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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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가 참사 직후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 중 일 년 동안의 기록을 고르고 모은 것이다. 급작스럽고 받아들일 수 없는 작별에 직면한 아버지는 매일 새벽 일기를 쓰며, 모든 게 그대로인데 딸만 없는 세상을 감내해 나갔다. 이 기록은 딸을 향한 걸음을 멈출 생각이 없는 아버지의 사랑뿐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가족, 동료, 친구, 그리고 타인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하여, 왜 사회적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지, 그런데도 발생했다면 왜 온 사회가 나서서 다루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

신정섭

서울대학교미생물학과와동대학원에서‘생명’에대한질문을키웠다.바이오벤처기업에서일하며,고려대학교경영대학원에서MBA과정을마쳤다.산은캐피탈과KB인베스트먼트에서바이오투자전문심사역으로서70여개의국내외바이오기업에투자했다.초기기업에투자하고성장과정을함께한다는원칙을견지했다.과학적발견이실용화되어산업으로성장하는꿈을안고,투자심사역으로서기업들에게필요한질문을던지고어려운과학의개념을일상의언어로바꾸기위해노력했다.
KB인베스트먼트투자총괄(CIO;ChiefInvestmentOfficer)을끝으로조기은퇴하고,여행과독서를벗삼아지내다가바이오전문서점,‘책방언덕위에’를열었다.생명에대한가치와공익적투자를지향하는‘언덕위에파트너스’를꿈꾸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재원에게

Ⅰ.보고싶지만,괜찮아
특별한날은특별히아프다
재원이는재원이,애진이는애진이
기집애,그럴줄알았다
지현과의이별
산티아고순례길에서
온전히너만을위한시간

Ⅱ.아빠에게마지막날은없어
빨래를개는아내옆에서
10·29그날의기억
너를만나러가는여행
집에서멀리멀리
49재
애진이네집
한겨레에실린100일의일기
그래도,결심

Ⅲ.아픈시간도머물러있지만은않음을
어떤문자,어떤위로
신입사원애진이의추도식
용기를내어유가족협의회로
분향소이야기1
159번째희생자
진실을알고싶을뿐인데
눈물도마른다:이상민탄핵기각을보면서
토요일저녁은마로니에공원에서
분향소이야기2

Ⅳ.아로새기다
남자친구T를만나다
이제는받아들이는단계에온건가
꿈에서본애진이
새해인사
나는아직정상이아닌것같다
아로새기다
친구
애진이의생일파티

에필로그|보고싶지만,괜찮아(1주기애진이에게보내는편지)

출판사 서평

★사회적참사유가족은상실의고통을어떻게마주하는가,그고통이개인적인것이아니라사회적인이유는무엇인가
★소설가조해진,가수하림,인플루언서최혜선,국회의원용혜인,변호사이탄희의진심어린추천

“널찾아가는길이내삶의길이다.너의의미를찾으러아빠가간다.”

이책은이태원참사로딸을잃은아버지가참사발생직후부터매일쓰고있는일기중일년동안의기록을고르고모은것이다.벼락같은이별에직면한아버지는새벽마다일기를쓰며모든것이그대로인데딸만없는세상을부딪쳐나갔다.단한순간도멈추지않는참척의고통속에서아버지는딸과함께했던과거와함께할수없는미래사이,딸이없는현재를마주한다.

총네개부로구성된이책은준비하지않은이별을경험하는가족이맞닥뜨리는풍경,참사발생이후약100일까지의시간,참사이후이어지는일상속여러사건과사람들을겪으며관계가넓어지는과정,딸의존재를아로새기며부재의의미를남기는작업을시작하는과정을담고있다.시간순서대로쓰였지만,각부의내용에걸맞은순간들을골라서묶었다.

