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 타이완 여행기

1938 타이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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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식민지 여성의 삶에 허락된 선택지가 있었을까? 그럼에도 자신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타이완 최초로 2024 전미도서상 번역부문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작가 양솽쯔의 《1938 타이완 여행기》가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2024 일본번역대상, 2021 타이완 금정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소설은 오랫동안 양솽쯔 작가의 팬이었던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김이삭의 기획과 번역으로 마침내 한국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1938년 타이완에서 1년을 보내게 된 일본 여성 소설가 아오야마 치즈코는 통역을 맡은 타이완 여성 왕첸허의 도움으로 타이완 곳곳을 여행하며 러우싸오, 타이완식 카레, 무아인텅, 과쯔 같은 타이완 미식을 경험한다. 첸허는 마음속 깊이 자신의 꿈을 숨긴 채 가문의 뜻에 따라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치즈코에게 친절하지만 적당히 거리를 둔다. 치즈코는 이런 첸허를 관찰하며 일본인인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타이완의 진짜 모습과 스스로의 존엄을 지켜내려 애쓰는 한 여성을 발견한다. 전미도서상 심사위원단이 “식민주의와 불가능한 우정에 대한 장대한 이야기”라고 평한 이 소설은 식민자와 피식민자, 고용주와 고용인, 가문의 후계자와 서녀라는 차이를 넘어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모험심으로 가득한 두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식민주의, 젠더, 정체성, 언어와 문학적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이 소설은 타이완 문학을 세계 문학의 흐름 위에 올려놓은 중요한 작품이다. “과거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는 양솽쯔 작가의 전미도서상 수상 소감처럼 이 소설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에 필요한 이야기이며, 역사소설이자 여행소설, 동시에 여성소설로서 한국 독자들에게도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은 성찰을 선사할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타이완 최초 2024 전미도서상 번역부문 수상
2024 일본번역대상 수상, 2021 타이완 금정상 수상
저자

양솽쯔

저자:양솽쯔
1984년타이완의심장부에위치한도시타이중에서태어나,그곳을기반으로활동하고있다.본명은양뤄츠(楊若慈)로2008년쌍둥이동생양뤄후이(楊若暉)와함께쌍둥이라는뜻의일본어‘雙子’를공동필명으로삼으며작가활동을시작했다.언니양뤄츠는창작을,동생양뤄후이는역사고증과일본어번역을담당했다.2015년에동생이이른나이에세상을떠나고,홀로‘양솽쯔’라는필명으로작품활동을계속하고있다.
2020년여성의관점으로쓴역사소설《1938타이완여행기》를발표하며큰주목을받았다.이책은2021년타이완금정상,2024년일본번역대상을수상했고,2024년전미도서상의번역부문수상작으로선정되며타이완문학사에큰획을그었다.그외의작품으로장편소설《꽃피는시절》《쓰웨이가1번지》,산문집《먹겠습니다!옛타이중:역사소설가의거리음식답사》등이있다.

역자:김이삭
평범한시민이자소설가그리고번역가.중화권장르소설과웹소설,희곡을번역했으며한중작가대담기획,한중및한-타이완앤솔러지기획,타이완문학기지상주작가선정등국제문화교류에힘쓰고있다.지은책으로《한성부,달밝은밤에》,《감찰무녀전》,《천지신명은여자의말을듣지않지》등이,옮긴책으로《여신뷔페》,《베스트오브차이니즈SF》,《다시,몸으로》등이있다.

목차

[1954년초판서문]

짭짤한씨앗볶음,과쯔
하카식쌀국수간식,비타이박
황마의어린잎으로끓인탕,무아인텅
내지인의고급음식,사시미
다진돼지고기조림,러우싸오
달콤하게마시는차,동과차
본섬의양식,타이완식카레
마음을나누는음식,스키야키
연회후에먹는탕,잔반탕
새해음식,타우미
짭조름한케이크,셴단가오
뤼촨노점에서먹는간식,팥빙수

[1970년재출간판후기]어머니의기억,아오야마요코
[1990년타이완판역자후기]버드나무작은집에서만든국수,왕첸허
[1990년타이완판편집자후기]고인과의약속,우정메이
[2020년신역판역자후기]우리둘의고하쿠,양솽쯔


[한국어판역자후기]번역과중역사이에서드러나는것,김이삭
[1938타이완종관철도]

출판사 서평

“식민주의와불가능한우정에대한장대한이야기”
―전미도서상심사평중에서

“제가과거를쓰는이유는미래로나아가기위해서입니다.”
―전미도서상수상소감중에서

타이완작가최초로2024전미도서상번역부문을수상하며세계적주목을받은소설가양솽쯔의《1938타이완여행기》가출간되었다.2024일본번역대상,2021타이완금정상을수상한이작품은오랫동안양솽쯔작가의팬이었던소설가이자번역가김이삭이직접기획하고번역하여한국독자들을만나게되었다.
1938년은중일전쟁이한창이던해로,한국은일제의수탈이갈수록심해지던때였지만,남진정책의교두보였던타이완은아직전쟁의여파가크게미치지않던때였다.남국의섬타이완에서1년을보내게된일본여성소설가치즈코는통역을맡은타이완여성왕첸허의도움으로타이완곳곳을여행하며갖가지미식을즐긴다.첸허는여러언어에능통한재원이지만가문의뜻에따라결혼을해야하는상황이다.치즈코는그런그녀에게호감과연민을느끼지만,첸허는쉽게마음을열지않는다.알수없는첸허의속마음을관찰하고탐구하면서치즈코는일본인인자신의눈에보이지않았던타이완의진짜모습과스스로의존엄을지켜내려애쓰는한여성을발견하게된다.
한국과타이완은일제강점기를공통적으로경험했고,그시대여성들이마주했던억압과자유에대한갈망은100년이지난지금도한국여성독자들에게낯설지않다.시대와공간은달라도여성으로살아간다는것은과거에도지금도크게다르지않기때문이다.소설가로서만살고싶은치즈코,가문의서녀로서꿈을숨긴채정략결혼을해야만하는첸허는함께한여행에서만큼은자유롭게먹고즐길수있었다.

