화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집『햇볕쬐기』『자꾸만꿈만꾸자』가있다.
공통점동인이다.

저자:차유오
2020년문화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집『순수한기쁨』이있다.

저자:차현준
2022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집『온몸일으키기』가있다.

목차



차유오
아무도모르게사라지는13
잘자기17
꿈과현실21
꿈과마음23
기억하기27
남겨진사람들31
보이지않는33
지나간꿈들35
꿈에게37

강우근
고양이동생이되는꿈43
환한집47
무용한꿈53
나츠메우인장과시57
음악과풍경의일환이되는일61
거인에게잃어버린살돌려주기65

차현준
cavedream71

조온윤
매몽과몽매97

여세실
호접몽119
혼자끼리하는산책123
오리가어울리는풍경127
검은꽃,따뜻한물133
내연137
속사귐139
외현141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내가가지고있지만나도잘모르는것.기억하지않으면쉽게사라져버리는것.꺼내어보고싶지만도무지볼수없는것.매일바뀌어버리는것.누구에게나있는것.가질수없는것.말하지않으면알수없는것.그런생각을하다가꿈과마음은비슷한것같다고생각하게되었다.예전부터나는보이지않는것을보고싶었다.보이지않는것들은보이지않기때문에아름답고,보이지않기때문에쉽게사라지게된다.그렇기때문에아름답고쉽게사라지는것에대해말하고싶었던것같다.보이지않으면쉽게지나치게되고잊어버리게된다.그리고잊어버리는것은잃어버리는것과도다르지않다.눈에잘보이지않는것들,희미한것들이우리의삶을아름답게만들어주는것같다고생각한다.
차유오「꿈과마음」중에서

베토벤음악감상실에가면베토벤의음악이나를칭칭감는다.나는꼼짝없이베토벤음악감상실에서흘러나오는음악을들으면서차나커피를마셔야만한다.내가따뜻한아메리카노를주문한컵에도악보가적혀있다.나는그날비올라,첼로,바이올린,호른처럼앉아있었다.음악감상실을감싸고있는음악이마치나를연주하고있는것같았다.베토벤음악감상실안으로들어온사람들도처음에는감상자로들어오지만,점차그공간에서연주되는것처럼보인다.그들의몸을꼼짝없이감싸고있는베토벤의음악을받아내야한다.이곳은누군가가만든꿈의세계다.
강우근「음악과풍경의일환이되는일」중에서

내가동굴에서재생해보는꿈은가끔이런고달프고고단한독백을토한다.어느날엔동굴을변기처럼잡고내가너무많이먹고마신꿈을장기가빠져나갈때까지토해냈다.

나는잠깐속시원하고동굴밖으로시선을돌리지만
내뒤에서동굴이시끄럽다.

동굴에게조금미안해진다.
차현준「cavedream」중에서

나도좋은꿈만꾸고싶다.좋은꿈만꿔서사람들에게팔고싶다.그들이내꿈으로말미암아원하는바를이루고영화를누린다면대가를받은나도좋고그들도좋고모두가좋은게아닌가.
조온윤「매몽과몽매」중에서

꿈은나만이들락거릴수있는방,그안에서일어나는사건,거기놓인모든사물,그곳에머무르는만큼의시간이다.
나는그곳을드나들면서도손에아무것도가지고나오지않는다.내가꾸는꿈들은해변에그려놓은글씨처럼자연스레흩어지고옅어진다.그것이시간의밀물에쓸려지워지도록가만내버려둔다.
조온윤「매몽과몽매」중에서

박태기나무가지가흔들린다.바람이불어온다.나는홀로인동시에함께가된다.홀로인모든것과내통한다.당신이홀로인모든것의형상으로지금이곳에다다른다.물살로서곧장뛰어온다.나를두드린다.나는분명히느낀다.물살을통해,바람을통해,아무도몰래이곳에와있는당신을.당신과다신없을산책을한다.당신역시홀로이므로,굳이말을뱉지않아도된다.당신이저물살임을증명하지않아도된다.들린다.당신이.그리고나도당신의풍경중하나로당신에게다다른다.검은꽃으로,혹은따뜻한물로.당신완전히죽어본적있는가?나는완전히깨어서꿈을꾼다.당신과함께밤산책을하는꿈을.아주오래길을헤매는꿈,온전히생시가되어서온당신의외현을낱낱이알아차린다.
여세실「검은꽃,따뜻한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