사회적참사는왜일어나지말아야하는가,
일어났다면왜낱낱이밝혀야하는가

사랑하는이와의이별은고통스럽다.예상치못한이별이라면더욱그렇다.장례식,49재등세상이마련해둔이별의절차는시간의흐름에따라이어지지만,이별을원하지않는당사자에겐따를시간자체가없다.시시각각다가오는상실의고통을확인하며사랑하는이가떠난순간에머물러있기때문이다.부재를확인하는순간은거창하지않다.마지막으로빨래하고갠옷에서,나중에입으려고사두었지만입을일이없어진새옷에서,근황을묻는질문이사라진다른사람과의대화에서문득다가온다.부재가주는고통은이토록생생히도괴로운데,어느새부재가익숙해져고통도받아들이게될만해질까봐염려된다.

그러나고통의정도보다더중요한건매순간사랑하는이를떠올리는일이다.그가지금어디에있는지,그가없는이세상은무엇인지,어떤의미인지,그가떠난빈자리에서서자신은누구인지,무얼해야할것인지,아버지는울고또울면서생각하고생각한다.이과정은이별과고통을받아들인다거나극복한다거나하는말로표현할수없다.잊을수도없고보지못해도괜찮을수없는사람이기때문이다.아버지가매일새벽커피를내리고싱잉볼소리를배경삼아일기를쓰는일은,고통스럽지만무엇을해도돌아올수없는딸의부재를끊임없이마주하며딸을생생하게떠올리기위함이다.

아버지의일기는사회적참사유가족이겪는고통을내밀하게드러내지만,그고통이개인적인것만이아니라는것도함께보여준다.딸의부재를마주하는아버지는모든것이그대로인세상에딸만없는이유도찾아야한다.그이유를제대로밝힐수록아버지가딸의부재를제대로마주할수있기때문이다.이는사회에도필요한일이다.사회가참사희생자를제대로이해하고또다른참사가발생하지않도록예방하는데도움이되기때문이다.그런데이태원참사는발생원인을제대로밝히는것에소홀했다.이로인해아버지는참척의고통에더해악성댓글과악의적인집회를통해혐오와조롱으로가득한2차가해를당하며마주하고자했던참사의실체도제대로확인하지못했다.

사회적참사는왜온사회가나서야하는가

그러나아버지는거기서멈추지않았다.시민분향소에서,집회현장에서,헌법재판소에서다른유가족과함께참사의진상을규명하는과정을목격하고제대로규명할것을요구했다.마로니에공원에서세월호참사유가족과함께참사를기억하자고요청하는목소리를함께높였다.

비록사회적참사의책임을져야할주체들은책임을지는데정작소홀했지만,동료시민들의자발적연대가그빈자리를메웠다.분향소를찾은추모객들과마주치는눈빛에서,우연히참석한성당미사에서불린이름에서,도서관에마련된참사관련기사스크랩에서,유가족보다더자주분향소를찾는자원봉사자들과함께하는시간에서,가족,친구,선후배,동료와주고받는위로와격려에서건네받은공감의힘으로아버지는딸의부재를마주하고참사의진상규명을요구하는목소리를높인다.

이책에담긴기록은딸을향한걸음을멈출생각이없는아버지의사랑뿐아니라그를중심으로가족,동료,친구,그리고타인으로연결되어있음을,인간이서로연결된사회적존재임을함께조명한다.그연결속에서아버지는딸이세상을떠난자리에서이태원골목으로,사회적참사가발생한다른현장으로,우리사회로시선을넓혀간다.그리고여러장소와사람들과의만남을통해처음의질문-딸은지금어디에있는지,딸이없는이세상은무엇인지,어떤의미인지,딸이떠난빈자리에선자신은누구인지,무얼해야할것인지-에대해답을해나가기시작한다.

우리는사회적인구조와체계가제대로마련되고작동하지않아발생하는사고를사회적참사라부른다.사회적참사가다시발생하지않기위해서는사전에철저히예방하고,참사가발생했을때신속하게대응할준비를제도적으로갖추는것이필요하다.이를효과적으로준비하기위해서는사회구성원의공감대형성과구체적인요구가뒷받침되어야한다.사회적참사에대한사회적책임이당위가아니라공감을바탕으로이루어져야함을이야기하는이책은그공감대형성에중요한역할을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