타이완의정체성을보여주는다채로운요리들

"이이야기야말로연회다.열두장에걸친요리와함께옛타이완의문화와풍속뿐아니라달콤쌉싸래한두여자의마음까지맛보는,장장1년에걸친대연회."
―박서련(소설가)

이소설에서음식은단순한소재가아니라두여성과두문화를이해하는핵심코드다.타이완에온일본인은대개고급사시미같은일본음식만찾지만,치즈코는타이완의서민음식인러우싸오를먹고조개를절여만든키암라아를맛본다.식민지타이완에대해연민을가지고있고모국의제국주의전쟁에찬성하지않는지식인이지만,사실타이완에대해아는바없고이국적인취향을만족시키려는의도가다분하다.그러나첸허와함께타이완의다채로운미식을경험하면서그안에담긴역사와문화를점점이해하게된다.
치즈코가집착적으로찾는현지인의음식에는지금은사라져가는타이완의옛음식뿐만아니라,타이완을구성하는여러민족의독특한음식도포함되어있다.양솽쯔작가는지난2025년서울국제도서전의특별강연에서“이러한타이완의다양한전통음식을묘사함으로써기록되지않은타이완의역사와문화를보여주고싶었다”라고말하기도했다.특히첸허가치즈코를위해만들어준타이완식카레는일본카레도인도카레도아닌,타이완만의방식으로변형되고수용된음식으로유연하면서도훼손되지않는타이완의문화적정체성을상징한다.

일본인화자의눈으로정교하게그려낸메타픽션
양솽쯔작가는의도적으로식민자일본인의눈으로타이완을묘사한다.일제치하의타이완을알기위해서는일본어로된기록을읽어야만하는데,이는왜곡되고생략된역사일수밖에없다.번역된행간에서역사적진실을발견해야한다.그래서양솽쯔작가는스스로를번역자로설정해아오야마치즈코가일본어로쓴소설을중국어로번역하고각주를다는방식을취한다.《뉴욕타임스》의서평처럼“러시아마트료시카인형같은번역의중층구조는결국식민지내권력관계를보여주는중층구조”이기도한것이다.
낯선땅을여행하는작가가현지인처럼살면서이국적인경험을도와주는현지인과친구가되는이야기는일견따뜻한이야기처럼보이지만,그낯선땅이식민지이고현지인들은점령한나라의문화를강요받고있다면이는권력관계의문제가된다.‘제국이강제로옮겨심은벚나무는불쾌하지만,아름다운벚꽃에는죄가없다’,‘제국의강경한정책에는반대하지만삶을윤택하게하는철도등의건설사업은칭찬할수밖에없다’는치즈코의악의없는말은첸허에게,어쩌면우리에게도낯익은불편한감정을불러일으킨다.
"과거를이야기하는이유는미래로나아가기위해서"라는양솽쯔작가의전미도서상수상소감처럼이소설은과거의이야기가아닌현재에필요한이야기다.식민주의,젠더,정체성,언어와문학적경계를유연하게넘나드는이작품은타이완문학을세계문학의반열에올린중요한성과이며,역사소설이자여행소설,동시에여성소설로서한국독자들에게역사를바라보는새로운시각과깊은성찰을선사할것이다.

줄거리
1938년일본문단의촉망받는작가아오야마치즈코는자신의소설을원작으로한영화〈청춘기〉의타이완개봉을계기로타이완주재일본인부인단체의초청을받아타이완으로향한다.강연과기행문집필을위해1년간타이완에머물게된그녀는공식행사나제국주의정책에는관심이없다.대신진정한타이완을알기위해서는타이완의삶을경험하고전통음식과길거리음식을먹어야한다고주장하며,주최측에도와줄것을요청한다.이에부인단체는일본어교사출신인통역사왕첸허를소개하고,치즈코는그녀와함께타이완의종관철도를이용해본격적인미식여행을시작한다.
일본어뿐만아니라여러언어에능통한첸허는치즈코와같은한자이름을쓰며,비슷한또래의미혼여성으로공통점이많아치즈코는금세마음을연다.더구나영민하고온화한성격의첸허가결혼을앞두고교사직을그만둔상황이라는사실을알고안타까움을느낀다.두사람은함께여행하며식도락을즐기지만,첸허는항상일정한거리를유지한다.치즈코가첸허에게함께일본으로가자고제안해도,값비싼기모노를선물해도그녀의태도는변하지않는다.치즈코는첸허의진심을알고싶어하지만,그녀가왜마음을열지않는지이해할수없다.
어느날한여학교에서일본인학생과타이완인학생사이의사건을조사하던중,두사람은표면적갈등뒤에숨겨진진실한우정을발견한다.하지만식민자와피식민자라는현실적한계가자신과첸허사이에도보이지않는벽으로존재한다는것을깨닫게되며,이들의관계는예측할수없는방향으로흘러간다.